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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카페,베이커리

2020.10.28. 포엠(POEM-명동) / 1971년부터 50년간 명동을 지켜 온 포근한 카페, 90년대 감성 추억의 파르페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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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주라미엔(ryunan9903.tistory.com/524)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커피 한 잔 마시러 이동해야 하는데,

같이 간 일행 중 자기 여자친구와 자주 가는 카페가 하나 있다고 하여 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명동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 이름은 '포엠(POEM)'

 

 

카페는 바깥과 연결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나옵니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인데, 뭐랄까... 간판도 그렇고 가게 이름도 최근 트렌드와 좀 다른? 약간 복고 감성의 느낌.

 

 

실내 또한 마찬가지. 뭔가...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여튼 분위기가 재미있네요.

왠지 90년대~2000년대 초 캔모아, 혹은 아이스베리 같은 가게를 온 듯한 느낌이 살짝 들더군요.

 

 

알고보니 이 곳은 1971년 오픈, 약 50년 가까운 시간동안 명동을 지켜왔던 카페였어요.

아마 옛날에는 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었겠지만, 그래도 밥집이 아닌 디저트 카페로 반세기 역사를 계속 이어온 곳이라니

뭔가 대단한 곳을 찾은 듯한 기분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책자는 메뉴판입니다.

 

 

디저트가 메인인 카페니만큼 커피 등의 음료보다는 빙수, 와플 등의 디저트류에 훨씬 특화되어 있었는데요,

왼쪽은 빙수,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의 메뉴는 다양한 종류의 와플 메뉴입니다.

 

 

쉐이크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요즘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하지만 90년대까지 커피집을 가면 꼭 메뉴판에 있었던 '파르페' 가 있었습니다.

일행들 모두 파르페를 보고 꽂혀서(...) 두 명 빼고 전부 파르페를 주문. 다만 가격대는 9,500원으로 약간 높은 편입니다.

 

 

물, 그리고 파르페용 앞접시와 숟가락.

물은 셀프로 직접 가져다마시면 되는데 약 하나 먹을 일이 있어서...;;

 

 

'리얼 초콜릿 쉐이크(8,500원)'

 

 

로투스 비스코프 비스킷 한 개가 얹어진 '모카 쉐이크(8,000원)'

커피를 제외한 디저트 음료 가격이 다소 센 편인데, 그만큼 양이 꽤 많고 퀄리티도 상당히 좋아 아쉽단 생각은 안 들더군요.

스타벅스 기준으로 벤티 사이즈와 엇비슷한 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같이 간 일행이 주문한 '딸기 파르페(9,500원)'

큼직한 파르페용 전용 유리잔 위에 아이스크림과 생크림, 그리고 과일, 과자 등을 듬뿍 얹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녹차 파르페(9,500원)'

파르페는 녹차와 딸기, 초코 세 가지가 있는데, 과일과 과자 등의 구성은 바뀌지 않고

안에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으로 종류를 구별하는 것 같습니다. 외관상으로는 세 제품 모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 이거지 이거...ㅋㅋㅋ

 

컵 아래에 씨리얼을 채워넣은 뒤 그 위에 생크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일 통조림과 생과일, 과자를 듬뿍 올린 파르페!!

과일로는 키위,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귤 통조림, 그리고 통조림 파인애플과 멜론이 들어갔습니다.

그 위로 두 덩어리의 큼직한 녹차 아이스크림과 함께 와플 비스킷, 그리고 길쭉한 쿠키 하나.

 

 

녹차 아이스크림이 담긴 컵 안에는 카스테라 빵까지 들어있어

녹차 아이스크림과 카스테라 빵을 살짝 뜯어 동시에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촉촉한 카스테라와 함께 녹차 아이스크림의 쌉싸름하고 시원달콤한 맛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궁합이 맘에 드네요.

 

 

길쭉한 쿠키 크기가 상당한 편인데요, 대략 손에 들고있는 걸 보면 가늠이 가실 듯.

그냥 먹으면 다소 퍽퍽하기 때문에 저렇게 아이스크림을 찍어먹거나, 혹은 생크림을 찍어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적당히 녹은 아이스크림과 생크림을

바닥에 깔려있는 씨리얼과 함께 찻숟가락으로 잘 섞어 떠먹으면 아주 훌륭한 마무리.

 

80년대까진 모르겠어도 90년대엔 어느 찻집을 가나 꼭 있었고, 또 시판 아이스크림으로도 판매되었던 '파르페'

지금은 워낙 퀄리티좋은 다른 선택할 수 있는 디저트 종류가 많아지기도 했고

자연스레 트렌드에서 밀려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극소수의 몇 안 되는 매장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디저트가 되었는데,

이렇게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에서 오래간만에 즐긴 파르페는 과거의 추억도 어느정도 떠올릴 수 있었고

또 시각적인 만족감, 그리고 맛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움을 줬던지라 행복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90년대 감성의 포근함이 있었던 명동의 카페 '포엠'

스탬프 카드도 만들었겠다, 다음에 명동에서 식사 약속 있으면 디저트 먹으러 또 찾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 . . . . .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상권이 어디냐 물으면 저는 단연 '명동' 을 꼽을 것 같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느덧 1년을 향해 나아가고

명동을 가득 메웠던 외국인 관광객이 전부 빠져나가면서 항상 북적이던 이 곳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는데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며 시끌시끌해야 하는 평일 저녁의 명동역 개찰구는 보시다시피 이런 모습.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로 걸어다니는것조차 버거웠던 명동역 6번 출구 구 밀리오레와 유니클로 앞.

 

 

홍대입구역 9번 출구처럼 만남의 장소였던 명동역 6번 출구도 여기가 정말 명동 맞나 싶을정도로 썰렁.

외국인 관광객이 싹 빠져나간다는 게 이런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올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명동같은 경우는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게 되더라도

초토화된 상권을 회복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군요. 이미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 노점으로 쭉 늘어서 있었던 거리의 노점도 싹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거리에 있는 점포들 중 임대가 붙은 점포도 다수, 일찍 장사를 마치고 문 닫은 점포도 다수.

 

 

그나마 메인 거리쪽은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도 있는데, 골목으로 가면 더 처참한 분위기.

 

 

금강제화 앞.

 

 

한때 명동은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끌시끌한 산만함 속, 수많은 인파에 밀려다니는 게 너무 싫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싹 빠진 명동거리를 직접 보니 강한 위화감과 함께

'이건 아닌데... 뭔가 잘못되었는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거리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 포엠(POEM) 찾아가는 길 : 서울 중구 명동4길 13(명동2가 54-7) 명동난타극장 근방 위치

http://naver.me/xJny7j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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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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