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48) 용과 같이 성지순례, 환락과 유흥의 거리, 카무로ㅊ... 아니 카부키쵸(歌舞伎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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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나서 조금 걷다보니 어느새 오차노미즈(御茶ノ水)역으로 돌아왔는데, 여기서 꼭 하나 보고 갈 것이 있었다.

오차노미즈역 바로 뒷편의 칸다 강.

이 칸다 강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그게 뭐냐면...

오차노미즈역 근처 '히지리바시(聖橋)' 라는 다리에서 바라보는 선로 풍경을 담기 위한 것.
이 곳에서 타이밍이 잘 맞으면 세 노선의 열차가 한꺼번에 지나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왼쪽의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노선은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선, 그리고 오른쪽의 빈 선로는 JR 츄오·소부 쾌속선(주황색)
마지막으로 열차가 정차해있는 노선은 JR 츄오·소부 완행선(노란색)
이 세 노선의 열차가 동시에 교차하며 달리는 순간이 있다고 하여 그 순간을 잡기 위해 비 오는 날 다리 위에 서서 꽤 오래 기다렸음.
하지만 세 노선이 동시에 겹치는 순간은 담을 수 없었고, 결국 허탕친 상태로 되돌아가야 했다.
좀 더 기다려보면 어떻게 겹치는 시간대가 나오긴 할 것 같은데 비도 많이 오는 상태에서 그걸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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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찍은 것 중 가장 잘 나온 게 츄오·소부 쾌속선과 완행선 두 대 열차가 교차하는 것 정도?
저 두 노선 겹치는 건 자주 목격되었는데, 지하철 마루노우치선까지 동시에 겹치는 타이밍 잡기 진짜 힘들더라.

뭐 나중에 날씨 좋은 날 언젠가 도쿄에 또 오게 되면 그 때 찍어야지... 하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오차노미즈역 2번 출입구.
주의할 건 이 출입구는 한쪽 방향으로만 승강장이 이어져있어 반대방향으로 가려면 다른 출구 방향으로 이용해야 함.
도쿄메트로나 도에이 지하철은 워낙 지어진 지 오래 된 노선들이 많아 이렇게 반대 방향 횡단이 불가능한 구조를 가진 역이 많다.

비가 상당히 거세졌다.
그래도 후지산 갔을 때랑 어제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만난 비 중 가장 거센 비였다.

아침에 JR 도쿠나이 패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오늘 하루 JR은 무료.
아까 교통카드로 돈 내고 지하철을 한 번 타긴 했지만, 이후부터는 지하철 탈 일 없이 계속 JR만 이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번 도쿄에서의 일정을 함께 했던 H君, A君은 오늘이 귀국일이라 여기서 먼저 헤어졌음.
나는 이틀 더 머물다 귀국할 예정이라 여기서부터는 혼자 움직이기로 한다.

츄오·소부선 완행열차(노란색)와 쾌속열차(주황색)이 오차노미즈 역에 동시에 선 모습.
오차노미즈역은 완행과 쾌속이 전부 정차하는 역이다.

주황색 쾌속열차를 타고...

'신주쿠(新宿)' 역 도착.

야마노테선이 정차 중인 JR 신주쿠역 승강장.

일단 여기서 내려 밖으로 나감.
지도로 보니 진짜 역사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다만 규모만 엄청나게 크다 뿐 구조적으로 골때리게 복잡하진 않아 복잡도는 오히려 오사카 우메다보다 더 낫다고 느껴진다.

'카부키쵸(歌舞伎町)' 방면 출구를 찾아 나간다.
카부키쵸 방면 출구를 잘 모르겠으면 세이부 신주쿠선 타는 곳 안내를 따라 이동하면 됨.

그 유명한 '신주쿠 던전', 신주쿠역 동쪽 출입구.
이 출구로 나온 뒤 길 하나 건너면...

신주쿠 최대 환락가, '카부키쵸(歌舞伎町)' 입구가 나온다.
카부키쵸는 술집과 유흥업소 등이 몰려있는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로 일본 전통극 '가부키' 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도쿄를 재건할 때 근처에 가부키 극장을 짓기로 계획하면서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데
극장은 지어지지 않고 이름만 남아 지금은 유흥가, 환락가로 그 이름이 이어져오고 있는 곳.
일명 '어른들의 거리' 인 이 곳은 호객도 많고 야쿠자들도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밤에 관광객들 다니기엔 좀 위험할 수 있으나
지역 야쿠자들이 거리 치안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만 안 하면 의외로 다니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도 한다.
내가 이 곳을 일부러 찾은 이유는 다른 거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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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좀 하려고...
세가의 간판 게임 '용과 같이(龍が如く)' 시리즈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이 '카부키쵸' 다.
작품 내에선 '카무로쵸(神室町)' 라는 가상의 지역으로 나오나 간판에서 보이듯 모티브가 된 곳이 바로 이 신주쿠 카부키쵸.
실제 거리의 모습이라든가 지형, 도로 등도 카부키쵸와 거의 비슷하게 재현되어 있다.

