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 중 리듬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리 없는 노량진의 게임센터, '어뮤즈타운!'
그 어뮤즈타운 바로 맞은편에 '카이저호프' 라고 하는 치킨 파는 호프집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가게가 어뮤즈타운 방문한
리듬게임맨들이 게임 하고 나와서 맥주마시러 가는 곳으로 유명해졌더라고요. 그 명성을 익히 예전부터 들어와서 저도 궁금했는데
드디어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다녀온 곳은 노량진 어뮤즈타운 게임센터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카이저호프' 입니다.
매장 내부는 호프집이라기보다는 뭔가 앤티크한 분위기의 경양식집 같은 느낌. 일반적인 술집과는 인테리어가 좀 다르네요.
저는 비교적 일찍 와서 자리 여유가 있었는데 적당히 구석진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바닥 마감도 일반 바닥이 아닌 도끼다시 바닥... 어쩐지 엄청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지더라니...
메뉴판은 테이블마다 T오더 태블릿이 설치되어 있어 이걸 통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간판 메뉴는 치킨류. 여기 온 사람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다들 치킨 맛있다고...
가격대는 노량진이라 해서 특별히 저렴한 건 아니고 그냥 다른 동네 호프집과 비슷한 수준. 약간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앞접시, 그리고 물티슈.
기본 안주로 나오는 팝콘.
여기 생맥주 시원하고 맛있다고 엄청 홍보하던데, 역전할머니맥주의 살얼음맥주까진 아니지만 관리 잘 하는 거 느껴졌어요.
지금은 좀 선선해지긴 했는데 여기 방문했을 땐 엄청 습하고 더운 한여름이라 특히 더 맛있었던...ㅋㅋ
치킨을 시켰읜 치킨무. 왠지 공장제가 아닌 수제 같은 느낌이 들었던 맛.
첫 번째 안주, '순살파닭(21,000원)'
순살치킨 위에 파채를 듬뿍 얹고 매콤한 겨자 소스를 뿌려 마무리한 카이저호프의 대표 안주요리 중 하나.
파채를 아주 넉넉하게 담아주기 때문에 파 아끼지 앉고 듬뿍듬뿍 집어먹을 수 있습니다. 요새 파 가격 엄청 비싼데 말이죠.
사실 후라이드 치킨이야 정말 더럽게 못 튀기지 않는 한 기본 이상은 하는 법이라 특별히 흠 잡을 덴 없었고
결국 파닭은 소스의 맛으로 좌우되는 것도 있을텐데 여기 소스는 전반적으로 좀 찐득하면서 맛이 진한 편입니다. 겨자향이 꽤 센데
이 톡 쏘는 겨자향과 진한 소스의 풍부한 맛이 파닭과 잘 조화되는 맛. 맥주 계속 들어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두 번째 요리는 '30cm 치즈롤까스'
이거 역전할머니맥주에서도 인기 있는 메뉴로 알고 있는데 거대 치즈스틱처럼 큼직한 치즈돈까스 한 덩어리가 담겨 나왔습니다.
돈까스 소스는 이렇게 따로 담겨 제공. 일식이 아닌 경양식 스타일의 돈까스.
가위로 이렇게 한 입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 조각씩 집어 즐기면 됩니다.
자르면 돈까스 안에 들어있는 모짜렐라 치즈가 줄줄 흘러내릴... 정도까진 아니지만 꽤 쫀득하고 알차게 들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튀긴 돼지고기 안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모짜렐라 치즈, 이거 돈까스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싫어할 리 없지요.
달짝지근한 돈까스 소스에 푹 아낌없이 찍어서 먹으면 아, 이것이 행복.
치킨과는 다른 방향의 입 안 가득 찬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치즈돈까스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 맛.
이 돈까스는 소스 찍어먹는 것도 좋지만 파닭에 올라간 파채 얹어서 먹는 것도 굉장히 궁합이 잘 맞더라고요.
첫 번째와 두 번째 안주로 어느 정도 배가 차서 세 번째는 그냥 가벼운 씹을거리로 노가리를 주문했습니다.
불에 갓 구운 다섯 마리의 노가리, 그리고 소금에 볶은 땅콩이 함께 제공되는 메뉴.
진짜 어릴 때 아버지 따라 아버지 친구분들 함께 만난 모임자리에 가서 노가리라는 걸 처음 먹어봤는데요,
그 때는 이 노가리라는 게 뻣뻣하고 딱딱하기만 하고 맛대가리도 없어서 '어른들은 대체 이런 걸 왜 먹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ㅋㅋ 물론 지금도 초딩 입맛이라 양념치킨이나 돈까스가 여전히 좋긴 하지만
배 적당히 찼을 때 고소하게 씹어먹기 좋은 안주로 이 노가리만한 게 없어요. 언제부턴가 이런 걸 함께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냥 먹어도 고소하니 좋지만 청양고추와 간장을 뿌린 마요네즈와 함께하면 더욱 금상첨화겠지요.
땅콩도 그냥 땅콩이 아닌 소금에 볶아 짭짤한 맛이 일품.
노량진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 하고 싶을 때 찾아가기 좋은 '카이저호프'
주변 사람들이 여기 좋다고 많이들 찾아가는데 확실히 나오는 음식들도 좋고 사장님도 친절한데다 아늑해서 맥주마시기 좋네요.
특유의 시끌시끌하지 않고 적당히 아늑한 분위기 때문에 맥주 시켜놓고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나누기 좋았던 장소라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그 땐 한 번 다른 것들도 먹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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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저호프 찾아가는 길 : 서울특별히 동작구 만양로14가길 32 1층(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에서 도보로 약 3~4분)
2024. 10.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