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한성대입구 지하철역 6번 출구에서 내려 북쪽으로 쭉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오래 된 중화요리 전문점 '옛날 중국집' 을 재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방문한 이래 5개월만의 방문이네요.
(성북동 옛날중국집 첫 번째 방문 : https://ryunan9903.tistory.com/758)
오랜 연식이 느껴지는 건물이 세워져 있는 이 장소에서 45년간 장사를 한 나름 동네에서 유명하다면 유명한 노포로
지금은 노인이 된 두 노부부가 음식을 만들고 그 자녀로 보이는 가족들이 서빙을 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입니다.
지난 방문 땐 저녁시간대에 방문하여 꽤 북적이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엔 낮에 가서인지 여유가 있는 편이네요.
참고로 여기선 음식 나오기 전 마스크 착용을 좀 빡세게(?) 안내하는 곳이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래요.
메뉴판을 한 컷. 식사 메뉴인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5,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요리들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적당적당한 느낌.
테이블에는 식기류와 함께 고춧가루, 간장, 식초 등의 기본 양념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앞접시와 함께 기본 식기 세팅 완료.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깍두기.
보통 중화요리 전문점에선 배추김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특이하게 깍두기가 나와요.
그리고 단무지와 생양파, 춘장이 함께 제공됩니다.
중화요릿집에서 생양파와 단무지를 제공한 건 언제가 시초였을까 은근히 궁금해지는...
같이 간 일행이 주문한 '볶음밥(6,500원)'
각종 야채를 넣고 볶아낸 밥 위에 계란후라이, 그리고 짜장소스를 함께 얹어 낸 비주얼.
담음새가 화려하거나 예쁜 편은 아닌데, 오히려 투박하게 담긴 이 모습이 오래 된 가게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역시 같이 간 일행의 '백삼선짬뽕(8,500원)' 입니다.
큼직한 그릇 위 각종 야채와 해산물이 얼큰한 붉은 국물이 아닌 하얀 국물에 함께 담겨나온 모양새.
한눈에 봐도 해산물이 꽤 다채롭게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리가 하나 함께해야 하기에 선택한 '탕수육(20,000원)'
탕수육은 소, 중, 대 사이즈 구분 따로 없이 미니탕수육과 일반탕수육 두 가지 사이즈로만 존재.
가격이 5,000원 차이인데 양 차이가 얼마나 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찍먹 스타일의 탕수육이라 소스가 따로 그릇에 담겨나오는 게 특징.
일행들의 취향에 따라 찍어먹어도 좋고 소스를 탕수육 튀김 위에 부어먹어도 상관없습니다.
탕수육 소스 안에는 오이와 함께 당근, 양파, 그리고 목이버섯 등이 들어가있어요. 색은 그리 빨간 편이 아니고요.
재미있는 건 이 가게 메뉴 중 '고기튀김(덴뿌라)' 가 있는데, 이 메뉴 가격은 19,000원입니다.
탕수육에서 소스를 빼면 바로 고기튀김이 되는데 1,000원의 가격 차는 소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인 듯.
돼지고기의 튀김 상태가 꽤 좋아 굳이 소스 찍어먹지 않고 간장 찍어먹는 식으로 즐겨도 좋을 것입니다.
채썬 양배추와 파슬리, 거기에 당근까지 함께 나온다는 점 역시 옛날 중국집 감성을 잘 살렸는데요,
양배추 위에 케찹 한 가지만을 뿌린 것 역시 추억을 자극하는 느낌이라 꽤 마음에 듭니다.
튀김 한 조각 크기가 꽤 큼직한 편이고 튀김 상태도 좋은 편이에요.
바삭바삭한 튀김이라기보다는 약간 뭐랄까... 포실포실한 식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으로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굳이 탕수육 소스를 찍어먹지 않더라도 그냥 튀김과 돼지고기 본연의 고소한 맛을 즐기는 것도 아주 괜찮습니다.
물론 소스에 푹 찍어 달짝지근한 맛을 즐기는 것도 일품이지요.
여기 소스는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또 케찹의 신맛이 덜해 취향을 크게 안 탈 것 같다는 게 큰 장점.
최근 트렌드인 쫀득쫀득한 식감의 찹쌀탕수육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이 나름대로의 개성이 꽤 멋집니다.
제가 선택한 식사 메뉴는 '잡채밥(8,000원)'
지난 방문에선 간짜장을 먹어보았는데, 가게의 오래 된 역사를 보면 한 번 이걸 시켜봐도 좋겠다 싶어 선택.
청경채, 목이버섯 등의 각종 재료와 함께 당면을 볶아내어 밥 위에 듬뿍 얹은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밥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함께 먹으라고 국물이 나오는데, 국물은 짬뽕 국물이 나오네요.
어디선가 진짜 내공있는 중화요릿집은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을 준다 - 라는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들었는데,
사실 저는 짬뽕국물이든 계란국이든 그리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떨 땐 짬뽕국물이 더 좋을때도 있어요.
큼직하게 재료를 썰어넣은 잡채밥은 국물이 자작하게 담겨 있는 것이 특징.
예전 평택에서 먹었던 육교반점의 잡채밥(http://ryunan9903.egloos.com/4425017)을 떠오르게 만드는 비주얼입니다.
그 쪽이 좀 더 당면이 많긴 합니다만, 계란후라이라든가 자작한 국물 등이 서로 많이 닮았습니다.
적당히 위에 얹어진 재료와 함께 잘 비벼서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위에 얹어진 풍성한 건더기 때문인지 1인분인데도 불구하고 1인분을 넘는 듯한 푸짐한 양이 매력적이군요.
젓가락과 숟가락을 바쁘게 옮겨다니며 맛있게 잡채밥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잡채보다 덜 기름지면서 촉촉한 국물 속 은은한 단맛, 그리고 불맛이 느껴져
꽤 괜찮은 잡채밥이라는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여기 오셨을 때
늘 먹는 짜장면이나 짬뽕, 볶음밥 같은 게 질렸을 때 한 번 시켜보시는 것도 좋을 듯. 가격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요.
두 번째 방문도 첫 번째 못지않게 꽤 만족하며 나갈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처음 먹었던 간짜장보다 이번에 먹은 잡채밥이 개인적인 만족도는 더 높기도 했고요.
볼 때마다 뭔가 약간 뭉클(?)해지는 기분이 드는 문구.
젊을 때부터 노인이 된 지금까지, 45년간 한 장소를 지키며 뿌리를 내린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오래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 한성대 우리게임장II에 자주 다니는 분들도 계실텐데
혹여 그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같은 한성대역 역세권이긴 해도 위치가 정반대입니다.
거기서 오시려면 도보로 약 10분 정도 소요되니 찾아갈 생각이 있다면 이 부분은 참고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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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날씨가 덥긴 하지만 올 여름은 정말 맑은 하늘과 예쁜 구름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매번 봄마다 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늘 이런 하늘이 그립단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는 원 없이 즐길 수 있었어요.
한성대입구 전철역에서 우리게임장II로 넘어가는 큰길가에 위치한 '아얌' 이라는 식당.
치킨라이스가 꽤 궁금해보이는데, 매장 규모가 너무 작아 딱 2~3인만 앉을 수 있은 공간이 전부.
그래서 둘 이상 밥 먹으러 가는것도 어렵고 다음에 이 쪽에 게임하러 갔다 혼밥할 때 이용해 볼 생각이에요.
※ 옛날중국집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 하차 후 직진
2021. 8.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