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예전에 나온 상품이긴 한데, 이걸 블로그에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큰 맘 먹고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에 따라 되게 비위 상하고 혐오스럽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각종 창의력 넘치는 특이한 상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일본이라지만, 이건 너무 나갔다 싶은 상품이 하나 있어요.
바로 '마시는 오니기리' 라는 제품으로 말 그대로 먹는 주먹밥이 아닌 '마시는 주먹밥' 컨셉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창궐 전, 일본에 계시다 오신 분이 하나 구해다주셔서 맛 보게 되었습니다.
엄청 많이 늦었습니다만, 공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
.
.
.
......대체 왜???
짜먹는 아이스크림 설레임과 동일한 포장으로 만들어진 이 '마시는 오니기리' 는
언제 어디서든 상온 상태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먹고 싶을 때 꺼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짜먹는 음료...로
밥 먹을 시간도 없는 바쁜 현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우메보시(매실장아찌)와 가쓰오부시(가다랭이포)를 밥과 함께 갈아넣었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대체... 왜???????
용기 측면에 그려진 가다랭이포와 매실장아찌를 감싸고 있는 삼각주먹밥 그림.
묘하게 귀엽게 그려진 저 주먹밥 그림이 어째 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이건 그냥 짜서 입 안으로 바로 넣기 전에 대체 내용물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직접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한 번 접시에 내용물을 조금 짜 보기로 했습니다.
.
.
.
.
.
.
.
.
.
.
......괜히 봤어.
용기 안에는 쌀밥과 매실장아찌, 가다랭이포, 그리고 김을 한데 넣고 잘게 갈아만든
끈적하고 걸쭉한 액체와 고체의 중간쯤 되는 무언가가 들어있습니다. 아무리 좋게봐도 도저히 먹고싶지 않게 생긴 색인데요,
그래도 일단 먹어보긴 먹어봐야 할 것 같아 젓가락으로 조금 떠서 살짝 한 번 먹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봉인해버렸고요...
...일시적이긴 했지만 잠시동안 음식에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로 끔찍했던 맛.
맛은 밥과 매실, 가다랭이포를 한데 섞어놓은 죽을 먹는듯한 맛으로 짠맛과 신맛의 개성이 확 드러나는 편이긴 한데요
식감이 죽과 비슷한 듯 하면서 죽을 먹는게 아니라 마치 토사물을 들이키는 듯한 식감과 목넘김이 최악이었어요.
아니 차라리 남은 음식물 짬찌꺼기를 먹는 건 최소한 사람의 입에 들어가지 않은 걸 먹는거라 쳐도
이건 사람의 입에 이미 들어가 어느정도 소화가 된 걸 다시 토해내서 먹는 듯한 느낌이라 비위 약한 사람은 진짜 토할지도 모를 수준.
어쩌면 이런 최악의 기분을 느낀 게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육안으로 한 번 확인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는데
확인하지 않고 그냥 먹었더라도 절대 하나를 온전히 다 먹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개성 넘치고 특이한 상품들이 많이 나오는 일본이라지만, 이건 진짜 왜 만들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제품.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면 그냥 밥 대신 빵이나 칼로리바란스 같은 걸 먹으란 말여(...)
아마 작년에 잠깐 나왔던 거라 지금은 단종되었을 거라 추정. 이걸 안 먹어본 여러분들은 복 받으신 분들입니다.
2020. 12. 18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