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39) 먹다가 망하는 도시 오사카의 부엌, 쿠로몬 시장(黒門市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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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오사카에 숙소를 잡으면 북부 쪽 번화가인 '키타(우메다)', 혹은 남부 쪽 번화가인 '미나미(난바)' 둘 중 하나를 꼽는데
취향이 진짜 제각각이라 우메다 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난바 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다 다르다.
나는 일단 둘 중 하나 고르라면 미나미(난바) 쪽을 선호하는 편. 아무래도 난바 일대의 센니치마에, 신사이바시 거리를 비롯
관광객들에게 친숙한 도톤보리가 있고 덴덴타운이 있으며 칸사이 공항으로의 접근도 좋은 이 쪽이 훨씬 더 친숙한 감이 들더라.
뭐 이건 취향의 문제니까...
오사카에서의 4일차 아침,
그 시작은 덴덴타운 바로 옆에 붙어있는(사실상 나란히 이어지는) '쿠로몬 시장(黒門市場)' 에서 시작한다.
검은 문의 시장, 쿠로몬 시장은 오사카 닛폰바시 쪽에 위치한 상점가로 그 길이는 약 580미터 정도. 상점은 100여 개가 성업 중.
'오사카의 부엌'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신선하고 다양한 식재료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가인데, 지금은 관광지화되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굉장히 많이 찾는 곳이다. 시장 자체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에도 시대 후기에 조성되었다고 하고
'먹다가 망하는 도시' 란 명성을 갖고 있는 오사카의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한 번 찾아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문제는 나도 2012년에 오사카를 처음 온 이후 여길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음. 이번이 첫 방문이다(...)
아침 이른 시각이긴 하지만 관광객들이 꽤 있음. 북적이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적당히 있다 정도?
다만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는 조금 있었음.
어쨌든 호텔에서 아침은 이미 배 터지게(...) 먹고 나온 터라 그냥 뭔가를 먹는다기보단 가볍게 둘러본다는 느낌으로...
쿠로몬 시장 200년이라... 대충 이 정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뜻인가.
도톤보리 거리에서 본 타코야키 전문점 '쿠루루' 에 붙어있는 것과 거의 비슷한 모양의 문어 모형도 달려있고...
가게들도 가게들이지만 관광객들 오는 걸 의식해서인지 여기저기 조형물을 많이 설치해놓았다는 인상.
이 곳에서 그럼 어떤 것들을 판매할까? 한 번 슥 둘러보았는데, 아무래도 해산물 비중이 꽤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본인들이 해산물 즐겨먹는 것도 영향이 있을 듯. 다만 노량진 수산시장마냥 해산물 파는 가게가 엄청 몰려있다기보단
일반 가게들 사이 해산물집이 있는데 그 비중이 유독 높다는 느낌? 그냥 평범한 슈퍼마켓 같은 곳도 있으니...
시장 걸어다니면서 영상도 한 번 찍어봄. 쿠로몬 시장은 대략 이런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
커피집도 있고...
정육점의 육곶이라는 것은... 뭘까...
기념품점에서 본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 )교토 열쇠고리.
전통 복장을 입은 짱구인데, 왠지 게이샤 복장 입은 짱구 목소리는 뇌내에서 자동으로 음성재성 되는 거 같아...;;
앗, 염주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와우, 킹크랩...!!
해산물 파는 가게들 보면 이런 식으로 킹크랩이 메인으로 진열되어 있는 가게들이 많은데, 외국인들을 의식해서인지
이렇게 가격표에 영어를 함께 써 놓은 곳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
삶거나 구워먹으면 맛이야 엄청나게 좋겠지만... 이 가격이면 관광객이고 현지인이도 조금 주저하게 되는...
일본 만화나 드라마 등에서 홋카이도 게를 사 오면 다들 좋아하면서 한데 모여 먹는 이유가... 가격 비싸고 그만큼 귀해서...
근데 여기서 산 게들은 바로 먹을 수 있게 쪄 주나...?
