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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일식

2021.4.2. 스시소라(鮨そら-마포, 공덕) / 스시코우지에서 낸 미들급 초밥전문점, 1시간의 행복한 점심 오마카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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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초밥) 오마카세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다녀온 후기만 보고

제대로 즐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만,
(7년 전, 양천향교역의 신지루 스시 오마카세가 처음이자 마지막 : ryunan9903.egloos.com/4349446)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타인의 블로그를 통해 보기만 했던 스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방문한 가게는 공덕역 - 마포역 사이에 위치한 '스시소라(鮨そら)'

'스시코우지' 로 유명한 코우지 쉐프 계열의 브랜드로

스시코우지에 비해 허들이 좀 더 낮은 대중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미들급 스시집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사전 예약은 필수이기에 주말 11시 30분으로 예약.

 

 

매장 밖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이 나와

예약한 사람 이름을 호명하며 안으로 안내해줍니다.

출입문을 지나 들어가면 바로 앞에 보이는 스시소라의 간판.

 

 

미리 세팅이 끝난 안쪽 테이블로 안내받았습니다.

테이블 바로 뒤에 옷걸이, 그리고 가방을 보관하는 보관함이 있어 겉옷을 걸어놓으면 됩니다.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는 테이블 기본 세팅.

 

 

초밥을 놓는 접시 한쪽엔 초생강이 동그랗게 뭉쳐진 채 올라가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테이블 기본 세팅을 한 컷.

와, 드디어 나도 오마카세 먹어본다!

 

 

나무로 만든 다회용 젓가락와 작은 사이즈의 숟가락.

 

 

작은 종지에 담겨 있는 락교와 단무지.

절임야채로는 초생강, 락교, 단무지 세 가지가 제공되는군요.

 

 

따끈한 녹차가 담겨있는 컵.

녹차는 가루녹차가 아닌 티백 녹차를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일회용 물수건이 아닌 직접 삶아 사용하는 따끈한 물수건.

요즘은 다소 보기 힘들어진 것 중 하나.

 

 

젓가락 받침이 에비스 얼굴 모양이군요...ㅋㅋ

귀엽고나~

 

 

스시소라의 점심 오마카세 가격은 50,000원.

저녁은 80,000원입니다.

 

카운터가 아닌 룸에서 오마카세를 즐길 수도 있고 별도의 스시 코스도 있는데 가격이 더 낮아지는 듯.

사실 한 끼 식사로 50,000원이면 결코 적은 금액이라 할 수 없는데

그래도 막 몇십만원짜리 오마카세 후기들을 보다가 이런 거 보면(^^;;)

한 번 기분 내어 충분히 가 볼만한 가격이라 생각.

 

 

포장 메뉴와 주류 및 음료 메뉴.

다양한 종류의 일본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맥주도 완비.

참이슬은 없지만 일품진로는 있군요.

 

 

저희 초밥을 전담해 주실 쉐프가 나와 재료를 손질 중.

가슴에 이름이 적힌 명찰을 차고 있었습니다. 다소 떡대 있으셨던 분이셨어요.

 

 

저희 쪽 바 테이블에 총 여섯 명이 앉았고

여섯 명 분의 오마카세를 이 분께서 담당했습니다.

 

. . . . . .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부터 스시소라의 점심 오마카세 코스, 시작합니다.

 

 

1. 시작 : 게살과 새우튀김을 넣은 계란찜(차완무시)

 

 

다진 게살이 들어간 부드러운 계란찜 안에

한 입 크기의 조그마한 새우튀김 하나가 앙증맞게 들어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간, 푸딩 같이 보들보들한 식감을 갖고 있는 부담없는 맛으로

강한 자극 없이 뱃속을 깨우기 좋았던 스타트.

 

 

2. 생선회 : 광어와 아귀 간.

 

 

살 뒷부분이 보일 정도로 얇게 썬 광어회와

쪽파를 얹은 아귀간이 함께 담겨 나왔습니다.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방법을 쉐프가 직접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광어회 위에 아귀 간을 적당량 올린 뒤 김을 싸먹듯 저렇게 싸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쫀득쫀득한 광어회의 식감은 물론 아귀 간이 생각 이상으로 되게 기름지고 맛있었습니다.

 

 

3. 초밥 : 참치 중뱃살(주도로)

 

 

코스를 시작하자마자 후진 없이(?) 훅 치고 들어왔던 참치 중뱃살.

