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
(3)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저, 평산마을(경남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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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돈에서 돈까스 먹고 나온 뒤 바로 큰길가에 있는 '참바른병원'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여기서 버스를 타야 한다.
울산도 이렇게 버스정류장을 부스형으로 만들어놓았는데 실내 냉방장치는 물론 핸드폰 무선 충전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물론 핸드폰 무선 충전기는 작동하지 않았지만(...) 여튼 요새는 버스정류장을 이렇게 건물형으로 만드는 게 추세인 듯.
내가 여기서 타야 하는 버스는 1723번.
목적지는 종점, '통도사 신평버스터미널'
1723번 버스는 일반 도시형버스가 아닌 시내직행좌석으로 수도권의 광역버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 버스 종점이 신평종합터미널인데 울산시가 아닌 양산시 소속이기 때문에 사실상 도시 사이를 오가는 광역버스인 셈.
요금도 일반 시내버스에 비해 당연히 높다. 울산 도시형버스 요금이 1,500원인데 반해 이 버스는 2,300원(카드 기준)을 받는다.
버스는 약 한 시간 정도를 달려 종점 '통도사 신평버스터미널' 에 도착.
'통도사 신평버스터미널' 은 경남 양산에 위치한 버스터미널로 근처에 사찰 통도사가 있어 그 사찰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한다.
양산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어 양산버스, 그리고 울산버스가 전부 터미널에 들어오는 게 특징.
또한 여기서 몇몇 양산버스는 부산지하철 양산역, 명륜역으로 가는 노선도 있어 양산버스를 통한 부산지하철과의 환승도 가능하다.
다만 울산광역시 버스와 양산시 버스와의 환승할인은 불가능.
버스터미널이라고 하지만 터미널 규모는 아주 아담한 편.
이 곳에 들어오는 버스들은 부산 노포동 가는 시외직행 외에 전부 교통카드 찍고 타는 버스들 뿐이라 매표소도 운영하지 않는다.
통도사 신평터미널에 들어오는 버스 노선들. 다만 여기 표시된 버스는 양산시 시내버스만 안내되어 있다.
좀 더 자세한 버스 시각표는 매표소 위 '요금 및 운행시간 안내표' 에 표시되어 있다.
일반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 출발 시각도 함께 표시되어 있어 건물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시간에 맞춰 타는 곳으로 나가면 된다.
시외버스 승차권을 따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부산 노포동으로 가는 직행시외버스도 차 내에서 현금 내면 되는듯.
신평터미널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사찰 '통도사' 가 나온다.
세계문화유산 '영축산 통도사(靈鷲山 通度寺)'
통도사는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사찰로 646년 신라 선덕여왕 시절 창건되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서 깊은 사찰이기도 하다.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3대 사찰이라 불릴 정도로 사찰 규모가 크고 문화재를 매우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일부러 찾아갈 가치가 있을 만큼 한 번쯤은 꼭 가 볼만한 곳이긴 한데... 아쉽게도 오늘 내 목적지는 통도사가 아니다.
...아니 사실 비가 이렇게까지 안 왔으면 나도 여기 한 번 들어가봤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러기엔 오늘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있어...
통도사를 지나 '정말 이 길이 맞아...?' 라는 의심이 들 만큼 인적 드문 언덕을 따라 쭉 걸어간다.
큰길 따라 걷다가 이 표지판이 나오는 걸 확인한 뒤 왼쪽으로 꺾어 조금만 더 걸어가면...
'평산마을' 이라는 작은 시골마을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이미 눈치채신 분들이 여럿 계시겠지만, 평산마을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재임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이 퇴임 후 귀향하여 살고 있는 마을이다. 주소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가 보고 싶어 찾아온 곳.
참고로 역대 전임 대통령의 생가 및 고향, 혹은 퇴임 후 내려와 사는 장소를 찾아가본 건 여기 평산마을 말고도 몇 곳 더 있긴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영 봉하마을' 이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던 '거제 대계마을'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포항 덕실마을', 그리고 박정의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 상모동 박정희 생가'
또 지금은 터만 남아있긴 하지만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 터' 도 지나가본 적이 있다. 전부 한 번씩 가본 곳.
정치적인 이유 딱히 없음. 진짜임.
그냥 이번에 부산 내려가면 뭐 할까 컨텐츠(...) 찾다 여기가 울산에서 멀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한 번 가볼까?' 라고 생각한 게 전부.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흥미로운(...) 모습을 하나 발견, 뉴스에서 봤던 그 '시위 현장' 을 직접 내 눈으로 보게 되다니...
원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바로 앞에서 시위를 했다는데, 소음으로 인해 사저 반경 얼마 이내에선 시위를 못 하게 쫓겨나
지금은 마을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마을 입구 쪽 진입도로로 시위 장소를 옮겨 계속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시위 현장에 설치해놓은 확성기에서는 계속 군가, 그리고 욕설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난 뉴스로만 봤을 때 이 사람들이 계속 욕설하는 것, 직접 확성기 들고 육성으로 내뱉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녹음한 음원을 계속 반복하여 틀어놓는 거더라(...)
