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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0.10 영종도

2020.11.24. (6-完) 우리, 웃으면서 꼭 '다시 만나요' / 2020 추석 당일치기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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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추석 당일치기 영종도

(6-完) 우리, 웃으면서 꼭 '다시 만나요'

 

. . . . . .

 

 

약 10개월만에 다시 찾은 인천국제공항.

1년이란 시간이 채 안 지났지만, 그 사이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버린 이후 인천공항을 찾은 건 처음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인천공항을 찾게 된 목적이 출국은 아니고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

 

 

약 1년 전, 전광판 하나에 한 시간동안 출발하는 비행기편을 전부 표기하지도 못할 정도로 꽉 찼던 출발 전광판은

지금은 한 화면에 다음날 정오 이후까지의 노선도 전부 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썰렁해졌습니다.

 

그나마도 코드쉐어로 중복이 걸린 노선이 대부분이라 오늘 19시 25분부터 내일 12시 45분까지 인천공항을 뜨는 비행기는

겨우 14편이 전부. 그나마도 새벽 1시 35분부터 아침 8시 35분까지는 단 한 편의 비행기도 뜨지 않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이 출발 예정 전광판이 1터미널만 표시한 것이 아닌 2터미널까지 전부 표시해 놓았다는 점(...)

 

0시 5분에 뜨는 아부다비행 항공편은 코드쉐어가 무려 '10개' 나 걸려 있습니다.

이런 항공편은 살면서 처음 봅니다...

 

 

수많은 사람들로 항상 북적였던 1층의 도착 게이트는 '여기가 정말 그 곳 맞아?' 싶을 정도로 썰렁했습니다.

그냥 썰렁한 수준을 넘어서 조금 공포스런 기분마저 들 정도.

 

 

공항 출국장 중앙에 위치한 화려한 조형물과 한국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전광판만큼은 여전하군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모습만큼은 변함 없이 그대로입니다.

일단은 폐쇄된 게 아니라 정상적이진 않더라도 운영은 하고 있는 공항이니까요.

 

 

탑승수속 항공사 카운터 안내를 해 주는 전광판은 더더욱 처참하기 짝이 없어요.

한 칸 사이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비행기 출발 시각을 표기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전광판을 다 못 채웠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항공사 카운터 일부는 이렇게 가림막을 쳐 놓고 공사 중.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그려넣은 공사 가림막.

사랑, 평화, 공존, 희망 사이로 사람들이 낀 마스크에는 '다시 만나요' 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괜히... 별 것도 아닌데...

'다시 만나요' 라는 문구에 조금 울컥하게 되더군요...ㅜㅜ

 

 

불은 켜져있지만,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있는 항공사 카운터.

원래 저녁 시간대는 아침 시간대에 비해 항공 출발편이 많지 않아 그렇게 붐비지 않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이건 좀 너무하네요.

 

 

언제부터 폐쇄되었는지 알 수 없는, 그리고 언제 다시 열지 기약 없는 항공사 카운터.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거나, 혹은 불편하게 누워 노숙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던

여객터미널 내 의자는 앉아있는 사람 하나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글씨가 붙은 천만 뒤덮여 있었습니다.

 

 

와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지...

비록 코로나 시국이라도 출장이라든가 업무 때문에 불가피하게 출국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고

그런 비즈니스 수요가 아주 조금이라도 있을 거다 - 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좀... 너무 처참하군요.

 

 

터미널을 돌아다니면서 직원 외 '출국' 을 목적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을

'단 한 명'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 넓은 공항에서 캐리어 끌고 다니는 사람을 딱 한 명밖에 못 봤어요.

 

어쩌면 그 한 명이라도 본 게 운이 좋은 것일지도 모르고요.

 

 

여행객들로 인해 항상 북적거렸던 1터미널 파리바게뜨도 잠정 휴업.

파리바게뜨 뿐 아니라 여객터미널에 위치한 대다수의 상점이 거의 다 문을 닫았습니다.

그나마 여객터미널 직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상점이 아주 약간 있긴 합니다만, 굉장히 썰렁한 분위기.

 

 

출국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5개로 나뉘어져 있던 출국 게이트도 현재는 정중앙의 3번 하나만 운영 중.

1, 2, 4, 5번 게이트는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참 여행 피크 시간대에는 5개의 출국 게이트를 다 열어놔도 전부 혼잡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말이지요.