어릴 적 탐독했던 미스터 초밥왕 만화를 보면서 참치에 대한 환상을 많이 심었었는데(...ㅋㅋ)

대뱃살만큼은 아니겠지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일품으로

초밥의 첫 시작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생선도 그렇지만 초밥을 쥐는 정도가 딱 좋았어요.

너무 단단하지도, 잘 흐트러지지도 않게 생선과 잘 어우러지게끔 적당한 압력으로 잘 쥔 느낌.

 

 

4. 참돔.

 

회전초밥이나 횟집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각이 잘 잡힌 참돔.

흰살생선의 담백한 풍미를 즐기기 좋았던 기분 좋은 맛.

 

 

5. 한치.

 

세밀하게 칼집을 낸 한치 위에 간장을 살짝 발라 마무리.

한치 특유의 쫄깃함과 동시에 입안에 짝짝 달라붙는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참치 붉은살 간장절임(아카미즈케)

 

쉐프의 설명으로는 등살 부분이라고 하는데,

본인 말로는 사람들이 뱃살 부위를 선호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이 붉은살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제가 먹어봤던(물론 비싼 걸 먹어본 적이 없어 사실상 이게 처음이지만...^^;;)

붉은살 계열의 참치 중에선 단연 최고라 할 정도로 넘치는 감칠맛이 너무 좋았는데요,

왜 붉은살이 더 좋다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던... 개인적으로 앞서 먹은 중뱃살보다 더 좋았습니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은 뱃살보다 덜하지만 훨씬 맛있었어요.

 

 

7. 튀김 : 참치 카라아게.

 

 

얇게 썬 참치살을 튀긴 튀김 요리로 함께 나오는 레몬을 살짝 뿌려먹으면 됩니다.

원래 등푸른생선 껍질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

살보다 껍질쪽이 더 만족스러웠던...

 

간이 은은한 편이라 밥반찬이 아닌(?) 생선 그 자체만을 즐기기 좋았던 맛.

 

 

8. 홍새우.

 

뷔페나 대형마트 초밥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새우와는 다른 모습.

새우살에서 느껴지는 쫀득함과 자연스럽게 몰려오는 단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9. 단새우머리 미소(된장)국.

 

단새우 초밥과 함께 단새우 머리를 넣고 끓인 일본식 된장국이 나왔습니다.

계속 찬 초밥만 먹다 중간에 들어온 따끈한 국물로 속을 한 번 데워주기.

 

 

10. 줄무늬전갱이(시마아지)

 

등푸른생선 껍질이 약간 남아있는 은은한 분홍빛을 띠는 붉은 살 생선.

미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비린맛을 가릴 정도로 붉은 살 특유의 감칠맛이 일품.

 

 

11. 식사 : 해산물 덮밥(카이센동)

 

게살, 날치알, 도로로곤부(とろろ昆布 - 말린 다시마를 실처럼 가늘게 깎은 것)

다시마키(다시물로 간을 하여 만든 계란말이)가 얹어진 호화로운 미니 덮밥.

 

 

카이센동와 함께 초밥 접시 위에 조미되지 않은 김 세 장이 나왔습니다.

 

 

카이센동의 재료와 밥을 적당히 젓가락으로 비빈 뒤 싸 먹으라고 안내해주시던...

날치알의 톡톡 터지는 느낌과 함께 진한 게살맛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김을 싸먹고 남은 밥은 숟가락에 담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다른 것 없이 이것만 한 그릇 듬뿍 담아 더 먹고싶단 생각도 들었는데

양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 듯.

 

 

12. 고등어 봉초밥(시바보우즈시)

 

 

밥 위에 차조기잎을 넣고 그 위에 고등어를 올려 김밥처럼 길게 만든 뒤

한 사람이 먹기 좋은 크기로 칼로 썰어 내어준 누름초밥.

다진 차조기잎의 향긋함과 고등어의 진한 감칠맛이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 좋았고

등푸른 생선 못 먹는 사람도 이건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무지와 락교를 중간에 한 번 보충.

 

 

13. 아귀 간(あん肝 - 안키모)

 

첫 시작 때 광어와 함께 먹었던 아귀 간을 김에 듬뿍 싸서 내어준 메뉴.

밥이나 다른 재료 없이 김 위엔 아귀 간, 그리고 쪽파만 올라가 있습니다.

