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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4 베트남 하노이

2023.9.20. (6) '우연'이 만들어낸 꼭 다시 찾고싶은 보물같은 밥집, Thang Trần Quán(탕 쩐 꽌) / 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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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6) '우연'이 만들어낸 꼭 다시 찾고싶은 보물같은 밥집, Thang Trần Quán(탕 쩐 꽌)

 

. . . . . .

 

 

바인미를 하나 먹고 나오긴 했지만, 사실 이거 하나로 뱃속이 찰 리는 없었다.

뭔가 밥집을 하나 더 찾아야 할 것 같아 밖으로 나오면서 구글지도를 꺼내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나 찾아보던 찰나

꽤 평점이 높은 베트남 요리 전문점이 있길래 '일단 도전해볼까?'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이름은 '탕 쩐 꽌(Thang Trần Quán)' - 베트남 전통 요리를 비롯하여 커피 등의 음료를 파는 작은 밥집이라고 한다.

(베트남 요리 전문점 탕쩐꽌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id4hp6ds5NaM7K9h9)

 

Thang Trần Quán · 14 P. Hàng Cá, Hàng Bồ, Hoàn Kiếm, Hà Nội, 베트남

★★★★★ · 음식점

www.google.co.kr

 

 

베트남을 대표하는 커피 중 하나인 '에그 커피' 를 비롯하여 여기서도 바인미를 판매하고 있는 듯.

그리고 영어 표기가 된 손글씨 입간판이 있는 걸 보아 베트남 내 외국인의 방문 비율이 꽤 높은 밥집 아닌가 추정된다.

 

 

매장 안으로 입장.

매장엔 세 명의 여성이 있었는데 어머니와 딸로 보이는 부녀(딸은 어린아이였음), 그리고 이모... 같은 사람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 한 분이 더 있었다. 대부분의 요리는 어머니, 그리고 서빙은 딸이 직접 하는 것 같았음.

 

그리고 앞서 간 바인미집처럼 이 가게도 외국인의 방문이 익숙했는지 꽤 친절하게 맞아주시더라.

다만 영어가 아주 유창한 편은 아니라 소통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손짓발짓으로 잘 해결하긴 했음.

 

 

매장 내 화분을 여러 개 갖다놓고 화초를 많이 키우고 있었다. 앞서 이야기했듯 화초 많은 가게 보면 호감도 상승.

이런 건 정말 매일 신경써서 물도 주고 가꾸어야 죽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관리를 세심하게 잘 한다는 뜻도 될 테니까.

 

 

음료와 과일 등 각종 식재료가 조금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실내.

주방 쪽을 보니 실제 판매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과일 담금주도 꽤 많이 숙성중이라는 걸 볼 수 있다.

 

 

엄청난 양의 화분과 장식품에 가려져 잘 안 보이지만 진열장 너머로 통거울이 붙어있다.

 

 

이 쪽은 창가 쪽을 보며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지금은 비어있긴 한데, 이내 서양인 커플 한 팀이 들어와 저 자리에 앉아 음식 주문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메뉴판을 한 번 봐야지...

 

 

오, 뭔가 이것저것 굉장히 많다. 일단 우리에게 친숙한 베트남 쌀국수부터 분짜, 짜조 등이 있고...

 

 

당연하겠지만 바인미도 판매하고 있고 그 밖에 볶음밥 등의 쌀 요리도 취급.

메뉴 종류가 정말 많은데 이런 구성이면 사실상 베트남의 김밥천국이라 말해도 무리가 아닐 수준 아닐까.

 

 

음료 메뉴도 무려 두 페이지에 걸쳐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왼쪽은 과일 주스와 스무디 같은 제조 음료, 그리고 오른쪽은 맥주와 생수.

 

 

커피와 요거트는 물론 차 종류도 다양하게 구비.

음식 가격은 전반적으로 저렴한 편. 대한민국의 살벌하게 비싼 물가에 익숙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굉장히 싸게 느껴진다.

 

 

테이블에는 각종 양념통과 함께 식기통, 그리고 티슈, 앞그릇 등이 기본 비치되어 있고...

 

 

생수는 별도로 주문해야 하긴 하지만, 그와 별개로 차가운 차는 기본으로 내어 주고 모자라면 보충도 해 준다.

물을 아예 주지 않아 돈 주고 사 마셔야 하는 가게는 아님.

