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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7 양양,속초

2021.9.7. 갑작스레 떠난 반나절 속초양양 일출여행 / (2) 그로부터 16년, 화마를 딛고 다시 일어난 양양 낙산사(洛山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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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레 떠난 반나절 속초양양 일출여행 =

(2) 그로부터 16년, 화마를 딛고 다시 일어난 양양 낙산사(洛山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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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낙산비치호텔' 이라는 관광호텔이 있습니다.

차가 있으니 차로 이동해도 상관없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사실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거리에요.

 

 

주차장이 바로 해안가 옆에 위치해있어 이렇게 주차장 담 너머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오전 6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주차요원 직원 한 명이 주차장을 관리중.

 

 

낙산비치호텔 앞 주차장은 유료로 주차장으로 요금이 3,000원인가 4,000원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유료 주차가 싫다면 호텔로 올라가기 전, 언덕 아래에 위치한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대신 언덕을 약간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큰 부담은 없어요.

 

또 낙산비치호텔 건물 내 카페가 있는데 이 곳에서 커피 두 잔을 마시면 주차 무료가 가능하다고 하니

혹여라도 여기에 차 대놓을 계획이 있으신 분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오전 6시, 주차장에서 바라본 동해바다의 일출.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낙산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본 것 못지않게 멋지더군요.

 

 

호텔 주차장을 찾아온 이유는, 호텔 바로 옆에 양양의 사찰, '낙산사(洛山寺)' 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주차장의 정확한 명칭은 '의상대 주차장' - 여기에 차를 대놓고 바로 낙산사로 들어갈 수 있어요.

 

낙산사의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아침에 일출 보러 온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낙산사의 아침은 꽤 빨리 시작됩니다.

여름철에는 오전 6시에 문을 열어요. 길을 따라 쭉 가면 매표소와 연결됩니다.

 

 

낙산사 매표소로 이동하는 길에 찍은 동해바다.

여름엔 사찰 개방 전 이미 해가 뜨는데, 겨울철엔 일출을 보기 위해 사찰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을 것 같네요.

 

 

낙산사 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료로 들어올 수 있지만, 이 이후부터는 입장권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난 포천 국립수목원(https://ryunan9903.tistory.com/1071)과 마찬가지로

낙산사 역시 무인 자동발매기를 통해 입장권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카드 사용 가능하고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찰이나 국립공원 입장료는 오로지 현찰로만 받았던 걸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발전.

 

 

낙산사 입장권은 별도의 빳빳한 종이티켓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영수증으로만 인쇄되어 나옵니다.

입장하기 전, 무인발매기 옆에 있는 안내소 직원에게 입장권을 보여준 뒤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아직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뭐랄까 약간 설렁설렁하게 운영되는 것 같더군요.

 

 

소나무 군락을 따라 낙산사 경내로 입장.

앞의 양산 쓴 사람은 이번 여행을 기획(?)하며 운전을 맡은 지인분.

 

 

사찰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건물은 '낙산다래헌(洛山多來軒)'

낙산다래원은 각종 불교용품 판매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목조 건물입니다.

 

 

'낙산다래헌(洛山多來軒)' 의 현판.

너무 이른 시각에 온지라 아직 다래헌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닫혀 있는 출입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이 가까이 와도 그다지 큰 경계심 없이 앉아있는 모습.

산고양이지만 사실상 사찰 안에 눌러앉아 사는 녀석 같아요. 털도 뽀송뽀송하고 살도 잘 오른 걸 보니...ㅋㅋ

 

 

그런데 여기 눌러앉아 사는 고양이가 한 마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디 숨어있던 건지 저 계단에서부터 한두마리씩 천천히 다래헌으로 내려오는 모습.

 

 

문 열 시각에 맞춰 미리 대기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들이 이 앞으로 몰려들더군요.

사찰 내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아니지만 아마 밥 정도는 챙겨주지 않았을까 싶던...ㅋㅋ

 

 

낙산사 의상기념관.

 

 

용과 거북이가 조각되어 있는 두 개의 비석.

 

 

'길에서 길을 묻다'

 

 

낙산사는 그 규모가 상당히 큰 사찰이라 경내 전체를 돌아보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여러 갈래로 길이 뻗어있어 이렇게 사찰 곳곳에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홍예문이 있는 쪽이 낙산사로 들어오는 정문이라 하는데, 저희는 정문이 아닌 의상대주차장 쪽으로 들어왔어요.

 

 

사찰 내부의 각종 건물 위치 안내 및

지난 2005년 양양 일대 산불의 복구 과정을 알리는 입간판.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5년 4월, 양양 일대에서 난 큰 산불로 낙산사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그 피해에 대한 이야기는 천천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상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

저 앞에서 걷는 두 사람이 이번 짧은 여행을 같이 한 제 일행들.

 

 

의상대로 가는 길 곳곳에 연두색의 소원지가 빽빽하게 달려 있습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낙산사 - 소원지 달기' 로 작은 부스에 소원용지와 펜이 있어 소원을 직접 쓴 뒤 달 수 있어요.

 

 

소원지를 따라 쭉 이동하는 길 끝에 '의상대(義湘臺)' 가 있습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48호로 지정된 '낙산사 의상대(義湘臺)'

홍련암으로 가는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한 정자로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해안절경이 뛰어나 양양8경에도 올라 있다고 하네요. 현대의 의상대는 1995년에 복원한 것.

 

 

의상대의 현판.

 

 

그리고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아침 하늘.

이미 해는 수평선 위로 높게 떠 있긴 합니다만, 이 곳에서 보는 일출도 굉장히 멋질 것 같네요.

