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26) 똥멍청이짓을 저지르고 아리마온천(有馬温泉)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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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근교에서 유명한 온천으로 '아리마온천(有馬温泉)' 이라는 관광지가 있다.
오사카 서쪽, 효고현 고베시에 위치한 온천으로 오사카 여행을 가는 외국인들이 온천을 즐기고 싶을 때 많이 찾게 되는 곳.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로 많이 찾는데, 이 온천여행 수요를 위해 현지 온천욕과 왕복 열차 티켓을 포함한 패스도 팔고 있다.
바로 내가 이번에 구매한 '아리마온천 타이코노유' 티켓이 대표적인 패스 중 하나인데
아리마온천 내 위치한 유명한 온천욕장인 '타이코노유(太閤の湯)' 입장권과 오사카 시내에서 아리마온천까지 오갈 수 있는
교통 패스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내가 구매한 건 오사카 난바에서 출발하여
이용할 수 있는 '타이코노유 한신전철 패스' 로 가격은 2,650엔.
이 패스엔 오사카난바-고베산노미야 구간 한신전철, 산노미야-타니가미 구간 고베 시영 지하철, 타니가미-아리마온천 구간
고베전철 구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와 함께 타이코노유 입욕권(입장권)이 포함되어 있다.
타이코노유 입욕권이 성인 기준 평일 2,750엔, 주말 2,970엔인데 교통편을 포함한 이 패스가 입욕권보다 가격이 더 싸기 때문에
패스를 구매하면 사실상 입욕권도 정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을뿐더러 교통편은 아예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위에 보이는 것은 타이코노유 입욕권은 아니고 거기까지 왕복할 수 있는 위에 나열한 세 개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
전철을 탈 때 저 패스를 집어넣으면 당일에 한해 저기 언급된 구간에서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날, 나는 이 패스를 두 번 사는 똥멍청이짓을 저질러야 했다... 이유는 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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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사람이 싹 빠진 덴덴타운 거리.
난바 근처엔 센니치마에 라운드 원 이외에도 타이토 스테이션 게임센터가 두 곳 있는데, 하나는 이 곳 '덴덴타운점'
다른 하나는 난카이 난바역 남쪽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난바점' 이다.
하지만 둘 다 센니치마에 라운드 원, 그리고 최근 새롭게 생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기고(GiGO)' 에 비해 많이 밀리는 느낌.
덴덴타운의 애니메이트, 그리고 멜론북스는 같은 건물에 들어서 있음.
하늘은 맑은데 어제 새벽에 비가 좀 왔나봄. 땅이 다 젖어있다.
일본 정당, 의원 포스터 붙어있는 거야 여러 번 봤는데, 일본공산당 포스터는 실제로 처음 봄.
일본공산당은 정치 스펙트럼이 좌익~극좌 쪽에 가까운 정당이라고 하는데, 주로 교토, 오사카 쪽의 지지세가 꽤 강한 편이라고.
일단 다른 것보다도 포스터 배경에 무지개색이 칠해진 모습만으로도 이 정당의 색채가 드러나는 느낌이 꽤 강함.
난바역으로 향하는 난카이 전철 선로,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난바 파크스.
코로나19 이전엔 본 적 없었는데, 오래간만에 오사카에 오니 난바역 근처에 '기고(GiGO)' 게임센터가 새롭게 생겼다.
2012년, 오사카에 처음 왔을 때 난카이 난바역에서 내려 제일 먼저 갔던 게임센터인 '타이토 스테이션 난바점'
이 때 여기 게임센터 들어가 눈이 완전히 뒤집혔던 기억이 있어(너무 좋아서) 여러모로 추억이 많이 담겨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은 난바 마루이 앞.
난카이 전철의 터미널역이자 회사 본사가 있는 '난카이 난바역'
역사 건물 안에 타카시마야 백화점이 입점해있어 건물의 분위기도 꽤 고풍스러운 편.
JR 제외 칸사이 공항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사철이기 때문에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로 먹고사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 오사카 왔을 때 이 건물 보고 와, 쩐다... 했던 적이 있었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봐도 위압감 하나는 대단하다.
