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기 전, 따끈한 국물요리인 '닭한마리' 를 맛보러 광화문 방문.
오늘 찾아간 곳은 광화문에 위치한 유명한 닭한마리 전문점 '본가 닭한마리 광화문점'입니다.
이 가게가 특히 최근에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본 포스팅 중간에서 다룰 예정.
매장이 2층에 있는데, 1층에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메뉴판이 걸려 있네요.
닭한마리(2인 기준) 가격은 22,000원. 그리고 1인 손님을 위한 닭칼국수 메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2층의 광화문 닭한마리 매장 출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매장과 바로 연결됩니다.
매장 입구에 신문 한 장이 붙어있는데요, 신문 사진에 나온 사람의 정체는
미국 트럼프 정부 시절의 국무부 부장관이자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입니다.
뉴스를 봤던 분들은 아실테지만 스티븐 비건 부장관은 한국 음식 '닭한마리'를 정말 좋아하는 애호가로서
한국에 업무차 방한할때마다 무조건 닭한마리를 먹고 갔던 일화가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꽤 유명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 올 때 묵었던 호텔이 광화문 근처에 위치해 있어 이 '본가 닭한마리' 의 닭한마리를 항상 찾았다고 하지요.
그렇습니다. 이 곳이 대북정책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이 인정한 한국의 닭한마리 맛집(...!!)
평일이라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을테지만, 업무지구 특성상 주말엔 사람이 빠져나가 한산한 분위기.
주말 저녁에 찾았는데 손님이 별로 없고 직원도 아주머니 한 분만 있어 되게 조용하고 쾌적했습니다.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세팅.
닭한마리와 같이 먹는 찬으로 부추, 양배추, 당근을 채썬 모듬 야채가 나오는데
이 모듬 야채는 앞접시에 덜어 양념장과 조합, 닭한마리를 찍어먹는 소스로 활용합니다.
김치는 동대문의 진옥화닭한마리집과 마찬가지로 국물이 자작한 김치.
(동대문 진옥화닭한마리 : ryunan9903.egloos.com/4417032)
다만 개인적으로 제 입맛에 잘 맞는 김치는 아니었습니다. 이건 취향 문제일 듯.
앞접시에 부추를 적당량 덜어낸 뒤 직접 만든 양념장, 겨자 등을 취향껏 뿌립니다.
어떻게 양념을 조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직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적당히 야채와 함께 잘 섞어주면 양념 소스 완성.
닭한마리가 다 익었을 때 이 양념에 찍어 야채와 함께 즐기면 됩니다.
매장 한 쪽에 셀프 바가 비치되어 있어 모자란 야채와 김치는 직접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고기 먹을 때 야채를 거의 1:1 비율로 즐기기 때문에 듬뿍 담아왔습니다.
오늘의 술은 가볍게 반주로 즐길 요량의 테라 맥주.
일단 맥주 한 잔 따라놓고 메인 음식인 닭한마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양은 냄비에 담겨나온 '닭한마리(사진의 양은 4인 기준)'
파와 감자, 떡사리가 함께 나오는데, 사리가 조금 모자라다 싶으면 추가 사리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버섯사리를 제외한 나머지 사리 가격이 2,000원으로 그리 부담스러운 편이 아니고요.
한 번 끓인 상태로 제공되는 거라 냄비를 올려놓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네요.
떡이 제일 먼저 익기 때문에 떡 먼저 건져먹은 뒤 파, 감자, 고기 순으로 건져먹으면 됩니다.
앞접시에 국물과 함께 닭한마리에 들어간 재료 이것저것을 담아서...
국물부터 담아 먼저 조금 맛봤는데요, 국물 되게 진하고 좋네요.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더 부담없는 느낌.
닭고기를 넣고 우려낸 따끈하고 진한 진국 국물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닭한마리 국물을 그대로 흡수한 쫄깃쫄깃하게 익은 떡볶이떡.
최근 가격이 비싼(...) 파와 함께 맛있게~!!
포실포실하게 익은 감자도 국물을 머금어 따로 양념을 찍지 않아도 간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실 닭은 튀기거나 구워먹는 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
이렇게 국물과 함께 즐기는 닭도 자극적이지 않고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어 되게 좋아하는 편.
그냥 먹어도 좋고 양념장, 야채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어느 쪽으로 먹어도 맛있어요.
스티븐 비건이 한국의 닭한마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주신 폴란드식 가정 치킨 수프인 '로수우(Rosół)'와 이 닭한마리의 맛이 흡사하기 때문이라는데요,
로수우의 조리 과정이 우리나라의 백숙과 꽤 흡사하기 때문에 맛 또한 비슷해진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즐겨먹었던 음식에 대한 익숙함 +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추억이 스티븐 비건을 닭한마리 애호가로 만든 듯...
닭고기를 어느 정도 건져먹은 후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습니다.
칼국수면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약간의 파가 추가.
국물 안에 칼국수와 파를 넣고 부글부글 끓이는 중.
칼국수도 앞접시에 덜어서 양념장, 야채를 살짝 얹어...
닭이나 감자 등과 달리 국물에 끓인 칼국수는 그냥 먹으면 맛이 다소 심심한 편인데,
이렇게 부추 넣고 비빈 양념장을 살짝 올려먹으면 밸런스가 잘 맞습니다.
칼국수를 먹은 후에도 국물이 남아 마지막으로 계란죽 추가.
계란죽은 남은 닭한마리 국물에 야채와 함께 계란을 넣고 팔팔 끓인 죽인데
한때 유행했던 버섯 샤브샤브의 샤브샤브 + 칼국수 + 죽 순서대로 먹는 것와 동일하게 마지막 마무리로 주문했습니다.
조리가 끝난 계란죽 위에 잘게 부순 김가루를 듬뿍 얹어 잘 섞어먹으면 됩니다.
조리가 끝난 계란죽도 앞접시에 먹을 만큼 담아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칼국수로 약간의 아쉬움가 허전함이 남았을 때 마무리 계란죽을 더하면 더 이상 아쉬움 없는 마무리.
역시 한국 사람이라 요리의 마지막은 밥과 함께하는 식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칼국수보다 계란죽 쪽이 더 만족도가 높았던지라 배가 찼다면 칼국수를 패스하고 계란죽으로 바로 넘어가는 걸 추천.
겨울이 끝나기 전, 따끈하게 즐겼던 광화문의 본가 닭한마리.
닭한마리로 유명한 동대문에서 먹었던 것보다 쾌적한 분위기에서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닭한마리는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찬바람 부는 추운 겨울에 먹는 매력은 아무래도 여름엔 좀 덜하겠지요.
스티븐 비건 장관, 맛잘알 인정!
일행들 모두 인정하고 만족하며 나올 수 있었던 광화문 본가 닭한마리였습니다.
※ 본가 닭한마리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출구 하차, 포시즌스 호텔 왼편 골목 안으로 쭉 직진, 이마트편의점 2층
2021. 3. 2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