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말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 당일치기로 춘천을 잠깐 다녀왔었습니다.
춘천은 강원도에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전철 경춘선과도 연계되어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 거리가 매우 가까워진 도시긴 합니다만, 그래도 거리가 꽤 되는 편이라 한 번 가려면 조금 큰 맘을 먹어야 합니다.
춘천의 지역음식 하면 단연 '닭갈비'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이번에 전 춘천에서 가장 유명한 닭갈비집인 '통나무집 닭갈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통나무집 닭갈비는 시내에 위치해있는 게 아닌 시 외곽, 소양강 댐 가는 길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보다는 자차로 가는 걸 추천해요.
통나무집 닭갈비 춘천 본점 전경.
시 외곽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주차장이 꽤 넓은 편인데, 그 주차장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심지어 식사 시간대를 살짝 벗어난 시간대에 방문했는데도 말이지요.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으로 인해 5인 이상 한꺼번에 매장 출입이 불가하다는 안내문.
한 번에 출입 가능한 인원은 한 팀 최대 4인까지입니다.
통나무집 닭갈비가 춘천에서 더 유명해진 이유는 백종원의 3대천왕 출연 때문인데요,
실제로 방송 덕에 이 곳은 항상 가게를 찾기 위해 몰린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방송이 나간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손님이 꽤 많은 편.
매장 카운터에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직접 만들어 준 출연진들 친필사인이 있는 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본점 말고도 별관이 따로 있다고 하는데, 본점도 이렇게 넓은데 별관까지 따로 두고 있을 정도라면
통나무집 닭갈비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조금은 가늠이 갈 것 같습니다.
통나무집 닭갈비는 포장 판매도 합니다.
매장에서 먹는 닭갈비는 1인분 250g이지만 포장 판매 닭갈비는 같은 가격에 1인분 400g을 담아줍니다.
택배비 부담시 택배 판매도 하고 있다고 하니 굳이 춘천에 오지 않아도 택배로도 주문 가능.
거기에 닭고기 뿐 아니라 고구마, 떡, 야채 등의 사리도 함께 넣어준다고 하니 포장이나 택배도 꽤 괜찮을 것 같네요.
매장에서 먹는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력 메뉴는 닭갈비(250g 11,000원), 그밖에 한정수량으로 판매하는 닭내장(300g 11,000원)과 함께
식사메뉴로는 양푼(물)막국수, 쟁반막국수, 그리고 일반 막국수가 있습니다. 닭갈비 먹은 이후 볶아먹는 볶음밥도 있고요.
일단은 닭갈비 3인분(3인 방문)과 눈꽃치즈, 그리고 우동사리를 추가.
운전하는 분이 있어 아쉽지만 이번에는 주류를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김치.
고춧가루가 들어가긴 했지만 사실상 거의 백김치에 가까운 심심하고 또 깔끔한 맛.
쌈채소로는 적상추와 깻잎, 두 가지가 나오고
슬라이스만 마늘과 양파, 그리고 쌈장이 함께 제공됩니다.
인당 하나씩 물김치가 나오는데, 닭갈비의 매운맛을 깔끔하고 개운하게 중화시켜주는 역할.
사실 닭갈비 자체가 그리 맵진 않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시원하게 국물을 마셔주니 확실히 좋긴 하더군요.
위생 문제 때문인지 물은 인원수에 맞춰 아이시스 500ml 생수로 제공됩니다.
추가 생수를 주문시 500원을 더 내야 하는데, 매장 내에 정수기가 있어 정수기 물을 떠 마시는 건 자유기 때문에
굳이 아이시스 생수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면 추가 물은 빈 병을 이용하여 떠 마시면 됩니다.
춘천에 가면 철판닭갈비보다 야채 없이 순수하게 고기만 구워먹는 숯불닭갈비를 먹으라고 추천해주는데,
통나무집 닭갈비는 그 숯불닭갈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어렵지않게 맛볼 수 있는 철판닭갈비입니다.
숯불닭갈비는 약 2년 전 겨울, 당일치기 춘천 여행을 갔을 때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춘천 강산숯불닭갈비 : ryunan9903.egloos.com/4429730)
닭갈비(3인분 - 1인 11,000원 250g) 도착.
양념이 된 닭 정육과 함께 야채, 그리고 직접 만든 양념장이 철판 냄비 위에 담겼습니다.
양념장이 꽤 많은 편인데, 야채랑 함께 볶다보면 괜찮아지겠지요.
닭갈비를 먹으면 무한리필집이 아닌 이상 항상 야채에 비해 닭고기의 양이 좀 아쉽다고 느낄 때가 많았는데
1인 기준이 뼈 없이 순살로 250g이라 확실히 다른 지역 닭갈비에 비해 고기가 많다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우동 사리도 함께 나왔는데요, 한 번 삶은 생면이 양념장 약간과 함께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특이점이라면 살짝 참기름이 뿌려진 상태로 제공된다는 점?
함께 주문한 눈꽃치즈도 한 그릇 가득 담겨 나왔습니다.
양이 상당히 많은 것 같지만, 실제 철판 위에 올리면 열기에 녹아들면서 금방 쪼그라들긴 해요...^^;;
닭갈비 조리는 직원이 수시로 왔다갔다하면서 직접 해 주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됩니다.
