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과거를 되짚는 기억으로의 여행, 천안
(1) 야우리(YA·WOO·RI)의 추억, 천안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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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글루스에서 류토피아(Ryutopia)라는 블로그를 운영했던 Ryunan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운영했던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나온 이후
약 5년 전 잠깐 서브로 운영하던 티스토리 블로그에 오래간만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티스토리의 시스템에 적응되지 않아 블로그의 완성도라든가 글 쓰는 방식에 있어
조금 불완전한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만, 차차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너그럽게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작년, 그러니까 2019년 11월 주말에 정말 오래간만에 당일치기로 천안을 다녀왔습니다.
천안은 대학교를 나왔던 곳, 그러니까 모교가 있는 곳으로 중간에 군대를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2003년 3월부터 졸업을 했던 2010년 2월까지 약 7년 정도를 머물렀던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었습니다.
일 하고 바쁘게 살며 당시의 기억을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불현듯 한 번 '다시 찾아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먹은 김에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되겠다고 - 당시 가까이 지냈던 후배 한 명과 함께
정말 오래간만에 내가 나왔던 학교를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한 목적으로 천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2020년 2월, 이글루스 블로그를 마무리하고 티스토리로 건너오며 여러분께 인사드리는 첫 번째 포스팅은
작년 11월에 다녀온 당일치기 천안에 대한 기록입니다.
모쪼록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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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여행의 출발은 전철 신도림역에서부터.
과거 학교 다니던 시절, 돈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고속버스나 통학버스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버스의 반값 수준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천안 급행 전동열차를 정말 많이 이용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최대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그때 다녔던 곳, 그 때 했던 행동을 한 번 되돌아보자는 생각에
기차라든가 버스 대신 일부러 전철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타고 약 1시간 10분 후, 전철은 종착역 천안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도착한 수도권 전철 천안역의 역명판.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이후 아산을 거쳐 신창역까지 이어져있지만 이 열차는 천안역에서 종착합니다.
종착역이니만큼 꽤 많은 사람들이 내렸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찾아온 곳이라 반가운 마음에 자꾸 카메라를 들게 되네요.
수도권 전철 1호선 천안역은 경부선 쪽이 아닌 장항선 쪽으로 선로가 분기되어
장항선 타는 곳과 승강장이 붙어있는데, 지금도 여객열차와 전동차 승강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수도권 전철 천안역 대합실.
졸업한 지 약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 분위기는 정말 옛날 그대로의 모습.
예전 넓은 광장이 있던 동부광장 쪽 출입구는 지금은 광장 대신 환승센터 느낌의 도로로 바뀌었습니다.
이 안으로 버스가 들어오지는 않지만 택시나 자가용 등이 들어왔다 나가게끔 만들어졌는데요,
아마 자차 혹은 택시로 천안역에 오는 사람들이 차 댈 곳이 마땅치않아 이런 방식으로 개조해놓은 듯.
현재 천안역사 건물은 정식 역사가 아닌 임시역사로 지은 임시 가건물이고
차후 쇼핑몰이 있는 민자역사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그 민자역사 계획이 지지부진하다 엎어지면서
임시역사 건물이 사실상 정식 역사 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임시역사 치고 규모가 꽤 크고
그 안에 상점도 나름 많이 들어와있는 편이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식역사라 해도 충분히 믿을 정도.
출구는 동부역사, 그리고 서부역사 두 곳이 있는데, 시내와 연결된 동부 쪽이 좀 더 붐빕니다.
동부역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천안역전 삼거리.
제가 학교 때문에 처음 이 곳에 올 때도 천안역전은 이미 터미널 쪽에 상권을 빼앗겨 썰렁한 곳이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역전 구시가지 풍경이 다소 썰렁해보이는 것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비싼 요금이 불친절로 악명높고 현재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하는 천안 시내버스도
옛날 도색 그대로 운행되고 있군요. '승객을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라는 문구가 아이러니...
다만 현재 경기도 버스요금이 1,450원으로 올라 한때 전국에서 제일 비싼 버스로 악명 높았던 천안 버스는
지금은 카드 기준으로 경기도보다 요금이 100원 더 저렴합니다. 다만 지하철과의 환승할인은 여전히 불가.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목에 발견한 빈티지샵 '그옷이 알고싶다(...)'
옛날 천안역과 버스터미널 사이에는 '만화 중고할인마트' 라는 만화책 중고서점이 있었고
학교 다니던 시절 저렴한 가격에 만화책을 구매하기 위해 이 가게를 자주 이용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고 옛날 헌책방이었던 흔적도 조그마하게 찾아볼 수 있긴 합니다만
가게 건물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위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니 꽤 오래전부터 빈 점포로 방치되었을 듯 하군요.
이 일대는 재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라 현재 건물 철거를 위해 많은 가게들이 퇴거한 상태입니다.
아마 몇 년 후에는 새로 건물이 들어와 지금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있겠지요.
누군가가 퇴거한 빈 건물 셔터에 락카로 '문재인을 철거하자' 라는 낙서를 남겨놓은 모습(...)
건물 뒷편에 이렇게 낡은 주택들이 여럿 남아있었다는 건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네요.
옛날에 이 곳을 자전거로 허구헌날 여러 번 왔다갔다했는데 왜 그땐 몰랐던 거지.
역에서 약 15분 정도를 걸어 학교다니던 당시 천안 최대의 번화가였던 '버스터미널' 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통유리의 건물은 천안고속버스터미널.
그리고 그 옆에는 단일 규모로는 충청권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이 있습니다.
천안에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기억하시겠지만, 저 건물은 원래 '야우리백화점' 이 있던 곳입니다.
