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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4 베트남 하노이

2023.10.14. (46) 버락 오바마의 픽(Pick), 베트남에서 제일 유명한 분짜전문점, 분짜 흐엉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 / 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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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46) 버락 오바마의 픽(Pick), 베트남에서 제일 유명한 분짜전문점, 분짜 흐엉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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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쿼터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닿지 않는 남동쪽으로 좀 걸어내려가면 나오는 작은 식당 하나.

'분짜 흐엉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 이라 하는 이 가게는 얼핏 보기에 그냥 흔한 길거리 식당 중 하나로 보이는데

실은 어떤 이벤트 이후로 현재는 베트남 하노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짜 식당' 이 되어버린 곳이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도 아니고, 화려한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닌 이 가게가 어쩌다 이렇게 유명해지게 되었을까?

 

 

가게의 영업 시간은 오전 8시 오픈, 그리고 오후 8시 폐점으로 오픈 시각이 꽤 빠른 편이다.

혹시나 빈 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빈 자리가 있었고 별다른 대기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계속 손님들이 들어오면서 실내는 이미 완전히 만석.

2층도 매장이 따로 있는 것 같았는데 거기는 내가 확인하지 못했고 여튼 1층은 매장 분위기가 이렇게 북적북적하다.

규모는 그냥 우리나라 동네에 하나쯤은 있을법한 허름하고 작은 김밥천국 정도의 크기.

대체 무엇이 분짜 흐엉리엔을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초 유명 맛집(?)으로 만들었을까?

 

 

그 답은 바로 이 사진에 있다. 미국의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후반기였던 2016년 5월, 베트남 하노이에 미 대통령 자격으로 공식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가 하노이 시내에 있는 이 '분짜 흐엉리엔' 을 찾아가 식사를 한 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 가게는 '오바마 분짜' 를 파는 곳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며 하노이에서 제일 유명한 분짜 전문 식당이 되어버린 것.

그가 다녀간 지 7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이 분짜 흐엉리엔은 '오바마가 갔던 분짜집' 으로 이름이 나며

수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오는(물론 현지인도 많다)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되어버렸다.

 

재미있던 건 우리가 밥 먹고 있는 도중, 미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서양인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는데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그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이 사진을 가리키며 '여기가 오바마 분짜다' 라고

되게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님들을 2층으로 안내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긴 가게 주인 입장에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가장 유명한 인물인 '미국 대통령'이 자기 가게에 방문해준다는 건 잭팟이나 다름없으니...

 

 

분짜 흐엉리엔의 메뉴판들. 대표 메뉴는 분짜로 50,000동(2,750원), 그리고 스페셜 분짜의 가격은 60,000동(3,300원)

유명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그리 높지 않다. 이게 베트남 현지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관광객의 시선으로는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꽤... 아니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이다.

 

특히 오바마가 다녀간 뒤 '오바마 콤보' 라는 세트 메뉴(120,000동 - 6,600원)가 새로 생겼는데

이는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오바마가 와서 먹고 갔던 음식 구성을 한데 모아 '오바마 콤보' 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종이 영수증에는 오바마 콤보라는 세트 메뉴가 따로 없지만, 직원에게 오바마 콤보를 이야기하면

오바마 콤보에 들어가는 요리 메뉴들을 하나씩 체크해준다.

이게 가능한게 콤보 메뉴라 하여 별도의 세트 할인을 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메뉴들을 한데 모아 가져다주는 게 전부라...

 

 

젓가락, 그리고 인당 하나씩 '분짜 흐엉리엔' 의 상호명이 적힌 물티슈를 가져다주는데

물티슈 아래를 보면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2016년에 방문한 집' 이라는 글씨가 인쇄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주의할 건 이 물티슈는 기본 제공이 아닌 유료 제공.

계산서를 잘 보면 물티슈 3,000동(약 160원)이 별도 청구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나중에 덤터기 썼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짜피 물티슈 가격이 매우매우 낮으니 그냥 자릿세 개념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물티슈를 안 쓰고 나간다면 그 안 뜯은 물티슈 보여주며 '사용 안했다' 라고 말하면 가격을 빼 주니 참고할 것.

 

 

테이블에는 양념통과 함께 기본 식기류, 그리고 티슈통이 하나씩 비치되어 있었다.

 

 

채썬 고추와 함께 들어있는 이 식재료의 정체는 다진 마늘.

분짜 국물에 넣어먹는 용도인 것 같은데, 한국인들 다진 마늘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ㅎㅎ

 

 

'오바마 분짜 콤보(120,000동 - 6,600원)' 도착.

스페셜 분짜와 하노이 캔맥주, 그리고 튀김 요리인 '시푸드 롤(nem hải sản)' 하나가 함께 붙어오는 세트 메뉴로

일단 1인분 기준으로 나오긴 한다지만 양 적은 분은 둘이 나눠먹어도 될 정도로 굉장히 푸짐하게 담겨나온다.

 

 

분짜 국물에 담가 쌀국수와 함께 건져먹는 야채.

상추와 함께 고수가 담겨나오는데, 고수 싫어하는 사람들은 고수 건져내고 상추만 꺼내먹으면 되긴 한다.

 

 

삶은 뒤 차게 식힌 국수면은 넓적한 쌀국수가 아닌 소면처럼 가느다란 버미셀리면.

