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28) 12년 연속 최고의 맥주 '슈무커'와 독일전통피자 '플람쿠헨'의 만남, 더 플람(독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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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오션뷰 펜션을 나올 때 잠깐 나와계신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다 '독일마을' 로 저녁 먹으러 간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독일마을에 밥 먹으러 간단 말을 꺼내니 아주머니께서 뭐 미리 가려던 식당이 있냐 물어보시더니
자신의 여동생(누나였을 수도 있어요, 기억이 가물)이 운영하는 맥주집이 독일마을 안에 있는데 한 번 가보라고 하면서
여기 오션뷰 펜션에서 소개받고 갔다고 하면 잘 해줄거다 - 라는 이야기를 해 주시더군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당케슈니첼(https://ryunan9903.tistory.com/442)에서 저녁을 먹어야 했지마는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저녁을 뭐 먹어야 할지 붕 떠버린 상황이라, 이 말을 믿고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더 플람' 은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 그리고 피자를 판매하는 주점 겸 레스토랑으로
공교롭게도(?) 저희가 원래 가려 했던 '당케슈니첼' 의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화덕피자와 함께 독일식 전통 피자 중 하나인 '플람쿠헨' 이라는 요리를 판매한다고 하는군요. 펜션 아주머니 추천은 단연 피자.
나무 조각을 깎아 만든 뒤 페인트칠을 거친 '독일 매점' 이라는 글씨가 예뻤던 더 플람의 손간판.
가게 바로 뒤에 보이는 CU 편의점은 GS25와 더불어 독일마을 내 위치한 유일한 편의점입니다.
가게 출입구와 이어지는 2층 목조바닥 테라스 위에 뭔 기사들이 이렇게...ㅋㅋ
마치 가게를 지키는 보초병처럼 온 몸에 갑옷을 거친 중세 기사.
중화요리 전문점 앞에 진시황릉의 사람 모양 인형이 많이 서 있는 것처럼 출입문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출입구 앞에는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실내가 꽉 차면 야외 테이블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여름 시즌이라 야외를 이용해도 되긴 하겠지만, 워낙 습하고 꿉꿉한게 저녁에도 이어진지라
저희는 그냥 에어컨 바람 쐬려고 안으로 입장.
매장 내부. 손님이 나간 사진에 보이는 그릇만 남은 테이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창가 쪽 테이블이 좋아 치워달라 요청하고 좀 기다린 뒤 자리를 잡았어요.
오른편의 주방 및 카운터 옆엔 프레첼을 비롯한 각종 과자류와 한때 유행했던 독일 전통 과자인 '슈니발렌' 이 있었습니다.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이런 안주류를 사서 맥주와 함께 먹어도 되는 듯.
카운터에 있는 메뉴판.
주력 메뉴는 단연 피자인데, 그 중 일반 화덕피자 외 '플람쿠헨' 이라는 피자 메뉴가 주력 메뉴.
플람쿠헨은 독일 지역에서 즐겨먹는 전통 피자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간단히 한 번 더.
창가 쪽 자리에서 바라본 창 밖의 풍경.
파라솔과 함께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 야외 테라스.
실내에는 인테리어 소품과 함께 판매용 리큐르 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각종 인형들과 함께 판매용 독일맥주잔이 진열되어 있는 선반.
독일 맥주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맥주잔은 개당 6,000원에 별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지요.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는 사진이 포함된 요리 메뉴판.
소시지는 수제독일소시지와 커리부어스트, 두 가지가 있고 피자는 플람쿠헨과 일반 화덕피자 두 가지로 크게 분류.
플람쿠헨에 대한 소개는 메뉴판 아래 적혀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 해요.
사진상으로 보니 일반적인 동그란 피자가 아닌 네모 반듯하게 구워져 나오는 피자인 것 같습니다.
맥주는 '슈무커(Schmucker)' 브랜드의 맥주 두 가지가 있습니다.
종류는 밀맥주 헤페바이젠과 흑맥주 슈바츠비어 두 가지.
슈무커는 1780년 독일의 모자우탈 지역에 설립되어 현재 약 9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개인 회사에서 만드는 맥주로,
약 17가지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독일 전체에 맥주를 공급하는 건 물론 해외로도 수출을 하고 있으며 한국엔 위의 두 가지가 수입중이라는군요.
사진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독일 최고의 맥주...까지는 아니지만 매니아층을 넓게 확보한 꽤 괜찮은 맥주라는 평.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세팅.
요리가 나오기 전, 슈무커 헤페바이젠(500ml) 세 잔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슈무커 전용 로고가 새겨진 잔에 담긴 슈무커는 산뜻한 과일의 향과 함께 느껴지는 진한 이스트 풍미가 느껴지는 밀맥주.
향과 풍미를 음미하면서 안주 없이 그냥 홀짝여도 괜찮을 듯한 맥주입니다.
요리로 먼저 도착한 모듬소시지는 감자튀김 약간과 함께 나왔습니다.
소시지 한 개의 크기는 꽤 통통한 편인데, 아쉽게도(?) 양이 그리 많지는 않네요.
소시지 찍어먹을 소스로는 케첩, 그리고 머스타드 두 종류가 제공됩니다.
나이프로 소시지 해체(?) 중.
사진으로는 잘 전해지지 않지만 소시지는 비교적 뜨겁게 익은 상태로 나왔어요.
적당히 한 입 크기로 자른 소시지를 감자튀김과 함께 쫙 펼쳐놓으니 이제 뭔가 제대로 완성된 듯한 느낌.
