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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2.12 타이완 타이베이,타이중(22~26)

2023.5.17. (27) 길거리 먹부림의 천국, 스린야시장(士林夜市-2) / 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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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27) 길거리 먹부림의 천국, 스린야시장(士林夜市-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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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 중 '곱창국수' 라고 하는 것이 있다.

이거 우리나라에서 옛날 노량진에 '아종면선' 이라는 가게 직영점이 생겼을 때 딱 한 번 먹어본 적 있긴 했었는데

특이했지만 엄청 맛있었다 - 까진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 현지에서 먹는 건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 것도 있었다.

그래서 이 곱창국수는 현지에서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마침 타이완 스린야시장 안에 이 곱창국수를 파는 아주 유명한 가게가 있어 이번엔 놓치지 않고 먹어보기로 했다.

이 가게 이름도 동일하게 '아종면선', 한때 한국에 진출했던 그 아종면선과 일단은 같은 가게.

 

 

아종면선은 미쉐린 가이드 빕 그루망에도 소개되었을 정도로 매우 유명한 가게라고 하는데

과연 현지에서 먹는 건 얼마나 별미일지 기대를 안고 우리도 한 번 먹어보러...

 

 

매대 위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재료들.

가운데 커다란 냄비에 담겨 있는 것이 국수로 그릇 위에 저 국수를 가득 담은 뒤 그 위에 토핑을 얹어 마무리하는 형태.

위에 얹어지는 고명에 따라 국수가 몇 종류로 나뉘는데, 사이즈는 대, 중, 소 세 가지가 있다.

대, 중, 소의 가격 차이가 그리 유의미하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정말 맛만 보는 게 아니라면 큰 걸로 먹는 걸 추천.

 

 

바구니에 담겨 있는 고수.

다른 건 몰라도 고수는 워낙 취향이 갈리는 식재료라 이건 주문 전 넣냐고 물어보더라고...

 

 

일회용 종이그릇 위에 국수와 함께 곱창을 비롯한 각종 고명을 넘칠 정도로 찰랑찰랑 담아준다.

 

 

매장 뒷쪽에 각종 소스를 추가로 담을 수 있는 소스통이 있어 취향에 따라 원하는 소스를 담으면 된다.

이 아종면선 곱창국수 역시 따로 번듯한 매장이 있는 게 아닌 길거리 음식이라 따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진 않고

아종면선 노점 바로 뒷편에 사당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어 보통 대부분 사람들이 그 건물에 걸터앉아 음식을 먹더라고...

우리도 그 쪽에 자리를 잡고 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곱창과 조갯살, 그리고 굴을 함께 넣은 곱창국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가격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70NT$(약 3,000원).

다행히 같이 간 친구도 고수를 막 즐기진 않아도 거부감은 없는 친구라 넉넉하게 넣어 달라 요청할 수 있었다.

 

 

대 사이즈의 컵은 우리나라 큰사발 컵라면 정도 크기로

다만 양은 컵라면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편인데, 저 컵에 찰랑찰랑 넘치기 직전까지 국수를 담아주기 때문.

게다가 국물만 많은 게 아니라 국수의 양도 많아 저 컵 가득 국물 반 국수 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종면선의 곱창국수는 젓가락으로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부드럽고 또 국물이 걸쭉해서

젓가락으로 먹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숟가락을 저렇게 꽂아주는데, 숟가락을 이용해 수프처럼 떠 먹으면 된다.

면을 숟가락으로 퍼 먹는 게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젓가락보다 이 쪽이 더 편함.

 

 

쫄깃쫄깃한 곱창이 씹히는 걸쭉한 국물은 그 중화요리인 누룽지탕의 국물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보다 구수함은 약간 덜하면서 특유의 짭짤한 맛이 자꾸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특히 춥고 쌀쌀할 때 먹으면

속을 든든하고 따뜻하게 채워준다는 느낌을 받기 되게 좋을 것 같은데, 이게 빕 그루망에 소개될 정도의 별미냐고 물으면

사실 지금도 약간 갸우뚱한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타이완에 오면 한 번 먹어볼 만한 가치는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

 

정작 먹을 땐 그냥 '뭐 괜찮네...' 라는 정도였는데, 지금 이렇게 포스팅 쓰면서 다시 한 번 먹고싶단 생각이 드는 걸 보니

겉으론 아니라 해도 본능적으로 이 음식이 꽤 마음에 들었나보다. 여튼 이거 후루룩 먹기 좋으니 적극적으로 추천.

다만 먹기 편한 음식은 아니니 짐을 많이 갖고있거나 무언가를 들고 먹기 좀 불편한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다.

 

 

사람들 후기를 보면 줄을 서서 사 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당시엔 줄을 서는 것까진 아니고 그냥 꽤 붐빈다 정도?

 

아, 그런데 진짜 마음에 들긴 들었나봐. 지금 이렇게 글 쓰고 있으니 이 곱창국수 다시 먹고 싶어지는 것 있지...

다만 다음에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한 손에 카메라, 한 손에 국수그릇 들고 불편하게 먹기보단 좀 더 편하게 먹고 싶다ㅋㅋ

 

. . . . . .

 

 

다음 먹거리는 야시장 내부가 아닌 바깥쪽 큰길가에 있는 식당.

여기는 노점이 아닌 정식으로 건물 안에서 영업하고 있는 밥집이다.

가게 이름은 '士林十全排骨店(사림십전배골점)' 가게 앞에 각종 냄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오픈형 매장의 밥집.

