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대로 즐긴 초밥 오마카세로는 사실상 첫 방문이나 마찬가지였던
마포, 공덕의 스시코우지 미들급 브랜드 '스시소라(鮨そら)' (https://ryunan9903.tistory.com/802)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른들을 모시고 같은 매장을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번엔 다른 지점을 찾아가보고 싶었으나 예약이 가능했던 곳이 이 곳 뿐이라 다시 간 것인데,
지난 첫 방문에서 꽤 만족했기에 코스가 비슷한 걸 다시 체험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오전 11시 30분, 첫 타임으로 예약했습니다. 그 때밖에 시간이 안 되기도 했고요.
지난 방문과 마찬가지로 예약 시간에 맞춰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안에서 직원이 나와
예약한 손님 호명을 한 뒤, 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공교롭게도 지난번과 같은 자리로 안내를 받게 되었어요.
의자 바로 뒤에 옷걸이, 그리고 가방 놓는 공간이 있어 거기에 소지품을 놓고 앉으면 됩니다.
테이블에 미리 준비되어 있던 기본 세팅.
초밥을 놓는 사각 접시 오른편엔 초생강 한 줌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앞접시와 함께 나무로 만든 젓가락과 숟가락.
에비스 얼굴 모양의 수저받침도 지난 번 방문했을 때와 동일.
나무 받침에 정갈하게 말려 있는 손 닦는 물수건.
따끈한 녹차는 마실 때마다 뒤에 직원이 돌아다니며 계속 채워줬습니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차가 나오니 찬물을 원할 땐 따로 직원에게 요청하면 됩니다.
처음 방문했을 땐 단무지, 락교가 담긴 종지 오른쪽 물수건의 의미를 이해 못했는데요,
이제야 알게 된 건데 초밥을 손으로 집어먹을 때 먹고 난 뒤 손을 닦는 용도라고 합니다.
이번 방문에서 초밥을 담당하는 요리사분께선 지난번과 다른 분이었습니다.
사전예약 때 별도의 호명을 따로 하지 않아 랜덤(?)으로 배정된 것 같네요.
지난 번과 동일하게 점심 코스, 가격은 인당 50,000원입니다. 코스 구성이 비슷해서 이번엔 간략하게만 소개하려고요.
1. 시작 : 새우튀김을 넣은 일본식 계란찜.
2. 생선회 : 광어와 아귀 간(안키모).
광어 위에 아귀 간을 적당히 얹고 젓가락으로 싸서 먹으면 됩니다.
광어의 쫄깃쫄깃한 식감에 진하고 기름진 아귀 간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맛. 저 간 되게 맛있어요.
3. 참치 중뱃살(주도로)
4. 참돔.
5. 유자를 넣은 한치.
6. 참치등살(붉은살) 간장절임(아카즈케)
지난 첫 방문때도 그랬지만, 중뱃살, 대뱃살보다 훨씬 맛있어서 꽤 감탄했던 초밥.
보통 참치초밥 하면 기름지고 살살 녹는 뱃살 부위가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긴 붉은살이 더 맛있었습니다.
7. 표면을 살짝 구운 홍새우.
마트나 뷔페 초밥에 나오는 새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쫀득하고 은은한 단맛이 인상적.
8. 마늘을 넣은 잿방어.
9. 튀김 : 다진 참치살 튀김.
지난번엔 참치를 통째로 튀긴 카라아게가 코스 중간에 나왔는데
이번엔 다진 참치살을 고로케처럼 둥글게 뭉쳐 튀긴 튀김이 나왔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되게 보들보들하게 씹히네요.
참치 카라아게와는 또다른 맛이라 이것도 꽤 맛있고 좋았습니다. 소스는 살짝 달짝지근한 소스.
10. 김에 싸 먹는 아귀간.
처음 광어와 함께 나온 아귀간이 앙코르(?) 개념으로 한 번 더 나왔습니다.
저 지난 첫 방문때도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아귀간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시 나오는 거 대환영.
다만 역시 꽤 기름진 맛이라 한번에 많이 먹긴 힘들고 이 정도만 즐기는 게 딱 맛있게 즐기는 정량일 듯.
11. 소금을 살짝 올린 참치 오오토로(대뱃살)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를 볼 때 이 대뱃살에 대한 환상을 엄청 갖고 있었지요.
