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좀 이색적인 식당을 소개받게 되어 다녀왔습니다.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더 라스트 서퍼(The Last Supper - 최후의 만찬)' 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인데요,
뭔가 가게 이름에서 상당한 포스를 내뿜고 있는 이 가게는 할랄 푸드를 취급하는 식당 겸 주점으로
낮에는 음식점, 그리고 밤에는 주류와 함께 가벼운 안주 메뉴를 판매하는 주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분의 아는 분, 그러니까 한 다리 건너에 계신 분이 직접 오픈하여 운영하시는 곳으로
주변 지인분을 통해 소개받게 되었고, 본 포스팅에 나오는 음식은 매장 방문시 판매되는 것과 동일하게 제공받은 음식입니다.
더 라스트 서퍼는 푸드트럭 컨셉의 음식을 판매하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겠으나, 일상에 어느정도 자리잡은 '할랄 푸드' 를 취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할랄 푸드라고 하면 이 곳보다는 이태원에 있어야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조금은 있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양고기와 닭고기를 넣은 볶음밥, 그리고 또띠야 두 가지 메뉴가 대표 메뉴입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주점으로 운영되는데 닭고기와 양고기 샐러드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주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매장 내부는 다소 어둑어둑한 편인데요, 식당보다는 주점이나 바에 좀 더 가까운 듯한 첫인상.
그래피티 글씨 왼쪽의 비상구 모양 일러스트는 가게 주인분께서 방탈출카페를 동시에 운영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흔적을 가게 안에 살짝 심어넣은 이스터에그(?)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분위기 때문인지 식사도 나쁘지 않지만 밤에 맥주 마시러 오면 더 분위기가 어울릴 것 같네요.
참고로 저는 낮에 방문해서 밤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들은 이야기로 식사메뉴의 경우 배달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배달 비중이 좀 더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매장 가장 안쪽의 조명이 바로 비추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음... 바나나 들고 있는 고릴라...
사진에 보이는 곳이 주방.
매장 밖에서 선불로 음식을 주문한 뒤, 먹고 갈 경우 매장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 됩니다.
왼편의 냉장고 안엔 각종 병맥주가 들어있고 생맥주 기기도 있어 생맥주도 주문 가능합니다. 생맥주는 카스 생맥주 사용.
'램(Lamb) 슈퍼라이스(7,500원)'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잡아 만든 고기 '램' 이 들어간 라이스 메뉴로
밥 위에 구운 램, 그리고 양상추, 토마토 등 또띠야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얹은 뒤 직접 만든 화이트 소스를 뿌려 마무리한 요리.
새로운 느낌으로 해석한 양고기 덮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치킨(Chicken) 슈퍼라이스(7,500원)'
램 슈퍼라이스에서 양고기가 닭고기로 바뀐 것 이외에 다른 구성은 완전히 동일한 메뉴.
참고로 1,000원을 추가하면 닭고기와 양고기가 반반식 들어있는 반반 메뉴 주문도 가능하고 2,000원 추가시 곱배기도 가능.
조금 특이하게 덮밥 위에 또띠아 두 조각과 함께 청귤 한 조각을 얹어주는데요,
청귤은 음식을 먹기 전 고기 위에 한 번 뿌려주면 좀 더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띠아는 취향에 따라 밥 위에 얹어진 고기와 야채를 넣고 한데 말아 즉석 타코를 만들어먹으라는 의미 같습니다.
또띠아를 살짝 걷어내면 그 아래 화이트 소스를 뿌린 닭고기와 양상추, 할라피뇨 고추,
그리고 최근 여름 장마로 인해 귀한 몸이 된 토마토 등의 야채가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야채와 고기를 살짝 걷어내면 바닥에 밥이 들어있는데, 우리나라 쌀이 아닌 '안남미' 라고 불리는
길쭉한 동남아 쌀을 섞어 만든 밥이 들어있습니다. 밥의 색이 조금 노란 편인데 강황을 약간 넣고 지은 듯.
밥과 재료를 덮밥처럼 따로따로 먹어도 좋지만, 역시 비빔밥에 환장하는 한국인답게(^^;;)
고기와 야채, 밥이 한데 섞이도록 슥슥 비벼준 뒤 먹는 게 가장 맛있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청귤즙을 살짝 뿌려 특유의 상큼한 맛이 화이트 소스의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어느 정도 잡아주는 편.
일반적인 비빔밥과는 다소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스타일의 꽤 친숙한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솥 '치킨마요'
들어가는 재료의 구성은 약간 다르지만 한솥의 치킨마요, 그리고 오키나와 지역 요리 중 하나인
'타코라이스'(ryunan9903.egloos.com/4380744)' 와 은근히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스 계열은 서로 다르지만요.
또띠아에도 밥과 함께 비빈 속재료를 넣고 말아먹었는데, 특별한 맛의 차이가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두 장 정도 들어있는 게 나쁘진 않네요.
추가로 주문한 '램 또띠아(4,500원)'
두 덩어리, 반으로 나뉘어져 나옵니다.
또띠아 밀전병 안에 화이트 소스에 버무린 양고기와 양상추, 그리고 토마토를 넣고 돌돌 말아내었습니다.
KFC의 트위스터, 그리고 맥도날드의 치킨 스낵랩과 비슷한 느낌의 메뉴라고 보시면 될 듯.
이 요리는 별도의 밥이 들어있지 않고 야채와 고기만 들어있어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밥이 빠졌을 뿐 같은 소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램 라이스와 비슷한 맛.
밥은 조금 부담스럽고 가볍게 먹으려면 이 쪽을 선택하는 게 더 나을 듯 합니다.
다소 요리의 스타일이 생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낯설지는 않았던 램(치킨) 라이스와 램 또띠아.
현재는 화이트 소스 한 가지로만 제공되고 있는데, 타코라이스처럼 토마토 계열의 소스라든가
혹은 좀 더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맛이 들어간 칠리 계열 등 소스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오픈 초기이니 일단 한 종류겠지만, 차후 선택할 수 있는 소스의 바리에이션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의외로 포만감이 있는 편이라 음료 하나랑 곁들이면 라이스의 경우 한 끼 식사.
또띠아의 경우 가벼운 간식 혹은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단품 메뉴만 있지만, 패스트푸드의 세트 메뉴처럼 음료와 콤보로 묶어 약간의 할인을 해 준다든가
혹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를 하나 개발하여 음료와 붙여 세트로 판매해보는 것도 어떨까 하는 생각.
패스트푸드 전문점처럼 따로 빈 용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출입문 옆에 설치되어 있지만
현재는 직원이 있는 주방 쪽에 바로 가져다주면 처리해준다고 합니다.
할랄 푸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라이스 & 또띠아 전문점 '최후의 만찬 - 더 라스트 서퍼'
홀의 규모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신림동을 주변으로 하여 배달에 좀 더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벼운 식사 개념으로 햄버거를 주문하는 대신 이 쪽을 한 번 주문해서 맛보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매장이 살짝 번화가에서 외진 곳에 위치해있고 약간 어둑어둑한 아지트 같은 느낌이라
여긴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러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신림 유흥가의 틈새라면, 그리고 육쌈냉면이 있는 골목 맞은편 사이로 들어오면
바로 '더 라스트 서퍼' 라는 검은 간판이 있는 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 더 라스트 서퍼 - 최후의 만찬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출구 하차, 올리브영 지나 연세공감치과의원 골목 안쪽
2020. 10. 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