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44) 바람 부는 풍차앞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사람들, 거제 바람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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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행기로 돌아왔습니다.
지세포항에서 점심을 먹은 뒤 차를 타고 다시 거제 남쪽으로 이동 중.
오늘은 운전을 제가 하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뒷자리 앉아 느긋하게 음악 틀어주면서 갈 수 있어 좋군요.
이번 목적지는 거제도 남쪽에 위치한 관광지 '바람의 언덕' 입니다.
그리고 바람의 언덕에는 '바람의 핫도그' 라는 음식이 유명한데, 그 때문인지 내려가는 길목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걸 목격.
바람의 핫도그에 관련해서는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이후에 한 번...
사실 바람의 언덕은 작년 거제에 처음 왔을 때 찾아가보려 했던 곳인데,
그 당시 휴일이라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차가 꽉 막혀 결국 가는 것을 포기하고 되돌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데, 차가 아주 안 막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처음 갔을 때에 비해 교통 흐름이 수월한 편이라
큰 정체 없이 무사히 바람의 언덕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는데, 차가 워낙 많아 주차공간이 없어 어떻게 주차를 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먹었더라는...
어찌어찌 주차를 겨우 한 뒤 바람의 언덕을 향해 이동.
여기서 바람의 언덕까지는 도보로 약 400m 정도 걸어가면 되는군요.
언덕 아래로 쭉 뻗은 마을로 이어지는 길.
바람의 언덕이 위치한 이 마을의 이름은 '도장포 마을' 입니다.
한때 한적한 시골 항구마을이었겠지만, 바람의 언덕이 일약 관광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게 된 곳.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목 입구에는 '바람의 언덕 핫도그' 라는 커다란 핫도그 전문점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의 핫도그' 로 연상되기 쉬운 이 '바람의 언덕 핫도그' 는
좀 전에 여행기 초반에 언급한 '바람의 핫도그' 와는 전혀 다른 브랜드라는 것...ㅋㅋ
원래 여기서 차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도보로 접근하기는 조금 어려운 '바람의 핫도그' 가 원조라고 하는데,
그 가게는 바람의 언덕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그 명성을 이용하여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입구에 딱 자리잡고 새로 영업을 시작한 곳이 바로 이 '바람의 언덕 핫도그'.
그래서 바람의 핫도그와 바람의 언덕 핫도그는 서로 관련성이 없는 전혀 다른 브랜드이며 이로 인한 상표권 분쟁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곳에서 판매하는 핫도그는 두 가지 종류.
오리지널 바람의 언덕 핫도그와 치즈가 들어간 치즈 핫도그.
위치가 워낙 좋아 이 곳에 온 김에 그 유명한 바람의 핫도그를 먹어보자며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장사가 상당히 잘 되는 편. 저희는 일단 여기 말고 진짜 원조집을 가기 위해 그냥 밖에서 구경만...
바람의 언덕 가는 길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또다른 핫도그집 안내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가게는 '직접 튀겨주는 핫도그' 라는 걸 엄청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람의 언덕 핫도그, 혹은 바람의 핫도그처럼 따로 이름을 붙이진 않은 듯. 그냥 맛있는 옛날 핫도그라고...
언제부터 이 곳에 핫도그가 유명해진 건진 잘 모르겠지만, 여튼 온 김에 가볍게 먹고가긴 좋을 듯 합니다.
브랜드가 뭐가 되었든 갓 튀겨낸 소시지 들어간 핫도그가 맛 없을 리 없으니까요.
소라, 고둥은 그렇다치고 거북손까지 판매하고 있는 건 꽤 신선하네요.
판매하고 있는 매대를 봤는데, 실제로 먹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먹어야 할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바람의 언덕을 향해 쭉 걸어가는 길.
차가 다닐 순 없지만, 산책로는 비교적 깔끔하고 편하게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한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 본 도장포마을의 전경.
언덕 아래 자리잡은 작은 마을인 도장포마을은 지금은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어
외부에서 찾아온 수많은 차량들로 주차장이 가득 차 있는 모습입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야 좋겠지만, 오랫동안 이 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노란 지붕 건물에 쓰여있는 '그냥 감사해요!' 라는 문구.
이 곳에서 도장포마을을 내려다보는 관광객들에게 전하는 인사.
저 멀리 바람의 언덕의 상징이기도 한 풍차가 보입니다.
아쉽게도 오늘 날씨가 썩 좋은 편은 아니네요.
중간에 산길을 한 번 거치게 됩니다. 이 곳을 '바람의 언덕길 1구간' 이라고 부르는군요.
산길은 길이 그리 험한 편이 아니고 경사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중간에 위치한 이정표를 한 컷.
아래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숲 밖으로 벗어나면...
넓게 펼쳐진 바다와 함께 그 위에 초원,
그리고 바람의 언덕 상징인 '풍차' 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붙여진 '바람의 언덕'
다만 풍차가 천천히 느린 속도로 돌아가고 있긴 했습니다만, 바람으로 인해 돌아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강하진 않지만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있어 탁 트인 전경과 함께 보니 기분이 좋네요.
이 곳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지만 사람들을 따라 좀 더 아래로 내려가보도록 합니다.
풍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풍차 안으로 들어갈 순 없어 안에는 어떤 시설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가까이 가서 보니 풍차가 꽤 크더라고요.
특히 이 풍차를 배경으로 초원 위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분들이 기념사진 찍으러 온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와서 풍차를 배경으로 인생샷 - 같은 기념사진을 많이 찍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아마 바람의 언덕 풍차가 있는 초원이라는 설정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입고 오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어요 ㅎㅎ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찾은 관광객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평일에도 이 정도인데, 주말에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가늠조차 가지 않네요.
특히 작년에 한 번 찾으려다 구조라항 근처부터 차가 꽉 막혀 결국 포기했던 땐 얼마나 많았던 거야...
바다를 향해 나 있는 길을 따라 쭉 이동.
초원 아래에는 다소 완만한 바위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난간이 있어 바다 밑으로 내려갈 순 없지만, 아주 위협적이진 않네요. 파도도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바람의 언덕 어디서나 보이는 풍차.
풍차를 뒤로 하고 벤치에 앉아 한가로운 휴식을 보내는 사람들.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라는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왜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지 알 것 같은 풍경.
도장포항에도 여객선을 비롯하여 각종 작은 어선들이 바쁘게 이 곳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거제에 사는 사람들은 확실히 이런 배에 익숙해졌을 것 같습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람의 언덕을 즐기는 사람들.
바람의 언덕에서 유일하게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길의 끝에는 좀 낡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바다를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올라갑니다.
그나저나 진짜 어디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ㅋㅋ 나가는 사람만큼이나 들어오는 사람도 엄청 많네요.
오히려 외도보다 여기에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은데, 거제 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을 본 곳이 이 곳입니다.
바람의 언덕 입구, 큰길로 나오면 맞은편에 해금강테마박물관이라는 박물관 시설이 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유럽풍의 저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1층은 한국 근현대 역사박물관, 2층은 기획전시실로 운영중이라고 합니다(www.hggmuseum.com/)
자, 그럼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차가 심하게 막히진 않으려나...
조금 더 머물러도 되긴 하지만, 조금만 늦어도 차가 더 막힐테니 일단 서둘러 움직이도록 합시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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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