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의 대표적인 먹거리 하면 다들 떠오르는 것. 바로 '남산 왕 돈까스' 입니다.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근처엔 '왕돈까스 거리' 가 조성되어 있어 저마다 원조라 하는 꽤 많은 돈까스 전문점이 모여있고
남산을 다녀온 사람들이 이 곳을 들러 식사를 하고 가는 건 예전부터 꽤 유명한 나름 전통이라면 전통 중 하나인데요,
이번에 남산을 간 김에 오래간만에 돈까스집 들러 남산돈까스를 한 번 먹어보고 가자 하여 이 곳을 잠시 들리게 되었습니다.
남산돈까스는 사실 예전에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찾아간 가게는 101남산돈까스(ryunan9903.egloos.com/4418664)
그리고 오늘 찾게 된 가게는 '림왕돈까스' 라는 곳입니다.
원래 가려 했던 101남산돈까스가 추석 연휴 때문에 가게를 열지 않아 그 옆에 있는 가게를 선택했습니다.
이 곳은 돈까스와 함께 비빔밥, 설렁탕, 삼계탕 등의 한식도 같이 판매하고 있는 가게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일 유명한 건 아무래도 왕돈까스고요, 나름 40년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한 유서 깊은 곳이라고 하는군요.
특히 최근엔 수요미식회에도 '40년 원조 수제돈까스 맛집' 으로 소개되어 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원목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각종 유명인사(...?)들의 흑백 사진이 걸려있는 빨간 벽돌의 외벽.
여러가지로 레트로한 분위기의 경양식 분위기를 최대한 잘 살린 내부.
다만 한꺼번에 많은 손님들이 오는 식당이니만큼 아기자기하고 아늑하다기보다는 뭔가... 굉장히 식당 내부가 넓고 탁 트여있습니다.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는 종이컵, 그리고 식기류.
서울 중심부이긴 하지만, 이 곳도 관광지라는 것이 반영되어서인지 음식 가격이 꽤 높은 편입니다.
대표메뉴인 기본 왕돈까스 가격은 13,000원. 그 밖에 매운소스, 치즈돈까스 등 바리에이션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주류도 취급하고 있어 등산 갔다 온 사람들이 식사하면서 반주 곁들이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그나저나 350석의 단체석이 완비되어 있다는 건... 대체 식당의 규모가 얼마나 큰 거여(...)
기본 식기 세팅 완료.
주류 대신 탄산음료를 둘 선택.
탄산음료는 칠성사이다와 펩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프는 자기가 직접 담아와야 합니다.
매장 안에 수프를 담아올 수 있는 셀프 바가 있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가져다먹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돈까스와 함께하는 수프를 즐겨해서인지 이렇게 셀프 시스템으로 돌리는 걸 좋아하는 편. 후추 살짝 뿌려서 후루룩.
림왕돈까스의 대표 간판메뉴,
40년 전통의 '왕돈까스(13,000원)'
엄청 커다란 접시에 돈까스와 함께 사이드로 밥과 채썬 양배추, 콘샐러드, 오이피클,
그리고 깍두기가 한데 담겨 나오는 스타일. 예전에 갔던 101번지 남산돈까스같은 경우는
셀프 바에 오이고추와 함께 쌈장이 비치되어 있어 같이 즐길 수 있었는데, 이 곳에는 고추나 쌈장은 따로 없었습니다.
접시가 워낙 커서 상대적으로 접시면적 대비 안 커보여 그렇지(...) 돈까스 자체는 꽤 큽니다.
다른 경양식 돈까스 전문점에서 '왕돈까스' 라고 이름 붙여 파는 것과 비교할 때 전혀 꿀리지는 않네요.
고기를 아주 얇게 펴서 면적이 넓게 튀겨내는 다른 왕돈까스와 달리 고기의 두께가 비교적 두꺼운 것도 큰 사이즈에 한몫하는 듯.
