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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한식

2020.11.20. 옛날짜장 콩나물밥(동대문-창신동) / 냉면그릇 가득 담긴 푸짐한 닭곰탕 한 그릇과 고봉밥이 단돈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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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술 마시고 집에 가는 길, 해장할 요량으로 눈에 뵈는대로 무작정 들어간 가게에서 먹은 닭곰탕이

가격대비 엄청났다는 이야기를 음식 사진과 함께 친구를 통해 얼마 전 전해들은 적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여기가 어딘가 하고 한 번 찾아보았는데, 어라? 동대문 근처 나갈 때 몇 번 지나가면서 봤던 가게였던 거에요.

 

간판에 '옛날짜장, 콩나물밥, 멸치우동' 이라 써 있는 이 식당의 정식 상호는 '옛날짜장 콩나물밥'

지하철 1, 4호선 동대문역 5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보이는 24시간 운영하는 저가형 식당입니다.

 

 

동대문, 종로 일대를 돌아다녀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시겠지만, 이 근처 밥값은 정말 쌉니다.

아무래도 근방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나이대가 많은 장, 노년층 위주다보니 다들 주머니사정이 넉넉치않아

비싼 식당 대신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이 꽤 많이 몰려있는 편인데요,

학생들이 많이 몰려있어 밥값이 싼 노량진과 더불어 5천원 미만에 한 끼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곳이 바로 동대문입니다.

 

 

가게에서 가장 저렴한 콩나물밥과 옛날짜장, 멸치우동은 한 그릇 단돈 3천원.

거기에 다른 곳에서 먹으면 아무리 가격이 싸도 1만원을 훌쩍 넘는 삼계탕이 여기선 단돈 6천원!

특히 친구가 가서 먹었던 닭곰탕을 사진으로 봐서 이미 알고 있지만, 실물을 직접 보고 싶어 일단 매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매장 내부는 꽤 오랜 연식을 갖고 있는 낡은 식당.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으로 오전 9시부터 아침 9시까지는 선불에 셀프로 음식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테이블에 비치된 각종 양념통과 물병.

소금, 후추, 그리고 식초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닭곰탕(4,000원)' 주문.

주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빠르게 한 상 차려졌습니다.

 

예전부터 늘 느끼던 건데, 우리나라의 국밥집, 즉석짜장 전문점 등에서 음식 나오는 속도는 정말 빨라요.

오히려 패스트푸드보다 나오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진정한 한국식 패스트푸드는 이것 아닐까 싶은...!!

 

 

밥은 꾹꾹 눌러담은 고봉밥.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공기밥보다 양이 더 많습니다. 밥 상태는 뭐... 그냥저냥.

 

 

반찬은 딱 두 가지가 제공되는데요, 먼저 무생채.

 

 

그리고 배추김치, 두 가지가 나옵니다.

짜장면이나 우동을 주문하면 아마 단무지를 주지 않을까 싶긴 한데... 닭곰탕에는 이 정도면 충분.

배추김치도 그렇고 무생채도 날것이 아닌 조금 익은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약간 숙성된 맛이 느껴지는 게 특징.

그냥 먹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인 취향의 입맛에 맞는 김치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습니다.

 

 

닭곰탕은 작은 뚝배기도 아닌 냉면 사발 한가득 담겨 나왔는데요,

푹 끓여 우려낸 뽀얀 육수 안에 큼직한 닭이 한 덩어리, 그리고 부추 썰은 것을 약간 올려 내어줬습니다.

 

 

닭이 꽤 큽니다. 4,000원짜리 닭곰탕이라 뭐 들어있는 양이 얼마나 되겠어 싶겠지만,

처음 간 사람이라면 '이게 4,000원짜리 맞아?' 라며 놀랄 정도로 삶은 닭고기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큼직한 닭다리도 하나 들어있는데요, 다리 크기를 보니 작은 닭이 아닌 큰 닭을 사용하는 듯.

