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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3 오사카+도쿄(NEW!)

2025.3.26. (Season.2-61) 독자적인 맛을 구축한 도쿄 하치오지식 쇼유라멘, 히로토미(弘富)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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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61) 독자적인 맛을 구축한 도쿄 하치오지식 쇼유라멘, 히로토미(弘富)

 

. . . . . .

 

 

 

WGC에서 게임을 즐길 시간이 다섯 시간 뿐이었다는 건 정말 잔혹한 일이었다.

완전히 시간 계산을 잘못했음. 그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쉬지 않고 즐겼음에도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팝픈뮤직 같은 몇몇 구작 게임은 즐길 시간이 아예 없어 눈앞에 가동하고 있는 걸 뻔히 보면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뭐 어쩌겠어, 다음 일정이라는 것이 있으니 일단 시간 맞춰 움직여야지...

발걸음 떨어지지 않는 아쉬움과 미련이 자꾸 남는 감정을 뒤로 하고 일단 니시쿠니타치(西国立)역으로 귀환.

 

 

 

개찰구 지나 반 계단 위로 올라가면 바로 난부선 승강장과 연결되는 꽤 단순한 구조.

 

 

 

도쿄 시내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야 하지만, 이번엔 행선지가 조금 다르다.

그래서 아까 열차 내렸던 승강장으로 다시 되돌아감.

 

 

 

난부선 '타치카와(立川)' 행 보통열차 도착.

 

 

 

E233계 열차 측면에 '난부선(NAMBU LINE)' 을 알리는 전용 도색이 되어있다.

난부선의 한자 표기는 '南武線' 인데 얼핏 '南部線' 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은 전혀 다른 한자를 쓰니 주의... 라면 주의.

 

 

 

난부선의 종점, 타치카와(立川)역 도착.

기점 카와사키역부터 종점 타치카와역까지 35.5km 구간의 전선을 보통열차로 얼떨결에 전부 완주해버림.

(하마카와사키 지선 제외)

 

 

 

난부선 종점, 타치카와역은 도쿄 시내로 들어가는 전철인 '츄오선(中央線)' 과 만나게 되는 역이다.

여기서 츄오선으로 환승. 다만 도쿄 시내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인 하치오지 방향으로 갈아탄다.

 

 

 

아무 열차나 먼저 들어오는 것 타면 되겠지...

 

 

 

타치카와역의 규모는 상당히 큰 편.

도쿄 23구 바깥에 위치한 다소 외곽 지역의 역임에도 불구 엄청 많은 열차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JR 자체 노선만 해도 츄오선, 난부선, 오메선이 만나는 3환승역이며 여기에 타마 모노레일까지 환승되는 꽤 큰 규모의 역.

 

 

 

4면 8선의 넓은 역사 규모.

 

 

 

츄오선 E233계 전동차 도착.

 

 

 

타치카와역에서 세 정거장 이동, '하치오지(八王子)' 역에서 내렸다.

한자를 우리식으로 발음하면 '팔왕자' 역.

 

도쿄도 하치오지시에 위치한 이 역은 도쿄 서부의 교통 중심지로 JR의 경우 전 등급의 열차가 정차하는 매우 중요한 역이다.

하치오지 시내 중심부에 있어 역 근처의 역세권도 상당히 크게 만들어져 있는 편. 그만큼 역 이용하는 이용객들도 매우 많다.

 

 

 

웬만한 도쿄 23구 내 역 수준으로 이용객들이 많음. 낮 시간인에도 이 정도로 붐비면 출, 퇴근시간대엔 얼마나 사람이 많을까...?

 

 

 

하치오지를 일부러 찾아온 이유가 있다.

어제 만나 우에노 야키토리, 그리고 몬자야키를 같이 먹었던 도쿄 거주하는 K君에게 소개를 받은 이야기가 있는데

자기가 하치오지에 거주하는 동안 정말 맛있게 먹었던 일본라멘 전문점이 하치오지역 근처에 있다고 한다.

마침 내가 WGC 간 것을 알고 WGC가 비교적 하치오지역에서 가까우니 거기 한 번 가 보라 적극 추천을 해 주기에 그 약속 지키러

기왕 온 김에 라멘 먹고 도쿄 시내로 돌아가자... 라고 생각한 것.

 

K君에게 소개받은 라멘집은 두 곳. 그 중 하나는 내가 역에 도착한 시간대에 방문이 어려워 바로 포기해야 했고

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다른 라멘집으로 바로 찾아가기로 했다. 그래도 역에서 내려 대략 10분 정도는 걸어야 하긴 했지만...

하치오지역의 중심 상점가에서 살짝 벗어나기만 해도 이렇게 한산한 주택가 펼쳐진 길이 쭉 이어진다.

 

 

 

오, 라멘집 발견!

다행히 정상영업 중인 것 같음.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가게 이름은 '히로토미(弘富)'

우리에겐 조금 생소할 수 있는 '하치오지 풍 쇼유라멘' 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게라 한다.

 

하치오지 라멘은 다진 양파를 고명으로 얹은 라멘으로 쇼유 베이스의 국물에 돼지기름이 들어가

그 돼지기름에서 나온 지방 성분이 양파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것이 특징인 라멘의 한 장르라고 한다.

간장 베이스, 돼지기름으로 국물을 코팅, 다진 양파 - 이 세 가지가 하치오지 라멘을 상징하는 주요 포인트.

 

 

 

오랜 연식이 돋보이는 목조 미닫이문.

꽤 오랜 기간 이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입구엔 고양이 한 마리가 손소독제를 들고 있음.

코로나19가 진정되어 일상으로 되돌아온 상황이라 하지만 아직 그 흔적은 조금씩 남아 손소독제 비치해놓는 식당이 많아졌다.

