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지역의 명물 과자 '시로이 코이비토(白い恋人)' 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홋카이도 명물이긴 하지만 어느 일본 공항 면세점을 가든 빠지지 않고 있는 그 과자는 부드러운 쿠키 사이 화이트 초콜릿이 들어간
랑그드샤 스타일의 샌드 과자로 국내 백화점에서 직수입으로 가져와 특별전을 연 것은 물론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도쿄바나나, 로이스초콜릿과 더불어 '한국으로 꼭 사갖고 와야 하는 과자' 로 가장 잘 알려진 명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오사카에서 이 '시로이 코이비토' 의 이름을 베껴 만든 짝퉁 제품이 하나 있습니다.
오사카에 본진을 두고 있는 연예기획사인 '요시모토 흥업(吉本興業)' 에서 자체 기념품을 만들어 생산할 때 같이 낸 상품으로
그 제품의 이름은... 시로이 코이비토 앞에 두 글자를 더 붙인 '오모시로이 코이비토(面白い恋人)' 라고 합니다(...)
시로이 코이비토의 뜻이 '하얀 연인' 인데,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는 '재미있는 연인'. 개그맨 출신이 많고 유머 센스가 좋기로 유명한
오사카 사람들의 기질을 나타내기도 하는 말장난으로 이 때문에 시로이 코이비토 측에서 소송도 한 번 걸렸다고 하는데
어찌저찌 마무리가 잘 됐는지 지금도 계속 잘 팔리고 있더라고요. 여튼 말장난을 이용하여 만든 상당히 재미있는 제품입니다;;
이 오모시로이 코이비토 오리지널은 제가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어요. 시로이 코이비토가 랑그드샤면 오모시로이 코이비토는
고프레 계열의 샌드과자. 아예 제품의 종류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모시로이 코이비토의 새로운 상품이 나왔길래 한 번 호기심에 집어들어봤어요.
오늘 소개할 제품인 '오사카의 새로운 명물, 오모시로이 코이비토 DX' 라고 하는 제품입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구매처는 오사카 센니치마에 상점가 안에 위치한 '요시모토 극장' 의 기념품점.
실제 이 요시모토의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은 요시모토 극장, 혹은 킨테츠 난바역 개찰구 앞 패밀리마트 두 곳밖에 못 봤습니다.
제품 포장 후면에 인쇄되어 있는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등의 정보입니다.
과자 한 개의 열량은 25.8kcal로 상당히 낮은 편인데 그만큼... 크기가 좀 작습니다.
박스 안에는 이렇게 개별 포장되어 있는 '오모시로이 코이비토 DX' 가 차곡차곡 담겨있어요.
박스 자체가 크지 않아 내용물이 그리 많을 것 같진 않은데요...
총 여섯 개의 과자가 들어있습니다.
시로이 코이비토가 홋카이도 최북단 왓카나이 시 동쪽의 레분 섬에 위치한 자연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면
오모시로이 코이비토의 배경은 오사카 성(...) 그 왼쪽에 젠틀하게 차려입은 모-던보이같은 남녀의 모습이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도 오리지널 오모시로이 코이비토처럼 고프레 계열의 얇은 전병과자 사이 크림이 샌드되어 있는 형태인데요,
과자가 엄청나게 얇고 그 사이 발라져있는 크림은 살짝 과자 바깥으로 삐져나갈 정도로 모양새는 썩 좋지 않은 편입니다.
과자에 영어로 뭐라뭐라 써 있는데 뭐라 쓴 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 안에 바른 크림이 시로이 코이비토의 그 화이트 초콜릿 크림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더라고요.
기본 고프레 스타일의 바삭한 샌드과자는 유지하면서 안의 크림을 화이트 초콜릿 크림으로 변경한 것. 진한 화이트초콜릿의
부드럽고 기분좋은 단맛과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과자의 식감이 좋아 맛 자체는 특별히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맛은 좋았어요. 다만 모양이 좀 별로였고 네이밍 센스가 좋지 않았을 뿐이지...;;
그냥 순수한 선물용으로 사기엔 좀 쌈마이한 감성이 느껴져 그렇게 추천하진 않고, 시로이 코이비토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약간 장난치기 위한 목적(?) 혹은 재미있는 걸 소개시켜주기 위한 목적 등을 갖고 선물해주면 꽤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얀 연인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한 순간에 웃기는 연인으로 바꿔버리는 센스 뭐니... 나라도 소송걸겠다 이건(...)
2024. 10.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