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9 일본 시코쿠(四国) >
(37) 이제 진짜로 먹고 마시고 즐기자! '히로메시장(ひろめ市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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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호텔 돌아와 살짝 쉬고난 뒤 해가 질 때 즈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히로메시장(ひろめ市場)으로 향했는데, 이번엔 짧은 거리긴 하지만 여기 갔다 또 이동할 곳이 있어 차 갖고 나갔다.
아까 고치성 가기 전 히로메시장 잠깐 들렸을 때 가다랑어 타타키 먹기 위해 맥주 시킨 게 있었는데 그건 내가 마신 게 아니라
친구가 마셨던 거라 이번에도 내가 운전.
아무래도 친구가 술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고 나는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이라 오늘 운전은 내가 계속 하기로 했다.

히로메시장은 시장 건물 윗층에 공용주차장이 있는데, 이용 요금은 30분당 200엔.
그리고 18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는 최대 300엔까지만 요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다만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구매 영수증을 받을 수 있는데, 2,000엔마다 60분씩, 최대 2시간 주차가 가능하다고 함.
그러니까 시장의 한 가게에서 2,000엔 이상 구매를 하면 주차권 1시간씩을 받을 수 있고 한 대당 그렇게 2대까지 가능.

주차장에서 내려와 시장 쪽으로 돌아왔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특이하게도 문이 아닌 비닐막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외부음식 반입금지 문구가 붙어있다.

일단 아까 전에 한 번 왔으니 대충 상점가들이 어디 있고 어떤 걸 파는지 파악이 된 상태.

일단 좀 전에 봤던 고등어초밥을 하나 집어들었다. 이렇게 큼직한 고등어초밥이 780엔이라니, 이건 당연히 사야지...!
그 옆엔 카키후라이 - 굴튀김도 400엔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아직 여름철이라 저건 패스.

일단은 고등어초밥 파는 곳 바로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1차 시작.
나는 고등어초밥, 친구는 참치뱃살 초밥 이렇게 하나씩 구매. 사케도 하나 샀는데 이건 아쉽게도 나는 지금 마실 수 없다.

'토요노우메 준마이 긴조, 이토오카시(豊能梅 純米吟醸 いとをかし - Toyonoume Junmai Ginjo Itookashi)'
다행히 여기서 다 마시지 않고 남은 술은 호텔로 가져가 밤에 또 마실거라 해서 거기서 맛볼 수 있을 것. 지금은 입맛만...

아까 낮에 봤을때도 '이건 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간절했던 고등어 누름초밥. 가격은 780엔.

초생강과 함꼐 총 여섯 점의 고등어 누름초밥이 들어있다.
밥, 그리고 고등어 표면을 토치로 살짝 지져 표면이 그슬려있는 것이 특징.

일반 쥠초밥에 비해 초밥 한 덩어리의 크기가 꽤 큼직한 편인데, 밥에도 초절임이 아주 잘 되어있고
일본의 신선한 고등어 특유의 비린맛 별로 없이 진한 감칠맛과 기름진 맛이 기분좋은 산미와 시너지효과를 내는 정말 좋은 맛.
개인적으로 등푸른생선을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여기서만큼은 꼭 먹게 된다. 진짜 비리지 않고 얼마나 맛있는지...

친구가 선택한 참치뱃살(토로) 초밥. 아마 5점에 1,200엔 정도인가 했던 걸로 기억.
확실히 참치뱃살은 비싸긴 비싸... 물론 전문점 초밥집에 비해 여기서 먹는게 더 싸긴 하지만...

총 다섯 점의 쥠초밥이 초생강과 함께 들어있다.

워, 무슨 쇠고기도 아니고... 기름진 마블링 보소.

우리가 왜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하는지, 왜 가격 비싼 초밥은 그만큼 맛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던 맛.
입 안에서 녹진하고 기름지게 녹아든다는 게 이런 느낌. 미스터 초밥왕 만화를 보면 거기 나오는 심사위원들이 참치초밥 먹고
맛있다고 다들 극찬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은 맛이다. 진짜 맛있는 건 한순간에 입 안에서 녹아드는구나...

이렇게 1차를 초밥으로 시작했지만, 아직 배가 찼을 리가 없다.
오늘 여기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갈 거라 더 먹을 게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아졌음...
낮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가 늘어 몇몇 가게는 이렇게 긴 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

당연히 빈 자리도 찾아볼 수 없다.
아까 낮엔 그래도 드문드문 보였던 빈자리가 꽉 차서 지금은 앉는 것 자체가 불가능.
이거 예상 밖인데... 일단 먹을 걸 구매하는 것보다 빈자리부터 찾는 게 더 급하다.

빈자리 열심히 찾으러 다니면서 음식들이 뭐 있는지는 계속 둘러보는 중.
미니 카이센동이라든가 후토마키 등의 음식들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여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집인 듯.
여튼 다행히 이 곳 근처의 공공 테이블에 마침 빈 자리가 하나 생겨 바로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다.

하... 괜히 차 끌고 나왔나...
친구가 가져온 에비스 생맥주를 보니 그냥 차 끌지 말고 걸어서 올 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생맥주에는 닭튀김, 카라아게!

짭짤하게 간이 되어 소스 없이고 간간하게 즐길 수 있는 큼직한 카라아게.
비록 튀긴 지 살짝 되어 바삭함은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간간한 양념만큼은 맛깔스럽게 즐기기 좋은 맛이었다.

