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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중식

2020.5.15. 란주라미엔(란주칼면 - 명동) /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도삭면과 한국인 입맛에 잘 맞게 어레인지된 쫄깃쫄깃한 꿔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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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 명동과 남대문시장 사이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소공동 본점 맞은편의 큰길가에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한 중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와 지붕의 간판이 멀리서도 눈에 띄고 인상적으로 남는 이 가게의 이름은 '란주라미엔'

 

 

간판에는 '란주칼면'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이 가게는

'도삭면(刀削麪)' 이라는 면요리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중화요리집입니다.

 

중국에서 유래된 도삭면은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편 뒤 도삭면 전용 칼을 이용해 면을 잘라 뽑아내며

다른 면과 달리 납작하고 또 그 단면이 아주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면의 단면이 마름모꼴과 비슷하게 잘린다는데, 얇은 쪽은 국물과 머금어 맛이 진하고, 굵은 쪽은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고 하는군요.

 

 

매장 입구 쪽 벽에 붙어있는 '거꾸로 매단 복(福)'

복 글자를 정방향이 아닌 거꾸로 매달아놓는 건 복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도삭면은 총 열 가지 종류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가격은 7,000원부터 11,000원까지. 일반 중화요리 전문점의 면요리에 비해 살짝 비싼 가격.

 

여섯 명이 방문했는데, 인당 하나씩 면을 시키면 양이 많다고 하여 면은 네 개, 그리고 요리로 꿔바로우를 하나 주문.

 

 

기본 반찬으로는 짜사이, 그리고 배추김치가 나오는데, 저 배추김치... 마늘맛 장난 아니게 강합니다.

마늘김치로 유명한 명동교자의 그 김치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그 다음급이라 해도 될 정도로 마늘향이 강하기 때문에

마늘 많이 넣은 김치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환장하실 듯. 입냄새는 좀 신경써야 되겠군요.

 

 

간장과 함께 양꼬치 전문점처럼 볶은 땅콩이 약간 나왔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및 도삭면 덜어먹는 집게, 그리고 가위도 가져왔습니다.

 

 

가볍게 한 잔 하자는 제안이 나와 처음엔 중국 술을 시킬까 하다가 그냥 참이슬만 가볍게 하는 걸로.

여섯 명이서 두 병만 마셨으니... 저희 모임이 참 술을 안 마시는 모임이에요. 그래서 더 좋아하긴 하지만.

 

 

요리로 주문한 '꿔바로우(북경식 찹쌀 탕수육 - 24,000원)'

 

 

채썬 파와 홍고추 등을 섞은 소스를 살짝 뿌려 내어왔습니다.

가격이 다소 높으니만큼 나오는 양도 여럿이 나눠먹기 좋게 넉넉하게 나온 게 좋습니다.

 

 

여기 꿔바로우 꽤 맛있네요. 정말 본토식대로 식초의 톡 쏘는 향이 확 올라오게 소스를 만든 게 아니라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춰 시큼한 향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식감을 잘 살려내었는데요,

특유의 신맛이 강하지 않은 달콤한 소스에 푹 담긴 쫄깃함이 다들 '와, 여기 잘 만드네' 라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서부턴 본격적으로 도삭면입니다.

첫 번째 도삭면은 '바지락 도삭면(8,500원)'

 

 

맑은 국물에 호박과 바지락 조개를 듬뿍 넣고 끓인 도삭면으로 면의 종류만 다를 뿐 해물칼국수와 99% 비슷한 맛.

면이 굉장히 굵고 넓적한데요, 이렇게 면이 굵어 한 가닥만 집어도 씹는 맛이 느껴지는 게 도삭면의 특징입니다.

맵지 않고 개운한 국물 맛이 속을 편하게 달래주는 맛. 바지락 조개도 아낌없이 들어있어 하나하나 속살 빼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 도삭면은 '삼선해물짬뽕도삭면(9,000원)' 입니다.

