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45) 파도가 만들어낸 자연의 소리, 망치몽돌해수욕장의 자갈 해변
. . . . . .
바람의 언덕을 빠져나와 육지를 향해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잠깐 차를 세워 내린 곳은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입니다.
남해 바다, 특히 거제도에 많은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 인 몽돌해수욕장을 구경하기 위해 이 곳에 내리긴 했습니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자갈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잠깐 내렸다 '아, 여긴 아니네'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올라갔어요.
해수욕장의 규모는 꽤 컸고 자갈 해변이 꽤 넓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만
우리가 원하는 자갈 해변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돌의 크기가 제각각이고 맨들맨들하지 않고 꽤 거친 편이었거든요.
결국 조금 더 올라가서 다른 바다를 다시 한 번 찾아보자고 이야기하며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여기서부터 바다 찾기 위해 여러 번 탔다 내렸다를 반복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다들 좀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여 다시 위로 올라가 차를 세운 곳은 '망치 몽돌 해수욕장'
해수욕장 앞엔 무료주차장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차를 대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마트라든가 펜션, 식당 등 외부 관광객들을 위한 건물들도 꽤 있었고요 수많은 펜션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주차가 되어 있는 차량 사이를 지나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면 학동 몽돌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코로나19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휴가 시즌이라고 바다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이 꽤 많습니다.
학동 몽돌 해수욕장 입구.
사진에는 없지만 왼편에 발열체크를 하는 직원들이 상주하는 파라솔이 있어
이 곳을 오가는 관광객들의 발열 체크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더운 날 고생이 많으세요...ㅡㅜ
학동 몽돌 해수욕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파라솔도 갖추어져 있고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도 어느 정도 있는 편입니다.
앞서 잠시 머물러던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처럼 해변가가 백사장이 아닌 조그마한 자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게 특징.
그래서 백사장으로 넓게 펼쳐진 다른 바닷가들에 비해 조금 이질적인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자갈이 좀 어색하긴 해도 신발 안에 모래 들어갈 걱정은 없으니 그 점은 나름 편리하다면 편리하겠네요.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에 비해 걷기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고...ㅎㅎ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놀러 온 관광객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조금 걱정스러운 면도 있습니다만, 발열체크를 한 사람들만 들어올 수 있어 비교적 안심하면서...
근처에 넓게 마을이 펼쳐져있는데 이 바다를 바로 볼 수 있는 해안가의 펜션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파도가 너무 거세지 않고 노는 데 문제없을 정도로 적당한 편.
이 곳의 자갈은 제가 원했던 그 자갈이 맞아요.
원래는 표면이 거친 바위였지만, 정말 오랜 시간 파도에 부딪혀가며 바위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하며
표면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동글동글해지면서 현재의 이런 동글동글한 조약돌로 만들어진 것.
그리고 이런 수많은 조약돌들이 모여 해변을 이루고 있는 곳을 '몽돌해변' 이라고 하는데, 거제에는 이런 해변이 정말 많습니다.
인위적으로 손을 대어 깎아낸 것 같지만, 실제론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동글동글한 자갈.
큰 바위가 이렇게 매끈한 자갈로 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지 그 시간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대리석처럼 표면이 매끄러워진 돌을 하나 집어들어 자세히 봤는데요,
그 질감이 정말 자연이 만들어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신기하게 매끈매끈하고 또 동글동글합니다.
몽돌해변의 묘미는 이런 매끄러운 돌에도 있지만,
가장 볼 만한 것은 역시 파도가 해변으로 들어올 때 나는 소리입니다.
바닷물이 파도로 만들어져 해변으로 들어온 뒤 다시 빠져나갈 때 그 힘에 의해 해변의 자갈들이 일제히 굴러가는데,
자갈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나는 자연스런 소리가 다른 해변에서는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굉장히 아름답거든요.
그 소리를 담아 한 번 영상으로 녹화시켜 보았습니다.
실제 가서 들어보는 것만 못하겠지마는, 파도가 빠져나갈 때 수천 개의 자갈이 동시에 굴러가며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모래 해변이 아니라 물 또한 아주 깨끗해서 좋네요. 여건이 되었더라면 물 속으로 한 번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하고 그냥 자갈 굴러가는 소리 들으면서 한참동안 이 해변에 서 있었습니다.
참고로 몽돌해변에 있는 자갈들은 예쁘다고 함부로 주워가면 안 되는 자갈입니다.
매년 몽돌해변에 놀러 온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가져가기 위해 이 돌을 많이 채취해가는데
그로 인해 오랜 시간 자연의 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해변이 많이 손상되면서 그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하는군요.
안 걸리면 된다지만, 걸릴 경우 과태료 부과 처분까지 받을 수 있으니
몽돌 해변의 자갈이 예쁘긴 해도 그냥 이 곳에서 그 모습을 즐기고, 자연은 그냥 자연의 상태 그대로 놓아주는 것이 옳겠습니다.
몽돌해변의 자갈이 아름다운 이유는 해변가에 있기 때문, 집으로 가져와 놓으면 그냥 평범한 돌이 될 뿐이니까요.
= Continue =
. . . . . .
2020. 10.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