난 이거라도 마셔야지...
기념품 판매점에서 구매한 료마 사이다. 사카모토 료마를 이름으로 한 지역 사이다까지 만들어 내놓고 있다(...) 가격은 270엔.
료마 좀 그만 괴롭혀...ㅋㅋㅋ

이거 나름 나쁘지 않았음. 약간 천연사이다 같은 크리미함을 생각했는데, 그쪽보다는 상쾌함과 청량감을 좀 더 중시한 맛.
기념품 판매점에서 구매한 건데 매장에서 먹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냉장고에 넣어 판매하고 있어
바로 구매 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았다. 그래 아쉬운대로 사이다로 달래고 술은 호텔 가서 마시자.

이 화려하게 생긴 건 연어 스테이크 초밥.

용기 안에 잘게 채썬 파를 듬뿍 올린 연어 스테이크 초밥이 세 점 들어있다.
연어 위에 마요네즈를 살짝 뿌리고 토치로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그 위에 채썬 파를 듬뿍 올려 마무리한 초밥으로 가격 450엔.

밥도 그냥 초절임밥이 아닌 간장양념이 되어 있어 이거 엄청나게 부드럽고 감칠맛넘치는 게 정말 맛있었다...!
오마카세 같은 전문점도 아니고 시장에서 투박하게 만들어 파는 초밥인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싶을 정도로...

뭔가 튀김류의 배부르게 먹을 것도 필요해 함께 구매한 고로케.

세 알의 작은 고로케가 들어있는 이건 한 팩 150엔인가 했던 걸로 기억.
확실히 일본 고로케는 가격이 되게 저렴한 게 많다.

한 개 크기는 대략 이 정도.

어, 근데 이거 안에 감자가 들어있는 줄 알았더니 감자와 함께 새우살도 다져넣었나봐.
비록 튀긴 지 조금 된 거라 약간 눅눅해지긴 했지만, 새우, 감자 다져만든 속이 진짜 맛있어서 갓 튀긴걸로 먹었음 더 좋았을지도...

낮에 갔던 식당, '토사요리 츠카사' 에서 생산한 사케. 식당 메뉴판에도 이 사케가 있었었다.
그 때 얘가 한 번 마셔보고 싶어 궁금했었는데 다른 술 마시느라 이걸 패스했고, 마침 여기서 파는 걸 발견했다며 바로 하나 사 왔다.
'토사요리 츠카사 다이긴죠(土佐料理 司 大吟醸)'
토사츠루 주조(土佐鶴酒造)에서 생산하는 한정 제품이라고 한다.

이거 정말 맛있다고 극찬하더라. 나도 이따 맛볼 수 있겠지?
생선회, 초밥 잔뜩 갖다놓고 사케와 함께 즐기는 얘 표정이 진짜로 행복해보였음...ㅋㅋ

다음은 참치 아카미(붉은살).

여섯 점의 참치 붉은살과 함께 위에 올라간 건 채썬 마늘.

이렇게 마늘을 살짝 올려 간장 찍어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뱃살과는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뱃살처럼 살살 녹는다기보다는 입 안에 찰짝 달라붙는 쫀득한 찰기와 함께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맛이 정말 매력이 넘친다.
같은 참치인데도 부위에 따라 질감과 맛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게 참 신기하단 말이야...ㅋㅋ

여튼 정말 잘 먹었습니다. 히로메 시장, 진짜 재미있는 곳이군요!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의 시끌벅적함은 불편한 게 아닌 활기 넘치는 북적거림이라
이 분위기에 녹아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없이 일본인들만 있는 철저한 로컬 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훨씬 더 현지 사람들 속에 녹아든다는 기분을 내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진짜 좋은 체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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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에서의 기념품은 여기서 다 해결하고 가기로 함.
일단 오미야게 전문점에서 2,000엔 맞춰 물건 구매해서 여기서 주차권 한 장 받고...

그 뒤에 사케전문점 가서 한국으로 갖고 돌아갈 고치현의 한정 사케도 좀 구매하기로 함.

돌고래 그림이 있는 사케, '토쿠베츠 스이게이 준마이' 가 고치현의 스테디셀러와도 같은 사케라고 한다.
가격대도 750ml 큰 병 기준 1천엔대로 그렇게 비싸지 않아 선물로 부담없이 사갈 수 있는 게 큰 장점.

큰 병이 부담스런 사람을 위한 300ml의 작은 병도 있어 가볍게 여러가지 맛을 보려면 이 쪽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오른쪽에 있는 사케는 아까 낮에 츠카사에서 밥 먹을 때 친구가 마셨던 그 사케네. 전부 지역에서 생산하는 지역 한정 제품.

에히메 현은 아니지만 감귤로 만든 술도 함께 판매중이었고 탁주도 있었다.

주세 영향인지 대부분의 술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정말 사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 곳이 천국일지도...
여튼 여기서 사케를 두 병 구입(한 병은 작은 것), 2,000엔을 넘기고 주차 1시간 무료권을 하나 더 받음.

가게에서 받은 주차 무료권은 나중에 출차할 때 정산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날짜, 그리고 시간이 찍힌 주차권을 두 장 받았는데, 나갈 때 정산기에 하나씩 넣으면 2시간까지 주차가 가능하다.
덕택에 맛있게 먹고 마시고 기념품도 구매한데다 주차도 무료로 받아 알뜰하게(?) 즐기고 나갈 수 있었다.
고치를 언젠가 또 온다면 히로메시장은 반드시 또 찾아오고 싶다. 그리고 이 열정 넘치는 분위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 히로메시장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HY4ryezthqRNX7ds8)
히로메 시장 · 2 Chome-3-1 Obiyamachi, Kochi, 780-0841 일본
★★★★☆ ·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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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