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72) 500엔 동전으로 세 종류의 우동을! 진보쵸 마루가메 제면소(丸亀製麵所)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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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목적은 진보쵸 근처에서 추천받은 우동집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우동가게 이름은 '우동 마루카(うどん 丸香)'
하지만 우동집에 도착해보니... 이미 가게 앞엔 이렇게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고, 시간 내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
문득 어젯밤 호텔 돌아가다 발견한 어떤 가게가 떠올랐는데...

바로 어제 봤던 또다른 우동 가게, '마루가메 제면소(丸亀製麵所)'

여기도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마루카 우동에 비해 줄 빠지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이건 기다려도 금방 들어갈 수 있겠다 싶어 일단 나도 줄부터 서기 시작했다.
실제로도 줄이 상당히 빨리 빠져 10분도 기다리지 않았는데 금방 내 입장 순서가 되었다.

'마루가메 제면' 에서 운영하는 '마루가메 제면소(丸亀製麵所)' 현판.

사실 이 가게는 정식 매장이 아닌 기간 한정으로 운영하는 매장.
지난 2024년 3월 22일부터 3월 31일까지 한시적 운영으로 마루가메 제면의 대표 세 가지 우동을 단돈 500엔에 맛볼 수 있게끔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우동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 컨셉의 매장이었다.
이 때문에 메뉴도 세 종류의 우동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500엔 세트 한 가지만 존재.


줄 서고 있는데 직원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리플렛을 나눠주고 있었다.
마루가메 우동의 대표 우동 메뉴를 포함, 어떤 식으로 우동 면발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힌 리플렛이었다.

매장 입구에서 직원이 직접 밀가루 반죽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있었음.

반죽을 보여주며 직접 만져보라고 하는데, 사실 여기서 반죽을 만져보았다고 뭘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

매장 입구에서 엄청 밝은 하이톤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직원들.
주방 안쪽에서 면 삶고 튀김 튀기는 직원들은 젊은 사람, 밖에서 손님 응대를 하며 홍보를 하는 직원은 아주머니, 아저씨들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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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의 매장은 진짜 처음 경험해봄. 영상으로는 그 분위기가 전부 전해지지 않을 정도...;;

진짜 어떻게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들 밝은 미소로 엄청 활기차게 일하더라.
수시로 단체 구호를 하듯 인사를 하며 밝게 일하는 모습이 웬만큼 친절한 가게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동 밀가루 반죽을 들고 포즈 취하고 있는 일본인 아주머니. 홍보를 위한 사진 촬영은 얼마든지 OK라고 한다.

이 팝업 스토어는 수익을 내기 위함보다는 마루가메 제면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 목적이 큰 것이니만큼
직원들도 총 출동했다는 분위기가 매장 전반에서 전해지는데 엄청나게 많은 직원이 주방에서 활발하게 오가며 일하고 있었다.
아무리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쳐도 한 그릇 500엔에 우동을 팔면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우동 메뉴는 단 하나.

쟁반을 받치고 있으면 입구에서 세 종류의 우동을 먼저 담아주고...

그 뒤에서 갓 튀긴 튀김들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집을 수 있다.
우동을 먼저 고르고 함께 먹는 튀김을 고르는 방식은 마루가메 제면, 나아가 카가와 현 우동집에서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

갓 튀긴 큼직한 치쿠와(어묵) 튀김이 150엔, 새우튀김이 190엔. 확실히 가격은 저렴.
우동만 먹고 끝내긴 아쉽고 이 튀김을 그냥 지나칠 순 없어 한국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치쿠와 어묵 튀김을 하나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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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만드는 + 면 삶는 주방 쪽 분위기도 역동적인 건 마찬가지.

결제를 마치면 직원에게 빈 자리를 안내받아 자리잡은 뒤 바로 먹으면 된다.

실내 테이블이 꽤 많은데다 1인 손님 비중도 높기 때문에 회전률이 상당히 빠른 편.
그래서 긴 줄이 늘어서 있음에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벽 쪽의 긴 테이블에 안내를 받음.
혼자 식사할 때 벽 보고 먹는거라면 나로선 오히려 더 좋지.

