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1호선 보산역 1번출구 근방에 위치한 '핫 피자(HOT PIZZA)'
이 피자집은 제가 일부러 주말에 동두천을 찾아가게 된 가장 큰 목적이 되었던 식당으로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자 전문점인데, 사실 피자 말고도 꽤 다양한 음식을 취급하는 곳입니다.
보산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으니 전철역에서 접근성은 좋은 편이에요.
다만 그 보산역이 수도권 전철 1호선 동두천 끝자락에 있어 거주하는 곳이 의정부, 동두천이 아닌 이상
이 동네를 찾아오는 접근성이 자체가 그리 좋지 않은 편이지만요.
한국인 손님도 있지만, 주 손님이 캠프 보산에서 복무하는 미군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이니만큼
외국인 방문 비율이 높아 매장 밖에 판매하는 요리 사진이 영어로 표기되어 붙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피자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음식'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는 점인데,
아마 미군 이외에도 근처 클럽 등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현지 사람들을 위한 음식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스파게티, 바베큐 등의 메뉴와 함께 '치즈라면'이 당당히 올라가 있는 것도
이 동네 식당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라면 문화랄까요.
보산역에 첨 내렸을 때 문 닫은 가게들이 많아 혹여 영업을 안 하면 어쩌나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정상 영업중. '오픈' 이라는 출입문 오른편에 붙은 팻말이 정말 반갑게 와닿더군요.
왼쪽이 주방, 그리고 오른편이 홀인데, 홀 내부는 그리 넓은 편은 아닙니다.
꽤 오랜 시간 이 곳에서 영업을 했는지 홀 전체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좋게 얘기하면 세월의 흔적, 그리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조금 산만하고 정리 안 된 동네 백반집(?) 분위기.
부부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젊은 여직원 한 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가게를 찾은 이유가 SNS에서 누군가가 올린 후기 때문이었는데,
알고보니 꽤 유명한 피자집이었던 듯... 맛있는 녀석들에서도 촬영하고 간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다만 위치가 위치여서 그런지 막 사람들이 엄청 몰린다든가 하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핫피자 메뉴판.
피자는 총 다섯 종류가 있고 각 피자마다 들어가는 토핑의 종류가 따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대표 피자는 단연 여러가지 재료가 한번에 들어가는 콤비네이션 피자!
한 판 가격은 24,000원으로 사이즈 구분 따로 없이 한 가지 크기만 취급하고 있고요.
피자 외에도 수제 치즈버거가 꽤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이 날 여기 외에도 방문할 가게가 한 군데 더 있어 이 곳에서는 피자만 맛보기로 했습니다.
앞서 말했던 '필리핀 전통 음식'도 별개의 메뉴판에 따로 존재합니다.
다 처음 듣는 조금 생소한 음식들인데, 메뉴 구성을 보니 단품 식사로 즐길 수 있는 메뉴인 듯.
라면도 파는 곳이에요...ㅋㅋ
피자와 햄버거, 필리핀 음식과 라면의 조합이 조금 특이하지만, 의외로 어울릴 것 같기도 하군요.
우리야 익숙한 음식이지만 이 근방 미군들에게는 조금 신기한 한국 음식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요.
불고기 라면이나 치킨 라면은 토핑이 어떻게 나올지 좀 궁금하긴 합니다.
앞접시와 함께 숟가락이 아닌 포크가 인원수에 맞춰 나오는데
다들 포크 포장 보고 푸훕... 문제될 건 딱히 없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터졌거든요.
일행 중 한 명은 피자 먹으러 온 게 아니라 백반집 온 것 같다고 하던...ㅋㅋ
테이블에는 후추, 소금, 핫소스 등이 기본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피자 주문과 함께 제공되는 파마산 치즈가루 통.
음료도 페트 음료와 캔음료가 종류별로 있는데 냉장고를 슬쩍 보니 닥터 페퍼 캔이 보였습니다.
'선택받은 자의 지적 음료' 를 고르는 거야말로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
피자와 함께 나온 오이피클.
넉넉히 먹으라고 작은 그릇에 수북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핫 피자의 대표메뉴, '콤비네이션 피자(24,000원)'
SNS 후기와 사진을 통해 미리 알고 간 거라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는데, 모짜렐라 치즈가 정말 많습니다...!!