게임 내에서 키류와 함께 엄청나게 뛰어다녔던 이 거리를 직접 한 번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카부키쵸의 상징인 '카부키쵸일번가(歌舞伎町一番街)' 간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거리 풍경.
게임상으로 이 거리 입구 왼편에 주인공 키류의 주요 아지트였던 바, '세레나' 가 있었다.

거리 곳곳의 편의점.
게임상에선 'POPPO' 라는 가상의 이름을 가진 편의점으로 간판이 바뀌어 있지만 실제론 패밀리마트가 들어서 있다.
이 편의점 들어가서 타우리너 같이 HP 보충해주는 에너지 드링크 아이템 엄청나게 많이 샀던 기억.

비가 오고 아직 밤이 되지 않아서인지 거리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냥 간판이 좀 화려한, 조금은 조용한 거리.

하지만 간판들을 보면 확실히 이 곳이 평범한 거리는 아니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게 해 준다.
일반 식당들과 함께 이런 업소들이 섞여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 곳이 환락가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카부키쵸 사쿠라도리 거리.

이 거리를 지나가는 건 처음인데도 어쩐지 너무 익숙함...;;

이런 가게들은 어떤 곳일까...

뜬금없이 건물에 매달려있는 성조기 팬티 입은 고릴라.

만조쿠 스테이션, 무료안내소라는 것은... 뭘까...
환락가를 오면 이렇게 '무료안내소(無料案内所)' 간판을 달고 있는 곳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지역 관광 안내소가 아니니 착각한 상태로 들어가지 말 것. 관광이 아닌 환락업소 등을 안내해주는 안내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환락과 풍속업소 방문이 주 목적이라면 들어가는 게 맞긴 하겠다.

여성들이 아닌 남성 호스트들 나오는 가게들도 굉장히 많고, 간판도 매우 화려함.




골목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이런 가게들이 많은데 음... 솔직히 이렇게 화장한 남성들 보는 건 좀 별로.
여성들이 바라보기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좀... 너무 어색해서 오히려 더 이상한 것 같음...ㅋㅋ
뭐 그만큼 수요가 있으니 이렇게 간판을 달고 홍보하고 또 화장을 하는 거겠지만서도...

좀 전까지 세차게 내리던 비가 꽤 약해진 덕에 걷기가 한결 편해짐.
다만 아직 완전히 그치진 않았다.

앗, 여기는...^^

'신주쿠 배팅 센터(新宿バッティングセンター)'
말 그대로 야구 배팅을 할 수 있는 야구장인데, 게임 내에서 꽤 중요한 스토리를 담당하는 장소기도 하다.

당장에라도 건물 안에서 마지마 형님이 배트 들고 '키류쨔앙~♡' 하면서 나올 것 같아...

하, 진짜 다시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 줄줄...;;;
용과 같이 제로, 그리고 2에서의 마지마는 정말... 정말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진정한 상남자 중의 상남자였다...

도쿄 환락가 최대 중심가답게 이 동네 주차장의 주차요금은 매우 살벌한 편.
뭐 관광객들이 차 끌고 여기를 찾아올 일은 거의 없기에 특별히 신경쓸 건 없다.

배팅 센터 바로 맞은편에 '토요코인 호텔 신주쿠 카부키쵸' 점이 있다.
카부키쵸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신주쿠역에서 내리면 여기까지 꽤 걸어야 함. 오히려 지하철 히가시신주쿠역이 더 가깝다.
건물이 상당히 낡고 간판도 빛이 바랬으나 시설은 다른 토요코인과 똑같다 하고 치안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한다.

오, 여기도 게임에 나왔던 건물이야...

게임 속 장면과 실제 건물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가며 이동하다...

토호시네마가 있는 카부키쵸의 새로운 상징, '토호빌딩' 에 도착.

토호빌딩 앞 광장은 '토요코 키즈' 라 불리는 가출소녀 위주의 비행청소년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라고 한다.
혹시라도 있을까... 하는 마음에(물론 말을 걸진 않겠지만) 둘러보았으나, 역시 비 때문일까 이들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장에라도 키류와 마지마가 길거리 배틀을 벌일 것만 같은 이 거리를 나와...

다시 역 쪽으로 귀환.
비는 조금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구름이 심하게 껴서 고층 빌딩의 윗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신주쿠 길거리에 있는 꽤 상징적인 게임센터 '타이토 스테이션'
물론 진짜 리듬게임을 즐기기 위해 도쿄를 찾아온 게이머들은 여기를 일부러 찾진 않는 걸로 알고 있지만...

지하상가 내려와 화장실 좀 잠깐 쓰려고 들어왔는데... 왜...;;;;
역시 카부키쵸는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언 순간.
대체 왜 여기 핫도그와 도시락이 있는 걸까...

지하상가로 내려와 JR 타는 곳 방향만 바라보며 쭉 이동.
이런 곳에서 자칫 잘못하면 길 잃기 딱 쉬우니 그냥 철도 타는 곳 안내만 보고 쭉 걸어가는 게 제일.

JR신주쿠역 지하 대합실 도착, 다시 야마노테선에 몸을 싣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 Continue =
2025. 3.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