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성남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모란시장' 을 찾았습니다.
모란시장은 수도권에서 가장 유명한 오일장이 열리는 대형 시장으로 매달 4, 9일로 끝나는 날에 장마당이 열리는데
이 날이 되면 역 출구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며 굉장히 활기찬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좀 관심이 가는 가게가 하나 생겨 비슷한 음식취향을 가진 친구 한 명과 함께 장날 맞춰 모란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민속오일장이 서는 곳으로 가기 위해선 모란역 5번 출구로 나가야 합니다. 사진은 7번 출구지만... 5번이 더 가깝습니다.

시장 특성상 주요 고객은 장, 노년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만큼 판매하는 물건들도 젊은 취향에 맞춘 물건들은 아니긴 해요. 이는 여기에 서는 식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일장 열리는 곳에 위치한 주차장.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오일장 열리는 날은 근처 도로도 복잡하기 때문에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물건 파는 매장을 지나면 천막을 쳐 놓고 식당을 운영하는 식당가를 만나게 되는데요,
국수라든가 국밥, 혹은 부침개 같은 술과 함께 하기 좋은 토속적은 음식들 위주. 가격은 국밥류 6천원부터 시작하니
요즘 비싼 물가를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대신 꽤 덥고 협소하고 시끌시끌하다는 건 감안해야 하지만요.

이번에 제가 방문한 곳은 이 곳!
'원조 쌍둥이네 돼지부속 무한리필' 이라는 곳으로 인당 1만원을 지불하면 소주 또는 맥주 한 병을 받을 수 있으며
테이블에 놓여있는 각종 돼지 부속을 원하는 만큼 무한리필로 양껏 먹을 수 있는 일종의 '고기뷔페' 집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고기뷔페는 아니고 살코기 대신 돼지 부속 위주의 고기들이 나온다는 게 특징.

손님층도 거의 대부분 장, 노년층이긴 하지만 간혹 20대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여길 온 거지... 싶긴 하지만 젊은층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에요.
적당히 빈 자리를 안내해주면 그 안에 비집고 들어가 술 받아 불판에 놓여있는 돼지부속을 집어먹으면서 즐기면 됩니다.

안주 공짜라고 하지만 술 가격이 처음 한 병이 1만원이니 이 1만원에 돼지부속 리필이 포함된 거라 보면 됩니다.
술은 맥주와 소주, 두 가지만 선택할 수 있고 무조건 인당 한 병씩은 시켜야 합니다. 이후 추가는 5천원씩 자유롭게.

테이블에 앉으면 그 중앙에 이렇게 넓은 철판이 있고 그 위에 각종 돼지 부속들이 널려 있어
먹고싶은 걸 자유롭게 집어먹으면 됩니다. 철판은 열기가 올라 있는 철판이라 부속들이 차갑게 식거나 하진 않습니다.

껍데기, 도래창, 간, 콩팥 등 다양한 종류의 돼지 부속이 지글지글 익고 있어서 원하는 걸 맘껏 집을 수 있어요.

기본 일회용 앞접시와 함께 젓가락, 그리고 집게를 줍니다.
돼지부속을 가져올 땐 집게 이용, 그리고 앞접시에 놓고 먹을 땐 젓가락을 이용해야 합니다.

기본찬으로는 양파 썬 것과 청양고추, 쌈장, 그리고 고춧가루와 참깨를 넣은 소금이 제공됩니다.

아, 그리고 배추김치도 하나 나와요. 김치는 겉절이 스타일이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기본 양념으로 소금, 쌈장이 나오긴 하지만 그 외에 혹시 원하는 양념이 있으면 직접 집에서 가져와도 됩니다.
술 같은 걸 가져오는 건 좀 그렇겠지만 고기양념 같은 걸 따로 가져오는 것에 대해선 별다른 터치가 없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집에 있는 고기용 양념장을 조금 더 챙기긴 했습니다.

대낮부터 소주를 마시고 싶진 않아 맥주로 선택. 맥주는 카스맥주로 아주 시원한 상태... 까진 아니었습니다.

왜 맥주를 막걸리 사발에 담아 마시는 거니...;;
따로 유리컵은 없는 듯 하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이렇게 그릇에 맥주 담아마시니 뭔가 느낌이 좀 색다른데요...ㅋㅋ

적당히 잘 익은 부위들을 그릇에 담아 하나씩 맛보기 시작합니다.
그냥 보고 적당히 잘 익은 것들, 먹음직스러운 것들 위주로 자유롭게 원하는 것만 골라먹어도 상관없고요,
너무 익어서 좀 타거나 말라붙은 것들은 주기적으로 갈고 새로운 부속들로 채워주니 회전률도 비교적 빠른 편입니다.
다만 새로 부어주는 것들은 덜 익은 것들로 부어주니 그것들은 바로 먹지 못하고 어느 정도 익혀서 먹어야 하긴 합니다.