 

 

 

매장 내부는 한적한 분위기.

실내에 다른 사람이 또 있는지 모르겠지만, 직원은 나이 지긋한 노인 한 명이 전부.

혼자서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동네 라멘 가게다. 사근사근한 친절은 아니지만 느긋한 목소리로 손님을 받아주었다.

 

맥주도 판매하는 모양인데 아사히 병맥주, 그리고 마트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노도고시 발포주 두 가지가 냉장고에 들어있음.

 

 

 

외국인 관광객이 여길 일부러 찾아오는 일은 아마 없을 듯.

하치오지역 근처라지만 도보 10분 정도 거리고 또 외국인이 일부러 하치오지를 찾아올 일도 사실 그렇게 많지 않으니...

 

그래서 메뉴판은 일본어로만 되어 있고 영어, 한국어 메뉴판이 존재할 리 없다.

메뉴는 라멘 하나. 여러 가지가 있긴 하나 라멘 기본 베이스에 돼지고기 차슈, 파 등이 올라가는 여부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

아, 기본 하치오지 라멘의 쇼유와 별개로 매운 미소(된장) 라멘도 있음.

 

캔맥주는 300엔, 병맥주는 500엔, 그리고 밥 추가는 100엔인데 밥 절반(50엔)도 있음.

나는 차슈라멘(850엔)에 밥 절반(50엔) 선택.

 

 

 

테이블에는 나무젓가락와 함께 각종 양념통이 기본 비치되어 있다.

오른쪽의 보라색 파우더의 정체는 차조기맛 후리카케. 일본 주먹밥 표면에 많이 바르는 그 차조기 파우더다.

 

 

 

일단 여기까지 오는 동안 좀 더웠으니 물 한 잔 마시고...

 

 

 

차슈라멘(850엔) 도착.

 

간장 베이스의 진한색을 띠는 국물 위에 네 장의 얇은 돼지고기 차슈, 그리고 반숙계란과 멘마, 다진 양파가 올라간다.

 

 

 

하치오지 라멘의 메인을 구성하는 '간장 + 돼지기름 + 다진양파' 조합.

한때 코스트코 피자 매장에서 봤던 그 다진양파가 꽤 듬뿍 고명으로 얹어져나오는데, 고명으로 파, 숙주 등을 올리는 건 봤어도

생양파 다진 걸 올린 건 처음 보는지라 조금 생소하면서도 살짝 신기하게 느껴진다.

 

 

 

국물을 잘 섞어서...

 

 

 

면은 상당히 굵은 노란빛을 띠는 중화면을 사용.

그래서 면 씹을 때의 존재감이 꽤 강한 편. 한국 라면 특유의 탱글탱글함은 덜하지만 입안에서 면이 매끌매끌하게 도는 느낌.

국물이 쇼유 베이스라 전반적으로 짠맛이 좀 센 편인데, 생양파의 아삭거림이 그 짠맛을 살짝 보완해주는 것 같다.

이건 한국 사람 기준으로 확실히 '조금 짜다' 라고 느낄만한 국물 맛임은 맞다.

 

 

 

반숙 계란의 익힘 정도는 정말 훌륭했다.

사실 이거보다 좀 더 익혀 감동란 정도의 익힘이 되어도 좋았을텐데, 노른자가 줄줄 흘러내리지 않는것만 해도 아주 좋아.

개인적으로 안의 노른자가 거의 안 익어 흘러내리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긴 그런 게 없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차슈는 구운 차슈가 아닌 삶은 차슈 얇게 썬 것을 올리는데, 얇게 썬 고기가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편.

잘 삶은 수육 같은 느낌이랄까...

 

 

 

한 공기는 너무 많으니 밥은 반 공기만 추가.

이 반 공기 메뉴를 따로 넣는 게 정말 마음에 든다. 게다가 가격도 50엔이라 부담없어 얼마나 좋아.

 

다만 1년이 지난 지금, 워낙 일본 쌀 가격이 많이 올라 지금도 이 가격 유지가 가능할진 잘 모르겠음. 아마 오르지 않았을까 싶은...

 

 

 

밥 위에 차조기 후리카케를 살짝 뿌려...

 

 

 

원래는 라멘국물에 밥 넣고 말아먹으려 했으나 국물 염도가 조금 센 편이라 그렇게 하지 않고 국물 반찬삼아 밥은 따로.

이 차조기 향이 호불호 갈리는 향이라 한국 사람 기준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나는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후리카케를 넣고 뭉친 주먹밥도 맛있게 먹는 편.

 

 

 

면과 고기, 고명 등을 다 건져먹고 국물은 밥과 함께 조금씩.

원래는 다 먹어야 하나 이번엔 국물을 살짝 남겼다. 맛이 없어 남긴 게 아니라 맛은 좋았지만 짠맛을 생각해서 일부러 남긴 것.

 

원래 하치오지 라멘으로 유명한 가게는 여기 말고 '민민라멘', 그리고 '덴덴라멘' 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한다.

비록 그 가게를 가진 못했지만 이 가게에서 먹었던 하치오지 라멘도 상당히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던지라 기분은 꽤 좋았음.

라멘 자체도 그렇지만 관광지가 아닌 주택가가 있는 동네 한가운데의 한적한 로컬 라멘집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비싸지 않은 가격에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그 분위기에 대한 만족감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하치오지 라멘 히로토미(弘富)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HG12AVfyQ6Hf2F3b7)

 

Hirotomi · 3 Chome-11-1 Myojincho, Hachioji, Tokyo 192-0046 일본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kr

 

= Continue =

 

2025. 3. 26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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