옛날엔 '오사카 시영 지하철' 이었는데, 지금은 '오사카 메트로' 로 민영화된 난바역.
하지만 말이 민영화되었다뿐이지 회사의 지분은 100% 오사카시가 갖고 있고 시영지하철 시절과 크게 바뀐 건 없다고 한다.
난바역은 총 7개의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
지하철 미도스지선, 센니치마에선, 요츠바시선, 그리고 JR과 한신전철, 킨테츠전철, 난카이전철이 한데 만나는 곳이다.
(굳이 노선을 따지면 난카이전철도 고야선과 본선이 따로 있기 때문에 8개 노선이라고 봐야... 되려나?)
이 중 난카이전철만 지상에 역사가 있고 나머지 노선은 전부 지하에 대합실과 역사가 들어서 있다.
오늘은 한신전철 타는 곳으로 간다.
미도스지선 난바역 북동쪽 개찰구.
오사카메트로로 회사가 바뀌면서 개찰구 위의 간판도 밝은 색 계열로 새롭게 교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꽤 밝아진 느낌.
킨테츠, 그리고 한신전철을 탈 수 있는 오사카난바역은 지하1층 대합실에서 한층 더 내려가야 나온다.
이 오사카난바역이 한신전철, 그리고 킨테츠전철의 경계구간이기 때문에 이 승강장에서 양쪽 방향의 열차를 다 탈 수 있음.
킨테츠 전철을 타면 사슴공원으로 유명한 나라를 갈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역 입구에도 관련 홍보를 하고 있었다.
사슴 되게 순해보이지? 속지 마, 쟤들 먹이 안 준다고 사람 공격하는 맹수들임(...)
지하 대합실로 내려간다.
한신, 그리고 킨테츠전철 무인발권기 뒤로 꽤 큰 규모의 패밀리마트 편의점이 있다.
빨간색이 한신전철(고베 가는 방향) 표 사는 곳, 그리고 파란색은 킨테츠전철(나라, 교토, 나고야 가는 방향) 표 사는 곳.
한신전철 노선도 및 요금표. 물론 패스를 쓸 거라 표는 사지 않지만...
패밀리마트에서는 오사카 오미야게(선물류)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 문제는...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선물들이 조금 껴 있다는 것이다(...)
요시모토 흥업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게닌(개그맨)들의 얼굴을 활용한 제품들이라든지...
저 슷치(왼쪽 봉지 속 단발머리 인물) 얼굴 그려진 봉지는 캔디인데, 오사카의 믹스쥬스 맛을 재현한 것. 이번에 하나 사 왔음;;
홋카이도 명과, 시로이 코이비토(하얀 연인) 짭으로 유명한(...) 오모시로이 코이비토(재미있는 연인)도 팔고 있다(...)
그걸로도 모자라 '도톤보리의 연인' 같은 제품까지 만들어 팔고 있음(...)
심지어 이건 시로이 코이비토와 동일한 랑그드샤 계열의 쿠키임. 진짜 오사카 특유의 기괴한 센스는 여기 다 들어있음...;;
여튼 개찰구 통과하고 바로 타이코노유 왕복 교통 승차권 패스도 개시했다.
내가 탈 열차는 3번 타는 곳.
한신, 킨테츠전철 오사카난바역은 두 회사가 같은 역사를 사용하는데, 정차하는 열차의 편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스크린도어(홈 도어)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대신 여기 들어오는 열차들은 꽤 느린 속도로 천천히 들어오는 편.
일단 열차 한 대가 들어왔고...
문이 열려서 탔는데, 어째 사람도 없고 내부가 텅 비어있다?
뭔가 좀 이상해서 나와보니...
운행하지 않는 차였음(...)
이거 말고 그 뒤에 오는 열차를 타야 했다... 가끔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니까...
다음 열차 기다리는 동안 찍은 오사카난바역 역명판.
역명판 양식은 한신전철이 아닌 킨테츠전철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노선번호도 킨테츠를 크게, 한신은 아래 조그맣게.
오사카난바 - 킨테츠나고야 간을 오가는 킨테츠 80000계 전동차인 특급 '히노토리(ひのとり)' 광고.