과거엔 이 곳에 야우리백화점, 그리고 그 옆에 갤러리아 백화점 천안점 두 백화점이 있었는데,
갤러리아 백화점은 현재 '센터시티점' 이라는 이름으로 천안아산역 근처로 이전,
기존 갤러리아 구 건물과 야우리백화점이 통합 리뉴얼을 통해 지금은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으로 바뀌었습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터미널 앞은 예전에 '야우리' 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천안 최대 번화가였습니다.
야우리백화점이 사라진 지금도 이 곳을 천안 사람들이 야우리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오른편에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 는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앞 광장은 과거 갤러리아, 야우리백화점 시절부터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설치해놓은 각종 조형작품들이 진열되어있는 걸로 유명했지요.
야우리의 이름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 설치된 조형 작품들은 신세계로 바뀐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백화점 앞을 지키고 있는 금발의 소녀도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보는군요.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이게 그렇게 대단한건가? 하면서 그냥 별거 아닌것처럼 지나쳤는데
졸업하고 난 뒤에 다시 돌아와보니 광장 근처가 그냥 하나의 야외 미술관이라는 느낌.
학교 다니던 시절, 동기들에게 이 좀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다른 건 아니고...
저 아래, 소의 생식기 부분까지 그대로 재현했다고 하여(...)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웃긴것도 아니고 이상할 것도 아닌데 그땐 왜 그리 이런 게 재미있었던지...
거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10년 전에 있었던 것에서 크게 바뀌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백화점 건물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건물 앞 광장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해도 될 정도.
터미널 앞 조형물 중 가장 유명하고 또 터미널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여겨졌던 '빨간 가방'
이 가방은 과거 태풍 볼라벤 때 바람에 밀려 그대로 넘어진 채 몇 미터 떠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냥 떠내려가기만 했을 뿐 큰 파손은 없어 여러 사람들이 옮겨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걸로 마무리한
작은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볼라벤 당시 태풍이 어마어마했었음을 보여주는 기록.
백화점 맞은편 아트박스 건물 위에 거대한 핑크퐁이 옥상에 있군요.
요즘은 뽀로로 대신 상어가족과 핑크퐁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백화점 맞은편 번화가 골목 안 '지랄탄' 닭꼬치가 지금도 남아있네요...ㅋㅋ
매운 걸 아주 잘 먹었던 시절에도 저 지랄탄 닭꼬치는 눈물날 정도로 매웠는데
매운 걸 못 먹게 된 지금 저런 걸 잘못 도전했다가는 그대로 위장 다 버리고 토하고 난리날듯...;;
혹시라도 매운 걸 아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 듯.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이제는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으로 바뀐 구 야우리를 한 번 들어가보았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간판만 바꾼 게 아닌 실내까지 전부 리뉴얼되어 동선 또한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야우리시네마와 식당가, 그리고 학교 다니던 시절 펌프하러 자주 갔던 '야우리 오락실' 이 있던 5층은
이제 '여기가 옛날 거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옛 흔적이 단 하나도 안 남았군요.
그나마 신세계백화점으로 상호명이 변경된 이후에도 멀티플렉스 체인이 아닌 지역 극장으로
가장 큰 규모와 파괴력을 갖고 있던, 그리고 '야우리' 라는 이름이 계속 남아있었던 '야우리시네마' 는
2019년 2월 19일부로 영업을 종료, 지금은 CGV 천안터미널점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야우리시네마가 없어지고 CGV가 들어왔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단순히 극장 하나가 없어진 걸 떠나 '야우리' 였던 마지막 흔적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지도요.
그나마 다행인 건지 야우리라는 이름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5층에 있는 식당가 '푸드 스트리트 야우리' 에서 야우리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현재 이 곳이 과거 '야우리백화점' 이었다는 흔적은 5층 식당가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식당가 또한 리뉴얼을 통해 옛날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
너무나 큰 변화에 조금은 위화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언제까지고 옛 모습만을 유지할 순 없기에
예전에 제가 기억하고 있던 야우리의 모습은 그냥 이젠 추억 속으로 남겨놓는 것이 좋겠지요.
군산의 유명한 빵집 '이성당' 지점이 신세계백화점 5층 푸드스트리트 야우리에 있습니다.
군산 본점과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선 유일하게 매장을 두고 있는 이성당 천안점.
이성당은 1945년 개업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된 빵집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규모는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점, 롯데타워점에 비해 다소 큰 편이나 카페 공간은 별도로 없네요.
이성당의 간판 메뉴인 단팥빵과 야채빵은 이 곳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 메뉴.
특히 빵 반죽의 두께가 아주 얇고 그 안에 단팥이 가득 차 있는 이성당의 단팥빵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팥빵의 모범적인 표본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맛있는 빵입니다.
야우리,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서로 나뉘어져 있던 시절엔 두 백화점의 연결 통로가 별도로 없고
지하의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서만 서로 왕래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으로 통합하면서
중간에 건물을 증축, 서로 분리되어 있는 두 건물이 하나로 합쳐져 5층에서도 옆 건물 이동이 가능합니다.
예전에 이 곳은 야우리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고 지상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던 곳이었고
영화 보러 와서 보고난 뒤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 밖에 대놓은 자전거 타고 학교로 돌아갔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은 그 때의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으니 정말 그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고,
내 머릿속에 갖고 있던 기억은 정말 옛날의 아련한 기억이 되어버렸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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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과거를 되짚는 기억으로의 여행, 천안 =
(1) 야우리(YA·WOO·RI)의 추억, 천안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2020. 2.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