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주 재미있는 가게를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서울숲역, 뚝섬역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짐빔 하이볼 팝업스토어' 를 다녀왔는데요...
이 팝업스토어 이름은 '짐빔 괴식당' 으로 짐빔 하이볼과 특정 재료를 이용한 독특한 요리를 파는 가게로 운영중입니다.
각 주차마다 특이한 재료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메뉴를 내놓았는데 이번 주말에 내놓은 메뉴는 바로... 바로...
'민트초코' 입니다.
참고로 6월 첫번째 주는 마라주간, 두번째 주는 엔초비 주간, 세번째 주는 고수 주간으로 운영했다고 합니다.
총 세 가지 민트초코 요리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나왔는데요...
각각 '민초 소떡소떡', '민초 치킨까스', '민초 하이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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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입구에 크게 붙어있는 '민트초코' 간판.
참고로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거라 가게 입구에서 사전 예약 여부를 확인한 뒤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 이용은 캐치테이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예약하는 거였는데 사전 예약이 꽉 차서 기다리다 빈 자리가 났을 때
잽싸게 그 빈자리를 차지한 뒤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어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매장 내에서 마시고 가는 것과 별개로 짐빔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200ml들이 한 병 가격은 10,000원.
정가 12,000원인 제품을 2,000원 할인 판매하며 하이볼과 함께 하는 DIY 패키지를 무료 증정한다고 합니다.
저기 가운데 샘플 박스에 담긴 것처럼 제공하는 것 같은데 나름 선물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즐겨봐, 우리대로! 짐빔하이볼.
이 콜라보레이션 식당은 언제까지 운영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민트초코 주간은 일단 30일인 오늘 끝났다고 합니다.
실내는 가볍게 하이볼과 요리를 먹고갈 수 있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저 카운터 쪽의 직원을 통해 요리 주문을 할 수 있고 음식을 받아 먹고 가면 됩니다.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카운터 뒷편에 있는 메뉴판을 한 컷.
일단 정상적인 메뉴로는 진저하이볼, 짐빔위스키 병, 짐빔하이볼 캔, 그리고 오리지널 하이볼 네 가지가 있습니다.
하이볼의 경우 한 잔 5,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번 콜라보레이션 메뉴인 '민초 소떡소떡', '민초 치킨까스', '민초 하이볼' 의 가격은 각 6,000원입니다.
푸드, 그리고 하이볼을 함께 주문하면 1,000원 할인 혜택이 있어서 전부 주문시 17,0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매장 한 쪽엔 이번 콜라보레이션 안주 메뉴인 '민초 소떡소떡' 과 '민초 치킨까스' 샘플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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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외벽도 온통 민초민초하게 민트색으로 도배.
이 인테리어가 지난주에는 고수 주간으로 온통 고수고수하게, 그 전주는 엔초비, 마라 이런 순으로 꾸며졌을거라 생각하니
뭔가 웃프면서도... 엄청 인테리어 꾸미느라 고생했겠다 싶네요(...) 여튼 분위기 하나만큼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리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차마...;;)
짐빔괴식당의 메뉴판.
제가 갔던 주는 '민트초코 위크' 라 오른쪽 아래, 민트초코 메뉴만 주문 가능했는데
이건 뭐 다른 주간도 만만치 않네요. 그나마 마라주간이 조금 낫지 엔초비 주간, 고수 주간도 엄청났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괴식 농도로 따지면 역시 민트초코 주간이 가장 막강하지 않을까 싶어요.
마라 감자튀김이라든가 고수김치와 냉제육, 엔초비 김밥 정도는 먹을만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음식 주문시 짐빔 컵 모양의 열쇠고리, 그리고 뱃지를 선물로 주길래 감사히 받았습니다. 열쇠고리 꽤 크고 괜찮더군요.
그리고 도착한 대망의 '민트초코 콜라보레이션 메뉴'
쟁반 하나에 민초 하이볼, 민초 소떡소떡, 그리고 민초 치킨까스가 함께 담겨나왔습니다. 이 모든 게 17,000원...!!
어째서인지 강한 민트색을 내뿜고 있는 짐빔 하이볼. 일회용 잔에 담겨나옵니다.
위에 가루처럼 뿌린 건 화이트초콜릿 같습니다. 까만 초콜릿 대신 화이트초콜릿을 뿌려 민트초코 느낌을 내려 한 듯.
이거 민트향이 꽤 강한데... 어디까지나 제 기준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생각보다 괜찮거든요?
막 엄청 이상한 괴식일 것 같은... 아니 괴식이 맞긴 한데... 분명 그렇긴 한데... 아예 말이 안 되는 조합은 아니란 말입니다.