3종 우동 세트에 치쿠와(어묵) 튀김 추가.
이 구성이 고작 650엔(우동 500엔 + 치쿠와 튀김 150엔)이라니... 이건 일본이라 저렴한 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말이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 맞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도쿄 한복판, 진보쵸에서 어떻게 이 가격이 나오지?
이 모든 게 팝업 스토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

첫 번째 우동은 '가마우동'
뜨거운 물에 갓 삶은 우동을 바로 집어 간장이나 쯔유에 찍어먹는 마루가메 제면의 대표 우동이다.

면과 함께 담겨있는 뜨거운 물은 우동 다시국물이 아닌 그냥 뜨거운 물이기 때문에 면만 이렇게 건져먹으면 되는데...

함께 나온 쯔유에 살짝 찍어서 우동 본연의 두툼하고 쫀득한 식감을 즐기면 된다.
쯔유향이 감도는 따끈따끈한 삶은 우동은 밀가루면임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고 뱃속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해 주는 느낌.

다음은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자루우동.
한 번 삶은 면을 차갑게 식힌 뒤 쯔유에 찍어먹는 우동으로 우동면 특유의 탱탱한 식감을 느끼기에 이것만한 게 없다.

다진 생강이 함께 나오는데 쯔유에 넣거나 하는 식으로 취향껏 적당히 덜어먹을 수 있음.

와 역시... 우동 식감 느끼려면 자루우동만한 게 없다.
이게 정말 밀가루?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 쫀득하고 탱탱한 식감이 흡사 아주 잘 만든 갓 뽑은 가래떡을 먹는 느낌.
그러니까 밀가루면에서 가래떡 같은 식감이 느껴진다면 믿을 수 있는가? 그 쫀득쫀득한 식감을 이 우동이 해냈다.
웬만한 전문점 우동과 견주어도 전혀 꿀릴 것 없을만큼 진짜 만족도가 높았음.

마지막은 따끈한 다시국물에 담가먹는 가장 일반적인 국물우동인 가케우동.

셀프 바에 별도로 비치되어 있는 다진 파와 튀김가루(텐카스)를 국물에 취향껏 넣어 함께 즐기면 된다.

맑은 다시국물의 따끈하고 포근한 맛, 거기에 텐카스가 들어가 기름짐을 더해 약간의 허전함을 달래주는 느낌.
따끈한 국물에 담가먹는 이 우동은 언제 먹어도 좋다. 쫀득함은 자루우동에 비해 좀 떨어질지언정 국물의 따끈함만큼은 정말 최고라
쫀득한 식감을 다소 포기해 가면서까지 가케우동을 찾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함게 주문한 치쿠와(어묵) 튀김.

어묵이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통통하고 큼직한데, 갓 튀겨낸 것이라 바삭바삭하고 안은 쫄깃하니 정말 훌륭한 맛.
우동과 튀김을 함께 먹는 발상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박수받을 만해. 진짜 훌륭한 조합이야.

정말 잘 먹었습니다.
이벤트 가격이라 하지만 650엔에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우동을 튀김과 함께 먹을 수 있다니, 황송하기 그지없다.
정상 가격으로 운영하면 이런 세트는 얼마 정도에 즐길 수 있을까...?

다 먹고 나오니 '마루가메 제면소'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스티커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검정색, 흰색 각각 하나씩.
대한민국과 달리 일본은 기념품 전문점에서 스티커도 많이 판매하고 있던데, 그래서 이런 스티커 수요도 있는 것일까?
여튼 스티커는 집으로 가져와 잘 보관하고 있음. 어쨌든 이것도 한정 굿즈... 같은 거니까.
그러고보니 대한민국에 진출했다 한 번 철수했던 '마루가메 제면' 이 대한민국에 다시 진출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가 작년에 나왔으니 이제 소식이 전해질 법 한데 아직은 감감무소식.
이번에는 롯데에서 나서서 브랜드를 수입해 올 예정이라 하는데, 기왕 잘 되어 예전과 다르게 자리 잘 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Continue =
2025. 3.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