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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11 타이완 전국일주

2024.8.24. (50) 낮선 이국에서 만나는 익숙한 쇠고기국, 실로디엔뉴러우탕(西羅殿牛肉湯-서라전우육탕) /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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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50) 낮선 이국에서 만나는 익숙한 쇠고기국, 실로디엔뉴러우탕(西羅殿牛肉湯-서라전우육탕)

 

. . . . . .

 

 

 

타이완 섬이 대한민국에 비해 겨울에 춥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수도 타이베이가 있는 북부 지방,

그리고 남부 지방의 기온차가 어느 정도로 큰지에 대해선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일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타이난 역에 내려보니 한 번에 알겠더라. 여기는 타이베이보다... 더 덥다는 것;;

11월 초면 대한민국의 경우 이제 가을도 지나가고 슬슬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될 정도로 기온이 크게 내려가는데

타이난의 11월 날씨는... 그냥 한여름 그 자체였다. 직사광선도 뜨겁고 실제 온도도 30도 넘게 올라가더라.

새삼 이 곳의 길거리 가로수가 왜 야자수인지 알 것 같음. 타이베이에서도 안 보였던 야자수가 여기엔 역전 광장에 있다.

 

 

 

여튼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밥 먹기 위해 이동중.

썬크림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상당히 뜨거운 직사광선이었다.

 

찾아놓은 식당이 그리 멀지 않은 것도 있지만 타이베이처럼 지하철망이 잘 되어있는 곳도 아니라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자니 뭔가 막연한 감이 들어 '뭐 이 정도는 걸어도 되겠지' 생각하며 일단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아니 처갓집 양념치킨이 여기 왜 있는건데...ㅋㅋㅋ

홀 영업을 하진 않고 배달, 또는 포장 전문으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낯선 땅에서 이거 발견하니 뻘하게 웃기면서 반갑네.

 

 

 

걸어가는 길에 본 주유소. 33.2달러라면 대략 우리 돈으로 1,390원 정도.

세금의 영향일까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기름 값이 저렴하긴 하다.

 

 

 

화려한 문이 있는 거리를 지나...

 

 

 

뭔가 현지 사람들이 엄청 많은 식당이 하나 있던데 어쩐지 좀 궁금해졌지만 내가 찾은 곳이 아니라 일단 지나갔다.

사실 가려 하는 밥집도 사전에 미리 정보를 알아놓은 건 아니고 그냥 내려오는 길에 구글지도 통해 찾은 것이긴 하지만...

 

 

 

아, 발견...!!

 

 

 

'실로디엔뉴러우탕(西羅殿牛肉湯 - 서라전우육탕)'

 

우리가 흔히 타이완의 대표음식 하면 '우육면' 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이것도 지역마다 약간의 특성이 있어

타이난에서는 타이베이처럼 우육면보다는 면 들어가지 않은 쇠고기 국물인 '우육탕'을 더 즐겨먹는다고 한다.

나는 구글 지도를 통해 찾은 거긴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역에서의 접근성도 나쁘지 않아 한국인도 꽤 찾는 곳이라고...

 

 

 

가게는 다소 허름한 분위기.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이라기보다는 동네 사람들 상대로 장사하는 로컬 음식점의 분위기가 강하다.

날씨가 좀 더워서 내부가 시원했으면 좋겠는데 식당 구조가 구조다보니... 시원한 걸 기대할 수 없는게 좀 아쉽긴 하다.

 

 

 

한자로만 써 있는 메뉴판.

와, 근데 타이난 사람들은 진짜 우육면을 안 먹나. 메뉴판에 우육면은 없고 전부 우육탕만 있음.

 

우육탕보다 우육면이 메인인 타이베이 쪽 식당과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

 

 

 

우육탕 국물에 들어갈 삶은 쇠고기가 큰 냄비에 가득 담겨있다.

 

 

 

각종 식기류 등이 비치되어 있는 모습.

가게는 가족들끼리 장사를 하는 곳인 듯. 할머니, 아주머니, 그리고 딸로 보이는 사람까지 가족들이 전부 총출동.

 

 

 

빈 자리도 넉넉하게 있어 적당한 자리 편하게 앉으라고 하길래 가장 시원해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는 앞그릇, 식기류와 함께 소스 통이 기본 비치되어 있다.

 

 

 

여긴 천막 있는 야외 쪽 테이블인데 이 날씨에 여기 앉아서 뜨거운 국물 먹을 용기는 차마 나지 않아서...^^;;

 

 

 

특이하게 테이블마다 번호를 트럼프 카드로 붙여놓았음.

내가 앉은 테이블은 5번 테이블... 이겠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직원 아주머니가 한글로 써 있는 설명서를 가져다주더라.

메뉴판... 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음식 주문 및 맛있게 먹는 팁이 적혀있는 내용이었는데 진짜 번역기 그대로 갖다썼구나;;

 

대충 해석하면 음...

 

간장 소스는 저런 재료들이 들어감.

테이블에 있는 앞그릇을 이용하여 조금씩 담아먹어라.

처음 나온 우육탕은 뭐 섞지 말고 그냥 국물만 먹어봐라. 맛있으니까.

개인 취향에 따라 소스 섞어서 넣어도 좋다.

그 뒤에 두 문장은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고(...)

