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흑백요리사' 열풍도 이제 조금씩 진정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가 일어난지 2주기가 되었던 해, 이태원동에 위치한 '잭잭(JACKJACK)' 이라는 햄버거집을
친구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여기도 '흑백요리사' 에 등장했던 가게지요. 비록 1차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삐약이(병아리) 가면을 쓰고 등장한 요리사, 그리고 백종원에게 '그냥 치킨버건데?' 라는 평가를 들은 것이 상당히 임팩트있게 남아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꽤 회자되고 있는 집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집 치킨버거가 궁금해서 방문해보게 되었어요...ㅋㅋ
가게 입구에 세워져 있는 입간판. '베스트 치킨 인 타운' 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네요.
2023이라는 문구가 간판에 있는 걸 보니 오픈한 지 오래 된 매장은 아닌 것 같아보입니다.
이태원동에 위치해있긴 하지만 실제론 녹사평역에서 좀 더 가까워요. 경리단길 쪽에 위치해있어 녹사평역에서도 좀 걸어야 합니다.
매장 안으로 입장. 제가 들어왔을 땐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이내 사람들이 들어와 금방 가득 차더군요.
전반적으로 이태원이라는 동네답게 인테리어는 상당히 힙하면서도 자유로운 미국풍의 분위기가 강한 편입니다.
매장 한 쪽 소파에 그 문제의 '짹짹이 가면' 이 놓여져있어요...ㅋㅋ 포토 존을 만든건지 아예 저렇게 사진 찍으라고 하는 것 같네요.
방송에서 심사평을 받기 위해 만든 버거는 왼쪽 아래의 '잭 더 맥' 이란 제품입니다. 치킨버거와 맥앤치즈를 결합한 제품으로
이름만 들어도 엄청나게 칼로리 높고 첨예하게 느끼할 것 같은(이것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 많을 것 같은) 이 메뉴 가격은 14,900원.
하지만 아쉽게도 그 메뉴는 현재 매진 상태라 가장 기본 메뉴인 '잭잭버거(11,900원)' 를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왼쪽은 버거 단품 가격, 여기에 탄산음료(2,500원)을 추가했습니다.
주문 후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음식을 직접 가져다줍니다. 티슈, 빨대 등은 셀프.
빨간색 바구니에 담겨 나온 잭잭버거와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버거 담겨나오는 것처럼 음식이 담겨나왔습니다.
탄산음료는 제로펩시 라임 선택.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인 '잭잭버거(JACKJACK Burger - 11,900원)'
폭신한 번(빵) 사이에 누가 봐도 큼직하다고 느낄만한 닭가슴살 패티. 그리고 레터스와 적양배추, 소스 등을 뿌려 마무리한 버거.
버거 자체는 사진으로 보는 것에 비해 그렇게 크다는 느낌은 없지만 치킨의 두께만큼은 확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엄청 두꺼워요.
그래서 볼륨감 하나만큼은 발군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지요. 소스 또한 넘쳐날 정도로 듬뿍듬뿍 뿌렸고요.
음... 그냥 치킨버건데...??
...까진 아니고 정말 맛있는 치킨버거임...ㅋㅋ 이거 닭가슴살인데도 불구 퍽퍽하지 않고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꽤 맛있는 치킨버거' 입니다. 절대 그냥 평범한 맛은 아니라고 생각. 이렇게 두꺼운데도 촉촉하게 씹히는 질감이 정말 괜찮네요.
거기에 소스는 기본적으로 칠리 소스 계열이라 향이 꽤 강하고 매콤한데 소스와의 조합도 아주 매력적으로 잘 어울리는 편이라
미국식 스타일의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을듯. 상당히 이국적인, 하지만 그게 싫지 않은 느낌입니다.
약간 뭐랄까, 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한국의 햄버거에 밋밋함을 느낄 때 이걸 선택하면 만족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
여튼 방송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맛 없는 음식은 아니었어요. 아주 맛있는 치킨버거 인정.
네이버 영수증 리뷰 이벤트가 있길래 일단 이런 건 무조건 챙기는지라 바로 참여.
블루치즈 소스가 함께하는 '버팔로 텐더' 라는 메뉴를 받았습니다. 두 명이 영수증 리뷰한거라 두 조각 받았어요.
원래 1인이 리뷰할 경우 한 조각을 줍니다. 그냥 같이 접시에 담아준 듯.
같이 나온 소스는 블루치즈 소스인데 특유의 쿰쿰한 소스향이 꽤 강해서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저는 일단 취향은 아닌...
큼직한 닭다리살을 바삭하게 튀긴 뒤 그 위에 타바스코 계열의 소스를 듬뿍 뿌려 마무리한 닭튀김으로 칼로 썰어먹으면 됩니다.
크기는 버거 패티로 써도 손색없을 정도로 꽤 큼직해서 '서비스 메뉴 치고는 상당히 좋은데...' 라는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버거 가격이 전반적으로 조금 센 편인데 그 높은 가격을 이 서비스 메뉴에서 크게 만회한 느낌.
버거 본품에 들어있는 치킨 패티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가슴살이라면 이 쪽은 쫄깃쫄깃하고 기름진 질감을 느낄 수 있어
두 가지 닭고기의 질감을 비교하며 즐기기 좋습니다. 저는 둘 다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이 쫄깃한 질감을 더 선호하긴 해요.
다만 개인적으로 소스는 제 입맛에 불호. 타바스코 계열의 소스라 매콤하면서 특유의 신맛이 너무 센 편이라 시큼한 걸 싫어하는
저로서는 그냥 소스 없이 맨 튀김만 소금간 해서 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여튼 '치킨 튀기는 건 확실히 좋다' 라는 걸 느끼며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흑백요리사 출연,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다른 요리사들에 비해 빨리 화면에서 사라졌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던
병아리 가면을 쓰고 출연한 요리사가 운영하는 치킨버거 전문점, 이태원의 '잭잭(JACKJACK)'
치킨버거 좋아하는 분들, 특히 한국의 햄버거가 아닌 미국식 햄버거 특유의 풍미를 즐기고 싶은 분들은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해요.
. . . . . .
그리고 이 날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참사가 일어났던 그 골목은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고 방송국 카메라 뒤로 조문하러 온 소수의 사람들이 조용히 벽 앞에서
국화를 올리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참사 피해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 . . . . .
※ 잭잭 찾아가는 길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6길 21 1층(이태원동 292-4),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2024. 11.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