 

 

의상대에서 바라본 동해안의 기암절벽. 저 멀리 보이는 기와건물은 낙산사 홍련암입니다.

 

 

의상대 가는 길목에 걸려있는 소원지.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수많은 소원이 걸려 있습니다.

 

 

대부분이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원하는 것들이지만, '로또 당첨' 같은 솔직한 소원도 은근히 있어요...ㅋㅋ

 

 

뭔가 상당히 신경쓰이는 소원지가 하나 있는데(...)

 

 

ㅋㅋㅋㅋ... 그래도 멋진 소원 잘 빌었네요.

 

 

의상대를 나와 홍련암 방향으로 이동.

홍련암을 가는 방향에 의상대가 있어 한 번에 돌아볼 수 있습니다.

 

 

홍련암 가는 길목에 쌓여 있는 작은 돌무더기.

 

 

일출 이후의 동해바다 풍경이 워낙 좋아서인지 계속 카메라를 들이밀게 됩니다.

 

 

홍련암은 낙산사의 다른 암자들과 달리 혼자 꽤 외딴곳에 떨어져있는 게 특징.

경사가 심하지 않은 언덕을 따라 쭉 내려가야 합니다. 이렇게 외따로 떨어져 있는 덕을 크게 보긴 했지만요.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 해송.

 

 

여신도들의 숙소 '연하당(蓮河堂)'

당연하겠지만 남성들은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연하당 앞에서 본 홍련암, 그리고 그 앞의 기암절벽.

홍련암이 위치한 풍경이 꽤 멋지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웅장함이 생각 이상이네요.

 

 

암자 처마에 매달려있는 종과 목어(木魚)

 

 

외딴 곳에 떨어진 암자, '홍련암(紅蓮庵)'에 도착했습니다.

 

 

낙산사 홍련암은 676년(신라 문무왕 16) 한국 화엄종의 개조인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고 하는 법당 건물로

관음굴(觀音窟)이라고도 불립니다. 1984년 6월 2일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6호로 지정되었다는군요.

 

해수관음공중사리탑비, 그리고 홍련암에 대한 설명이 써 있는 입간판.

 

 

이번엔 반대로, 홍련암에서 바라본 연하당과 의상대의 모습.

 

 

산 속에 위치한 사찰이 아닌 해안가에 위치한 사찰이라 바다를 끼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 꿈이 이루어지는 홍련암.

 

 

홍련암 하면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2005년 4월 5일 식목일에 양양에서 큰 산불이 발생,

낙산사 역시 산불이 옮겨붙어 대부분의 전각이 불타 소실되는 엄청나게 큰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당시 산불이 워낙 커서 여기까지 소방차가 도저히 올 수 없고 자체 소화시설로도 버거운 상황이었다고 하더군요.

 

 

산불 당시 낙산사 대부분의 건물은 화마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소실되었고

대한민국 보물인 낙산사 동종마저 녹아내려 사라졌지만, 극히 일부의 건물은 화마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홍련암인데요, 홀로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 다행히도 불길이 옮겨붙지 않았어요.

하지만 윗 사진을 보면 홍련암 바로 앞까지 불이 옮겨붙어 홍련암 역시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2005년 4월, 낙산사 화재에서도 홍련암만큼은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으로 인해 불길이 닿지 않았다... 라고 합니다...^^;;

 

 

현재 낙산사의 원통보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각은 화재 소실 후 새로 복구되었지만

홍련암만큼은 화마를 피해간 덕에 현재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암자의 전경.

 

 

홍련암의 현판.

 

 

소원 성취.

 

 

복전함 위에 있는 구슬을 만지고 있는 두꺼비의 이름은 '삼족섬' 이라고 합니다.

 

 

이 두꺼비를 만지면 내 꿈과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마음 속으로 가볍게 소원을 빈 뒤 살짝 쓰다듬고 나왔습니다.

 

 

홍련암 뒤로는 길이 없어 다시 의상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길.

 

 

곳곳에 지폐와 동전이 놓여 있는 석불상.

 

 

이번엔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낙산사의 정문인 '홍예문(虹霓門)' 쪽으로 향했습니다.

 

 

낙산사 홍예문 역시 지난 2005년 산불 당시 누각이 전소되었고 현재는 옛 모습으로 다시 복원한 것.

2005년 당시 낙산사 화재 소식을 뉴스로 보면서 홍예문이 활활 불타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는데,

많은 세월이 흘러 지금은 다행히도 옛 화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복원되었습니다.

그리고 건물과 함께 불탄 주변의 숲도 크게 회복된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원통보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사천왕문(四天王門)'

 

 

문 안에서 낙산사를 지키고 있는 네 명의 사천왕.

 

 

낙산사 동종이 있는 '범종루(泛鐘樓)'

 

 

낙산사 동종은 1469년, 예종 시절에 만들어진 종으로

대한민국 보물 제479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였으나 지난 2005년 산불 당시 범종루에 불이 옮겨붙으며

산불의 고열로 인해 종이 녹아내린 뒤 완전히 소실되어 현재 보물에서 지정 해제되었습니다.

현재 범종루에 매달려 있는 종은 산불 당시 소실된 동종을 2006년 10월에 복원시킨 복원품이라고 하네요.

 

 

화재 당시 녹아내려 소실된 동종의 잔해는 현재 별도 전시실에 보존되어 전시되고 있다고 해요.

소중한 문화재가 소실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복원된 모습을 보며 약간의 위안을 삼아 봅니다.

= Continue =

 

2021. 9. 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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