처음 광어랑 먹을 때 조금 더 먹고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중간에 끼어있어 어찌나 반갑던지.

 

 

14. 참치 대뱃살(오도로)

 

첫 시작에 중뱃살이 나와 '그래, 5만원이니 참치는 이 정도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코스 후반에 대뱃살이 등장.

 

 

만화에서 표현하는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큰 과장은 아닌 듯.

막 입 안에서 바다가 펼쳐지는 건 없더라도 이 정도 반응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참치는 대뱃살, 중뱃살, 붉은살, 참치카라아게까지 총 네 번 나오는군요.

 

 

15. 바다장어.

 

장어는 민물장어가 아닌 바다장어(아나고)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과하지 않은 달짝지근한 양념과 가시를 발라내어 매우 보드랍게 씹히는 식감.

 

 

16. 김말이(후토마끼)

 

 

눈 앞에서 김말이를 말아 6등분하였는데

쉐프가 '끝부분 드실 분' 하면서 두 사람 선착순(?)이라 하기에 바로 요청.

 

 

참치살과 함께 새우튀김, 그리고 큼직한 계란이 들어있습니다.

밥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료들로 가득 차 있어

한 입에 넣기 살짝 버거웠지만 맛있고 든든했던 초대형 김초밥.

 

 

17. 식사 : 우동.

 

유부가 조금 들어간 맑은 국물의 깔끔한 우동.

특별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국물 뒷맛이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18. 계란구이(교꾸)

 

타마고야키(たまごやき)라고도 불리는 구운 계란으로 초밥 코스의 마무리를 장식.

블로그 초반에도 잠깐 링크를 걸었지만 7년 전, 신지루스시에서 먹었던 마무리 계란이

마치 계란이 아닌 카스테라 같은 식감이라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여기서 먹은 계란은 그에 비해 임팩트가 약해 살짝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19. 디저트 : 석류 아이스크림.

 

모든 식사를 마친 뒤 디저트로는 석류 아이스크림이 그릇에 담겨 나왔습니다.

양은 가볍게 입가심하기 좋은 양으로 천천히 조금씩 떠서 석류의 향을 음미.

단맛이 과하지 않고 진한 석류향이 느껴지는 게 식사의 깔끔한 마무리로 제격.

 

 

계란찜부터 석류 아이스크림까지.

총 열 아홉 가지의 음식이 순서대로 제공된 스시소라의 5만원 런치 오마카세 코스가 종료.

마무리로 차가운 물 한 잔을 요청했는데 얼음을 넣은 시원한 녹차가 나왔습니다.

비가 내렸던 날이라 난방을 좀 했는지 실내가 약간 더워서 열을 좀 식히고 싶었거든요.

 

 

모든 코스가 끝난 뒤 쉐프가 자기가 전담한 손님들에게 명함을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명함 뒷면에 오늘 오마카세를 담당한 쉐프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쉐프가 본인의 명함을 주는 건 이 날 처음 알게 된 건데,

이렇게 명함을 받은 뒤 가지고 있다 다음에 이 가게를 예약할 때

특정 쉐프를 지명하여 자신이 먹을 음식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더군요.

오늘 음식을 담당하였으니 마음에 들면 다음에 또 지명해달라는 의미일지도...^^;;

 

. . . . . .

 

제대로 오마카세를 체험해본 건 사실상 처음이었던 마포의 초밥전문점 '스시소라(鮨そら)'

회전초밥이나 1인분 단위로 한꺼번에 제공되는 초밥이 아닌

카운터 테이블에 앉아 초밥 쥐는 쉐프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순서대로 초밥을 즐기는 오마카세는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그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손님으로서 일대일로 대접받는다' 라는

만족스러움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아주 기분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다른 가게들의 오마카세에 비해 가격 허들도 비교적 낮은 편이고(5만원대)

저처럼 초밥에 대해 지식이 없는 사람도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즐길 수 있었던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던 곳이라

상대적으로 부담 덜한 가격에 기분좋은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 스시소라 마포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6,공항,경의중앙 공덕역 8번출구 하차 후 마포역방향 직진

도화동, 마포아크로타워 지하1층 B07호

www.sushikoji.co.kr/base_3/gallery/sabout.php

 

Sushi Sora

 

www.sushikoji.co.kr

2021. 4. 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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