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외식)/한식

2020.10.26. 청진옥(淸進屋 - 종로 청진동) / 1937년 개업, 80년의 역사를 이어 온 해장국의 원조(元祖) - 선지가 정말 맛있었던 해장국!!

반응형

삼성역 중앙해장과 함께 서울에서 해장국으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종로(광화문)의 청진옥(淸進屋)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해장국집 중 하나였는데, 늘 기회가 없어 못 가보고 있었다가

이번에 이 근방에서 약속이 생겨 기회다! 싶어 여기 먹으러 가보자 적극 주장, 한 번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찾아간 곳은 종로 청진동에 위치한 해장국 전문점 '청진옥' 입니다.

1937년 평화관이란 이름으로 개업하여 1945년 청진옥으로 개명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햇수로 올해 83년이 된 명실공히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해장국 전문점 하면 누구나 꼽는 아주 무게감있는 식당.

 

 

'청진옥(淸進屋)'의 현판.

오래 된 낡은 해장국집이 아닌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는 식당입니다.

건물 외관을 보니 새로 지은 건물은 아니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깔끔하게 새로 단장을 마친 것 같았습니다.

 

 

자가용을 끌고 온 사람들은 매장 내 직원에게 주차를 문의하거나, 혹은 알아서 차를 대 놓고 와야 할 듯.

매장 앞에는 주차를 할 수 없다는 안내 배너가 세워져 있습니다. 배너 뒤의 문은 식당 출입문.

 

 

풍선 배너도 매장 입구에 하나 세워져 있었군요ㅋㅋ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전, 각종 인증 현판 이것저것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건 그렇다 치더라도 '서울미래유산' 으로 지정되었다는 현판에서 세월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종 언론매체에 소개된 것을 알리는 스크랩 간판.

가장 최근엔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하여 더 유명세를 타게 된 듯. 사실 수요미식회가 아니어도 원래 유명한 곳이었지만요.

 

 

새롭게 리모델링한 실내지만, 일부러 옛날 해장국집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나무로 된 테이블이라든가, 시멘트 벽돌 모양을 그대로 남긴 채 마감한 외벽 등 복고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지저분하고 낡은 복고가 아닌 깔끔한 분위기는 유지한 채 옛날의 분위기만 남겨놓은 듯한 인테리어.

 

 

대표메뉴인 해장국 한 그릇은 10,000원으로 국밥 한 끼 식사로 저렴한 가격은 사실 아닌 편.

부속 고기가 더 추가되는 특 국밥은 2,000원 추가. 그 밖에 양지수육, 내장수육, 전골 등 안주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점심시간에는 판매하지 않고 점심 이후 재료 소진될때까지만 판매하는 전 메뉴도 있습니다.

아마 점심시간에는 손이 많이 가는 메뉴라 전을 따로 판매하지 않는 듯.

 

따구국이 뭔지 몰라 찾아보았는데, 소의 등뼈와 목뼈를 오랜 시간 삶은 뒤 해장국 국물을 부어 끓여먹는 전골 요리라고 합니다.

새벽 내내 고아 아침에 먹을 수 있어 '새벽 따구국' 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는군요. 그러니까 소뼈로 끓인 뼈다귀탕 같은 느낌?

 

 

가게 외벽엔 현재의 청진옥이 있기 전까지 과거 청진옥의 외관을 담은 사진들이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각 사진마다 해당 연도가 함께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진이 찍힌 시기가 몇 년인지 잘 모르겠군요.

사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만 보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이 아닐까 싶은...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는 양념 통과 물컵.

 

 

반찬은 깍두기 한 가지만 제공됩니다.

특이한 점은 깍두기가 테이블당 하나씩 나오는 게 아니라 인원수에 맞춰 각자 한 접시씩 나눠 나온다는 점.

이게 코로나19 때문에 위생 문제로 이러나 했는데, 코로나랑은 무관하게 원래 여긴 이렇게 나온다고 하네요.

 

 

국물 자작한 깍두기는 해장국이랑 먹기 딱 좋을 정도로 알맞게 익었습니다.

제 입맛에 완벽하게 잘 맞는 깍두기까진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해장국이랑 먹기 좋지... 라는 느낌의 깍두기.

 

 

밥은 토렴식으로 밥이 미리 말아져나오지 않고 공기에 담겨 따로 제공됩니다.

 

 

네 명이 해장국을 각자 하나씩 시키고 사이드로 '모듬전(20,000원)' 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산적꼬치, 깻잎, 호박, 동태, 고기완자, 새송이, 고추, 옛날소시지 등 계란옷에 입혀 부친 전이 한 소쿠리 담겨 나왔어요.

