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 상륙 당시 큰 화제를 몰고 왔던 '블루보틀커피' 를 사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당시엔 큰 관심이 없어 안 가본 것이 컸고, 지금은 그 쪽 근처로 나갈 일이 별로 없어 안 찾은게 더 큰데요,
얼마 전, 고든렘지 피자 먹으러 서울숲 방문했을 때 근처에 블루보틀 커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피자 먹고 난 뒤에
겸사겸사 식후 입가심을 위해(그러니까 피자를 21조각이나 먹고!) 블루보틀 커피를 처음으로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성수점이라고 해서 저는 당연히 성수역 근방에 있을 줄 알았더니 성수역이 아닌 뚝섬역 앞에 있더라고요.
사진에 보이는 블루보틀 간판 뒤의 고가역사는 뚝섬역입니다. 성수역에서 내려 블루보틀 찾으면 낭패볼 수 있으니 조심.
붉은 벽돌의 건물 출입구. 큰길가 쪽이 아닌 주차장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와야 블루보틀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파란색 병 모양의 로고가 블루보틀을 상징하는 간판이기도 해요.
어떠한 간판 문구 없이 이 로고 하나만 작게 붙어있는 것 만으로 여기가 블루보틀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매장은 크게 1층, 그리고 지하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1층은 카페 공간이 아닌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는 등 작업 공간으로 구성된 것 같았어요. 음료를 주문하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은 내려가야 합니다.
다만 1층에서 이렇게 지하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은 꽤 재미있는, 그리고 흥미로운 인테리어.
각종 블루보틀 관련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매대.
머그잔이라든가 텀블러 외에도 드리퍼라든가 주전자, 커피분쇄기 등 커피를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들이 있습니다.
가격대는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또는 가치 때문인지 상당히 높은 편이더라고요.
커피 원두는 물론 에코백도 판매 중.
매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역은 커피를 내리고 제조하는 바 공간.
한쪽에선 이 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커피의 취향을 물어보며 어울리는 커피를 추천해주고 주문을 받는 공간,
그리고 안쪽은 커피를 제조하는 공간으로 매장 규모 대비 꽤 많다고 느낄 만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 앉아서 마시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에 비해 조금 어둑어둑한 분위기.
그리고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커피 마시러 찾아 온 사람이 꽤 많았는데, 주말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가네요.
'도끼다시' 라고도 불리는 옛날 건물 바닥에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를 사용한 실내 분위기가 특징.
의도한 것이고 누군가에겐 취향에 맞을 수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조금 살풍경한 분위기라는 게 느껴져 그런가
이 특유의 분위기가 커피집에 잘 맞는다는 인상은 없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가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여기 분위기가...
뭔가 커피집은 일단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여긴 좀... 너무 차가운 느낌이었어요.
직원의 추천으로 마시는 '아메리카노(5,200원)'
블루보틀의 아메리카노는 타 카페의 양 많은(?!) 아메리카노가 아닌 롱블랙 느낌의 커피라는 직원 소개가 있었습니다.
롱블랙은 뜨거운 물 위에 에스프레소 샷을 넣는 커피로 얼핏 보면 아메리카노와 뭔 차이가 있을까 싶겠지만
에스프레소 샷 위에 물을 붓는 아메리카노와 달리 샷 들어가는 순서가 달라 크레마가 깨지지 않고 보존되는 특징이 있어요.
블렌드 원두로 맛이 상당히 농후하고 진하면서 느껴지는 산미는 좀 적은 편입니다.
초콜릿, 그리고 카카오의 풍미와 마무리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과일향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음료의 양은 '아메리카노' 라는 이름 치고 적은 편이라 일반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생각하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몰라요.
천천히 음미하면서 최대한 향과 뒷맛에 집중하며 마셨는데, 아직은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좀 어렵긴 하네요.
받침에 작게 인쇄되어 있는 블루보틀 로고.
컵받침의 모양도 정중앙이 아닌 한쪽에 살짝 기울어져 있는 모양이 아마 테이스팅 노트가 적힌 카드를 함께 놓기 위한
목적, 그리고 용도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음료 제공될 때 컵 옆의 찻잔 받침에 테이스팅 카드가 놓여 있었으니까요.
블루보틀의 첫 방문은 꽤 좋았습니다. 전문적으로 내가 원하는 커피가 뭔지 추천해주려는 직원의 안내, 그리고
커피의 맛도 만족스러웠고 충분히 가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 분위기는 좀 그랬어요.
뭐 이건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지만, 좀 더 차갑지 않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마실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람 없는 시간대를 최대한 이용하여 다른 매장으로도 한 번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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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보틀 성수 카페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출구 하차, 나오자마자 보이는 붉은 벽돌건물 지하 1층
2023. 1.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