 

 

일단 맥주부터...

베트남 333 맥주라고 써 있는 라거 맥주인데, '바바바' 라고 읽는다. Bier, Bia, Biene의 약자라고...

베트남 마트는 물론 식당 등지에서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맥주로 우리나라 카스 포지션이라 해야 할까.

 

 

맥주잔이 맞나? 싶은 앙증맞은 전용잔을 함께 주는데, 잔에 따라서 일단 음식 나오기 전 한 잔.

그렇게 큰 감흥이 있는 맥주는 아니고 적당한 청량감과 가벼운 맛이 맥주 단독보다 요리와 먹기 좋은 맛이었다.

좋게 얘기하면 취향 타지 않는 가벼운 맛. 어쩌면 카스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것도 좋아할 듯.

 

 

친구는 술을 잘 하는 게 아니라(정확히는 잘 하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본인이 그다지 즐기지 않음)

코코넛 스무디를 주문했는데, 이게 진짜 말도 안 되는 대박이었음. 이렇게 맛있는 코코넛 스무디는 처음이라더라.

그래서 나도 한 모금 얻어마셔보니 와 진짜 현지 베트남에서 먹는 코코넛 음료는 급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약간 '나도 맥주 말고 이거 시킬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번쩍 뜨이게 맛있었다.

 

 

첫 번째 요리로 나온 분짜(Bún Chả)

베트남 쌀국수와 더불어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생소하게 생각하지 않는 베트남의 대표 적셔먹는 차가운 쌀국수 요리.

 

 

채썬 숙주와 당근, 상추가 삶아서 차게 식힌 쌀국수와 함께 접시 가득 담겨나왔다. 잘 보면 고수도 있음.

 

 

구운 돼지고기 대신 다진 돼지고기와 야채를 라이스 페이퍼에 넣고 말아낸 뒤 튀긴 '짜조(Chả giò)' 가 나온다.

 

 

매운 맛을 가미시켜주는 홍고추도 약간.

 

 

이렇게 개인 그릇에 적당히 담아 피쉬 소스에 살짝 담가먹거나 찍어먹으면 되는데 아주 친숙한 맛.

피쉬 소스 특유의 톡 쏘는 쿰쿰한 맛이 처음엔 되게 적응 안 되었는데 몇 번 먹다보니 이내 이 향이 친숙해졌고

지금은 굉장히 좋아하는 풍미가 되었다.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것도 소스의 맛은 크게 다르지 않아 맛있게 먹었는데

대한민국에서 분짜를 여러 번 먹어봐서 소스와 풍미에 익숙하다면 여기서도 크게 고생할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짜조는 정말 맛있었는데, 일단 내용물이 듬뿍 들어가 굉장히 속이 꽉 차게 통통했고

튀김 정도도 아주 절묘하게 잘 튀겨서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국수와 섞어먹지 않고 그냥 먹으면 맥주안주로 최고.

 

 

속이 이렇게 알차게 꽉 차있는데 이게 맛이 없을 리 없다. 라이스 페이퍼는 바삭바삭한데 속은 만두처럼 푸짐.

 

 

신선한 야채와 쌀국수와의 조합. 이건 현지라고 해서 특별하게 더 맛있다는 건 아니겠지만

일단 대한민국에서 먹는 베트남 요리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현지에서 즐기는 현지 음식' 이라는

어느 정도의 심리적 보정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 듯 하다.

 

 

이 음식은 처음 보고 주문해보는 음식.

'Mì Xào Bò(미 쌰오 보)' 라고 하는 국수 요리로 영어로는 'Fried Wheat Noodles with Beef(쇠고기 볶음국수)'

뭔가 울퉁불퉁한 모양의 튀긴 칼국수면 위에 청경채 등의 야채와 쇠고기를 넣고 볶은 볶음이 듬뿍 올라간 국수 요리다.

 

가격은 8만동으로 이 가게에서 판매되는 모든 국수요리 중 가장 비쌌는데, 이거 한화로 환산하면 4,500원(...)

아니 그러니까 쇠고기 고명 올려 이렇게 푸짐하게 담은 국수가 한 그릇 5천원이 채 안 된다는 소리다.

 

 

앞그릇에 담아 한 번 먹어보기로 한다. 진짜 먹어보기 전까지 어떤 맛일지 전혀 상상이 안 가는 비주얼이다.

