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21) 맘 맞는 친구들끼리 먹고 마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여행
. . . . . .

온천까지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이 료칸 근처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이제 방에서 먹고마시고 노는 것밖에 할 게 없다.
다들 옷 갈아입고 테이블 앉아 술 마실 준비.
일단 시작은 후지산에 온 기념으로 H君이 구매한 '후지(富士)' 라는 이름의 싱글 블렌디드 위스키부터.

위스키 병 바닥을 보면 산봉우리 모양의 양각이 새겨져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저게 후지산의 모습을 나타낸 거라 한다.
이런 부분까지 디테일을 살렸다는 게 좀 놀라운데, 이 술의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도 또 놀라웠던 점.
온 김에 조금 까서 다같이 나눠마셔볼 수 있었음. 1년 전 기억이라 좀 가물가물하지만 되게 마무리가 부드러웠던 걸로 기억.

로손 편의점 PB상품으로 파는 유사맥주 캔을 구매해 봤음.
500ml 한 캔이 100엔대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 대체 무슨 맛인 걸까? 하는 호기심에 하나 집어들었는데...
. . . . . .

...너희들은 호기심에라도 이딴 거 돈 주고 절대 사지 마라...
일단 맥주라 할 수도 없지만 태어나서 마셨던 술 중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최악의 맛이다.
와 어떻게 술에서 이런 맛이 나지...
이게 술이면 스트롱제로는 히비키 30년과 어깨를 견주는 명주다.

즉시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매실 사와' 로 교체.
이거 진짜 매실 산미 + 차조기향의 조합이 너무 극호인데, 이 날 함께 한 사람들은 전부 마셔본 뒤 극 불호라며 싫어함.
아니 이 맛있는 걸 왜 싫어할까... 는 사실 매실 + 차조기 조합이 워낙 호불호 갈리는 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이 사와 좋아하는 사람, 나 제외하고 딱 두 명밖에 못 봤음. 문제는 그 두 명이 적당히 좋은 게 아니라 극호라 그렇지...

낮에 치즈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하코네 치즈 테라스' 에서 사실 컵 치즈 케이크를 좀 사갖고 왔었다.
(아시노 호수 하코네 치즈 테라스 HAKONE CHEESE TERRACE : https://ryunan9903.tistory.com/571436)
2025.3.5. (Season.2-16) 치즈케이크의 진함을 담은 폭신폭신 소프트콘, 하코네 치즈 테라스(箱根チー
(Season.2-16) 치즈케이크의 진함을 담은 폭신폭신 소프트콘, 하코네 치즈 테라스(箱根チーズテラス) . . . . . . '하코네 치즈 테라스(箱根チーズテラス)' 우리 차를 주차해놓은 아시노 호수
ryunan9903.tistory.com

기본 플레인 치즈 케이크로 인원수에 맞춰 총 네 개를 사 왔는데, 이렇게 종이 케이스에 하나씩 담아 스푼도 넣어주었다.

케이스 지름은 일반적인 에그타르트 정도.
뚜껑을 닫은 뒤 하코네 치즈 테라스 로고가 새겨진 종이 테이프를 붙여 한 번 봉인. 가격은 한 개 432엔.

봉인 테이프를 뜯고 뚜껑을 열면 그 안에 살짝 표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은 촉촉한 치즈케이크가 담겨있는 걸 볼 수 있다.
같이 넣어준 스푼을 이용해서 떠 먹으면 된다.

케이크는 꾸덕꾸덕에서 촉촉함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질감. 너무 밀도높이 꾸덕하다기엔 꽤 촉촉한 편이고
그렇다고 질다고 말하기엔 밀도가 어느 정도 들어찬 편이라 딱 마음에 드는 중간 지점을 잘 잡아내었다고 해야 할까?
단맛과 함께 입 안에 촉촉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치즈 풍미가 되게 기분좋게 즐기기 좋은 맛이다. 진하게 퍼지는 치즈맛에 꽤 만족.

다음은 오와쿠다니(大涌谷)에서 구매한 '쿠로 타마고(黒たまご)'
계란 포장 구매시 이렇게 손잡이 달린 종이 봉투에 계란을 담아준다.

그 안에 계란을 담은 종이 봉투가 하나 더 들어있음.
안쪽에 들어있는 봉투에까지 인쇄가 되어있을 정도로 포장에 상당히 정성을 들인 티가 나는데...

포장 뒷면에는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제품 소개 등의 정보까지도 인쇄가 되어있다.
상미기한은 제조일로부터 2일. 뭐 이것도 일단 삶은 계란이니 가급적 구매하면 바로 먹는 게 가장 좋긴 하다.

봉투 안에는 껍질이 새까맣게 변한 삶은 계란 네 개, 그리고 별첨 파우치로 들어있는 소금 하나가 함께 들어있다.

근데 어떻게 계란 껍질이 이렇게 새까매지지?
뭔가 숯 같은 걸 묻힌건가 싶어 문질러 보았는데 까만 검댕이 손에 묻지도 않음.
진짜 후지산 지열에서 솟아나는 가스의 화학 작용으로 계란 껍질이 새까맣게 변한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지는 건지
보기만 해도 신기할 뿐. 아 그리고 껍질도 일반적으로 삶은 계란에 비해 좀 더 단단한 편이다.