음식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아마도 좀 더 저렴한 노계를 사용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닭고기의 뼈를 적당히 발라낸 뒤 살코기만 국물에 담아 보았는데, 어이쿠 역시 양이 꽤 많네요.

약간 과장해서 삼계탕용 작은 닭 한 마리 분량은 족히 되고도 남을 것 같았습니다.

닭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게 아닌 다소 찔깃찔깃한 노계 특유의 단단한 식감.

그래도 국물에 푹 삶은거라 생각보다 아주 질기진 않아 나름 먹을만했고요.

 

 

국물과 함께 닭고기를 좀 건져먹은 뒤 밥 투하.

국물에 간이 거의 안 되어있어 테이블에 있는 소금과 후추를 취향에 따라 어느정도 쳐서 먹어야 합니다.

 

 

뽀얀 닭고기 국물과 함께하는 푸짐한 닭곰탕 한 그릇이 단돈 4,000원밖에 안 한다니,

비록 조금 맛이 떨어지는 점이 있더라도 뭐라하면 절대 안 될 것 같아요...ㅋㅋ

물론 정말 잘 하는 곳에서 파는 삼계탕이라든가 닭백숙에는 못 미치겠지만, 가격 생각하면 말이 안 나오는 정도.

 

 

한 그릇 뚝딱!

이 정도면 굉장히 잘 먹는 성인 남성도 배 두들기고 남을 양입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1차로 술을 마신 뒤 마무리 혹은 2차로 들어와 따끈한 국물과 함께 해장하기에도 좋겠지만,

이미 배 채운 상태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아 가급적 2차보다는 가볍게 반주와 함께 식사로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늘 동대문 지나갈때마다 보고 지나치기만 했던 24시간 하는 밥집이 이런 엄청난 닭곰탕을 파는 곳이었을 줄은 몰랐는데,

이 가게를 알게 해 준 친구에게 이 포스팅을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방문했던 가게 바로 옆에 '동대문치킨' 이라는 동네 치킨집이 있는데

여기는 닭곰탕 한 그릇 가격이 500원 더 저렴한 3,500원.

게다가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도 판매하는 걸 보니 호기심이 생겨 이후 이 가게도 또 방문해 보았습니다.

'동대문치킨' 방문 후기는 조만간 포스팅으로 다룰 예정이니 그 때 쓰게 될 글도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큰길에서 골목 하나만 안으로 들어오면 분위기가 싹 바뀌는데,

강남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종로, 동대문 골목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성이 있습니다.

 

 

날씨가 매우 맑았던 지난 가을의 주말 낮,

당당한 모습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서울의 보물 제1호, '동대문(흥인지문)'

 

 

먹고 난 뒤 소화도 시킬 겸 동대문에서 동묘 벼룩시장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동대문역에서 동묘앞역은 지하철을 내려가 타는 것보다 걸어가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역간 거리가 매우 짧습니다.

동묘 벼룩시장과 바로 이어지는 동묘앞역 3번 출구는 출구가 좁은데 오가는 사람은 많아 주말마다 항상 북적북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지면서, 동묘앞 시장 분위기도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는데요,

차이점이 있다면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것 정도. 물론 마스크를 꽤 불량하게 낀 사람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일수록 나를 지키려면 더 철저하게 마스크를 껴야겠지요.

다만 지금은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 당분간 분위기가 안정될 때까지 여길 나가는 건 자제하는 게 좋겠습니다.

 

 

내 몸은 내가 지키는 수밖에 없어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재유행이 시작되는 추세입니다. 다들 모쪼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동묘앞에서 산 먹거리. 전부 합쳐 단돈 4천원밖에 안 한다는 점도 이 동네니 가능한 것.

오른쪽 위의 저 펭수 고저스틱 어육소시지 저거 꽤 맛있던데요, 간편하게 하나씩 까먹기 좋더군요.

 

 

※ 동대문 옛날짜장 콩나물밥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 4호선 동대문역 5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

http://naver.me/GyjsTB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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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짜장콩나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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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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