여기서 먹은 것들 이것저것. 이 중 가장 괜찮았던 것은 '도래창'
예전 예산시장 갔을 때도 먹었던 것으로 백종원 대표가 정말 맛있다고 극찬했던 부위가 바로 그 '도래창' 입니다.
(2023년 겨울, 예산시장 방문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2143)
2023.3.7. (번외편) 이 몸, 고기 먹으러 백종원의 예산시장 방문!(2023.2) / 일몰 보러 불쑥 떠난 당일
일몰 보러 불쑥 떠난 당일치기 예산,당진 (번외편) 이 몸, 고기 먹으러 백종원의 예산시장 방문!(2023.2) . . . . . . 작년 10월, 일몰 보러 예산, 당진 지역을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을 때만 해도 예산
ryunan9903.tistory.com

중간에 배추김치도 한 번 추가. 여기 진짜 안 그래 보이는데 의외로 배추김치 맛집입니다(...) 아니 진짜로;;

중간에 돼지부속을 한 번 추가해주시는 아주머니.
이미 익어 있는 부속을 양 옆으로 밀어낸 뒤 능숙한 손놀림으로 부속 한 대접을 부어 잽싸게 볶아내기 시작합니다.

테이블이 이렇게 길쭉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붙어 한 불판에서 고기를 즐겨야 하는 분위기는
어떻게 보면 정겨울 수도 있지만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음... 옛날엔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지만, 요새는 사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게 아니라(좀 더 독립된 분위기를 원해서)
먹는 내내 옆 테이블에 앉아계신 중, 장년분들이 '말 안 걸었음 좋겠다... 안 걸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계속 했던...ㅋㅋ
그분들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니 오해 마셨으면 해요. 원래 밥 먹을 때 모르는 손님이 말 거는 거 딱히 안 좋아해서...

특정 부위가 유독 더 많이 있다거나 그런 건 딱히 없습니다. 진짜 모든 부위가 다 골고루 섞여있어요.
개중에 너무 익어서 빠짝 마르거나 탄 건 먹지 않고 놔 두면 주기적으로 아주머니가 골라내어 버리니 신경 안 써도 됩니다.

고르고 골라 또 한 번 그릇에 담았고요...

대체적으로 살코기에 비해 이 돼지부속 부위는 육질이 질기고 단단한 편이니 먹을 때 신경쓰시는 게 좋습니다.
뭐 여튼... 이렇게 다시 한 번 즐겨주고...

...사실 여기 가기 전, 원래 돼지부속 같은 데 거부감이 없기도 해서 많이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평소 식사량보다도 훨씬 적게 먹고 나왔어요.
이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돼지부속이 살코기와 달리 포만감 오기 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물린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부속에서 나는 특유의 돼지잡내 때문. 전반적으로 돼지에서 느껴지는 잡내가 상당히 강한 편이라
이것에 대한 내성이 약한 분들(돼지냄새를 싫어하는 분들)은 드시기 좀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양고기 누린내도 잘 견디고
고기에 대한 그렇게 큰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하고 방문했는데도 솔직히 조금 힘들었거든요.
주로 지라, 콩팥 부위에서 이런 잡내가 심한 편이었고 껍데기나 도래창은 상대적으로 덜해서 그 쪽이 먹기 편했습니다.
일단 돼지에서 나는 누린내 등의 잡내에 내성이 매우 강한 사람들에게만 추천.
그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분, 혹은 위생 등의 분위기에 신경쓰는 분들이라면 방문을 조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 . . . . .

돼지부속을 먹고 술까지 얼큰하게 오르니 단 게 너무 먹고 싶어져서 근처에 단 거 파는 곳 없나 막 찾았습니다.
원래는 아이스크림, 그것도 그 옛날 삼색 아이스크림 같은 게 너무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거 파는 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 단 거 먹고싶어 뭐먹지 뭐먹지 하고 찾다가 찹쌀도너츠 파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찹쌀도너츠와 꽈배기 가격은 3개 2,000원.
즉석에서 바로 튀긴 꽈배기나 도너츠를 그 위에 있는 설탕더미에 한 번 묻혀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어줍니다.

아, 원했던 단맛과는 살짝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했다.
이 큼직한 꽈배기가 3개 2,000원이니 확실히 바깥에 비해 물가가 싸다는 걸 체감하는 중. 이런 거 정말 맛있어요.




모란시장은 예로부터 살아있는 동물들을 파는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예전엔 특히 식용 개고기를 파는 걸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개는 볼 수 없고 토종닭용 병아리라든가 오리 등의 조류들을 제일 쉽게 볼 수 있고 그 외에 자라, 장어 같은 것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토끼 등도 팔고 있습니다만 아마 식용 이외에 애완용으로 파는 목적도 없진 않겠지요.
(아마 거의 대부분이 식용으로 파는 게 아닐까 싶지만) 그래서 이 구역 지나갈 땐 특유의 닭똥 냄새가 좀 강한 편입니다.

그리고 개구리 요리 파는 곳도 있어요.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방문해보셔도... 뭐 나쁘진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천막에 시끌시끌 노랫소리가 들리기에 가 보니 '품바 공연' 이라는 게 열리고 있던...
가운데 녹색 옷을 입고 노래 부르는 가수는 이런 공연장 가수인 것 같은데 나름 어르신 팬층이 꽤 두터운 것 같았습니다.
노래 끝나고 난 뒤 어떤 어르신이 와서 저 분에게 팁으로 돈 쥐어주는 것까지 봄(...)
내가 속해있는 세계와는 다소 다른 곳에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모란시장 민속오일장' 방문이었습니다.
. . . . . .

※ 모란시장 민속5일장 찾아가는 길 : 지하철 8,수인분당 모란역 5번출구 하차하여 쭉 직진 후 사거리 우회전 후 길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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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