맛은 딱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의 기본이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소스가 새콤달콤한 계열이 아니라 살짝 달콤하면서 조금 진한 편. 옛날 스타일의 소스 맛이라고 보면 될 듯 한데,
이런 옛날 경양식 돈까스의 최강자라 생각하는 동인천의 잉글랜드 왕돈까스와는 좀 다른 맛.
먹다보면 살짝 느끼할 수 있어 중간중간에 오이피클이라든가 깍두기 등과 함께 즐기는 게 좋은데,
보통 남산돈까스라든가 혹은 성북동 돈까스라든가 돈까스 시키면 풋고추가 같이 나오는 게 이런 느끼함을 잡기 위함인 듯.
셀프 바에는 따로 비치되어 있지 않지만, 양배추라든가 옥수수콘 통조림 등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니
좀 모자라다 싶은 분은 더 달라 요청하시면 됩니다. 밥은 따로 필요없었지만 양배추는 워낙 좋아하는 거니...
사실 뭐... 엄청 맛있게... 까진 아니더라도, 그냥저냥 무난한 옛날 스타일의 경양식 돈까스를 잘 먹긴 했습니다.
직원분들도 바쁘신 와중에 친절하시고 나름 입담도 좋아서 특별히 그 점에 문제가 없긴 했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라면 가격이겠네요. 솔직히 말해 13,000원은 관광지 물가 때문에 너무 거품이 낀 게 아닌가 싶어요.
가격만 현재 가격에서 최소 1만원 정도로 조정이 되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곳이었어요.
일부러 돈까스를 맛보기 위해 찾아온다기보다는 그냥 남산을 찾은 김에 추억을 되살리며 한 번 먹어볼만한 곳이긴 한데,
가격이 이 정도까지 하면 맛과는 무관하게 재방문하는 데 있어 좀... 아니 솔직히 꽤 많이 망설여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근방에서 제일 먼저 돈까스를 시작한 곳은 이 가게라고 하더군요.
여기는 맛있는 녀석들이 찾아간 곳이네요. 1977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니 역시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곳.
연휴 시즌이라 남산을 놀러 온 사람들로 인해 돈까스집 근처 주차장은 인산인해.
명절 떄 다들 쉬는 게 좋겠지만, 이런 곳은 오히려 명절이 대목이니만큼 한 곳 빼고 다들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많은 돈까스집 중에 가장 성공한 곳이 101번지 남산돈까스인 듯 한데,
그 돈까스집은 남산 본점 말고도 최근 백화점 푸드코트 등에도 지점을 내면서 프랜차이즈화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다른 지점을 가 본적은 없지만 자주 가는 천호동 현대백화점에도 지점이 있더라고요.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1년에 딱 한 번,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엄청난 지뢰밭(...)
예전에 서울애니센터가 있던 구역은 지금 재개발로 인해 흔적도 없이 다 철거되었습니다.
이 곳에 만화의 집이라고 하여 만화책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도서관도 있었는데, 어디로 이전했는지 모르겠네요.
남산으로 올라가는 이 일대가 전부 재개발에 들어가는 듯.
예전에 존재했던 작은 가게들과 골목이 전부 밀리고 새로운 건물을 지어지기 위해 땅을 다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산 온 김에 낮에 다시 찾아온 썰렁한 명동 일대.
명동 일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도 이 분들은 꾸준하시군요(...)
사람들이 있든 없든 오늘도 666 베리칩 받으면 지옥 간다고 열심히 포교활동을 벌이시는 분들.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했었는데, 유튜브 진용진 채널에서 이 사람들을 취재한 걸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 이상한 사람들일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너무 평범하고 순박해보이는 사람들이라 조금 괴리감이 느껴졌었지요.
그렇다고 하여 이해가 된다... 라는 건 아니지마는...^^;; 뭐 저는 이렇게 추석 연휴를 보냈습니다.
※ 림왕돈까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1번출구 하차, 남산케이블카 타는 곳 따라 큰길로 쭉 올라오면 숭의여대 맞은편 위치
2020. 11. 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