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58) 비마니 리듬게임 30년 역사가 담긴 박물관, WGC(월드 게임 서커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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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전철 타고 한 시간 넘에 걸려 이 먼 니시쿠니타치역까지 찾아온 건 다름 아닌 어떤 게임센터를 가기 위해서였다.
그깟 게임센터 하나 가자고 이 먼 거리를 비싼 차비 들여 전철까지 타냐... 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곳은 조금 특별한 곳이다.

밖에 큰 간판은 보이지 않고, 매장 입구에 붙어있는 빛 바랜 게임 포스터 두 장이 여기가 게임센터라는 걸 알 수 있게 해 준다.
내부가 검은 종이로 막혀 안을 들여다볼 수 없고 인테리어조차 꾸미지 않은 이 폐쇄적인 공간이 게임센터라고...?

그렇다. 이 곳은 한때 도쿄 시내 코마고메에 있었던 '월드 게임 서커스 - 약칭 WGC' 라는 게임센터다.
원래 도쿄 코마고메 쪽에 있었으나 매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도쿄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타치카와 쪽으로 이사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타치카와역 근처는 아니고(거기서 내리면 많이 걸어야 함), 니시쿠니타치 역에서 도보 7~8분 정도로 가까운 편이다.
이 게임센터가 유명해진 이유는 최신 리듬게임이 아닌 비마니 구작 시리즈, 지금은 접하기 힘든 구작들을 로테이션으로 돌리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것 때문인데, 최신 비마니 유저들에게는 과거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오래 전부터 비마니를 즐겼던 사람들은
과거에 자신이 좋아했던, 하지만 지금은 즐길 수 없는 게임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내가 방문했던 당시 돌아가고 있던 비마니 게임들, 그리고 게임 플레이 화면 및 리절트 등이 집중적으로 올라올 것.
과거의 비마니 시리즈를 즐겼던 사람들에겐 추억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여기 매장 내부 촬영금지라 매장 전경이라든가 기체 사진은 없음.
다만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 리절트 화면은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 부분 위주로만 촬영했다. 이 점은 양해 부탁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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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eatmaniaIIDX 초대 버전, 1st style =

이건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단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던 beatmaniaIIDX의 초대작, 1st sytle이 있었다!
아주 옛날부터 beatmaniaIIDX를 즐겨오긴 했지만 내가 처음 접해 본 가장 오래 된 버전은 국내에 정식 발매된 2nd style.
그래서 이 완전 초대작은 해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 발매 연도는 1999년. 지금으로부터 약 26년 전 게임.
초대 beatmaniaIIDX는 하이스피드(배속) 시스템이 없다. 무조건 무배속 플레이를 해야 하고 타이틀 화면에서 커맨드를 걸어야 함.

beatmaniaIIDX 1st style의 데모 화면, HOW TO PLAY.
스킨의 모양과 해상도 등만 바뀌었을 뿐, 기본적인 플레이 화면의 틀은 지금 최신버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모드 셀렉트 화면.
이 당시엔 아래 하얀건반 네 개만을 사용하는 4키 모드도 존재했다.

일반적인 플레이 모드는 7키 모드. 그 외에 오른쪽의 익스퍼트는 5곡의 코스를 연속으로 플레이하는 모드.


The Theme From 'Flo-Jack' 이라는 초대 비트매니아의 라이센스 수록곡.
m-flo라는 그룹의 곡으로 대한민국에 정식 발매된 IIDX는 과거 서현 게임파크에 있던 미니 기계에만 수록되었었다.


플레이스테이션2로 이식된 CS beatmaniaIIDX 3rd style에도 라이센스 문제로 수록되지 않은 Melt in my arms.
콘솔 이식이 되지 않은 이 곡은 오로지 이 퍼스트 아케이드 버전에서만 플레이 가능.


초대 비트매니아의 보스곡은 아니지만 당시로서 꽤 어려운 축에 속했던 Prince on a star.
이 곡은 현재 버전에도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스테이지를 다 끝내고 나면 이렇게 전 곡을 합산한 총괄 리절트와 함께 랭크도 보여주고 있다.
나의 랭크는 A. 그리고 5가지의 판정 시스템은 지금과 크게 다를 것 없음. 제일 위의 판정이 저스트 그레이트.