 

(가게 정보 및 구글 링크  : https://goo.gl/maps/TmyjN6hdDLu7GNSq6?coh=178572&entry=tt)

 

士林十全排骨店 · No. 119, Jihe Rd, Shili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1

★★★☆☆ · 델리

www.google.co.kr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가게인데, 여기서 잠깐 발길을 멈춘 이유는 어떤 메뉴 하나 때문.

 

 

루로우판 가격이 20NT$(약 870원)밖에 안 한다고...??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타이완 요리 전문점에서 파는 루로우판이 보통 이거 10배는 하는데;;

 

루로우판 아래 있는 메뉴 번역이 좀 괴랄한데, '야채에 화상을 입습니다' 라니(...)

 

 

어쨌든 일단 먹으러 들어왔다. 내부 손님들은 외국인 관광객들보다는 전부 현지인들.

그래 아무래도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좀 더 화려하고 맛있어보이는 길거리음식 사 먹지 여기로 들어오진 않을 테니...

 

 

매장 한쪽 벽에 엄청나게 쌓여 있는 타이완 골드메달 맥주 캔의 탑... 아니 벽이라고 해야 할까.

 

 

매장 입구에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 메뉴가 작게 프린팅된 게 있긴 하지만 내부 메뉴판엔 그런 것 없다.

그런데 진짜 음식 가격이 다들 싸... 역시 관광객용이 아닌 현지인들을 위한 밥집이라 그런가

제일 비싼 메뉴도 우리 돈으로 약 3,5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배 여유가 있다면 다른 것도 시켜보고 그랬을 텐데...

 

 

테이블에 놓여 있는 젓가락과 숟가락 통. 젓가락은 일회용 젓가락을 사용한다.

 

 

타이완식 돼지고기 덮밥, '루로우판(滷肉飯 - 20NT$)'

 

루로우판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간장과 향신료 오향(五香) 등을 넣은 소스에 장시간 푹 졸인 뒤,

밥 위에 야채·두부·계란 등과 함께 올려 먹는 타이완의 전통 음식이라고 한다.

이 음식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약간 서글픈데(?) 돼지고기를 살 여유가 없는 가난한 집안의 사람들이

고깃집에서 팔고 남은 자투리고기, 껍데기 등을 모아 푹 졸여 만든 음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가난이 만들어낸 음식.

하지만 이 음식이 지금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니 약간 우리 부대찌개 같은 포지션이라 봐도 될까.

 

 

가격이 싼 만큼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공기밥 기준으로 약 2/3정도 되는 분량의 쌀밥 위에 돼지고기 조림이 한 국자 올라간 아주 투박하고 심플한 구성으로

이 루로우판은 단품으로 먹기보다는 다른 식사메뉴를 시킨 뒤 사이드로 시키는 메뉴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우리는 어짜피 배가 꽤 찬 상태라 그냥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던지라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외국인 둘이 들어와서 다른 메뉴 안 시키고 그냥 이것 두 개만 시켜 먹고갔다는 게 주인에게 살짝(?) 미안하긴 했던;;;

 

 

맛은 딱 예상 가는 그 루로우판의 맛.

짭짤하게 조린 돼지고기를 밥 위에 얹어먹는 건데, 돼지고기 양념의 짭짤함은 약간 장조림 같기도 하고

소스의 걸쭉함은 살짝 동파육이라든가 족발 삶을 때 내는 양념이 생각나기도 한다. 어쨌든 익숙한 맛이라는 거지...

한국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다가올 수 있는 돼지고기 덮밥이므로 '루로우판' 이라는 메뉴가 있는 밥집이 있다면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할 필요 없이 시켜도 괜찮을 듯. 장조림이나 족발 잘 먹으면 전혀 문제 없음.

 

. . . . . .

 

 

이번 먹부림의 마무리는 나중에 호텔로 돌아와 먹은 과일 '석가(스찌아-釋迦)'

스린야시장에서 산 게 아닌 좀 전의 둥먼역 융캉제의 과일가게 '융캉 후르츠 가든(永康 水果園)' 에서 산 것으로

그 과일가게에서 파인애플 석가를 산 뒤 잘라달라 요청하니 이렇게 먹기 좋게 깎아 포크와 함께 팩에 담아주었다.

 

 

사과 깎은것처럼 먹기 편하게 깎여있어 함께 동봉된 포크로 하나씩 집어 베어먹으면 된다.

안에 들어있는 검고 큼직한 덩어리는 씨앗. 생각 이상으로 과일 속에 씨앗이 엄청 많이 들어있더라고...

 

 

이 석가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 과일인데, 나는 왜 망고는 들어오면서 석가가 안 들어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리고 또 석가가 우리나라에 제발 정식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 크다. 그만큼 엄청 맛있거든...

보통 아무리 달콤한 과일이라 해도 수박이나 바나나 같은 과일이 아닌 이상 산미로 인한 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데,

이 석가는 그 '산미' 가 전혀 없다. 산미 없이 진하고 농후한 단맛만 느껴지는데다 살짝 숙성된 단감 씹는 것처럼

굉장히 쥬시한 즙이 배어나오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과육의 질감이 정말 뭐라 비유할 만한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단맛에 매료되면 앉은 자리에서 석가 한 개를 혼자 온전히 다 먹어치우는 건 일도 아니다.

특히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가야 석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없는 과일이니만큼 타이완 오면 꼭 먹어볼 것.

다만 파인애플 석가와 일반 석가의 맛의 차이를 잘 모르겠는데,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 땐 일반 석가를 먹어볼까...

 

 

석가열매 한 개에서 나온 씨앗의 양만 해도 이 정도(...)

씨앗 절대 씹어먹으면 안 되는게, 저게 생각 이상으로 엄청 단단해서 무리해서 씹다가 이 상할 수 있으니 무조건 조심!

 

= Continue =

 

2023. 5. 1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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