왜 깔루아 민트 같은 것도 있고... 음료도 보면 민트초코 넣은 음료들 많잖아요... 그러니까 술도 생각보다 괜찮다고...
딱 하나 마음에 안 든 부분이라면 위에 얹어진 화이트초콜릿 가루가 잘 녹아들지 않아 좀 텁텁한 식감이 있었다는 정도?
다만 제가 술이 약해 그런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좀 빨리 취하긴 했습니다(...) 반만 마셨는데 얼굴 빨갛게 달아오른...
여튼 생각보다... 생각보다는 마실만했습니다만 두 번 마시라고 하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던 맛이긴 했습니다.
다음은 '민초 치킨까스(6,000원)' 입니다.
처음에 치킨까스라고 하여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그 정체는 너무도 정직한 '피카츄 돈까스'
갓 튀긴 피카츄 돈까스 위에 민트초코 소스를 치덕치덕 바른 뒤 마지막으로 초콜릿 쿠키 부순 걸 듬뿍 뿌렸습니다.
민트초코 소스를 치덕치덕~ 치덕치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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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튀긴 따끈한 피카츄돈까스 위에 끈적한 민트소스와 달콤한 초콜릿 쿠키와의 조화가 정말 환장적인 맛인데요,
이 소스의 정체는 놀랍게도 '마요네즈' 입니다.
그러니까 마요네즈 베이스로 만든 민트초코 마요네즈에요.
짭짤하고 고소한 마요네즈 소스에 민트를 집어넣어 특유의 상쾌함을 배가시켰고 그것도 따끈따끈하게 데운 소스라
따끈한 마요네즈와 상큼한 민트향, 거기에 초코쿠키의 달콤바삭한 식감이 바삭~한 피카츄돈까스와 한데 어우러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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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민초 소떡소떡(6,000원)' 입니다.
이영자의 픽! 그 유명한 소떡소떡 위에 민초 마요네즈 소스와 함께 스프링클을 뿌려 마무리했습니다.
오, 이건 꽤 큼직하니 든든할 것 같군요. 근데 원래 소떡소떡 3,000원 정도 하지 않나...
민초 마요네즈를 뿌린 뒤 스프링클을 적당히 뿌려 6,000원이라니, 그리고 그걸 알면서 사먹는다니 역시 창조경제로군...
이게 그... 민초 치킨까스보다는 좀 낫더군요....
아니 어쩌면 치킨까스를 먼저 먹어서 충격을 크게 받은 뒤 다음에 먹은거라 좀 더 낫다고 느낀 걸지 모르겠는데
치킨까스에 비해 민초향이 조금 약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 소시지의 맛이 강해서 오히려 소스가 좀 묻히는 느낌.
치킨까스 처음 먹었을 땐 충격이 너무 컸는데 그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이어 먹은거라 좀 더 나았다고 느꼈을지도 몰라요.
의외로 떡 부분은 또 꽤 먹을만했다는 게 나름 개그라면 개그...
여튼 소떡소떡은 생각보다...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다만 어디까지나 앞의 치킨까스 이후에 먹은 거라 그렇게 느낀 거지
제 평가는 절대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는 걸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다 먹긴... 했습니다...
뭔가... 뭔가 만족스럽긴 한데, 이 만족스러움이 일반적인 맛있고 배부른 식사를 한 데서 오는 만족감이 아닌
어딘가... 왜곡된 만족감... 정상적이지 않은 이상성욕에 가까운 변태적인 만족감... 뒷맛이 찝찝한 그런 만족감이었습니다.
일단 궁금한 걸 해소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내가 왜 이딴 짓을' 하는 자괴감, 이 둘이 한데 섞인 복잡하고 미묘한 기분으로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직원들을 뒤로 한 채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원들 정말 친절했습니다(반어법 아님)
이 짐빔괴식당이 과연 7월에도 계속 운영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도 이런 독특한 컨셉의 괴식 식당으로 운영한다면 궁금하신 분은 한 번 가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꼭 가보라고 등 떠밀진 않았다. 궁금하면 가봐, 근데 가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더라도 나는 책임질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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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괴식 먹은 것과 별개로 방문객들에게 선물은 정말 잘 챙겨주더라고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열쇠고리, 뱃지는 기본, 중간에 가위바위보 이벤트 이겨서 짐빔 전용 다회용 빨대 하나와
인스타그램 인증 이벤트로 캔 쿨러도 하나 받았습니다. 다른것도 그렇지만 캔 쿨러는 정말 유용하게 사용 잘 할 듯.
주변분 중 엔초비 week에 방문하여 엔초비 케이크를 먹어보고 온 분이 계셨다는데 그 분의 후기도 첨부합니다.
참고로 그 분 말로 엔초비 케이크는 상상 이상으로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https://blog.naver.com/totheno1/223479768153
2024. 6. 3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