두 번째 크래딧, 곡 셀렉트 화면은 지금의 리스트 방식이 아닌 5키 초대 비트매니아의 방식과 비슷한 레코드 돌리는 모양.
리스트 형식의 곡 선택 화면은 후기 버전인 2nd style에서 처음 정립되었으며 현재의 모습은 9th style때 초안이 만들어졌다.


콘솔판으로 이식되지 않아 역시 아케이드로만 플레이 가능한 22DUNK.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인 celebrate. 이 곡은 콘솔에도 이식되어 언제든 맘만 먹으면 플레이할 수 있다.
음악 정말 좋은데, 들어보면 뭐랄까... 현재의 IIDX에서는 나오기 힘든, 아니 불가능한 곡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초대 비트매니아의 보스곡, TAKA의 '그라디우식 사이버'
초대 비트매니아 수록 이래 현재 최신작 32까지 단 한 번도 삭제된 적 없는 대기록을 갖고 있는 곡이다.
지금이야 별 것 아니나 당시로선 상당히 파격적이었던 풀 3D 애니메이션 BGA로 출시 당시 상당한 센세이션을 몰고왔던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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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BGA야 지금은 별 것 아니겠지만, 이거 나왔던 시기가 1999년이었다는 걸 생각해보자.
그 당시 EZ2DJ는 갓 퍼스트 버전이 막 나올 때,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한창 버터플라이가 인기 모으던 엄청 옛날이었다.

다음은 익스퍼트 모드.
19.링클까지 살아있다 20.트리코로 때 사라진 모드로 5곡의 정해진 테마에 따라 구성된 코스를 한 게이지로 연속 플레이하는 모드.



초대 비트매니아IIDX의 코스는 스트릿, 보컬, 테크노, 이렇게 세 가지의 코스가 있다.
각 코스의 곡 리스트는 3스테이지까지만 보여주고 4, 5스테이지는 ?로 표기되어 있으나 랜덤 셀렉트는 아니다.


초대 비트매니아IIDX의 수록곡이자 짠 판정으로 지금도 여러 번 회자되는 곡, GAMBOL.
비트매니아IIDX는 당시로선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실사 영상' 을 BGA로 넣어 영상미적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었다.

네트워크가 자동으로 연결되어 있어 기록 저장이 자동 가능한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네임 엔트리'
기기 내 기록이 저장되어 데모 화면의 하이 스코어 랭킹에 이 닉네임이 보여진다.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인터넷이 어느 정도 보급되어 있던 시절이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랭킹 참여는 가능했다. 익스퍼트 플레이 후 나오는 이 코드를 메모 후 홈페이지에 가 입력하면 된다.
물론 지금은 저 초대작 홈페이지 자체도 날라가버린 지 오래라 코드를 입력한 들 올릴 수 있는 곳은 없지만...

익스퍼트, 그리고 7키 모드의 토탈 리절트 화면은 배경도 살짝 다른 것이 특징.

기기 옆에는 매장 자체 이벤트로 'GAMBOL' 스코어 어택 랭킹이 열리고 있었다.
워낙 판정이 짠 곡으로 악명높은지라 이 곡을 주제로 이런 재미있는 이벤트도 열리고 있는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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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eatmaniaIIDX.11 IIDX RED =

초대 IIDX 바로 옆에 붙어있던 구 버전은 beatmaniaIIDX.11 IIDX RED.
이 버전들은 고정된 게 아니라 일정 로테이션에 따라 작품이 계속 교체된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땐 RED가 돌아가고 있었다.
여러모로 나한테 꽤 의미가 있는 버전. 왜냐면 내가 일본여행을 처음 갔을 때 해외서 첫 플레이했던 IIDX가 이 작품이었기 때문.
작품 발매 연도는 2004년 말, 2005년 상반기까지 가동했고 이 당시엔 이미 E-amusement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었다.

타이틀 화면에서 모든 옵션을 걸고 들어가야 하는데, 옵션은 다행히 게임 중간 셀렉트 화면에서 바꿀 수 있다.