일본 현지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런 거 사면 어떻게 먹을 수 있게 해 주는지 살짝 궁금해졌다.
엄청 고소한 냄새가 나길래 보니 참기름 파는 집.
그리고 여기는 반찬 가게. 우리나라 반찬집과 마찬가지로 조그만 팩에 담아 여러가지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잘 보면 비락식혜랑 갈아만든 배, 그리고 비비고 사골곰탕 팩 진열되어 있는 거 볼 수 있음...ㅋㅋ
포춘쿠키를 파는데 한 개 가격이 고작 10엔... 와 이건 그냥 점괘뽑는 목적이 아니라 간식으로 사 먹어도 될 수준인데.
꼭 조리되지 않은 식재료 뿐 아니라 이렇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오뎅 같은 먹거리도 판매하고 있다.
오뎅 담겨있는 통은 뭐랄까...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보임.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여행하던 당시, 우리나라의 사과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 있던 때라 일본 사과 가격이 꽤 궁금했는데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어도 일본도 결코 저렴하지만은 않았다. 개당 2,500원 꼴인데 그래도 품질은 좋아보임.
일본에서의 정어리는 어떤 생선일까...
네 마리나 들어있는 게 150엔이라... 진짜 이거보다 싼 생선은 더 없지 않을까 싶다. 내가 여기 살았더라면 사서 조리해봤을 듯.
양념 발라 구운 장어구이 꼬치.
그 외에 각종 해산물들을 담은 꼬치류, 구이류 등등... 저 가리비 꼬치는 배만 안 불렀으면 한 번 먹어보았을지도...
이 쪽은 또 다른 반찬집.
일본의 반찬은 한국과 그 구성이라든가 스타일이 살짝 다르긴 하지만 팩에 담아 판매하는 것만큼은 우리와 똑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되게 맛이 궁금한 것들도 많음.
우니(성게)... 영롱하게 보이는 것만큼 가격도 영롱함.
애초에 대한민국에 사 갖고 갈 수도 없는 거니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해야 한다.
아무래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의식해서일까, 대부분의 해산물들도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게 손질해서 팔더라.
오니기리(주먹밥), 장어구이 꼬치, 가리비구이 등.
심지어 이 장어구이 꼬치는 아나고(바다장어)가 아닌 우나기(민물장어)를 양념 소스를 발라 구운 것, 진짜 맛있어보였음.
일본에서도 품질이 좀 떨어지거나 혹은 상처가 난 과일들은 이렇게 묶어 떨이로 싸게 판매한다. 이런 건 우리나라와 똑같음.
와 이건 또 뭐야...?
얇게 썬 고구마를 튀겨 과자처럼 만든 고구마튀김. 중앙에 피라미드처럼 쌓인 건 실제 고구마가 아닌 모형인 듯.
저렇게 컵에 담아 판매하는데 한 컵 가격이 600엔, 두 컵은 1,000엔.
된장에 넣고 절인 오이와 가지, 그리고 당근.
옛날엔 이런 거 거들떠보도 않았는데 요새는 이런 거 보면 한 번 먹어보고 싶고 또 밥반찬으로 먹으면 되게 좋을 것 같음.
한창 시장 구경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느 상점가 TV에서 갑자기 지진 속보가 나오길래 잠깐 집중.
칸사이 쪽은 아니고 사이타마 쪽에 진도 5약으로 살짝 지진이 발생했나보다. 여튼 이 쪽은 지진 흔들림같은 건 전혀 없었음.
우리나라에서 진도 5 정도의 지진이 나면 바로 속보로 나오고 난리날 정도로 큰 일인데, 일본에서는 그냥 다들 일상이 된 듯.
2025 오사카 엑스포 마스코트가 그려진 맨홀 발견.
엑스포는 정말... 정말로 성공할 수 있을까?
배가 불러 무언가를 사 먹진 못했지만, 어쨌든 처음 가 보는 쿠로몬 시장은 시장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반길 듯 하다.
다음에는 공복 상태로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 그러면 먹을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바뀌겠지.
= Continue =
2025. 1. 2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