한창 코로나19가 발병하던 2020년 3월에 도입되어 운행을 시작한 차량으로 매시 정각에 오사카난바역을 출발한다고 한다.
좌석이 굉장히 편안하다고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타 보고 싶은 열차기도 함. 지금 탈 건 아니지만...
열차 언제 오나 기다리면서 반대편 승강장에 들어온 열차도 찍어주고...
이렇게 일반 전철과 특급열차가 번갈아가며 들어오는 곳이라 서로 문 위치와 규격이 달라 스크린도어 설치는 앞으로도 어려울 듯.
내가 탈 열차, '아마가사키(尼崎)' 행 보통 열차 도착.
난바역을 출발한 열차는 지상 구간으로 나와 아마가사키를 향해 달린다.
날씨 좋고~
종점 아마가사키(尼崎)역 도착.
이 역은 한신 본선의 중간역이자 한신 난바역의 종착역으로 산노미야(고베)를 가려면 여기서 내려 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간혹 난바역에서 출발하여 산노미야역까지 한 번에 가는 직통도 있긴 하지만, 내가 탄 열차는 여기까지만 운행.
열차가 거의 동시에 도착하여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본선 합류.
한신전철 본선의 역 중엔 '코시엔(甲子園)' 이라는 역이 있는데, 이 곳이 그 유명한 한신 타이거즈 홈구장이자
일본 고교 야구 선수권대회(코시엔)이 열리는 '한신 코시엔 구장' 이 있는 곳이다. 올해는 또 이 코시엔 구장이 100년 되는 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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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산노미야(神戸三宮)' 역 도착.
내가 탔던 한신전철 전동차는 이후 '산요 전기철도' 와 직결하여 산요히메지역까지 간다고 한다.
한신전철 고베산노미야역은 지하역사. 그리고 이 역에서 시종착하는 열차도 있다.
개찰구 거쳐 밖으로 나간 뒤 여기서 전철을 한 번 갈아타야 한다.
내가 갈아타야 할 전철은 '고베 시영 지하철'
시영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 정거장 이동하면 신코베역이 나오는데, 거기선 산요 신칸센과도 환승할 수 있다.
산노미야역이 고베의 최대 중심가긴 한데, 신칸센이 서지 않기 때문에 신칸센을 타기 위해선 한 정거장 거리인 신코베까지 가야 함.
그리고 여기서 2,300엔을 내고 타이코노유 입욕권+교통패스 티켓을 한 장 더 구매함(...)
표를 잃어버려서? ㄴㄴ...
아침에 나올 때 교통 패스만 챙기고 타이코노유 입욕권은 호텔에 두고 왔기 때문...
원래 패스를 구매하면 아까 전에 내가 썼던 교통 패스(마그네틱 카드)와 함께 이 종이로 된 입욕권 및 할인티켓을 함께 내어주는데,
이 입욕권을 그만 깜빡하고 호텔에 둔 채 교통 패스만 갖고 나온 거였다... 그리고 이걸 산노미야역 와서 알게 됨;;
여기서 다시 호텔로 돌아가 입욕권 갖고 나오면 왕복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버리게 되어 다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
그래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고베 시영 지하철 산노미야역에서 이 타이코노유 티켓을 다시 구매했다.
그나마 가장 가격이 저렴한 '고베 시영 지하철권(2,300엔)' 으로 구매하긴 했지만 결국 여기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나가버렸고
이게 누구 탓도 할 수 없는 200% 내 잘못인지라(...) 그냥 멍청비용 지불하고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해야만 했다.
고베 시영 지하철 타는 곳 안내.
이 지하철 노선은 '세이신·야마테선(西神·山手線)' 이라고 한다.
패스를 새로 구매하긴 했지만 교통 패스는 여기 올 때 썼던 걸 계속 써도 됐기에 그냥 쓰던 것 쓰기로 함.
고베 시영 지하철을 타 보는 건 이번이 처음.
산노미야역 역명판을 한 컷.
여기 지하철역 구조가 좀 특이한데, 단선 2면 2선식의 복층식 승강장 구조다. 상, 하행 선로가 서로 다른 층에 위치해있음.
열차 도착 안내 전광판에는 약간 조악하게나마 한글도 함께 표시되어 나온다.
