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 쓰시마(대마도) 1박2일 일주
(2) 엄마가 만든 줄 알았어! 집에서 먹는 느낌 그대로 포근한 일본가정식, 오사카(大阪 - 사하구 괴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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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3월, 부산으로 여행을 왔을 때 부산 쪽 사는 동생에게 추천받은 가게가 하나 있었다.
바로 1호선 사하역 근처에 위치한 '오사카(大阪)' 라는 일본음식 전문점으로 그 당시엔 하단 근처에 있는 뒷고기집 가느라
여길 방문하지 못하고 대신 다음에 부산 내려오면 한 번 가봐야지... 라고 생각하며 아껴놓았던 집이기도 하다.
(오늘 김해 뒷고기 하단본점 : https://ryunan9903.tistory.com/2410)
그 이후 9개월여가 지나 나는 다시 부산에 내려오게 되고 그 때 소개받았던 '오사카' 를 이제서야 방문해보게 되었다.
다만 그 가게를 소개해 준 친구와 함께 간 건 아니고 나 내려오면서 마중나온 김해 사는 동생과 함께 방문.
괴정동에 위치한 일식당 오사카는 일본 오사카에 살던 분이 부산으로 건너와 자리잡고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매장이 두 개 층으로 1층은 술 파는 이자카야, 2층은 일반 식당으로 서로 분리하여 운영 중.
물론 2층에서도 술을 판매하긴 한다. 1층을 좀 더 본격적으로 술과 요리 즐기는 이자카야 분위기로 분리해 운영하는 듯.
영업시간은 다음과 같다. 혹여 방문하실 분은 참고.
1층에 있는 직원에게 식사하러 왔다고 하면 2층으로 올라가라고 안내를 해 준다.
오우, 그런데 2층이 생각보다 꽤 크더라...;;
나는 이야기만 들었을 때 진짜 현지인이 운영하는 작고 아기자기한 식당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컸고
손님들도 꽤 많고 북적북적해서 의외다 싶었다. 천안에 있는 오카와리 이치반 같은 조그마한 가게를 생각했었으니까...
(천안 오카와리 이치반 : https://ryunan9903.tistory.com/1746)
테이블에 비치된 메뉴판을 한 컷.
오무라이스, 카레, 돈까스, 돈부리, 우동 같은 아주 익숙한 일본 식사가 메인 메뉴.
그 외에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고로케, 오코노미야키 같은 메뉴와 식사용이 아닌 안주용 함박, 돈까스도 판매한다.
무엇보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
오무라이스와 카레라이스, 그리고 오코노미야키가 6천원, 거기에 갓 튀긴 고로케가 개당 1,500원밖에 안 한다니!
심지어 아사히 생맥주도 한 잔에 6,500원. 수도권에서 보기 힘든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이라 여기 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물티슈를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기본찬으로는 배추김치 한 가지가 나온다.
큼직한 대접에 따끈한 국물을 담아 국자와 함께 기본으로 내어주었는데, 시판국물이 아닌 직접 만들어 낸 국물이었다.
이 날 부산도 바람 많이 불어 상당히 쌀쌀했는데 그 추위를 뚫고 와서 그런지 이 따끈함이 정말 좋더라.
일단 아사히 생맥주(6,500원) 두 잔으로 시작.
고로케 두 개(개당 1,500원)가 먼저 나왔는데... 와, 생각보다 꽤 크다.
게다가 채썬 양배추도 접시에 함께 담겨나오던데 이렇게 해서 단돈 3,000원이라고?
갓 튀겨낸 고로케는 겉은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굉장히 포실포실.
우스터소스를 뿌린 표면을 반으로 가르면 그 안에 으깬 감자가 밀도있게 들어차있는 꽤 클래식한 느낌의 감자고로케다.
맛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맛이긴 한데, 그래도 포실포실한 식감에 따끈따끈함이 참 좋았다.
뭐 이런 익숙한 재료를 사용한 고로케에서 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예상이 가는 정석적으로 좋은 맛'
채썬 양배추와 함께 우스터 소스 뿌린 것 적당히 섞어 함께 먹으면 아삭아삭 포실포실 두 가지 식감을 즐길 수 있어
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지라 여기에 밥 하나 곁들여 밥반찬으로 먹어도 괜찮겠다는 느낌.
두 번째 메뉴, '함박 스테이크(8,800원)' 도착.
어째서 가격이 이렇게 애매하게 잡힌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9,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큼직한 햄버그 스테이크,
거기에 계란지단을 올린 오무라이스를 함께 먹을 수 있는 굉장히 가성비 좋은 단품 식사용 메뉴.
