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24) 순천 명물 짱뚱어탕 한 뚝배기, 짱뚱어요리 전문점 도원경(순천시 대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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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화월당 과자점에서 빵을 구매한 뒤 점심을 먹기 위해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순천은 서울 혹은 수도권 도시와 달리 도로가 바둑판형이 아닌 복잡하게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구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특히 이런 식으로 교차로에 신호 대신 회전 교차로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순천 뿐 아니라 여수 이순신광장도 그렇고 순천 이후의 여행지에서도 많이 봤던 것.
점심 식사를 위해 도착한 곳은 순천 시내에서 다서 떨어진 외곽 지역에 위치한 '도원경' 이라는 식당입니다.
도원경 식당과 함께 라비스타 펜션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건물.
외곽 지역 식당이 으레 그렇듯 주차 공간이 꽤 넓은 편이라 차 대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도원경은 순천 명물인 짱뚱어탕과 꼬막정식을 판매하는 전문 식당으로
순천 여행 직전까지 순천 웃장에 있는 국밥 거리의 국밥, 그리고 짱뚱어탕 중 어떤 걸 먹을까 마지막으로 고민했던 곳입니다.
국밥거리도 유명하다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만큼
순천에 왔으면 가급적 다른 지역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 짱뚱어탕으로 결정.
VJ특공대나 모닝와이드 등 방송 출연도 몇 번 있었던 곳이더군요.
매장 바깥엔 대기번호 뽑는 것과 대기 현황판도 있었습니다만 제가 갔을 땐 딱히 대기는 없었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대표 메뉴는 꼬막정식과 짱뚱어탕.
짱뚱어탕 한 그릇에 11,000원이라... 뭐랄까 어제 여수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가격이 저렴한 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꼬막정식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니 실질적으로 혼자 오면 짱뚱어탕만 주문 가능하겠군요.
그밖에 식사 주문시 몇몇 추가할 수 있는 사이드메뉴라든가 혹은 안주 메뉴가 있습니다.
테라스 쪽 테이블에 안내를 받았습니다.
테이블 옆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 바로 논과 이어져있는 탁 트인 풍경.
비닐이 깔린 테이블 위, 수저와 물수건, 그리고 물컵 세팅.
어제 여수 돌게장집에서도 그렇고 이렇게 테이블에 비닐 깔아놓은 식당을 많이 찾아볼 수 있군요.
짱뚱어탕이 나오기 전, 기본 반찬이 깔렸습니다.
여수만큼은 아니지만 순천도 전라도답게 탕 하나 주문에 여덟 가지의 기본 반찬이 맛깔나게 깔립니다.
이 곳의 양념게장은 여수식 돌게장이 아닌 꽃게장.
서울에서 먹는 양념게장과 비슷한 맛인데, 꽃게가 돌게에 비해 더 비싸다지만, 여수 쪽에서 돌게장을 너무 맛있게 먹어
조금 양념이 붕 떠있다는...? 그런 느낌.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여수 게장이 너무 맛있어서 그런 거라...
취나물 무침.
겉절이 배추김치.
여기도 갓김치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여수에서 먹던 그 갓김치에 비해선 많이 떨어졌던...
여수 갓김치는 톡 쏘는 감칠맛과 절묘한 양념이 진짜 일품이었는데, 여기 갓김치는 너무 푹 익어 신맛이 강했습니다.
조금 덜 시었으면 먹기 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들깨를 넣고 무친 고사리 나물.
파김치도 좀 푹 익어서 나온 상태. 푹 익은 김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듯 한데,
개인적으로 저는 너무 익은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마지막으로 도라지 나물.
짱뚱어탕(11,000원)이 밥과 함께 나왔습니다.
짱뚱어탕 안에 취향에 따라 넣어먹을 수 있는 가루가 나오는데, 이 가루의 정체는 초피가루라고 합니다.
특유의 향이 엄청 강하기 때문에 국물이 넣기 전 한 번 먹어보고 넣는 걸 결정하는 게 좋을 듯.
저는 그래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는데, 같이 간 친구들은 전부 안 넣고 먹었습니다.
우거지를 넣고 푹 끓인 짱뚱어탕은 얼큰하게 끓인 추어탕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국물이 다소 걸쭉한 편. 다만 어제 먹었던 상아식당의 장어탕과 달리 짱뚱어를 통으로 집어넣은 게 아니라
갈아서 국물에 자연스레 섞이게끔 집어넣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국물이 좀 더 걸쭉한 편입니다.
밥은 흰쌀밥으로 제공됩니다.
우거지 넣고 푹 끓인 국물은 보기에 비해 얼큰함은 덜하지만 꽤 진하고 구수한 맛.
은근히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라 사실 솔직히 짱뚱어탕 특유의 맛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꽤 익숙하고 거부감 적은 국물의 맛이라 맛 자체는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국물 좀 떠 먹다가 밥 투하.
아침에 계란이랑 빵 하나 먹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라 공복 상태에서 맛있게 즐겼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국밥(...?) 다른 음식도 좋지만, 배 고플 땐 이렇게 뜨거운 국밥 한 그릇만큼 든든한게 없더군요.
우거지도 충분히 삶아 부들부들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습니다. 짱뚱어를 갈아넣은 국물도 진하고요.
밑반찬 쪽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게 많았습니다만, 짱뚱어탕의 진한 국물만큼은 확실히 괜찮았던 곳.
뭐 메인 식사가 중요한 거니까요, 든든하게 한 그릇 비우니 기운도 차릴 수 있었고 꽤 좋았습니다.
산수유 식혜라는 것이 있어 주문을 해 보았는데요, 아예 500ml 전용 페트병 제품으로 나오는 걸 보니
지역 한정 시판 상품으로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100% 구례산 산수유를 넣어 만든 식혜라고 하는군요.
병 측면에 프린팅되어 있는 제품의 원재료 및 함량, 그리고 영양성분표.
식혜가 엄청 칼로리 높은 음료인 것 같지만, 실제 영양성분표를 보면... 칼로리 높습니다(...?!) 남원에서 생산한 제품이군요.
산수유 열매 때문인지 색이 살짝 탁한 보랏빛을 띠고 있는데, 맛은 일반 식혜와 100% 동일한 맛입니다.
뭔가 톡 쏘는 산미라든가 그런 게 느껴질 것 같지만 그런 맛과 향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듯.
식사하고 난 뒤에 디저트로 한 병 시켜서 깔끔하게 입가심하면 딱 좋겠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마무리하기 좋네요.
믹스커피는 매장 출입구 옆에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고,
실내엔 원두커피 내려놓은 게 비치되어 있어 입가심으로 직접 가져와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라기보다는 커피 우린 물... 쪽에 좀 더 가까운 아주 연한 커피.
어쩄든 커피까지 다 마시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순천 지역 명물음식인 '짱뚱어탕' 은 실제로는 조금의 차이가 있겠지만 미꾸라지를 갈아넣은 추어탕과
꽤 비슷한 느낌을 내는 음식이라, 추어탕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와서 별미로 한 번 즐겨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장어탕만큼의 감동은 조금 덜했지마는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음식 치고
익숙했던 맛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럽게 한 그릇 비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짱뚱어탕 말고 꼬막정식을 시키면 다양한 종류의 꼬막요리도 맛볼 수 있다 하니 그걸 목적으로 오시는 것도 괜찮겠군요.
※ 순천 도원경 찾아가는 길 :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309(대룡동 1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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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