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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11 타이완

2025.5.28. (21) 마침내 조린 취두부 극복! 린지앙지에 야시장의 취두부 & 스테이크 전문점 구훤품(口吅品) / 2024.11 타이완, 타이베이(台湾, 台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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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타이완, 타이베이(台湾, 台北)>

(21) 마침내 조린 취두부 극복! 린지앙지에 야시장의 취두부 & 스테이크 전문점 구훤품(口吅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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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다른 친구와 함께 타이베이를 왔을 때 린지앙지에 야시장에서 찾았던 가게 하나가 있다.

바로 여기, '구훤품(口吅品)' 이라고 하는 곳인데 타이완 야시장 명물음식 중 하나인 철판에 구운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가게, 스테이크만 파는 게 아니라 다른 음식도 함께 메인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 음식의 정체는 바로... '취두부(臭豆腐)'

 

취두부와 쇠고기 스테이크 조합이라니, 이 무슨 듣도보도 못한 기괴한 콤보야...;;

 

...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조합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가 야시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스테이크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잘 나가는 가게라는 것.

 

사실 2년 전, 여기서 취두부를 처음 도전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타이완의 취두부는 다 같은 건 줄 알고 무작정 여기서 취두부를 도전해 보았으나, 이 가게에서 파는 취두부는

일반적인 야시장에서 파는 어제 먹었던 튀긴 취두부가 아닌 국물이 있는 두부조림 같은 조린 취두부였고

조린 취두부에서 나는 음식 특유의 악취는 튀긴 취두부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원이 완전히 달랐다.

진짜 칠리소스 끼얹어 먹는 튀긴 취두부가 일반커피라면 조린 취두부는 티오피 그 자체임.

 

그래서 그 조린 취두부 첫 도전 결과는... 처참한 실패...!!

두 덩어리 나온 두부 중 한 덩어리는 억지로 먹긴 했으나 더 먹으면 진짜 토할 것 같이 욱, 우욱! 하고 올라와서 바로 먹는 걸 중단.

그렇게 조린 취두부 첫 도전 결과는 쓰라린 패배의 트라우마로만 남아있었다.

 

(쓰라린 기억으로 남은 인생 첫 취두부, 2022년 12월 기록 : https://ryunan9903.tistory.com/2253)

 

2023.5.5. (9) 쓰라린 기억으로 남은 인생 첫 취두부, 린장제야시장 口吅品(구훤품-Kǒu xuān pǐn) / 포

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9) 쓰라린 기억으로 남은 인생 첫 취두부, 린장제야시장 口吅品(구훤품-Kǒu xuān pǐn) . . . . . . 이번 타이완 여행에서 목표로 삼았던 것

ryunan9903.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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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년 후...

그 사이 튀긴 취두부를 극복했고 이 냄새도 예전에 비해 꽤 익숙해진지라 '이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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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도전해보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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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에 주방이 있고 안쪽에 홀이 있는 구조.

타이완 식당을 보면 야시장은 물론 일반 식당들도 이렇게 입구에 주방, 안쪽에 홀이 있는 구조가 꽤 많다.

매장 가장 안쪽에 주방이 있는 대한민국의 식당과 상당히 구별되는 부분. 약간 길거리 분식집 보는 듯한 구조랄까.

 

여튼 입구에선 직원이 열심히 철판 위에서 스테이크를 굽고 있었고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퍼지는 냄새가 엄청난 식욕을 자극.

...물론 이 스테이크 굽는 기분 좋은 냄새 속엔 취두부 냄새가 함께 섞여있지만 말이다.

 

 

 

매장 안으로 입장.

좀 늦은 시간대라 그런지 2년 전 방문에 비해 내부는 비교적 한산한 편. 대신 사람들이 먹고 간 흔적은 많이 남아있었다.

 

 

 

구훤품은 여기 말고 타이완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체인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간판을 본 적이 있다.

다만 가게로 직접 들어가 주문을 한 건 이 가게가 유일.

 

 

 

한국어 메뉴판이 따로 없기 때문에 번역기를 통해 번역하거나 혹은 한자를 읽고 대충 감으로 주문을 해야 한다.

그래도 왼쪽 메뉴가 취두부(臭豆腐), 오른쪽 메뉴가 스테이크라는 건 확인할 수 있어 무난히 주문할 수 있었음.

취두부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건 가장 왼쪽 아래에서 다섯 번째 90달러짜리 마라취두부(麻辣臭豆腐) 였다.

 

취두부와 함께 쇠고기 스테이크도 인원수대로 세 개 주문.

스테이크는 가장 기본 스테이크인 190달러짜리 기본 스테이크(平價牛排) 선택.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테이크라는 뜻인 듯.

 

 

 

기본 식기 준비.

스테이크랑 취두부 먹는데 식기가 네 개씩이나 필요할까 싶었지만... 결국 네 개 전부 다 쓰긴 했음.

 

 

 

여기는 스테이크 시키면 모닝빵을 인당 하나씩 내준다.

대한민국 경양식 돈까스집처럼 밥과 빵 중 고를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고정 옵션.

 

 

 

스테이크는 뚜껑이 덮인 상태로 나오는데, 이 뚜껑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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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자글자글 소리와 함께 철판 위에서 기름 팍팍 튀는 갓 구운 스테이크 등장!

진짜 뚜껑 여는 이 순간은 환상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음. 기름이 얼굴, 옷에 막 튀긴 하지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스를 듬뿍 뿌린 쇠고기 스테이크와 함께 스파게티면, 그리고 계란후라이와 철판 위에 구운 야채가 함께 나옴.