지금은 카드를 넣을 수 없음.
당시엔 E-amusement PASS 시스템이 아닌 마그네틱 카드의 E-amusement가 가동했던 시기라 카드 디자인이 다르다.
또한 카드 한 장당 한 게임의 데이터밖에 넣을 수 없었던 것도 특징.

지금도 공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친한 작곡가, 오사무 쿠보타의 신곡 '感'
이 곡을 작곡할 때 악기로 한국의 전통악기, 꽹과리를 사용한 것 때문에 꽤 화제가 되었다.

지금은 삭제된 INJECTION OF LOVE.

avex trax 라이센스 유로비트곡 HARMONY. 역시 지금은 삭제.

요코하마 항구에 있는 '대잔교' 를 배경으로 작곡한 우치즈(Mr.T)의 '오오산바시(大桟橋)'
IIDX RED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니 IIDX 시리즈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곡. 이 곡은 지금도 남아있어 플레이 가능.

지금은 임원으로까지 승진한 DJ Yoshitaka의 데뷔곡, D.A.N.C.E.!
당시 보컬은 호시노 카나코가 담당.

지금의 리절트 화면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심플하지...
이 때는 이게 당연했었다.

역시 avex trax 라이센스곡인 NIGHT FLIGHT TO TOKYO. 지금은 삭제.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1악장을 어레인지한 'RESONATE 1794'
이건 OST버전, 그리고 아케이드 플레이 버전의 음원이 서로 다른데, 개인적으로 아케이드 버전의 음원이 훨씬 압도적으로 좋다.
아케이드의 웅장함과 속도감을 OST가 그렇게 맛깔나게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생각하는 곡.


대잔교는 언제 플레이해도 감동...
최근 IIDX를 거의 플레이하지 못해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판정 감 또한 굉장히 많이 죽은 건 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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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eatmaniaIIDX.19 LINCLE =

한때 대한민국 서현게임파크에서 가동했다가 지금은 WGC로 건너간 미니 IIDX기계, beatstageII 가 여기에 남아있는데
현존하는 기체 중 사실상 유일한 기체라고 봐도 된다. 실물이 확인된 기체는 단 두 대 뿐인데, 한 대는 코나미 개발실에서 나온거라
실제 지금 존재하는지조차 확인이 불분명하고 이 기체가 전 세계 유일의 미니 기체라고 보면 될 듯.
예전 코마고메에 갔을 땐 이 기기에 13.Distorted가 가동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19.Lincle 이 가동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 복돌이(..)로 많이 퍼졌던 기기지만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춰 찾아보기 힘든 작품, 오래간만에 다시 접해본다.

미니 기체는 아예 카드 단말기조차 없음. 네트워크가 연결되어있다한들 카드가 될 리 없지.

HD 해상도, 그리고 파티시페이션이 적용되기 전의 마지막 작품이라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현재와 꽤 비슷.
스탭업, 단위인정, 프리 모드 전부 존재, 저 중 익스퍼트 모드만 지금 사라졌다.

1스테이지에선 8렙까지밖에 안 나옴.
이 셀렉트 화면 정말 오래간만에 본다. 옛날엔 진짜 질리게 많이 봤었는지 말이지...

미니 기체는 화면 모니터차 때문에 판정선도 잘 안 잡히고 스크래치 또한 엄청 뻑뻑해서 플레이하기 영 쉽지 않더라.


지금은 삭제된 TERRA의 에볼루션.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이라 이것도 여기서만 할 수 있어 한 번 플레이해주고...

마지막 스페이지는 wac의 피너츠 시리즈 3번째, 여행자 리런으로 마무리.
이 곡이 처음 나온 버전이 바로 전작 18.Resort Anthem인데 그 버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바로 이 여행자 리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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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에서 정말 미친듯이 게임 많이 했는데, beatmaniaIIDX는 일단 이 정도.
다른 게임들 한 기록들도 많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싣는 게 불가능해서 이후 게임들은 다음편에 이어 쭉 소개한다.
= Continue =
2025. 3. 2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