각종 야채와 해산물이 듬뿍 올라간 해물짬뽕이라고 보시면 될 듯. 적당한 얼큰함과 개운한 국물맛이 잘 만든 짬뽕.

앞의 바지락이나 이 짬뽕이나 둘 다 뒷맛이 개운해 취향에 따라 맵지않은, 매운 해장용으로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도삭면은 '유슬볶음 짜장 도삭면(9,000원)' 이라고 합니다.

짜장 소스와 함께 유산슬... 은 아닌 것 같고 고추잡채와 비슷하게 생긴 돼지고기 볶음이 한 접시에 들어있어

한꺼번에 같이 비벼먹는 조금 이색적인 짜장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면이 굵어 젓가락보다는 같이 나온 집게로 비비는 것이 더 편합니다.

비벼놓고 보니 나름 짜장면다운 모양새가 만들어졌습니다.

 

 

와, 이거 되게 맛있네요. 여러가지 재료와 잘 어울리는 면이지만, 저는 이 짜장과의 조합이 제일 만족스러웠던 듯.

고소한 춘장과 적당히 기름지고 진한 불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상당히 맛있는 면입니다.

아무래도 국물이 있는 면보다는 이런 볶음류나 비빔류가 제 입맛에는 더 잘 맞는 듯.

 

 

마지막 네 번째는 가장 가격대가 높은 '마라해물볶음면(11,000원)' 입니다.

해물과 야채 등을 도삭면과 함께 넣고 볶아낸 마라샹궈 같은 느낌이 드는 볶음면.

예전에 출시된 오뚜기 인스턴트라면 '마라샹궈' 가 아마 이런 스타일의 볶음면을 지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타이완 여행을 가면 편의점을 들어갈 때 확 풍겼던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있는데

그 향신료 냄새가 확 풍기는 - 저로서는 상당히 정겹고 만족스러웠던 면.

마라 향이 생각만큼 아주 강하진 않지만 매운맛도 조금 조절이 되어 마라를 잘 못 먹는 분도 부담없이 먹기 좋을 듯 합니다.

큼직하게 썬 야채의 씹는 맛과 볼륨감도 좋아 마라샹궈 먹는 기분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면의 양이 꽤 많은 편이고, 요리도 하나 시켰기 때문에

면을 인원수대로 시켰으면 상당히 배불렀을 듯. 여섯이서 면 네 개에 요리 하나, 술 두 병 나눠먹으니 딱 기분좋게 잘 맞았습니다.

 

 

지나가면서 몇 번 보긴 했지만, 한 번도 들어가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친구가 한 번 가 보자는 제안을 하여 처음으로 가 본 명동의 '란주라미엔(란주칼면)'

 

도삭면은 예전에 목동의 '공시엔승(http://ryunan9903.egloos.com/4413757)' 이라는 곳에서 한 번 먹어본 이후 처음 먹는데

개인적으로 그 곳보다 이 쪽의 면이 좀 더 투박하고 굵어 호쾌하게 씹는 맛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고 여기는 근처에 약속이 있으면 또 다시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외국인 관광객이 전부 빠져나간 명동은

'여기가 내가 알던 그 명동이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북적거리고 주말엔 걷기도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 거리였는데 말이죠.

 

 

사람 없는 명동은 휑하다 못해 비현실적인 위화감마저도 느껴지는군요.

저야 그냥 걸어가면서 '아, 사람 진짜 없다...' 라고 느낀 게 끝이겠지만,

이 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참담한 기분은 어떨지 제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겠군요. 힘 냈으면 좋겠습니다.

 

. . . . . .

 

 

※ 란주라미엔 찾아가는 길 : 회현사거리 신세계백화점 소공본점 맞은편에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entry=plt&id=13063884&query=%EB%9E%80%EC%A3%BC%EB%9D%BC%EB%AF%B8%EC%97%94

 

란주라미엔 : 네이버

리뷰 1034 · 좋은아침 46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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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1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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