보통 분짜 먹을 때 나오는 국수는 굵은 국수가 아닌 이런 가는 면으로 나오더라.

 

 

다진 고기완자와 돼지고기 구운 것이 담겨있는 국물인데, 내가 생각하는 분짜 소스와 스타일이 꽤 다르다.

일단 국물 안에 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있고 국물 또한 아주 기름진 편. 피쉬 소스 특유의 비릿한 향도 거의 없는것이

그냥 '아주 진하게 우려낸 고깃국물' 에 더 가깝다는 느낌.

 

 

시푸드 롤(nem hải sản)은 둘이 나눠먹기 좋게 반으로 잘려 나오는데, 뭐 나눠먹으란 의미일 수도 있고

한 개의 크기가 상당히 커서 젓가락으로 베어먹기 힘드니 처음부터 쉽게 먹도록 나눠준 것일지도 모르고...

 

 

맥주 가격이 따로 주문해도 25,000동(약 1,300원)인데, 마트가 아닌 식당에서 파는 게 이 가격이라니... 진짜 매력적이다!

사실 원래 가격이 너무 싸서 가능한 것이긴 한데, 어제 롯데마트에서 본 이 맥주의 가격은 11,200동이었으니...

 

 

맥주잔을 따로 내어주는데, 맥주잔에 얼음을 담아 내어주더라.

어짜피 진한 맛보다는 시원한 청량감으로 마시는 맥주라 얼음 담아 마시는 맥주도 나쁘지 않네.

 

 

롤 되게 맛있었다. 짜조와 비슷한 맛인데, 짜조보다 훨씬 크고 내용물도 아주 알차게 들어있더라.

뭣보다 크리스피한 튀김옷이 겹겹이 되게 바삭바삭한데 기름기도 없고 과자처럼 씹히는 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안에 큼직한 새우까지 들어있음.

이미 뷔페를 배 터지게 먹고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먹었는데도 맛있다 느낄 정도니 공복 상태에서 먹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분짜 국물 안에 들어있는 구운 고기는 베이컨처럼 얇게 썰어 구운 삼겹살, 그리고 다진 고기를 뭉친 고기완자

이렇게 두 종류의 고기가 들어있는데 거의 뻑뻑하다 할 정도로 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있었다.

이거 국밥으로 따지면 완전 그 '이 집 해장국은 일품이란 말이야, 국물도 뻑뻑하고 고기도 많이 들었어' 라 할 만한 정도.

 

 

이렇게 앞그릇에 버미셀리면과 함께 야채, 그리고 국물과 고기를 적당히 덜어 함께 비벼먹으면 된다.

 

 

비릿한 피쉬 소스의 향이 훅 치고 들어오는 일반적인 분짜와 달리 국물의 비릿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달짝지근하면서 진한 구운 향이 전해지는 고깃국물이라 엄청 맛있더라. 물론 일반 분짜가 싫다는 건 아니지만

평범한 분짜와는 확실히 다른 이 국물의 맛, 그리고 구운 고기의 넉넉함이 여기 분짜의 맛을 더욱 특별하게 해 주고 있다.

분짜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 가게에 와서 먹어보라 할 정도로 호불호도 거의 갈리지 않는다.

 

 

특유의 향 때문에 먹기 힘들면 이런 건 빼고 먹어도 좋다. 나는 그냥 다 넣어먹었지만...

 

 

이건 무 썬 것 같은데, 특별한 맛이 나는 건 아니니 그냥 함께 먹으면 되고...

 

 

무엇보다 이 집 분짜를 가장 돋보이게 해 준게 이 숯불고기인데...

한국 사람들이라면 싫어할 수 없는 너무 익숙한 맛이다. 국물에 담겨있긴 해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숯불갈비' 의 맛.

적당히 달짝지근한 양념의 숯불갈비맛이 우리에게는 흰쌀밥이 생각나게 만들고...ㅋㅋ

 

 

고기완자는 말할 것도 없다. 그냥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것, '떡갈비' 맛이다...!!!

 

 

다진 고기와 야채를 넣고 달달 짭짤하게 양념하여 구운 떡갈비가 맛이 없을 리 있나.

진짜 여기 분짜는 이 고기가 다 살렸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맛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게다가 단돈 3,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분짜에서 고기가 이렇게 넘쳐흐를 정도로 넉넉하게 들어있다니...

보통 이렇게 유명세를 탄 가게라면 어떻게든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도 있으나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아 더 좋았던 곳.

 

 

뷔페 먹고 배가 찬 상태였으나 워낙 맛있어서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다 먹어치울 수 있었고

공복 상태에서 가더라도 인당 세트를 하나씩 시켜 먹으면 굉장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버락 오바마의 선택, '분짜 흐엉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

당신, 대한민국에서는 말기에 그리 국익에 도움이 안 되었던 대통령이었다지만 그래도 입맛 하나는 확실하구만!

(분짜 흐엉리엔 : https://maps.app.goo.gl/L6Am9geQbvpmoi649)

 

분짜 흐엉리엔 · 24 P. Lê Văn Hưu, Phan Chu Trinh, Hai Bà Trưng, Hà Nội, 베트남

★★★★☆ · 베트남 음식점

www.google.co.kr

= Continue =

 

2023. 10. 14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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