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그동안 마셨던 캔맥주 이것저것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입니다.
술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캔맥주 하나 사서 혼자 마시는 걸 되게 즐기는 편인데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마트의 맥주 코너 구경할 때 뭔가 눈에 띄거나 혹은 호기심이 드는 제품을 보면 하나씩 구매해서 맛을 보거든요.
그 과정을 통해 맛보게 된 시판 캔맥주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어 이번에 한데 모아 한 번 가볍게 소감을 남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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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마시라거(더 쎄를라잇 브루잉)
쥬시후레쉬맥주, 유동골뱅이와 어울리는 맥주 등을 생산했던 더 쎄를라잇 브루잉의 마시라거 캔맥주는
주로 유명한 기존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상품을 내거나 혹은 이 제품처럼 특이한 컨셉이나 이름을 담는 게 특징으로
맥주 자체의 맛보다는 독특한 마케팅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 제품의 경우 '나사 우주인이 좋아하는 비엔나 엠비라거' 라는 특이한 컨셉으로 나온 맥주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다른 맥주에 비해 좀 더 짙은 갈색을 띠는 맥주는 청량감과 동시에 쓴맛이 살짝 느껴지는 게 특징이라곤 할 수 있으나
기대했던 것만큼의 맛이 나진 않아 개인적으로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한 번 마셔본 정도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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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롯데칠성)
롯데의 대표 맥주인 '클라우드' 시리즈의 라이트 버전으로 355ml 한 캔의 열량이 70kcal밖에 안 되는 저칼로리가 특징.
밤에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칼로리가 걱정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저칼로리 맥주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탄산의 청량감이 꽤 강한 편이고 알콜 도수가 3%로 일반 맥주에 비해 도수가 낮은 편이라 술을 잘 못 하는 사람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 3%면 호로요이 같은 츄하이와 비슷한 도수라 진짜 부담없이 마시기 좋은 정도거든요.
안주 없이 탄산음료 같은 느낌으로 밤에 맥주 생각날 때 한 캔 까서 가볍게 쭉 들이켜도 괜찮을 것 같은 캔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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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카스 화이트(오비맥주)
이제서야?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점유율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대표맥주인
카스 브랜드에서 드디어 밀맥주 계열의 신상품이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늦게 나온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카스 화이트는 라거 맥주가 아닌 밀맥주 계열의 신상품으로 가벼운 시트러스 향과 함께 약간의 신맛이 느껴지면서
탄산이 강하고 뒷맛이 썼던 오리지널 카스에 비해 약한 탄산, 그리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뒷맛을 갖고 있었던 제품입니다.
다만 부드럽긴 해도 풍부하다는 인상은 별로 없고 뒷맛이 너무 빠르게 사라져서 밋밋하다는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던지라
카스라는 브랜드 자체가 갖고 있던 한계는 결국 어쩔 수 없는건가... 하는 아쉬움도 함께 남아버린 맥주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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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제주라거 프로젝트 001(제주맥주)
요즘 마트에서 제주맥주 브랜드를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고 종류 또한 다양하여 선택의 폭도 상당히 넓어졌는데요,
대형마트에서 4캔 행사를 할 때 뭐 담을까 고민하다 맛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집어든 맥주입니다.
잔에 따랐을 때 거품이 빨리 사라지는 편이며 풍부한 홉항과 약탄산, 그리고 과일향과 산미가 꽤 강하게 느껴지는 맥주로
쌉싸름한 뒷맛이 중후함보다는 가벼운 느낌이지만 결코 경박하지 않고 상쾌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좋은 인상이었어요.
제주 하얀 파도의 시원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 상쾌한 기운을 맥주로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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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고길동 에일(더 쎄를라잇 브루잉)
아...ㅋㅋㅋㅋ 이건 진짜 어른이라면 안 살 수 없는 맥주... 패키지와 이름만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구매했습니다.
생산한 곳은 아니나다를까... 특이한 컨셉의 맥주를 엄청 많이 내는 더 쎄를라잇 브루잉의 제품.
