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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9 북큐슈

2024.1.17. (3) 단돈 500엔의 우동 한 그릇에 몸과 마음을 녹이다, 하가쿠레 우동(葉隠うどん) / JR패스 오르기 직전 떠난 2박 3일 북큐슈 막차 복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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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패스 오르기 직전 떠난 2박 3일 북큐슈 막차 복습여행

(3) 단돈 500엔의 우동 한 그릇에 몸과 마음을 녹이다, 하가쿠레 우동(葉隠うどん)

 

. . . . . .

 

 

 

우연히 후쿠오카행 비행기에서 만난 이 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원래 그 분과 다시 만나서 같이 갈 곳은 하카타역 근방에 있는 한 라멘집이었다.

그런데 호텔 체크인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던지라 그 분 만나기 전 가볍게 뭔가 좀 먹기로 결심했고

이게... 졸지에 저녁식사를 두 번 하는 셈(...)이 되었는데, 뭐 거창한 것 아니고 가볍게 면 먹는 거니 두 번 해도 괜찮겠지...?

 

이번 여행을 하기 전 숙소 근처에 어떤 밥집가 있나 찾아보다가 괜찮겠다 싶어 점찍어놓은 우동집이 하나 있다.

숙소에서 350m. 도보로 5분이 채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한 '하가쿠레 우동(葉隠うどん)' 이라는 작은 우동 가게다.

단독 건물로 있는 1층 규모의 작은 가게로 다행히 영업 중. 주택 있는 골목가에 혼자 불 켜놓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가게 입구에는 꽤 오래 된 만화책, 만화잡지들이 비치되어 있더라. 창천항로와 맛의 달인, 거기에 색 바랜 김전일까지.

 

 

 

실내는 좌식 테이블과 주방과 마주하는 입식 바 테이블이 혼재되어 있는 형태.

여럿이 올 경우 다다미 깔린 좌식 테이블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주방 바로 위에 메뉴판과 가격표가 있다. '우동' 이라는 이름은 따로 없이 올라가는 고명만 적어놓았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식당 내에서는 금연.

 

 

 

하카타역에서 접근성이 좋아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가게라 영어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고...

 

 

 

한글 메뉴도 아주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 주문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다.

아니 영어 메뉴보다 더 좋은게 한글 메뉴는 아예 1대 1로 대응하는 사진까지 다 있어서 더 쉽게 주문할 수 있다...ㅋㅋ

 

다만 번역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님. 제본 우동, 타인 우동 같이 약간 뜻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 대충 그림 보고...

그리고 가격이 정말 저렴. 메뉴 중 절반이 500엔을 넘지 않고 가장 비싼 우동도 750엔밖에 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 외식 물가가 워낙 미쳐돌아가서(...) 그거에 익숙해진 상태로 여기 와서 우동 가격 보니 좀 충격적이긴 한데...

 

 

 

테이블에는 양념통과 함께 각종 식기류가 놓여 있다.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이용 가능.

 

 

 

일단 얼음물 한 잔 따라놓고...

 

 

 

테이블의 작은 도자기 항아리에 밑반찬으로 다시마조림이 비치되어 있는데, 작은 종지에 조금씩 담아먹을 수 있다.

그런데 와 이 다시마조림... 진짜 맛있더라. 별 기대 안 하고 먹었다가 엄청 진한 감칠맛과 단맛에 눈이 번쩍 뜨였음...;;

와 이건 이 다시마조림 하나만으로 술 몇 잔은 비우겠는데;;

 

가끔 이렇게 일본식 조림반찬 중 대한민국에서는 맛보지 못한 새로운 맛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경우가 있다.

 

 

 

이따 라멘도 먹을거라 거창한 메뉴 대신 가볍게 '새우튀김 우동(500엔)' 으로 선택.

기본 가케우동 베이스에 새우튀김이 고명으로 올라가는 우동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새우튀김과 모양이 좀 다르다.

 

 

 

큼직한 왕새우를 튀김옷 입혀 튀겨낸 일반적인 새우튀김이 아닌 튀김반죽 위 작은 새우 다섯 마리를 올린 우동이다.

메뉴판의 이미지 사진에도 이렇게 나오기 때문에 속았다거나 할 일은 없겠지만, 여튼 일반적인 새우튀김은 아니니

혹여 이 곳 방문해서 새우튀김 우동 드실 분은 일반적인 새우튀김과 다르다는 걸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작은 새우긴 해도 이렇게 튀김 올라가는 우동 한 그릇이 단돈 500엔이라니... 환율 감안하면 겨우 4,500원;;

 

 

 

적당히 튀김, 그리고 국물을 잘 섞은 뒤 테이블에 놓인 시치미(일본식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서...

 

 

 

일단은 새우튀김부터... 탱글한 육질의 큼직한 왕새우나 칵테일새우가 아니라 새우살의 탱탱한 식감보다는

조금 파삭 하게 껍질 씹히는 질감이 강한 편. 건새우볶음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탱글한 식감을 기대할 순 없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게 올라오는 새우 특유의 향과 풍미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 좋다.

 

 

 

면이 좀 특이하더라.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탱글탱글한 우동면이 아닌 약간 축 늘어진 느낌이 드는 면인데

탄력 넘치는 탱글한 질감이 아닌 호로록 부담없이 넘기기 좋은 푹 익힌 부드러운 면이라고 해야 할까...

식감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일본식 우동과 다소 다른 굉장히 부드러운 질감이라 조금 생소하지만 나쁘지 않았는데

부드러운 면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쪽으로 어필할 수 있을 듯. 다만 탄력과 쫄깃함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쉬울 수도.

 

 

 

국물 진짜 맛있었다. 간장 베이스의 칸토식 검은 국물이 아닌 칸사이 풍 우동이라고 해야 할까?

튀김이 조금 섞여들어가 약간 기름지면서 단맛이 살짝 돌긴 하지만 기본 국물 자체가 굉장히 맑고 깔끔한 베이스라

진짜 부담없이 먹기 좋았다. 오히려 이런 국물을 먹다보니 가쓰오부시와 간장으로 맛을 낸 묵직한 국물을 먹으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면은 약간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국물은 누구나 좋아할 거라 확신.

 

 

 

이렇게 제대로 만든 우동 한 그릇을 우리 돈 5,000원도 채 안 되는 값에 맛볼 수 있다니.

가격은 가볍지만 맛은 절대 허투루가 아닌 정말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고

이번 여행에서의 첫 식사가 이렇게 깔끔하고 맛있는 우동이라니, 이번 여행도 꽤 잘 풀릴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들더라.

 

 

 

바로 다음에 이동할 라멘집도 여기서 도보 5분 정도로 가까운 편인데...

라멘집에서 다시 만날 분께는 우동 한 그릇 미리 먹었다는 건 비밀로 해야겠다.

뭐 블로그에 이렇게 쓴 시점에서 이미 비밀이 아니게 되었지만...;; 그래도 뭐 이젠 밝혀도 크게 상관없겠지...ㅋㅋ

 

※ PS : 여행 다녀오고 포스팅 쓰다 알게 된 건데, 이 가게 미쉐린 가이드 빕 그루망에 소개된 집이었네;;

진짜 포스팅 쓰기 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ㅋㅋㅋ

 

(후쿠오카 하가쿠레우동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F2jiJ4mTHcNuV7XWA)

 

하가쿠레우동 · 2 Chome-3-32 Hakataekiminami, Hakata Ward, Fukuoka, 812-0016 일본

★★★★☆ · 우동 전문점

www.google.co.kr

 

= Continue =

 

2024. 1. 1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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