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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주점

2025.2.18. 누드우드 레스토랑(인천 가정동) / '여러분께서 추천해주신 그 가게' 3편 - BACK TO THE 90`s!! 모두가 사랑하는 추억의 그 호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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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방문해주신 여러분들께서 추천해주신 가게, 그 세 번째!

 

오늘은 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는 평소 일부러 찾아갈 일 없는 꽤 먼 곳에 왔습니다. 인천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인데요...

제가 인천 2호선을 몇 번 이용해본 적은 있지만 역에서 내려 바깥으로 나와본 것은 환승역인 주안역이 유일했는데

그런 목적도 아닌 어떠한 연고도 없는 이 역에 일부러 내린 이유는 블로그 방문객님이 추천해주신 한 가게를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정중앙시장역 근처엔 '정서진 중앙시장' 이라는 꽤 큰 규모의 상설 재래시장이 있어요.

이 재래시장 내 다이소가 하나 있는데 다이소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커피 & 호프' 라는 이름이 써진 작은 간판을 보게 됩니다.

 

 

 

오늘 방문할 곳은 바로 이 곳!

 

 

 

인천 정서진 중앙시장 내 위치한 카페 겸 호프집인 '누드우드 레스토랑' 입니다.

건물 분위기, 간판에서부터 한두 해 장사한 게 아닌 역사가 느껴지는 곳인데요, 당장 간판부터가 거의 30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출입문 바로 왼편 기둥에 엄청 어지럽게(?) 메뉴가 붙어있는 간판이 있는데, 돈까스정식이 6천원 시절 달은 간판이라면...

진짜 최소 20년 정도는 되었을 것 같군요.  물론 지금은 저 메뉴를 다 파는지 모르겠고 가격도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뭐 여기까지 보면 그냥 '꽤 오래 된 호프집이군...'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에 진짜 경악할만한 걸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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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축협카드... 그리고 국민카드...!!

이미 합병되어 사라진 외환카드와 축협카드 안내 스티커... 게다가 축협 아래 국민카드 로고는 90년대 초반에 봤던 거...;;

와 이게 아직도 안 떨어지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고...?

일단 이것만으로 이 가게 연식이 아무리 못해도 30년은 넘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공중전화' 안내 로고까지 있음. 물론 지금 매장 안엔 공중전화가 없겠지만요.

어설픈 복고풍 인테리어 술집들 따위와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 찐레트로 분위기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일단 압도되었습니다...

 

 

 

매장 안으로 입장.

거의 저녁 장사 오픈에 맞춰 들어갔는데, 놀라운 건 이렇게 첫 손님으로 들어왔지만 이내 실내가 꽉 찼다는 겁니다.

술 마시러 온 동네 주민들로 저희 들어온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이 넓은 홀이 꽉 차더라고요.

 

 

 

테이블마다 의자가 다 달라...!

어떤 덴 나무 의자고 여기는 또 빨간 소파야!

 

 

 

저쪽 테이블은 어째서 고기불판 달린 테이블이지???

 

의자만 제각각인 게 아니라 매장에 설치된 테이블도 전부 다른 모양들이었습니다. 아니 뭐 이런 가게가...ㅋㅋ

 

 

 

메뉴판을 받았습니다.

 

 

 

정성스레 손글씨로 쓴 안주 메뉴판. 가격은 부분부분 인상이 된 걸 스티커질 한 흔적이 보이네요.

그리고 진짜 메뉴가 일관성 없이 다양한데요, 이런 메뉴 구성 정말 오래간만에 봐요. 대학교 입학 때 갔던 술집 이후 처음인 듯.

 

여기는 저 '누드 스페셜' 이라는 것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거 하나 시키면 네 명 정도 술안주로 거뜬하다고 해요.

 

 

 

뒷면엔 주류 메뉴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식사 메뉴도 있는데, 식사는 지금 하지 않는 듯.

 

 

 

일단 이 주점은 카페로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주류 이외의 커피, 차 등의 메뉴도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요,

커피보다 차 메뉴에 더 진심이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지금 사진 정리하며 본 건데 여기 파르페도 파네요...?!

 

다음에 여기 오게 되면 파르페 꼭 시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컵과 함께 기본 식기 준비.

 

 

 

기본안주로 땅콩이 나오는데요, 땅콩을 꽤 많이 줘요.

일단 다른 가게에서 '마른안주' 명목으로 오징어와 함께 돈 받고 파는 땅콩을 서비스로 주는 것도 고마운데,

나오는 양이 꽤 많기도 하고 가장 놀라운 건 이 땅콩, '리필' 가능합니다.

 

 

 

마라코니 뻥튀기과자도 다른 가게에 비해 꽤 큰 그릇에 수북하게 담아주네요.

 

 

 

그리고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얇게 썬 단무지도 함께 내어줍니다.

첨에 이거 보고 뭐랑 먹으라는 거지, 싶었는데 은근히 안주들 먹을 때 하나씩 집어먹기 좋았어요. 맛은 그냥 단무지맛.

 

 

 

생맥주 한 잔 시키고...

 

 

 

안주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려 땅콩 하나를 결국 바로 작살낸 뒤 한 접시를 더 리필했습니다.

처음 나오는 것과 동일한 양으로 수북하게 담아주셨습니다.

 

 

 

'누드 스페셜' 이라는 안주를 시켰는데, 일단 돈까스 소스, 그리고 케첩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 돈까스 소스... 처음에 그냥 시판 내어준 줄 알았는데 매장에서 직접 만들었네요?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소스가 '따뜻함'

 

 

두둥...!!