'당신은 어른이 된 것이다' 라는 감성적인 문구가 인상적인 더 쎄를라잇 브루잉의 신상 캔맥주 고길동에일은
쌉싸름한 맛의 맥주를 통해 어른의 쓴맛, 그리고 고길동이란 인물이 가진 삶의 애환을 담아내려 한 게 아닐까 싶었는데요,
복숭아를 연상케하는 강한 과일향이 훅 들어오며 달콤한 향이 입안에 풍부하게 퍼지는 것이 특징.
뒷맛이 무겁지 않고 가볍게 넘어가서 오히려 '삶의 쓴맛' 보다는 '달콤함' 에 중점을 둔 맥주에 좀 더 가까웠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그리고 기대했던 맛과는 조금 달랐지만 이 브루어리 생산 제품중에서는 비교적 괜찮은 축에 속했던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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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마가리타(리커앤조이 - 호주)
지난 주류박람회에서 사 온 과실주로 실제 마가리타와 비슷한 맛은 아니겠지만(애초에 마가리타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살짝 풀향이 감돌며 들어오는 달콤함, 그리고 약간 떫고 아리지만 상큼함이 남는 뒷맛이 꽤 인상적인 과실주였습니다.
탄산도 꽤 강한 편이라 안주 없이 가볍게 밤에 혼자 홀짝이기 좋은 과실주였어요. 여름 해변의 축제를 연상시키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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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갓생 폭탄맥주(하이트진로)
한국인들이 즐겨마시는 소맥! 그 소맥의 맛을 캔맥주로 재현한 이 맥주는 알콜 도수가 6도로 타 제품보다 꽤 높은 편.
하이트진로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저는 GS슈퍼마켓에서 구매했지만 다른 마트에서도 판매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수가 높은 편이라 타 맥주보다 쓴맛이 강한 편이고 탄산의 청량감은 더 약한 편.
그리고 쓴맛과 함께 소주 특유의 달큰함이 뒤에 남는데, 그게 전부고 그 외엔 맥주 특유의 다른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솔직히 말해 진짜 너무 맛없었던(...) 제품. 이번에 한꺼번에 모아 소개해보는 맥주 중 가장 별로였습니다.
소맥을 좋아하신다면 그냥 맥주랑 소주 따로 사서 직접 제조해서 드세요. 호기심에 한 번 사 먹어볼 만한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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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롯데칠성)
롯데칠성의 대표 탄산음료인 칠성사이다와 클라우드 맥주와의 만남! 막걸리와 사이다 조합은 알지만 맥주와 조합이라니...!
대체 이건 무슨 맛일지 감도 안 잡히고 예측도 안 가는 콜라보레이션이라 너무 궁금해서 한 번 구매해 보았습니다.
알콜 도수는 3.2%로 타 맥주에 비해 꽤 낮은 편인데, 그래서 목넘김이 좀 더 편하고 좋은 게 특징이긴 하지만
칠성사이다 특유의 단맛이 너무 강해서...ㅋㅋ 맥주라기보단 진짜 그냥 탄산음료 마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만 그래도 맥주는 맥주인지라 한 캔 마시고 나닌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돌긴 했지만요. 맛 자체는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굳이 맥주와 사이다를 섞어 마셔야 하나...?' 라는 의문은 있었습니다. 그냥 두 음료는 따로 따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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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천하장사 에너지 비어(카브루 비전 브루어리)
대한민국 대표 어육소시지 '천하장사 소시지' 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제품.
마카가루가 들어있는 특수 에너지 맥주를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느껴지긴 합니다만 함유량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밝은 황금색을 띤 에일맥주로 저탄산에 약한 고수향이 올라오며 목넘김은 꽤 부드럽고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편.
캔 패키지를 봤을 땐 큰 기대가 들지 않았습니다만, 의외로 제가 좋아하는 1866 블랑과 비슷한 느낌의 맛이라
기대하지 않고 마셨는데 꽤 괜찮아서 좋았던 캔맥주 중 하나입니다. 1866 블랑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드셔보셔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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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제주맥주 x 현대카드 아워에일(제주맥주)
이름 그대로 제주맥주, 그리고 현대카드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제품. 꽤 독특한 디자인의 패키지가 인상적.
