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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센(건대) / 스모선수가 된 기분으로 일본식 장꼬나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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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선수들이 즐겨먹는다는 일본 장꼬나베 풍의 부대찌개를 판매하는 건대의 일본식 부대찌개 전문점 '아마센'

예전에, 것도 아주 오래전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 이상의 큰 만족을 하고 나왔던 곳이라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한 번 찾아갔습니다.

평일 퇴근하고 난 뒤, 비슷한 시간대에 퇴근한 지인을 만나서 '건대에서 뭐 먹을까요' 하며 의견조율을 했었는데, 이 분 -_- 회사생활을 하면서

근처에서 돈까스, 중국요리, 국밥류는 매일 먹어서 이것은 때려죽여도 절대 안 먹을거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시기에...이 곳으로 택.

 

...그래 회사에서 매일 점심, 저녁(야근)때마다 먹는 중국요리나 국밥을 굳이 이렇게 만나서 찾아간다는 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맞다...

 

 

가게 내부. 테이블마다 저렇게 천장에 고리가 달려있는데 이 곳에 냄비를 매달아놓고 아래 가스불을 받아 끓이는 방식으로 음식이 나옵니다.

약간 어두운 조명에 원목위주 인테리어는 철저한...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적이라기보다는 다소 퓨전 스타일의 일본풍. 일본식 음식을 파는 곳이니.

일단은 이 곳의 대표메뉴이기도 한 장꼬 부대찌개 (6500원)로 주문. 부대찌개에 장꼬나베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몇 가지 추가된 형식의 메뉴.

보통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라면사리와 달리 튀겨낸 면이 들어간다는 것이 조금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기본반찬이었던 가장 괜찮았던 장아찌. 예전에 이 곳에 처음 왔을 때도 꽤 맛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적당히 매콤달콤한 맛이 조화가 좋았어요.

 

 

반면에 깍두기는 그냥 구색을 갖춰놓기 위한 (한국 사람들을 위한) 반찬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딱히 큰 감흥이 없는 평범한 느낌이었죠.

 

 

단무지라던가 미역줄기 볶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장아찌 말고 다른 반찬은 그다지 손을 많이 대지 않았습니다.

 

 

인당 국물을 퍼담을 수 있는 국그릇과 밥 한 공기를 내어줍니다. 밥 무한리필...이면 좋아할 사람은 많겠지만 공기밥은 추가해서 시키는 것입니다.

그냥 흰쌀밥이 아니라 수수를 조금 넣어서 수수밥으로 내어준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네요. 잡곡밥 내어주는 집 보면 일단호감이 갑니다.

 

 

마침내 장꼬나베 등장. 나무로 된 뚜껑이 덮여있고 천장에 달린 고리에 냄비를 매달아놓고 아래 가스불을 이용하여 열심히 끓여내면 됩니다. 즉

천장 고리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바닥의 가스불에서 붕 떠있는 셈인데, 옛날 일본 사진이라던가 기록같은 데 나오는 죽 끓이는 방식 같습니다.

 

 

그 안에서는 이렇게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있고요.

 

장꼬 나베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같이 간 사람에게 들을 수 있었는데, 본래 장꼬나베는 스모선수가 먹는 음식으로 각종 칼로리 높고 영양가

높은 재료들을 듬뿍 넣고 끓여먹는 것이라 하는데 이 안에도 넣으면 안 되는 - 즉 금기시되는 재료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돼지나

소 등 네 발로 서 있는 짐승의 고기를 넣으면 안 되고 고기는 닭고기를 넣어야 한다고 하네요. 네 발로 서 있는 짐승, 즉 이것은 스모에서 넘어지는

것(패배)을 상징하기 때문에 소, 돼지고기를 넣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두 다리로 선 생물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닭고기를 넣는 셈이지요.

그래서 사실 이 장꼬나베도 이 안에 들어가는 햄이 돼지고기이기 때문에 원래는 금기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뭐 우리는 스모를 하지 않으니까요.

 

 

한참 잘 끓었습니다. 가장 맛있게 끓여진 이 순간. 일반 부대찌개와 비교해서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가 많이 들어간 것이 한눈에 쉽게 보입니다.

 

 

한국식 부대찌개에 비해 얼큰한 맛은 약간 부족하지만, 수많은 재료가 냄비 안에서 만들어낸 깊은 맛을 내는 조화는 무시할 수 없지요. 무엇보다

건더기가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 푸짐하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고요. 한국전쟁이 만들어낸 짧지만 우리 민족의 애환이 담겨 있는

우리의 음식 문화인 '부대찌개'와 일본의 음식 문화인 '장꼬나베' 가 만들어낸 친숙한 듯 조금은 낯설은 퓨전음식이기도 한 '장꼬 부대찌개'

 

 

요 튀긴 우동면이 일반적인 우동면이나 라면사리와 달리 상당히 독특한 식감입니다. 이것은 뭐라 설명할 수 없고 한 번 직접 먹어봐야 알 듯 해요.

 

 

어쨌든 깔끔하고 기분좋게 완식. 더운 여름철에 먹어서 먹으면서 좀 고생하긴 했지만 여름보다는 주로 겨울철에 먹으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건대에서 밥이 먹고 싶을 때, 하지만 일반적인 밥집은 싫고 조금 특이한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 한 번 찾아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건대의 유명한 라멘 전문점 우마이도 바로 옆에 있는 곳이니 찾는 데 있어 어렵진 않을 것입니다. 약도를 첨부하여 드리니 참고가 되실 수 있길.

 

 

※ 본 포스팅은 류토피아 티스토리 블로그 단독 포스팅으로 이글루스에는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 201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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