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을 갈 때마다 항상 찾게 되는 카페 '팟알' 도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30~140여 년 전에 지어진 일본식 목조 건물로 지금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카페로 운영중인 곳.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가 몇 군데 있는데, 카페 팟알은 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 곳도 영업에 차질이 꽤 크게 있지 않았을까 생각중.
다행히 저희가 방문했을 땐 정상 영업중이었습니다.
매장 출입문에 NO RUNNING KIDS ZONE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아이들을 데려오면 안 되는 카페가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와도 되는데 뛰어놀게 하진 말아달라 - 라는 문구 같습니다.
안뜰, 그리고 화장실로 이어지는 옛날 저택을 떠올리게 하는 긴 복도.
지금은 카페로 쓰이는 이 건물은 약 130~140여 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 추정되며
19세기 당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 근대 건축사의 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건물이라 합니다.
참고로 2,3층은 단체 대여를 해 주는데, 대여를 하지 않아도 구경하기 위해 올라가봐도 됩니다.
자갈과 화분이 심어져있는 안뜰에 카운터가 있어 음료과 먹을거리 등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예전엔 매장 내부에 주방이 있었는데, 별도의 건물로 분리해나간 걸 보면 매장을 좀 더 넓히기 위함이거나
그냥 개인적인 추측으로 건물 자체가 문화재다보니 화재 등에 조금이나마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아닐까 싶습니다.
목조 바닥과 천장, 그리고 테이블까지 목재로 만들어진 차분한 분위기의 실내.
사람이 많이 모여있을 때도 신기할 정도로 그리 시끄럽지 않습니다. 사람들도 다들 차분히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분위기고요.
검은 천에 꽃을 수놓은 메뉴판.
이 곳은 단팥죽과 팥빙수, 그리고 매장에서 직접 만든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유명한 곳입니다.
카스테라는 예전에 먹어봤는데, 사실 나가사키 본토의 카스테라에 미치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커피와 함께 한 조각 세트로 나오는 세트 메뉴도 있어 가볍게 맛보기 좋습니다. 조금 거칠지만 달콤한 맛이 커피와 잘 어울려요.
커피와 함께 직접 만든 수제 차도 다양하게 구비 중.
음료를 주문한 뒤, 진동벨을 들고 음료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종이 빨대가 꽂인 아이스 아메리카노(4,500원)와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 팥빙수(8,000원)
커피는 일회용 컵에 담겨 제공됩니다.
조그만 공기에 담겨 나오는 팥빙수는 1인 기준으로 딱 먹기 좋은 양.
얼음 위에 우유를 붓고 팥, 그리고 떡을 올린 한때 유행한 눈꽃빙수 전문점에서 많이 본 아주 심플한 구성입니다.
직접 만든 팥은 알갱이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
팥 속에는 콩가루도 조금 들어가있는데, 고소한 콩가루와 우유얼음의 진한 맛에
직접 만든 달콤한 단팥이 더해진 - 충분히 예상 가능하면서도 달콤하게 입 안에 녹아드는 고급스러운 맛.
여름에는 팥빙수가 좋지만, 겨울에는 단팥죽도 인기가 있어 계절에 따라 취향껏 마음에 드는 팥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창 밖의 근대개항거리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는 주말의 한적한 오후.
카페를 떠나기 전, 이 곳을 처음 와 본 일행들에게 소개시켜주기 위해 2층과 3층의 다다미방도 잠시 올라갔다 왔습니다.
늘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창문 살짝 열어놓고 누워있으면 정말 잠이 잘 올 것 같습니다.
※ 카페 팟알 찾아가는 길 : 인천 근대개항거리, 인천중구청 정문 근방 위치
2020. 10. 1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