마지막은 매운 소스가 있으니 그거 필요하면 달라고 해라. 먹다가 궁금한 거 있으면 직원 불러라.

 

뭐 이런 뜻이겠지...ㅋㅋㅋ

 

 

 

여기 우육탕의 특징이 우육탕을 시키면 밥을 함께 준다는 것인데 우리 국밥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직원이 한국어 메뉴판을 보여주며 그 자리에서 바로 빨간 색연필로 X 표시를 하던데 저건 주문이 안 된다는 뜻인 듯.

X가 아닌 다른 모양으로 체크한 메뉴들만 현재 주문 가능한 듯 하다.

 

 

 

우육탕 작은 것, 그리고 돼지고기 덮밥(루로우판), 마지막으로 야채볶음을 하나씩 주문.

소갈비탕은 살코기 위주, 소간탕은 부속부위 위주, 모듬탕은 살코기와 부속이 함께 섞여나오는 걸 말하는 듯 하다.

 

가격은 꽤 저렴한 편. 세 가지 메뉴를 전부 시켜도 195TW$. 우리 돈으로 8,1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우육탕(牛肉湯), 그리고 돼지고기 덮밥 루로우판(滷肉飯) 도착.

 

 

 

테이블에 놓여있는 채썬 생강, 그리고 각종 소스를 조합하여 양념장을 일단 하나 만들어놓고...

 

 

 

가게의 대표메뉴, '우육탕(牛肉湯 - 120NT$, 약 4,900원)'

타이베이 우육면처럼 빨갛거나 혹은 거무튀튀하고 기름진 국물이 아닌 흡사 우리나라의 갈비탕과 비슷한 맑은 국물.

국물 바닥에 쇠고기 고명이 듬뿍 담겨있고 파까지 썰어 얹은 모습이 진짜 갈비탕 같단 느낌이 꽤 강하다.

 

 

 

쇠고기는 갈비 부위를 사용하는 듯? 진짜... 와 진짜... 이거... 너무나도 갈비탕인데...ㅋㅋ

와 진짜 여기서 이런 국물을 먹게 될 줄 몰랐네.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우리 갈비탕과 너무 비슷한 국물 맛이다.

굳이 더 심도깊게 따지자면 갈비탕, 그리고 맑은 소고기무국에서 무를 뺀 국물, 그 중간쯤에 있는 위치.

한국 사람이라면 국물 살짝 들이키고 크으, 이거지, 뻑예 하면서 바로 밥을 말아버릴 것 같은 그 국물!

 

내가 생각하고 있던 타이완의 우육탕, 우육면 국물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버린 맛이었다.

그동안 타이베이의 우육면만 먹어왔기에 타이완의 우육탕도 비슷한 국물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히 다른 장르잖아;;

 

 

 

넉넉하게 들어있는 쇠고기 고명은 이렇게 따로 만든 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

그냥 국물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좀 더 진한 맛으로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추천. 생강의 알싸함과도 꽤 잘 어울리는 편.

 

 

 

타이완의 국민 덮밥 중 하나인 '루로우판(滷肉飯 / 돼지고기조림덮밥- 25NT$, 약 1,040원)'

그냥 작은 공기 안에 쌀밥과 함께 양념에 졸여 잘게 다진 조린 돼지고기를 얹은 게 전부인 투박한 요리.

 

 

 

이 돼지고기 조림의 절묘하게 달콤짭조름한 간이 국물 자작한 장조림과도 같은 느낌이라 진짜 괜찮단 말임.

루로우판 소스도 장조림과 은근 비슷하여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인데 여기에 갈비탕까지? 이건 못 참지...;;

 

 

 

함께 주문한 '야채볶음(50NT$, 약 2,100원)' 도 도착.

다른 야채 없이 그냥 양배추를 썰어 기름과 약간의 간을 하여 볶아낸 단순한 요리다.

그냥 밥, 고기와 국물만 먹기 좀 그럴 때 반찬 개념으로 하나 시킨 뒤 균형있게 먹기 위한 용도로 주문하는 듯.

 

 

 

위에 소스 살짝 뿌리고 채썬 생강도 좀 얹어서 나름 샐러드 느낌으로 만든 뒤...

 

 

 

크, 이것도 맛있네...

하나의 요리라기보다는 그냥 김치 대용이라 생각하고 먹으면 꽤 괜찮다. 고기 위주로 치우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

 

 

 

여기까지 걸어올 때 바깥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 더운데 뜨거운 국물을 몸에서 받아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그게 무색할정도로 너무 맛있는 우육탕을 만난 타이난에서의 첫 식당, '실로디엔뉴러우탕(西羅殿牛肉湯 - 서라전우육탕)'

가족으로 보이는 직원들도 혼자 온 외국인들에게 친절했고 음식 가격도 저렴했으며 맛은 더 설명할 것도 없다.

 

이국의 새로운 도시에서 만난 첫 음식이 낯선 가운데 너무나 익숙한 음식이라니...

그동안 타이완을 타이베이 중심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내가 알고 있던 지식에서 새로운 것이 업데이트된 기분이었다.

 

※ 실로디엔뉴러우탕(西羅殿牛肉湯)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sTqKjN6WuJzfgmdr7

 

Xiluodian Beef Soup · No. 98號, Gongyuan S Rd, North District, Tainan City, 대만 704

★★★★★ · 대만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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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inue =

 

2024. 8. 24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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