거의 갈색에 가까운 아주 진한 황금색의 에일 맥주는 강한 꽃향이 내는 화사함, 그리고 쓴맛이 약한 대신 달콤한 뒷맛이
꽤 인상적이었던 맥주로 부드러운 목넘김을 갖고 있었던 맥주입니다. 쓰지 않은 발랄한 향의 맥주를 원하는 분들께 추천.
물론 모든 맥주가 다 좋았던 건 아닐지라도 대체적으로 제주맥주 브랜드를 달고 나온 것들의 만족도가 꽤 높았던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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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째. 치얼스(CHIEERS - 제주맥주)
제주맥주와 BBQ 치킨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이 맥주는 치킨과 맥주, '치맥' 에 가장 최적화된 페어링 맥주로
열대과일의 상큼한 맛과 치킨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황홀한 순간을 선사해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가장 이상적으로 즐기기 위해선 BBQ 치킨과 함께 즐겨야겠지만, 그렇게 하진 않고 걍 맥주만 따로 마셔보았는데요,
맥주거품은 빨리 사라지는 편이며 진한 풍미는 없지만 톡 쏘는 맛이 강해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냥 맥주 자체로만 마시면 매력이 별로 없지만 기름진 튀김류와 함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좋을 것 같은 인상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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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노티드 스마일 위트 에일(독일맥주)
우리에겐 도넛 브랜드로 유명한 '노티드' 의 이름을 달고 나는 밀맥주. 제품 포장만 보면 되게 달콤할 것처럼 느껴지는
이 위트 에일은 약한 탄산과 함께 마치 달콤한 도넛을 먹는 듯한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 그리고 쓴맛이 적어
안주 없이 그냥 마셔도 부담없을 정도로 술술 넘어가는 게 좋았던 맥주입니다. 노티드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를 맥주로 나타내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느껴졌던 가볍게 마시기 좋은 밀맥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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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라이프 에일(크래프트 브로스)
크래프트 브로스와 라이프 매거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맥주, 굉장히 세련되게 느껴지는 패키지가 인상적이고
제 주변의 다른 분이 좋아하는 맥주라 저도 마트에서 발견, 호기심에 한 번 구매해서 마셔보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되게 비싼 프리미엄 라인업(...)의 맥주처럼 생겼습니다만, 의외로 행사도 자주 하고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아요.
잔에 따랐을 때 거품이 꽤 풍부한 편이며 첫 맛은 부드럽고 쓴 맛은 적으며 뒷맛은 상쾌하게 남습니다. 홉향은 약한 느낌.
깔끔하지만 맥주에서 느껴지는 그 무게감과 맛이 결코 가볍거나 경박하지 않아 맥주 자체로만 마시는 것도 좋고
혹은 다른 요리들과 함께해도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앞서 소개한 치얼스 에일과의 다른 점이라면 그 맥주의 경우
맥주 자체로의 매력은 별로지만 튀김요리와 함께했을 때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았다면, 이건 맥주 자체로만 마셔도 좋고
안주와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인상. 어느 쪽이든 꽤 만족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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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이 정도에요. 이걸 하루아침에 다 마신 건 아니고 밤에 조금씩 홀짝홀짝 마셨던 걸 한데 모아 정리해본 것입니다.
예전에는 마신지 좀 오래 된 맥주의 경우 그 제품에 대한 인상이 가물가물해져서 기억이 잘 안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요샌 맥주를 마실 때 맥주에서 느껴진 인상을 그때그때 메모를 해놓다보니 메모를 읽으면 기억이 쉽게 잘 떠오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번에 마신 맥주 중 다시 마셔도 좋을 정도로 마음에 든 걸 꼽으면 고길동, 제주라거, 천하장사, 라이프 에일.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라 여러분들의 취향은 또 다를 수 있으니 그냥 참고만 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2022. 9. 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