음식도 나왔으니 이제 느긋하게 맥주 마시면서 소시지를 함께 즐겨보아야겠군요.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서 흰 소시지부터 먼저.
약간의 매콤함과 함께 돼지고기의 진한 맛이 느껴지는 독일 풍 소시지.
케첩에 찍어먹는 이 쪽은 좀 더 익숙한 소시지의 맛.
뽀득뽀득하게 씹히는 소시지 특유의 질감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뭐 사실 독일식 수제 소시지는
굳이 여기여야만 먹을 수 있다기보다는 다른 곳에서도 이제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거라, 그냥 평범한 편이었습니다.
감자는 따끈하게 갓 튀겨 나오는 건 좋았습니다만, 시판 냉동 감자라는 게 약간은 아쉬웠어요.
다만 개인적으로 이 감자 좋아하는 편이라 무난하게 맥주랑 함께 즐기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요리로 나온 독일식 정통 피자, 플람쿠헨.
네모난 도마 위 도마 사이즈에 맞춘 직사각형 모양의 피자 한 판이 총 열 여섯 조각 크기로 나눠져 제공되었습니다.
어떤 피자를 주문할까 고민하다 선택한 건 '콘&베이컨 플람쿠헨'
옥수수와 양파, 파프리카, 그리고 베이컨을 토핑으로 하여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구워 낸 피자입니다.
두꺼운 팬 피자가 혹은 화덕피자가 아닌 얇고 바삭바삭한 또띠야 같은 느낌의 도우가 특징.
한 조각씩 먹기 좋게 썰어져 있어 별도의 나이프를 사용할 필요 없이 바로 즐길 수 있습니다.
피자이기는 한데, 이런 스타일의 피자는 처음 먹어보는거라 조금 신기하군요.
피자 도우가 매우 얇기 때문에 이렇게 반으로 접어 먹으면 샌드위치처럼 손에 묻히지 않고 즐길 수 있습니다.
진한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피자가 아니라 소스의 맛은 다소 약한 편인데,
옥수수의 달콤한 맛과 베이컨, 그리고 치즈의 기름지고 고소한 맛의 조화가 적당히 담백하게 잘 어울리는군요.
도우는 빵이라기보단 과자처럼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식감인데,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놓은 덕인지 피자라기보다는
토핑을 듬뿍 올린 카나페 같은 크래커를 먹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뭐가 어찌됐든 맥주랑은 잘 어울리지만요.
눈 깜짝할 사이(?) 맥주는 물론 피자와 소시지까지 먹어치우고 뭔가 더 없을까 생각하던 찰나
테이블로 새로운 메뉴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독일 전통 과자인 '슈니발렌' 한 접시가 테이블에 서비스로 나왔어요.
좀 전 펜션에서 아주머니가 오션뷰 펜션에서 왔다면 잘 해줄거라 - 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에 대한 서비스인 듯.
소시지와 피자 다 먹고 나니 서비스라고 잘게 부순 슈니발렌 한 접시를 내어 주시더군요.
슈니발렌은 한때 수도권에서도 유행을 탔던 '부숴먹는 독일식 과자' 로
야구공 정도 크기와 모양의 속이 꽉 차 있는 과자를 망치로 잘게 부숴 먹는 음식입니다.
바삭바삭한 과자 위에 설탕이 한 겹 코팅되어 있어 바삭하고 고소한 맛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과자로
조금... 아니 꽤 많이 딱딱하긴 하지만 오독오독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꽤 매력적인 과자 중 하나입니다.
수도권에서 많이 팔던 매장이 다 사라져서 이제 다시 못 보나 했더니 독일마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대략 접시에 담겨나온 양을 보니 약 두 개 정도 분량의 슈니발렌을 부순 것 같았습니다.
좀 전에 헤페바이젠을 마셨으니, 이번엔 흑맥주 '슈바츠비어' 를 선택.
2일차, 오늘은 더 이상 이동할 일 없이 이 곳에서 쉬면서 머무를 예정인데,
아침 일찍 여수를 출발해 순천 거쳐 남해까지. 하루 종일 빡세게 돌아다닌 우리 세 명의 수고를 치하하며(?) 건배.
슈바츠비어는 묵직한 맛의 흑맥주로 산뜻한 향은 없지만 구수한 향에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묵직한 흑맥주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밀맥주보다는 이 흑맥주 쪽이 좀 더 취향에 잘 맞는 것 같아요.
500ml 맥주 두 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기분좋게 알딸딸해지는 양.
얼마나 싹싹 긁어먹었는지 가루도 거의 안 남은(^^;;) 슈니발렌의 빈 접시.
아무래도 독일마을이 유명한 관광지다보니 가격대가 다소 높긴 하지만, 그래도 반은 분위기에 취해 즐기면서
해 지는 일몰 보며, 느긋한 독일마을 풍경 즐기며 굉장히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맥주 자리였습니다.
건물 외벽에 지우지 않고 그대로 남겨놓은 이 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의 흔적.
2020년 8월 2일, 독일에서의 우리 셋의 여름휴가!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은 진짜 독일에 갈 수 없는 게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간이 좀 걸리게 될지라도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은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정말 힘든 시간이긴 하지만, 다시 일상을 되찾게 될 그 때까지 모두 조금만 더 힘 내고 고통을 덜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더 플람 찾아가는 길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29(물건리 233-4)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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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