새까만 껍질을 벗겨내면 그 안엔 너무도 하얀, 멀쩡하게 생긴 삶은 계란이 나온다.
구운 계란처럼 색이 짙게 변한것도 아니고 그냥 영락없는 삶은 계란인데...

맛 또한 삶은계란 맛. 감동란 같은 반숙계란이 아닌 노른자까지 완전히 익은 완숙 삶은계란의 맛.
맛은 의외로 그냥 멀쩡한 계란 맛이라 특별히 더 설명할 건 없는데, 이 계란 한 개를 먹으면 7년의 수명이 늘어난다고 하니
나도 7년을 더 살 수 있는 시간을 벌었군... 개이득!!
오와쿠다니 명물, 쿠로타마고는 그냥 껍질이 새까만 신기한 외형을 가진 계란일 뿐 맛은 평범한 삶은계란 맛이라는 결론.
그래도 가격이 비싸지 않고 이 지역 명물이니 '나도 수명 7년 연장해볼까?' 라는 기대를 갖고 한 번 먹어보자.

아침에 고속도로 타고 이동할 때 잠깐 들린 EXPASA 에비나휴게소에서 구매한 '도쿄바나나 메론빵'
메론빵 3개가 들어있는 선물용 박스 가격은 1,188엔.
(EXPASA 에비나휴게소 하행(EXPRSA 海老名 下り) 방문 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571433)
2025.3.5. (Season.2-13)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는 어떻게 다를까? EXPASA 에비나휴게소 하행(EXPRSA 海老名
(Season.2-13)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는 어떻게 다를까? EXPASA 에비나휴게소 하행(EXPRSA 海老名 下り) . . . . . . 도쿄에서의 2일차. 오늘은 좀 특별한 곳으로 간다. 함께 일본으로 건너온 A君
ryunan9903.tistory.com

상미기한이 뚜껑에 붙어있는데 제조일로부터 딱 이틀.

박스 안에는 개별 포장되어 있는 도쿄바나나 멜론빵 세 개가 들어있다. 빵 한 개당 396엔 꼴.

개별 포장이 되어있는 멜론빵.

빵 포장 뒷면에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등의 정보가 인쇄되어 있다.

일반적인 멜론빵과 색상이 좀 다른 편.
빵 생지의 색이 초콜릿 색, 그 위의 멜론 모양의 소보루 부분엔 설탕 코팅이 되어있다.
멜론빵은 일본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빵인데, 우리나라의 소보루빵과 비슷한 포지션의 제품이라 보면 될 듯.
다만 소보루빵과 멜론빵은 외형만 조금 비슷하게 생겼을 뿐 실제 맛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아예 별개의 빵으로 봐야 한다.

빵 안에 크림이 샌드되어 있다.
그리고 빵 안쪽 생지가 페스츄리마냥 겹겹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걸 볼 수 있음.

이 안에 들어있는 크림의 정체가 뭔가 했더니... 도쿄바나나 카스테라빵 안에 들어간 그 바나나 크림.
그래서인지 처음 먹어보는 빵에서 꽤 익숙한 크림의 맛이 나 은근 정겨운 맛이 났달까...ㅋㅋ
여튼 멜론빵이란 이름을 단 제품에서 멜론맛은 나지 않고 바나나맛이 나는 게 조금 특이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빵은 맛있었다.
왜 휴게소에서 이 멜론빵을 특산품으로 밀고 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맛이었던지라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다.
일본 빵이 대한민국보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싼 편인데, 그 일본에서도 비싼 빵은 비싼 값어치를 하긴 하는구나...

지역 특산품 외에 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안주용 주전부리들도 꺼냄.
어째 죄다 편의점 PB제품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가벼운 안주로 먹기에 이 편의점 PB제품들이 가격도 싸고 양도 그럭저럭 적당해서 좋긴 하다.

'콘소메 풍미의 포테이토 칩' 은 오리온 스윙칩과 비슷하게 생긴 게 특징.
뭐 감자칩은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맥주랑 최고의 궁합을 자랑함.

'베이비스타 크런치 누들스낵' 이라는 과자의 고유 이름이 있지만, 우리는 이걸 더 쉽게 부르는 다른 단어가 있다.
바로 '쫄병스낵' 이라고...
실제 맛도 식감도 덜 매콤한 쫄병스낵 그 자체라 너무 익숙했음.

술 마시고 먹을 것 다 집어먹었으니 다음은 자는 것만 남음.
다른 료칸들마냥 이부자리를 직원들이 깔아주는 서비스는 없었고, 우리가 이불 꺼내 깐 뒤 적당히 알아서 자리잡고 누웠다.
누워서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한 명씩 떨어져나가기 시작했고... 는 사실 술 약한 내가 제일 먼저 떨어져나갔음.
나도 어떻게 잠들었는지 지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술에 적당히 얼큰하게 취해 기분 좋은 상태로 잠들었으니 뭐 괜찮았겠지...?
하코네의 밤이 깊어간다...
= Continue =
2025. 3. 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