씹지 않아도 입 안에서 녹는 눈 같은 감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2. 중간에 나온 된장국은 도미뼈를 넣고 끓인 된장국이라고 합니다.
지난 첫 방문땐 단새우를 넣고 끓인 된장국인데 들어가는 재료가 살짝 바뀌었어요.
13. 해산물 덮밥(카이센동)
게살, 날치알, 도로로곤부(とろろ昆布 - 말린 다시마를 실처럼 가늘게 깎은 것)
다시마키(다시물로 간을 하여 만든 계란말이), 그리고 와사비가 살짝 들어간 미니 해산물 덮밥.
바삭한 김도 인당 세 장씩 함께 나왔습니다.
가장 맛있는 김이라는 자부심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서빙해 주셨네요.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떠먹으면 됩니다.
재료의 맛이 입 안에 자연스레 전해지면서 이내 행복해지는 기분.
김이 일반적인 조미김이나 도시락김에 비해 좀 더 두꺼우면서 엄청 바삭한 것이 특징.
왜 가장 맛있는 김이라고 자부심있게 권해주셨는지 충분히 납득갈만한 맛입니다.
14. 다진 차조기(시소) 잎을 얹은 청어.
일본의 식재료 중 하나인 차조기 설명을 하면서 차조기잎을 보여주고 냄새도 맡게 해 주셨는데
저는 다행히 이 식재료를 좋아하는 쪽이지만, 향 때문에 어른들에게 호불호는 좀 있던...
15. 바다장어(아나고) 양념구이
가시를 하나하나 다 발라낸 뒤 많은 칼집이 가 있어 엄청 부드럽고 달콤하게 씹히는 맛.
16. 김말이(후토마끼)
지난 방문 땐 운 좋게 양 많은 꼬다리(?) 부분을 먹을 수 있었는데, 이번엔 다른 분에게 양보.
초밥을 먹는 동안 후토마끼를 만드는 모습을 보지 못해 어 왜 안 나오는거지 했는데,
이건 다른 요리사분께서 만들어 가져왔습니다. 저희를 담당한 요리사는 눈앞에서 균등하게 썰어 서빙만.
지난번에 비해 참치살의 양이 더 많아진 것 같아 완전 행복하군요...ㅋㅋ
크기가 꽤 커서 앞의 초밥에서 양이 좀 모자랐던 분도 여기까지 먹으면 포만감이 꽤 차오릅니다.
17. 식사 : 우동.
맑은 국물에 유부를 살짝 띄운 담백하고 깔끔한 맛.
18. 마무리 : 계란구이(교꾸)
어머니께서 계란 드시고는 '집에서는 절대 이렇게 조리 못한다' 라며 극찬하셨던 맛.
지난 첫 방문 땐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이번엔 첫 방문때와 달리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 첫 방문 당시 카스테라 같은 식감을 너무 크게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 중.
19. 디저트 : 메론 아이스크림.
디저트 아이스크림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건 설명을 통해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메론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지난 번 석류아이스크림보다 이 쪽의 만족도가 더 높았어요.
이렇게 계란찜으로 시작해서 회, 초밥, 튀김 등을 아울러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되는 코스 종료.
식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1시간이 약간 넘었습니다.
첫 방문 때 꽤 만족해서 다시 한 번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두번째 방문 역시 구성은 비슷하지만, 큰 만족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던 '스시소라'
저희 초밥을 담당해주셨던 요리사분(쉐프)께 다른 스시소라 지점(광화문, 대치, 서초) 지점을 가도
점심으로 나오는 코스가 비슷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다르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스시소라' 라는 이름만 같을 뿐, 매장에 근무하는 요리사들에 따라 나오는 음식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니
사실상 다른 매장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지점에 가면 다른 스타일의 초밥을 맛볼 수 있어
여건이 된다면(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광화문, 서초, 대치점을 한 번씩 돌아보고 싶단 욕심도 생깁니다.
※ 스시소라 마포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6,공항,경의중앙 공덕역 8번출구 하차 후 마포역방향 직진
도화동, 마포아크로타워 지하1층 B07호
www.sushikoji.co.kr/base_3/gallery/sabout.php
2021. 5.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