일단 향에 있어 그렇게 거슬리는 향이 느껴지는 건 전혀 없는 듯 하다.

 

 

오, 이거 의외로 괜찮은 맛. 일단 피쉬 소스같이 뭔가 호불호가 갈리는 동남아요리 특유의 향신료, 소스맛 없이

간장 양념 등으로 간을 한 되게 친숙한 맛이다. 너무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의 볶음국수 맛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야채를 볶을 때 기름을 많이 넣어 전체적으로 좀 기름진 편이긴 하나 이게 막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준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저 밀가루 국수의 식감이 꽤 재미있음. 밀가루면을 한 번 삶은 뒤 튀겨낸 것 같은데 약간 부침개 같기도 하고

튀김 같기도 하면서 또 쫀득쫀득한 식감이 남아있는 게 처음 맛보는, 하지만 싫지 않은 식감이었다.

약간 떡진 느낌의 튀긴 면을 좋아한다면 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듯. 일단 나는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의 식감.

 

 

이어 나온 요리는 '돼지고기 차슈를 곁들인 볶음밥(껌 장 샤 시우 - CƠM RANG XÁ XÍU)'

가격은 70,000동(약 3,800원)

 

 

각종 야채와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낸 볶음밥 위에 잘게 다져 튀긴 양파를 듬뿍 얹은 볶음밥.

먹어보기도 전부터 이건 맛이 없을 수 없는 볶음밥이다 - 라는 확신이 드는 비주얼.

 

 

쌀은 의외로 하늘하늘 흩날리는 길쭉한 안남미가 아닌 우리가 먹는 밥과 거의 동일한 쌀을 사용하고 있었다.

간도 적당히 잘 되었고 무엇보다 내용물이 충실하게 들어간데다 위에 올린 양파튀김의 향이 너무 향기롭고 친숙해서

계속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 기본적으로 여기 모든 음식 다 맛있게 잘 하는 곳이다 - 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전에 미리 찾아본 정보 없이 그냥 구글에 의지해 감으로 온 식당인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런 발견을 할 수 있구나...

 

 

그 친구가 마신 코코넛 스무디를 결국 나도 못 참고 주문.

베트남 여행을 하며 마셨던 음료 중 가장 맛있었던 게 뭐냐 묻는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이걸 고를 것이다.

 

 

음식을 먹는 도중 주인의 딸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소쿠리에 바나나 두 개를 담아 내어줬는데 '서비스' 라고 한다.

식사 다 한 뒤에 먹으라고 하더라. 아, 이런 서비스... 사소하지만 기분 좋아지는 거...ㅋㅋ

나중에 구글 쪽 타인 후기를 찾아보니 식사하러 온 손님들에게 전부 서비스로 바나나를 하나씩 내어주는 것 같았다.

 

 

일단 겉보기에는 그냥 우리나라에서 맛보는 바나나와 큰 차이 없어보이는데... 크기가 약간 작은 거 빼곤...

 

 

왓, 이거 뭐지?! 바나나 엄청 달아...!!

 

우리나라에서 먹는 바나나를 생각하고 한 입 베어물었다가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하고 달콤한 향기에 순간 깜짝 놀랐다.

그러니까 이거... 과숙성되어 거의 갈색에 가깝게 변한 바나나에서나 나올 법한 단맛이 느껴지더라.

그런 진한 단맛이 이렇게 단단한 과육을 지닌 적당히 익은 바나나에서 느껴지다니, 와 이런 바나나가 다 있구나 하며

놀랄 정도로 달콤하고 향이 진했던 바나나라 '역시 열대지방 과일은 뭔가 다르구나' 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이게 그 환상의 품종인 그로미셸은 아님. 그냥 평범한 캐번디시 품종인데 걍 본토에서 숙성한거라 더 맛있는 것.

 

 

진짜... 진짜 너무 맛있게 잘 먹었음.

앞서 바인미를 하나 먹고 온 것도 있었지만, 그걸 빼더라도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많이 먹었다...

하지만 배가 엄청 부르면서도 뭔가 아쉽다거나 과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더라.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나온 돈은 35만 동. 우리 돈으로 약 19,000원 정도.

와, 이렇게 먹었는데도 인당 1만원이 채 안 나왔다는 거?

 

아무리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지만 새삼 베트남 물가의 저렴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던 놀라운 순간이었다.

 

= Continue =

 

2023. 9.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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