아마 스파게티는 양 늘리기 위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담아줘야 푸짐하고 또 보기 좋아.

 

 

 

고기는 빈말로라도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급 쇠고기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쇠고기는 역시 쇠고기.

철판 위에서 자글자글 소스와 함께 갓 구워진 쇠고기 스테이크를 살짝 썰어 입 안에 넣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이 행복감.

아, 이래서 사람들이 스테이크를 먹는 거구나... 라는 감상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어 너무 좋다.

 

이것도 옛날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오른 거라지만, 그래도 우리돈으로 8,000원대 중반.

대한민국 어디서에 8천원대에 스테이크, 것도 갓 구운 쇠고기 철판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겠어? 여기니까 가능한 거지.

 

 

 

함께 나온 모닝빵은 그냥 일반 모닝빵이 아닌 안에 버터가 녹아들어있는 모닝빵이다.

아니 이걸 모닝빵이 아닌 디너롤이라고 해야 하나, 어디선가 이 빵을 모닝빵이라 부르는 국가는 대한민국밖에 없단 이야기를 들음.

 

 

 

빵을 반으로 가른 뒤 그 안에 스테이크 썬 것, 그리고 철판 위에서 익은 계란과 야채를 올리면 즉석 스테이크 버거 완성.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먹는 것이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라는 건 알겠다.

 

 

 

스테이크 소스에 버무린 스파게티면도 맛있음.

스테이크 소스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새콤한, 혹은 달짝지근한 계열이 아닌 후추향이 강한 달지 않은 소스인데

처음엔 강렬한 후추향 때문에 조금 놀랄 수 있어도 이게 계속 먹어도 물리거나 질리지 않는 소스맛.

 

 

 

철판에 오래 놔둘수록 소스가 면 안에 더 스며들어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스테이크 없이 스테이크 소스에 버무린 스파게티면과 계란만 따로 철판에 구워 가격 낮춰 판매해도 꽤 좋을 것 같음.

 

이것만으로도 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야시장 먹거리로 가볍게 즐기는 것 치곤 다소 묵직한 편.

야시장의 스테이크는 가벼운 간식이라기보단 '한 끼 식사' 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더 좋다.

 

그리고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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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두부... 먹어야겠지...;;

 

조그만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마라취두부(麻辣臭豆腐)'

얼핏 된장넣고 끓인 평범한 두부조림처럼 보이지만 이건 두부조림이 아니다. 음식에서 나면 안 되는 뭔가 그릇된 냄새가 난다.

 

 

 

일단 아주 조심스럽게 조금 떼어서 한 입.

처음 입에 들어갈 때 괜찮은 듯 하면서 이내 입 안에 확 퍼지는 조린 취두부 특유의 고약한 향에 윽! 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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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

 

이게 왜... 이게 괜찮은 거지???

 

뭔가 먹다 정신차리고 보니 취두부를 젓가락으로 조금씩 떼서 먹는 게 아닌 숟가락으로 국물까지 퍼서 마시는 내 모습 발견.

아니, 뭐지... 이 냄새 정말 싫고 입안 가득 퍼지는 고약한 향은 여전히 별론데.... 그런데 왜 자꾸 입에 들어가는 거지?

그리고 2년 전 느꼈던 '더 먹었다간 진짜 토할지도 모를 욱 하고 올라오는 구토감' 또한... 전혀 없었다.

 

 

 

일단 스테이크는 빵, 스파게티면까지 해서 깔끔하게 싹 비웠고...

 

 

 

...정신 차리고 보니 취두부까지 전부 먹어버림(...)

 

그렇다. 2년 전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조린 마라취두부, 이번엔 다 먹는데 대성공!

게다가 이거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떠먹은 것도 아니고 먹다보니 의외로 먹을만한데다 역하지도 않아 결국 내 의지로 다 먹은 것.

 

이렇게 입문용 튀긴 취두부 다음 단계인 조린 취두부를 완전히 극복했다.

이제 나 취두부 먹어...!!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아니 사실 이게 자랑거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뭐 그렇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조린 취두부 극복한 것 아닐까???

하나의 고난을 이겨내니 이젠 어떤 음식이 나오든 거부감없이 다 받아들일 수 있다는 알 수 없는 근자감이 생겼다.

 

일단 구훤품(口吅品)의 스테이크는 강력 추천.

취두부야 뭐 워낙 호불호 많이 갈리고 좋아하는 사람보단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음식이라 굳이 권하지는 않음.

하지만 이 가게의 스테이크는 가격도 저렴한데다 양도 꽤 넉넉해 한 끼 식사로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꼭 먹어보라 권하고 싶다.

다만 스테이크 먹고 나면 배가 꽉 차서 다른 야시장 음식 먹는데 제약이 걸린다는 건 어느 정도 감안하는 게 좋을 듯.

1인 1메뉴 필수가 아니라 뱃속 여건이 안 되면 2인 하나로 나눠먹는 것도 좋을 듯. 물론 혼자 하나 다 먹는게 최고겠지만 말이다.

 

(※ 구훤품 매운취두부 & 스테이크 통화점(口吅品 麻辣臭豆腐 & 平價牛排複合店 通化店)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FWwxfADJMd27crdj7)

 

口吅品麻辣臭豆腐&平價牛排複合店通化店 · 23號 No, No. 23, Linjiang St,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 · 음식점

www.google.co.kr

 

= Continue =

 

2025. 5. 2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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