 

 

출국장 앞에 세워져 있는 '마스크 반출금지' 에 대한 안내 배너.

 

 

출국장 위의 출발 예정 항공편 안내 전광판.

이 전광판에는 코드쉐어가 걸려있는 노선이 중복 표기되지 않고 하나만 표기되어 있어... 더 썰렁합니다.

그나마 저기 표기된 노선들도 여객 수요보다는 화물 수요가 압도적으로 더 많겠지요.

 

 

번호표를 뽑고 내 차례가 언제 오나 기다려야 했던 와이파이 도시락 대여 창구도 휴점 중.

그도 그럴것이 출국하는 사람이 없으니 운영을 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두 층 아래로 내려와 1층의 도착 게이트 앞을 한 컷.

도착 게이트 위에 떠 있는 도착 예정 전광판도 출국장 못지않게 썰렁합니다. 겨우 1/4밖에 차 있지 않아요.

그리고 도착 게이트 앞엔 입국자들을 안내하기 위한 직원들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도착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공항 이용객이나 방문객 따위는 없었고요.

 

 

을씨년스러움을 넘어서 공포스러움이 느껴졌던 도착층.

원래 비행기 출발보다 도착이 많은 저녁 시간대 되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공항버스 타러 가거나 철도 타러 바쁘게 돌아다지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참고로 해외입국자는 현재 내, 외국인 할 것 없이 강제로 2주 격리를 해야 하기 떄문에,

극소수로 운행하는 일반 리무진 버스 또는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해외 입국자들을 위한 전용 택시, 혹은 전용 버스를 타야만 시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해외입국자 전용버스 승차장이 곳곳에 안내되어 있어 해외 입국자는 반드시 전용 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해요.

입국장 앞엔 항상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 몰래 빠져나와 도망친다든가 하는 건 불가능할 듯.

 

 

해외입국자 전용버스 승차장 안내.

아마 공항 직원들이 입국자들을 따로 버스 타는 곳까지 안내하지 않을까 합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직접 차를 타고 데리러 오지 않는 한 다들 지시를 따라 이동해야겠지요 아마도...?

 

 

리무진 버스와 택시로 북적거려야 했던 도착장 앞 도로는 신호등이 의미 없을 정도로 썰렁.

여기서 단 한 대의 리무진 버스도 보지 못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리무진 버스는 경영난으로 운행 중단이니까요.

 

 

그나마 보이는 극소수의 사람들도 대부분이 공항 직원.

공항에 비행기는 뜨지 않아도 최소한으로 공항을 운용해야 하는 직원들은 출퇴근을 해야 하니까요.

 

 

공항철도가 있는 환승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오른편의 CGV 극장은 잠정 휴업 상태지만, 그래도 다행히(?) 버거킹은 정상 영업중이고 손님도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해외 입국자는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 배너가 공항철도 타는 곳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저는 뭐 해외 입국자가 아니니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데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이제 집에 돌아가려면 열차 타야죠. 그나마 다행히 공항철도는 감축 없이 정상 운행중.

대신 공항과 서울역을 한 번에 이어주는 직통열차는 현재 운행하지 않고 전 역을 정차하는 일반열차만 운행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없으니 공항 뿐 아니라 승강장까지 썰렁해 보이는데요...;;

인천공항 1터미널, 2터미널역은 지난 2019년에 비해 얼마나 많은 승객이 줄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수도권의 수많은 전철역 중 승객 감소폭이 가장 큰 역이 이 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썰렁하고 황량했던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

1년 전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마치 신기루였던 것처럼 지금 풍경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황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냥 몇 달이면 금방 끝나겠지... 라고 생각했던 코로나19 시국도 어느새 1년,

그나마 효과적인 백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곤 하지만, 누구도 이 시국이 언제 끝날지, 어떤 모습으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래도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은 다시 내려올 것이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상황을 '그땐 그랬었지...' 라며 다시 추억할 수 있는 그 날까지.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저마다 여행에 대한 두근거림을 간직한 사람들로 꽉 찬 붐비는 인천공항이 되돌아오기를 바라며...

 

우리, 웃으면서 꼭 '다시 만나요'

 

= 完 =

 

. . . . . .

 

 

2020. 11. 24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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