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남해(南海), 2020년 여름휴가
(53-完) 부산-동대구-대전-수서 단 네 개 역만 서는 SRT 고속열차 3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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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이제 서울로 돌아가는 것만 남았군요.
중간에 중앙역 앞 크라운 하버 호텔에 들러 맡겨놓은 캐리어를 찾은 뒤 바로 버스 환승해서 부산역 도착.
처음 여수로 내려올 땐 비행기를 타고 내려왔지만 올라갈 땐 SRT를 타고 올라갈 예정입니다.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하여 지금도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부산.
부산 시내를 돌아다니면 지하철, 버스, 혹은 길거리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는 현수막,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김해공항 확장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고 하지요.
휴가철, 수많은 승객들로 북적이는 부산의 관문, 부산역 대합실.
이 당시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 터지기 전, 코로나19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시기라 그런지
아직 마스크를 끼지 않는 사람들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산역 대합실에 입점한 비엔씨 제과점.
유동인구가 엄청 많은 부산역 앞이라는 입지 때문에 오히려 본점보다도 장사가 더 잘 되는 매장.
비엔씨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빵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제일 인기 있는 빵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가장 아래 있는 '사라다' 는 비엔씨의 간판 메뉴로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한 적 있었습니다.
길쭉한 핫도그용 빵 사이에 각종 야채를 넣고 달콤하게 만든 감자샐러드가 가득 차 있는 식사대용으로도 좋은 빵.
특히 부산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 혹은 출장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세트가 이 곳의 주력 판매 제품인데, 그래서인지 박스에 담긴 빵들이 잘 모이는 매대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서울 올라가면서 선물용으로 파이 & 퐁듀 만쥬 하나 구입.
파이 & 퐁듀 만쥬는 파이만쥬 네 개, 그리고 퐁듀만쥬 네 개가 들어간 선물세트로
가격은 약 13,000원 정도 합니다. 부피가 크기 않아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제품.
위의 파이만쥬는 페스트리 안 달콤한 단팥이 샌드되어 있는 빵으로
천안 뚜쥬루과자점의 대표메뉴인 파이만쥬와 꽤 비슷한 외형과 컨셉을 가진 제품입니다. 달콤하게 꽉 찬 팥의 맛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래 퐁듀만쥬는 치즈 퐁듀가 속에 들어간 제품으로 굉장히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
어떤 제품을 사나 둘 다 만족할 수 있으니 간식용으로 가볍게 한두 개 사서 드셔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와, 열차 탈 준비.
열차 탑승 전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은 필수.
제가 탈 열차는 5번 승강장에서 대기 중.
대전, 동대구는 어떤 열차를 타고 가든 상관없지만 서울행은 KTX, 그리고 수서행은 SRT 열차를 타야 합니다.
KTX, SRT 부산역 역명판.
울산행은 부산역을 빠져나와 바로 경부고속선을 타는 열차, 구포행은 기존선을 경유하는 KTX.
제가 탈 15시에 출발하는 SRT344호는 중간 정차역이 동대구, 대전 두 역 뿐인 열차로
현재 존재하는 SRT 편성 중 가장 빨리 수서로 갈 수 있는 열차입니다. 소요시간은 2시간 14분.
최근 중간 정차역이 많아지고 또 널널하게 짠 시간표 때문에 KTX나 SRT나 평균 2시간 4~50분 정도 걸리는 걸 생각하면
초창기 고속열차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 아주 빠른 속달열차. 일명 '수대동부' 편성입니다.
아직 탑승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괜히 선두부에 가서 열차를 타기 전 기념으로 한 컷.
자주 탈 수 있는 열차가 아니니까요.
열차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뒤, 서울로 돌아갈 준비 끝.
열차가 서서히 부산역을 빠져나가면서 4박 5일간의 짧은 여름휴가도 이제 바이바이~
어제 잠을 꽤 많이 자서 잠이 온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창 밖 구경하고 또 폰 보면서 이동.
거대한 백화점 건물이 선로 옆에 붙어있는 여긴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이 있는 동대구역.
그리고 중간 정차역 하나 없이 동대구역을 출발한 열차는 다시 대전역에 정차.
대전역을 지나고 나서부터 중부지방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개천이 폭우로 범람하여 일대의 산책로가 잠겨 나무들이 전부 쓰러져 있는 모습.
그렇게 폭우가 퍼부었다고 하더니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주 맑은 날씨.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엔 남부 지방에 다시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났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비를 전부 피해가 버렸네요...;;
다행히 열차는 큰 지연 없이 무사히 수서역에 도착 예정.
지난 5월 여행 당시 신경주에서 탔던 수서행 SRT가 약 9분정도 지연되어 결국 눈앞에서 환승할 지하철도 놓쳐
여러가지로 엄청 늦었던 걸 생각하면 이번 수서행 SRT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15시에 부산역을 출발한 지 정확히 2시간 14분만에 무사히 수서역 도착!
비행기만큼은 아니지만 수서역은 집에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 이 정도면 아주 빠르고 만족스런 이동.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를 남도로 떠난 2020년 8월 여름휴가.
올해 초 터진 코로나로 인해 해외로 나가는 출국길은 막혔고
평소 가 보고 싶었던 남해 지역을 돌아보는 5일간의 국내 여행을 택하게 되었는데, 전화위복으로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번 5일간의 국내 여행은 해외 여행 못지않게 아주 알차게 보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국내에도 아직 내가 가 보지 못한, 그리고 가볼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장소가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게
이번 4박 5일 국내 여름휴가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라 자세히 돌아보진 못하고 큰 도시 위주로 맛뵈기식의 굵직한 큰 지역만 돌아다닌지라
기회가 된다면 여수에서 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 되어 못 간 거문도, 여름이 아닌 가을 갈대밭의 순천,
그리고 보리암 등 남해에서 보지 못한 절경과 심한 안개로 인해 포기해야만 했던 한려수도 해상공원의 통영 케이블카,
거제 해안을 따라 한 바퀴 도는 해안 일주 등 놓친 것들이 아직 많습니다.
아마 또 다시 이 곳을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이번에 놓친 것들을 보완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행기가 많이 늘어져 다녀온 지 두 달 반이 지나서야 여행기를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2020년 8월, 여름휴가 국내 남도여행은 여기서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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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