직원이 와서 알아서 다 해주므로 잠깐잠깐 직원이 자리 비웠을 때 열심히 사진만 찍으면 되어 편하네요ㅋㅋ
직원의 능숙한 손을 거쳐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우동사리를 넣고 닭고기와 함께 잘 섞어가며 계속 볶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1인분 기준이 250g이라 야채에 비해 닭고기의 양이 비교적 넉넉한 편입니다.
사리를 따로 추가하지 않아도 고구마라든가 떡은 약간 넣어주는데, 좋아한다면 더 시키는 것을 추천.
은근히 닭갈비 먹을 때 양념에 볶아진 떡 먹는 재미가 꽤 쏠쏠해서요.
중간에 우동면까지 넣은 닭갈비가 다 익으면 철판 중앙에 홈을 파서 그 위에 눈꽃치즈를 살살 뿌려줍니다.
여기서 직원이 눈꽃치즈를 반만 넣을지 아니면 온전하게 다 넣을지 물어보는데
반만 넣는 이유는 반은 닭갈비와 함께 먹고 나머지 반은 아껴뒀다 볶음밥 먹을 때 같이 넣어먹기 위한 목적.
물론 넉넉하게 즐기고 싶다면 눈꽃치즈를 둘 시켜서 그릇 하나에 담긴 눈꽃치즈를 전부 때려박아도 상관없습니다.
닭갈비 양념과 기름을 살짝 머금은 치즈가 녹아들면 모든 조리 끝.
이제 다 익은 닭갈비를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았습니다.
철판냄비 중앙에 녹아 있는 치즈는 퐁듀를 찍어먹듯 닭고기 혹은 야채에 찍어먹으면 됩니다.
일단은 마늘 하나 올려 상추에 싸서 푸짐하게 한 입.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별도의 쌈장을 찍을 필요는 따로 없습니다.
상추쌈으로 닭갈비를 개시한 뒤, 주걱을 이용해 앞접시에 덜어먹으면 됩니다.
닭고기와 야채, 그리고 추가로 넣은 우동면을 적절한 비율로 담았습니다. 양념이 구석구석 맛있게 잘 익었네요.
통나무집 닭갈비집에서는 별도의 라면사리를 판매하지 않고 면 사리는 우동사리 한 가지가 전부인데
볶음우동과도 같은 맛이라 이게 꽤 괜찮습니다. 볶음밥을 나중에 먹더라도 사리 하나정도는 추가하시기를.
양념 자체가 맛이 좋아 그 양념에 볶아먹는 우동면이 꽤 별미네요.
따끈하게 녹은 치즈를 닭갈비 위에 살짝 찍어 휘휘 감은 뒤 살코기를 한 입.
특출나지 않은, 닭갈비에 들어가는 평범한 재료들만을 조합하여 만든 전형적인 철판닭갈비임에도 불구하고
큼직하게 썬 닭 정육과 직접 만든 절묘한 닭갈비 양념의 조화 덕에 확실히 다른 곳보다 맛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양념을 어떻게 하고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이렇게 달라지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국물이 거의 없는 편인데, 그 때문에 다른 철판닭갈비에 비해 질척하지 않고 맛도 진한 편이었어요.
흔히 춘천 가면 다른 동네에서도 맛볼 수 있는 철판닭갈비 말고 숯불닭갈비를 먹으라 하지만,
이런 철판닭갈비라면 일부러 춘천 와서 먹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닭갈비를 약간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볶음밥 둘 추가.
볶음밥은 보통 인원수에서 -1, 2 정도에 맞춰 주문하여 입가심으로 먹으면 양이 딱 맞습니다.
남은 양념에 밥과 상추 썬 것, 그리고 김가루 등을 뿌려 맛있게 볶은 뒤 철판에 살짝 눌어붙게끔 쫙 펴서 마무리.
마지막 과정으로 아까 반 먹고 아껴놓은 남은 눈꽃치즈를 볶음밥 위에 뿌리면 눈꽃치즈볶음밥 완성!
반을 이미 먹어치웠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치즈 양이 많아보이는데, 치즈가 실제로 녹으면 그렇게까지 많진 않습니다.
매콤한 닭갈비양념에 볶아낸 밥 위에 치즈까지.
닭갈비를 배부르게 먹고 난 뒤에도 빼놓을 수 없는, 아니 빼놓아선 안 될 식사의 완벽한 마무리.
고기 먹고 난 뒤의 철판볶음밥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메뉴라
아예 편의점에서 이 볶음밥 컨셉이 도시락만 따로 출시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고 나갑니다.
'백종원의 삼대천왕' 출연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춘천명물 닭갈비전문점, '통나무집 닭갈비'
그 인기의 이유가 충분히 납득갈 정도로 절묘한 양념과 넉넉한 양의 닭고기로 맛있게 볶아내는 철판닭갈비는
왜 맛있는 닭갈비를 먹기 위해 춘천을 찾아가야 하는가 - 에 대한 답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는 가게였습니다.
춘천 시내 중심가에서도 꽤 떨어져있어 대중교통으로는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접근성이 안 좋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차공간이 넓게 확보되어 있어 차 끌고 가기에 아주 나쁘지만은 않은 편이고
매장에서 먹는 것과 동일한 퀄리티의 닭갈비를 택배 판매를 하고 있으니 밀키트 개념으로 집에서도 즐겨보실 수 있습니다.
※ 통나무집 닭갈비(춘천) 찾아가는 길 :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763(소양강 댐 가는 길목 위치)
2021. 2.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