난간형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는 고베 시영 지하철 승강장.
열차의 노선 색은 조금 진한 옥색.
산노미야역에서 타니가미역까지는 두 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는데, 중간역인 신코베 - 타니가미 구간이 무려 7.5km나 된다.
게다가 한 번에 가는 노선임에도 불구 신코베역까지는 '세이신·야마테선', 그리고 타니가미역까지는 '호쿠신선' 이란
서로 다른 노선으로 갈리게 되는데, 이는 호쿠신선이 원래 '호쿠신 급행전철' 이란 별도의 사철 회사가 운영하는 노선이었기 때문.
2020년 6월 1일 합병되면서 사철회사는 사라지고 사철 구간인 이 노선은 고베 시영 지하철 호쿠신선으로 운영 주체가 변경,
요금도 고베 시영지하철+호쿠신 급행전철 기본요금을 따로 내야 했던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종점, 타니가미(谷上)역 도착.
여기서 열차를 또 갈아타야 한다.
보통 관광객이 이 곳을 찾아오는 이유는 거의 99%가 아리마온천을 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역사 내엔 이렇게 아리마온천방향 환승에 대한 안내가 따로 붙어있다. 영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 안내까지 함께 되어있음.
내가 타야 할 열차는 9시 51분에 출발하는 '산다(三田)행 보통열차'
그리고 이 열차는 '고베 전철(神戸電鉄)' 이라는 철도회사에서 운영 중. 즉 운영 주체가 다른 별도 회사가 운행하는 전철이란 뜻.
다만 내가 구매한 타이코노유 교통 패스는 이 노선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산다행 보통열차 도착.
차내 설치되어 있는 고베 전철 노선도. 노선망도 꽤 충실한 편이고 열차 등급도 무려 네 종류나 된다.
여기서 아리마온천까지는 여섯 정거장.
다만 역사 분위기는 대도시의 광역전철이라기보다는 한적한 지방 철도 분위기.
스크린도어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열차도 3량 1편성으로 열차 규모도 아담한 편.
문제는 열차를 한 번 더 갈아타야 됨(...)
아리마선의 '아리마구치(有馬口)' 역에서 내려 선로 아래의 건널목으로 내려가 반대 승강장으로 넘어간 뒤...
아리마구치 - 아리마온센 역 사이를 오가는 셔틀전철 '아리마온센행' 으로 갈아타야 한다.
출, 퇴근 시간대에는 본선까지 직통하는 열차가 있다고는 하나 그 외의 시간대엔 전부 이렇게 두 역 오가는 셔틀만 운행한다고 함.
참고로 두 역 사이의 거리는 2.5km로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다.
열차 타기 전, 아리마구치역 역명판을 한 컷.
두 개 역 사이만 오가는 셔틀 전철이라 그런가 열차 내 승객은 그리 많지 않고 여유있는 편.
아마 이 열차를 탄 사람들은 99% 아리마온천을 가기 위한 관광객들 아닐까 싶다.
종점, '아리마온천(有馬温泉)' 역 도착.
한큐전철 아라시야마역처럼 이 역도 다른 역과 동일한 디자인의 역명판이 아닌 전용 디자인의 역명판을 사용하고 있다.
반대편 승강장엔 아리마구치역으로 되돌아가는 셔틀열차 한 대가 대기 중.
그리고 내가 탄 열차도 아리마구치행으로 행선지를 변경한 뒤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리마온센역은 1면 2선의 섬식 승강장의 지상 역사.
역사 내에도 크게 아리마온천 '타이코노유' 홍보 배너 간판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여기에 수많은 온천 시설이 있다지만, 아무래도 교통 패스와 연계한 티켓 때문에 관광객들에겐 이 온천이 꽤 인지도가 높을 듯.
실제 이 교통 패스는 외국인 뿐 아니라 일본 내 거주하는 사람들도 살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조건에 대한 제한이 따로 없다.
아리마온천역 개찰구. 그런데 개찰구에 뭔가 씹덕씹덕한 것이 있음. 온천무스메라고...
아리마온천도 모에화만큼은 피해갈 수 없구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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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 1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