 

 

누드우드 레스토랑의 간판메뉴, '누드 스페셜(37,000원)' 도착!

 

테이블 공간을 매우 크게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사이즈의 쟁반접시 반은 튀김, 반은 과일로 구성된 모듬 안주입니다.

 

 

 

접시 반은 돈까스와 알감자튀김, 새우튀김과 감자튀김.

 

 

 

함께 내어준 돈까스 소스, 혹은 케첩에 찍어먹으면 되고요...

 

 

 

고기도 적당히 두툼한 편이고 튀김도 무난무난하긴 한데, 사실 여기는 튀김 자체보다 소스가 진짜 맛있어요.

아까 이야기했듯 일단 소스가 따뜻하게 데워져 나오는데, 새콤하지 않고 진한 고기맛의 데미그라스 소스. 그 소스의 풍미가

돈까스의 맛을 한층 더 진하고 또 레트로하게 살려주는 느낌입니다. 확실히 요즘 돈까스집에서 쉽게 맛보기 힘든 소스 맛이었어요.

 

 

 

과일은...

요 근래 비싼 과일 이렇게 화려하고 다양하게 먹어보는 거 완전 처음.

 

고급 뷔페 같은 곳 가도 과일을 이렇게 한 번에 여러 종류 먹기 힘든데, 어떻게 이렇게 담아줬지 싶을 정도로 감탄사가 나오네요.

수박, 방울토마토, 딸기, 바나나, 단감, 키위, 귤, 토마토, 샤인머스캣, 사과, 배, 파인애플, 거기에 후르츠칵테일까지...!!

후르츠칵테일이나 토마토를 과일로 취급하면 무려 13종류나 되는 과일이 이 한 접시에 다 담겨있습니다!

 

 

 

후르츠칵테일이 수북하게 담인 유리잔 위엔 칵테일에 올라가는 이쑤시개 우산도 하나 예쁘게 꽂혀있어요.

아주 어렸을 때 저 이쑤시개 우산 정말 좋아했지요. 별 거 아닌데 예뻐서 항상 갖고싶단 생각을 했을 정도.

 

 

 

이 한겨울에 여름 과일인 수박을 먹을 수 있다니... 감동...

 

 

 

생각해보니 요새 방울토마토는 종종 먹어도 이렇게 큰 토마토를 먹는 건 진짜 오래간만인 것 같네요.

너무 무르지 않고 모양이 잘 살아있는 꽤 질 좋은 토마토였습니다. 아쉽게도 설탕을 찍어먹을 순 없어 그냥 건강하게 그 자체로만.

 

 

 

배도 물이 꽉 찬 상당히 큰 배를 썰어줬는데, 뭔가 술집에서 안주 시킨 게 아니라 가정집 초대받아 다과 대접받은 느낌.

진짜 과일 하나만큼은 이 날 원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두 종류가 아닌 열 종류가 넘는 과일을 한꺼번에 말이지요!

 

 

 

다른 안주도 뭐 하나 더 시켜볼까 해서 '골뱅이소면' 을 시켰는데, 이게 15,000원이라고...?

누드 스페셜과 비슷한 크기의 접시에 삶은 소면 세 덩어리와 함께 야채에 무친 골뱅이가 담겨나왔는데, 와 이거 양 뭐지...;;

 

 


아무래도 여기는 일단 양으로 승부를 보는 집이 맞는 듯. 기본적으로 사장님이 손이 상당히 크신 것 같습니다.

국수 세 덩어리 삶은 것 한가운데 무슨 골뱅이무침을 산더미처럼 쌓아 내어주시네요...

 

 

 

면과 골뱅이무침을 잘 비벼서...

 

 

 

적당히 앞접시에 덜어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양념 색부터가 아주 맛있게 잘 만들어진 골뱅이소면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이거 간이 술안주용으로 만들어져 그런지 꽤 간간한 편. 적당히 매콤하면서 간간한 소면과 야채, 골뱅이의 조합이 일품인데

야채가 매우 신선하게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정말 좋더라고요. 면도 너무 불지 않고 딱 먹기 좋게 잘 삶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들어있는 골뱅이의 양도 결코 적지 않아 마지막까지 볼륨감있게 즐길 수 있었어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데, 양념, 혹은 야채에서 물이 별로 나오지 않아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도 장점.

 

 

 

안주빨 세우며 맥주 여러 잔 마시고 진짜 배부르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안주 아껴먹지 않아도 괜찮은 곳. 술 대신 안주빨을 세워도 일행들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는 곳입니다...ㅋㅋ

 

 

 

다 먹고 나갈 때가 되니 이 넓은 테이블이 꽉 차서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데, 여전히 서빙은 아주머니 혼자 하시더라고요.

혼자 이 넓은 공간을 어떻게 커버하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오래 장사를 했으니 노하우가 있을거란 생각도 들고 그래요.

 

매장 내 대부분의 손님들은 외지인들보다는 오랫동안 이 가게를 이용해 온 단골처럼 보이는 동네 주민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

정말 이 가게가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노포 주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2시간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한 번 찾아가려면 서울을 횡단하는 여행을 해야 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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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드우드 레스토랑 찾아가는 길 :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 2번출구 하차 후 직진, 정서진 중앙시장 다이소 건물 2층

https://naver.me/GKURAv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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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1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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