이렇게 치즈를 넘쳐흐를 정도로 담아준 피자는 몇 년 전, 제 블로그를 통해 소개했던
건대의 페르시안 피자 '페르시안 걸프' 이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피자 사이즈가 아주 크진 않습니다.
제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피자, 혹은 코스트코 피자의 18인치 사이즈에 익숙해져서인지
처음 나왔을 때 '어라, 생각보다 좀 작네...' 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피자가 작은 게 아니라 이마트, 코스트코 피자가 상대적으로 무식하게 큰 것이었어요(...)
일반 프랜차이즈, 혹은 개인 피자집의 라지 피자 사이즈는 정도 보면 될 것 같은데요,
정확한 인치 수(지름)을 확인 못해서 몇 인치 정도 되는지 확실한 측정을 하진 못했습니다.
보통 피자는 도우 위 모짜렐라 치즈를 깔고 그 위에 각종 토핑을 얹어 구워내는 식인데,
핫피자의 콤비네이션 피자는 순서가 반대입니다. 도우 위 토핑을 얹고 치즈를 마지막에 뿌렸습니다.
모든 피자가 전부 치즈 -> 토핑 순으로 재료를 얹는 건 아니라지만, 이런 방식은 꽤 오래간만이네요.
그래서 피자 외관만 봤을 땐 토핑이 치즈에 가려져 콤비네이션 피자가 아닌 마치 치즈 피자처럼 보이는군요.
피자 위에 얹은 모짜렐라 치즈가 정말... 많습니다.
한때 도미노피자라든가 피자마루 같은 브랜드에서 '치즈폭탄'이라는 피자를 내놓은 적 있긴 하지만
그런 피자따위 가볍게 비웃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가는 핫피자의 콤비네이션 피자.
피자 조각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우 위 올라가는 토핑과 모짜렐라 치즈 덕에 피자가 꽤 묵직한 편.
피자를 접시에 담는 도중 한 번 바닥에 엎어 치즈가 많이 흐트러졌는데요,
치즈가 흐트러진 덕에 모짜렐라 치즈 속에 가려진 토핑이 담겨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모짜렐라 치즈 속 콤비네이션 피자에 들어가는 잘게 썬 토핑이 꽤 알찬 편입니다.
90년대 피자 레스토랑에서 접했던 옛날 추억의(?) 팬피자 감성을 꽤 잘 살린 피자.
두툼하게 씹히는 속재료와 푸짐하게 얹어낸 모짜렐라 치즈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특별하게 놀라운 맛은 아니지만,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은 옛날 콤비네이션 팬피자 맛을 정직하게 잘 살렸어요.
나이가 30대, 혹은 그 이상 사람들이라면 '아, 어릴 때 먹었던 피자가 이랬지!' 라고 회상할 수 있는 맛.
피자 도우는 두꺼운 팬 피자 도우인데, 바닥이 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편입니다.
쫀득쫀득한 찰진 식감이 덜한 대신 기름기가 상대적으로 적어 약간 퍽퍽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씬피자, 팬피자 중 팬 쪽을 선호하지만 얇은 도우의 씬피자 좋아하는 분들은 취향에 안 맞을수도 있어요.
취향에 따라 파마산 치즈와 핫소스를 뿌려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토핑과 치즈가 묵직하게 많이 올라간 피자라 피자 면적에 비해 의외로 포만감을 꽤 많이 느낄 수 있었고요.
배가 터질 정도까진 아니지만, 셋이서 나눠먹으니 어느정도 포만감이 꽉 차는 느낌.
같은 사이즈의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를 셋이 나눠먹었다면 아마 어림도 없었을텐데 말이에요.
어느 정도 예상한 맛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보산역 '핫피자'
집에서 편도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 그 거리를 감수하면서까지 갈 만하냐 - 라고 물으면
사람에 따라 좀 망설여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오랜 왕복 시간을 감내하면서까지
모짜렐라 치즈 아낌없이 팍팍 넣은 옛날 90년대 피자집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알찬 피자를 먹어보고 싶다면
한 번 주말에 나들이 나간다 생각하면서 찾아가볼 만한 피자전문점입니다.
일단 저는 시간 지난 후에 기회 봐서 다른 가게들도 방문할 계기가 생기면 함께 묶어 재방문하지 않을까 싶어요.
※ 핫피자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보산역 1번출구 하차, 동두천시 외국인관광특구거리 내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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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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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8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