시위 현장 지키고 있는 사람은 저 차량 뒤 천막 안 아주머니 한 명이 전부.
비 피해 천막 안에 앉아 말없이 핸드폰만 계속 보고 계시던데(...)
사람들 지나가든 말든 별로 신경 안 쓰고 핸드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좀... 시위하는 것 치고 너무 귀찮고 무성의하잖아...ㅋㅋ;;
마을 들어오는 길목에 현수막을 정말 많이 설치해놓았던데, 개중엔 내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현수막도 좀 있었다.
정치적 성향 차이로 '이해를 못 하겠다' 는 뜻이 아닌 단어 그대로 순수하게 '대체 뭔 소리여?' 라며 이해가 안 되는 것.
어쨌든 이 시위 현장을 지나 좀만 더 걸어가면 작은 카페 하나가 나온다.
평산마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 이라는 서점이 있는데
거기서 책을 산 뒤 영수증을 카페에 보여주면 카페 이용 가격의 5%를 할인해준다고 한다.
역으로 이 카페에서 음료를 마신 뒤 받은 영수증을 평산책방으로 가져가면 평산책방에서 구매한 책 가격의 5%를 빼준다고...
평산마을 입구의 버스정류장.
사실 좀 전의 통도사 신평버스터미널에서 평산마을 들어오는 마을버스가 하나 있어 그걸 타고 들어오면 더 편했을텐데
버스 배차간격이 매우 넓은데다 내가 도착했을 땐 막 버스 한 대가 떠난지라 다음 버스 타려면 터미널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그냥 지도 보고 '걸어가도 되겠다' 싶어 도보 이동을 택한 것.
그런데 이 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돌아갈 땐 아무래도 버스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걸어오기 너무 힘들었음;;
여기서부터는 전임 대통령 경호구역이라고 한다.
전임 대통령 경호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니 행동에 조심하라는 뜻인데, 사실 일반적인 관광객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됨.
뉴스에도 나올만큼 논란이 되었던 '평산책빵' 카페도 발견(...)
다만 여기는 평산책방 유명세에 편승하여 돈 벌려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꽤 있어서인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적어도 반년전 내가 찾아갈 땐 이 가게의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
빵집은 왼쪽, 그리고 서점은 오른쪽.
다만 빵집은 평산책방을 운영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평산책방은 마을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에 함께 붙어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 사는 마을에 붙어있는 곳이다보니
외부 사람들이 찾아오면 마을 사람들이 많이 불편하겠다 싶더라... 그래서 담벼락에는 쓰레기 버리지 말고 조용히 다녀달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외부인이 사실 안 찾는 게 제일이겠지만 그래도 온다면 이 정도 매너는 응당 지켜줘야겠지.
꼭 평산마을이 아니더라도 주민들 거주하는 지역에 외지인이 찾아가면 조용히 둘러보는 게 기본 매너라고 생각.
마을은 진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 그 자체였다.
마을 입구에 위치한 평산책방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서인지 여기 찾는 외지 사람들도 굳이 마을 안쪽 깊게는 들어가지 않는 듯.
평산책방 바로 옆 주택 담에 손글씨로 호소문 또는 경고문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솔직히 눈살 찌푸려진다기보단 '오죽 심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정말로 전임 대통령이 좋아 이 마을을 찾는거라면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게 행동하는게 그 전임 대통령을 위하는 길인데...
마을 입구에서 확성기 틀어놓고 시위하는 것보다 더 씁쓸했던 부분.
마을의 유일한 식당인 '청기와'
잔치국수와 산채비빔밥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저 '청기와' 라는 이름은 아마도... 청와대를 의미하는 거겠지...?
마을 밖 도로로 나와 밭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다시 한 번 '경호구역' 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앞엔 작은 초소와 경호원이 한 명 서 있다.
경호구역 현수막 붙어있는 도로 바로 뒤의 저 건물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사저 주변으로 다른 가정집들이 몇 있는데 저 곳은 대통령 경호구역이라 외부인은 출입 금지, 마을 사람들만 오갈 수 있다.
곳곳에 경호원들이 지켜보고 있기도 하고 CCTV도 있으니 행여나 눈 피해 몰래 숨어들어갈 생각은 말 것.
주민 외 외부인 및 외부차량 출입금지. 이 이상 더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서도 안 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한 번 더 바라보고 발걸음 돌려 '평산책방' 으로 이동했다.
그나저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하루 한 번씩 평산책방으로 와서 찾아온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준다는데, 과연 나도 볼 수 있으려나?!
= Continue =
2024. 11. 1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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