양은 예전에 몇 번 찾았던 사당 전집만큼의 푸짐함은 아니지만 넷이 나눠먹기 딱 좋은 정도.

 

 

전에 찍어먹을 양파간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이쑤시개에 꽂은 산적엔 대파와 함께 햄, 그리고 맛살이 꽂혀 있습니다.

여기 전도 맛있게 잘 부쳤네요. 계란옷도 풍부하게 입혀져 있어 식사와 함께 하는 사이드로도 놓고

술 시켜서 안주로 즐기기에도 괜찮아 보입니다. 실제 저녁엔 술 손님도 꽤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청진옥의 간판메뉴, '해장국(10,000원)'

 

팔팔 끓는 해장국이 아닌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처럼 먹기좋게 살짝 식힌 상태로 나왔습니다.

해장국 안의 내용물을 전부 덮을 정도로 파를 듬뿍 올려 내온것이 특징.

 

 

파를 살짝 걷어내니 그 안에 큼직한 배추가 들어있습니다.

오래 푹 끓인거라 젓가락으로도 쉽게 찢어질 정도로 잘 익었습니다.

 

국물은 얼큰한 국물이 아닌 맑은 국물.

해장국 하면 얼큰하게 고춧가루 혹은 양념장을 풀어 빨갛게 끓인 국물을 생각하기 쉬운데, 청진옥 해장국은 맑은국이 특징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선지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제가 청진옥 해장국에 끌리게 된 또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큼직하게 들어있는 선지 때문이었는데요,

(좋아하는 사람 한정으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신선하고 큼직한 선지가 통째로 들어있어 시각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선지와 함께 소의 양 등 해장국에 들어가는 각종 부속이 알차게 들어있는 것도 확인.

 

 

국물 안에는 배추와 함께 콩나물도 가득 들어있습니다.

얼큰한 국물이 아닌데, 속이 풀릴 정도로 엄청 개운하고 깔끔한, 그리고 속이 편안해지는 진한 국물에 감탄.

아 내가 그동안 맛봤던 얼큰한 해장국과는 확실히 다르구나... 라는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의 양은 이렇게 밥그릇에 따로 덜어내어 따로 나온 겨자간장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테이블에 겨자간장이 비치되어 있어 종지에 조금 덜어 소의 부속을 찍어먹을 수 있습니다.

 

 

국물과 건더기를 어느정도 맛본 뒤, 밥을 통째로 넣어 말았습니다.

국물에 밥을 넣어도 국물이 탁해지지 않고 맑은 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

 

 

뭐 이후부터는... 정말 열심히 먹었지요...ㅋㅋ

뽀얀 돼지고기로 낸 국물의 국밥과는 다른 방향의 맑은 국물이 만들어내는 개운함와 진한 맛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특히 선지, 선지가 정말 맛있었는데요...!! 선지가 너무 되거나 꾸덕꾸덕하지 않고 적당히 부들부들해서

입 안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씹으면서 터지는 그 신선한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국물 하나 남김없이 깔끔하게 클리어!

 

 

모듬전 역시 네 명 협심(?)하여 맛있게 먹어치웠습니다.

굳이 특 사이즈를 시키지 않고 기본 사이즈만 먹어도 해장국 안에 들어간 고명이 많아 포만감과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과연 그 이름만큼이나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80년 역사를 이어 온 전통, 청진옥해장국.

 

맑은 국물로 끓였음에도 그 진하기가 얼큰한 해장국 못지않고, 무엇보다 해장국 안에 들어있던 선지가 너무 맛있어

선지 때문에라도 다음에 또 와서 먹어보고 싶은, 그리고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청진옥은 나중에 이 근방에서 약속 잡히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과 오면 또 찾게될 것 같군요.

 

. . . . . .

 

청진옥 근방에 있는 이북음식 전문점 '서평옥'

이 식당은 이북식 탕반(국밥)을 판매하는 곳이라는데, '수령탕반' 이라는 이름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수령님 드시는 국밥도 아니고 저건 뭐여...ㅋㅋ 기본 국밥에 양지, 도가니, 우설이 들어간 특 탕반이라 보면 될 듯 합니다.

 

여기도 다음에 한 번 가 보고 싶군요.

 

 

※ 청진옥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3번출구 하차, KT 광화문빌딩 East 맞은편(연중무휴 24시간)

www.cheongjinok.com/

 

청진옥 - 해장국의 원조

1937년 개업한 해장국의 원조 피맛골에서 3대째 80년간 이어온 노포

www.cheongjinok.com

2020. 10. 26 // by RYUNA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