햄버그 스테이크가 꽤 크다. 일반적인 경양식 돈까스 전문점의 정식 메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빅 사이즈.
그리고 표면에 살짝 탄 부분이 있을 정도로 조금 고르지 않게 구워졌는데 그걸 소스와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 덮은 느낌.
그래서인지 막 진짜 햄버그 스테이크 전문점에 나오는 그런 고급 햄버그가 아닌 조금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젓가락으로도 어렵지 않게 가를 수 있을 정도로 두께대비 고기 속은 꽤 부드럽고 촉촉한 편.
다진 돼지고기와 양파 등의 재료를 넣고 촉촉하게 구워낸 햄버그 스테이크는... 와, 진짜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맛이 없거나 혹은 극상으로 맛있거나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이거 한 입 먹으면 딱 생각나는 게...
...집에서 부모님이 만들어준 햄버그 스테이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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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 정도로 너무 가정집의 맛 그 자체라 조금 당황스러운 수준인데, 순간 식당이 아닌 가정집 초대받은 착각이 들 정도;;
고급스럽지 않고 구운 것도 완벽하지 않은, 그리고 그 불완전함을 푸짐한 양과 소스로 덮어 마무리한
표현만 보면 굉장히 안 좋아보이지만 오히려 그 불완전함에서 인간미가 느껴지고 정성이 들어간 게 느껴지는 가정의 맛.
함께 나온 오무라이스 역시 계란지단은 얇지만 아주 빠짝 익어있고 소스가 상당히 많이 뿌려져 있었다.
이것도 진짜 집에서 만들어 먹는 되게 익숙한 느낌이야...ㅋㅋ 아니 뭐 이런...
다음에 도착한 세 번째 메뉴는 '오코노미야키(6,000원)'
전문점의 오코노미야키보다는 살짝 얇게 빈대떡처럼 부친 오코노미야키를 한 입 크기로 집어먹기 좋도록
그물 모양으로 썰은 뒤 그 위에 우스터소스, 그리고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 마무리지었다.
원래 여기서 가쓰오부시도 올라가야 하는데 가쓰오부시는 따로 없이 이렇게 마무리지어 내어주더라고...
아니 진짜... 왜 식당 음식에서 집에서 만들어먹는 맛이 나는 거야...ㅋㅋ
오해 없었으면 하는게 이 '집에서 만들어먹는 맛' 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집에서 만든 듯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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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음식 먹고 난 뒤 이 가게를 아는 다른 분에게 음식 이야기를 하니 이런 답을 해 주더라.
이게 무슨 느낌인지 한국인인 나도 알 것 같은데, 일본, 특히 칸사이 사람들이라면 정말 이런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
일단 맥주 깔끔하게 비우고...
음식도 정말 깔끔하게 싹싹 비웠는데, 뭔가 이것만으로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어서...
이번엔 테라 병맥주로 맥주 한 병 가볍게 더 추가.
아무래도 방금 전 생맥주를 마셔 그것보다는 좀 아쉽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아.
뭣보다 수도권은 이제 맥주 가격도 거의 5,000원으로 올랐는데 여긴 아직 4,000원이라 주류 가격도 부담이 적다.
단품 요리를 하나 더 추가하기엔 살짝 애매한 감이 있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가성비 고로케를 하나 더 추가.
이렇게 큼직한 고로케를 두 접시에 나눠 네 개나 먹었는데 겨우 6,000원이라니, 진짜 이건 뭐라 표현 못할만큼 최고였다.
점심도 못 먹고 비행기 타서 하루종일 공복 상태라 굉장히 힘들었는데, 맛있는 음식과 맥주로 허한 속을 채우니
세상 모든 게 다 아름다워보이고 뭐든 아무렴 어떠냐며 행복해진 기분...ㅋㅋ
기대 이상으로 정말 기분좋게 요리와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곳이다. 동네에 있더라면 진짜 자주 가지 않았을까 싶더라.
살짝 몸이 후끈하게 달아올라 훨씬 가벼워진 기분으로 가게를 나왔다.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올 때 '맛있게 잘 먹었다' 라는 인상이 드는 가게가 있고 '또 오고 싶다' 라는 인상을 받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후자가 더 강했던 곳. 맛과 무관하게 '또 오고 싶다' 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가게가 진짜 소중하다.
다음에 부산에 또 오게 된다면 그 때도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곳.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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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찾아가는 길 : 부산지하철 1호선 사하역 1번출구 하차, 삼삼공인중개사사무소를 끼고 오른쪽 골목 초입 위치
2024. 2. 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