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에서 상당히 핫한 고깃집 하나를 다녀왔습니다. '다독이네 숯불구이' 라는 가게인데요,
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엄청 인기 많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저 포함 넷이서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전에 캐치테이블을 통해 대기를 미리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사람이 많아 가게 앞에서 약 30분 대기 후 들어갔어요.
가격대가 싼 것도 아니고 단순히 고기 맛으로 인기를 크게 얻어 물가 싼 노량진에서 줄 서서 들어가는 식당이라니!
대체 얼마나 맛있는 곳인지 저도 한 번 기대를 안고 들어가보도록 합니다.
직접 담근 전라도식 김장김치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거 보면 한국인들 못 참지;;
고기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격이 다른 데 비해 상당히 저렴해 보이는데 100g 단위 가격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깃집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편. 요샌 1인분 기준을 150g으로 잡는 곳이 워낙 많다보니...
막 150g 16,000원~17,000원 받는 가게들 보다가 200g 14,000원 받는 집 보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느낄 수밖에 없지요.
다섯 종류의 고기 외에 식사 메뉴로는 냉면, 그 외에 계란찜, 공기밥, 된장찌개 등의 사이드 메뉴가 있습니다.
테라스 쪽 자리가 있어 그 쪽으로 안내를 받았어요. 실내보다는 여기가 더 쾌적하니 좋을 것 같아
내심 테라스 자리를 안내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대로 받을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기본 식기 준비.
쌈장과 굵은소금, 슬라이스한 마늘, 콘샐러드, 그리고 저 뒤에 보이는 것이 그 유명한 전라도식 김장김치.
김치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 상당히 푹 익혀서 새콤한 맛이 입맛 당기는 매력.
겉절이 김치를 선호하고 익은 건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저조차도 이건 좀 크게 다르다며 확실히 맛있다고 느꼈습니다.
고기도 고기지만 여기 김치가 진짜... 진짜 잘 익은 김치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환장할 듯한 맛.
명이나물도 함께 제공됩니다.
예전엔 엄청 귀했던 명이나물, 지금은 그냥 고깃집 기본찬으로 어딜가나 나올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게 되어버린...
쌈야채는 적상추 한 가지가 제공. 풋고추도 함께 나오는데 저거 엄청난 땡초였어요.
고기양념장을 뿌린 양파절임. 양파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파절이는 파만 넣고 절인 게 아닌 파, 그리고 상추를 함께 넣고 참기름, 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렸습니다.
새콤한 소스 넣고 절인 파가 아니라 고소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특징.
봄 한정인지 아니면 상설인지 모르겠지만 봄동, 그리고 미나리가 함께 나와요.
김과 함께 약간의 젓갈도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고기와 함께 즐기는 용도로 먹으면 더욱 좋다고 하는군요.
오늘의 술은 일행의 의견을 따라 참이슬 파란뚜껑으로...
숯불과 함께 고기 철판이 올라가고...
대표메뉴인 '뼈삼겹' 도 불판 위에 올라갑니다. 첫 고기는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게 특징.
요새 이렇게 직원이 구워주는 고깃집들 엄청 많아졌는데 개인적으로 이 서비스에 대한 호불호는 약간 반반입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최적의 방법으로 구워주는 거라 마냥 나쁘지만은 않게 보는 편.
첫 된장찌개는 따로 시키지 않아도 기본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추가는 3,000원.
여기 된장찌개 엄청 맛있어요. 그냥 구색맞추기 식으로 대충 만든게 아닌 냉이를 넣고 끓인거라 상당히 향긋한 풍미.
재료들도 아낌없이 듬뿍 넣어 왜 추가 주문할 때 돈 받는지 이해할 듯한 맛.
냉이된장국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기 없이 이 된장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직원이 구워주는 고기도 맛있게 잘 익었는데요...
첫 한 점은 직원이 추천해주는 대로 먹었습니다.
김 위에 고기 한 점, 그리고 그 위에 씨앗젓갈을 올려서... 와, 여기 고기 엄청 맛있다...!!
입 안 가득 쫀득쫀득하고 고소하게 퍼지는 육즙이 와... 이래서 사람들이 여기 고기 먹으려고 줄 서는구나 알 만한 맛.
함께 간 일행들도 전부 고기 한 점 맛보고 왜 유명해졌는지 알 것 같다면서 다들 감탄하던...
이쯤해서 김치 한 번 추가.
여기 직원들이 진짜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더라고요.
'직접 모여서 김치를 담근다' 라는 걸 엄청 강조하던데 충분히 자부심 가질만한 이유가 있는 맛입니다.
김치는 가급적 겉절이 선호하는 제가 '맛있다' 라고 느낄 정도였으니 뭐... 말 다했지요ㅋㅋ
이후 고기들도 열심히 굽는 중. 저렇게 돼지갈비마냥 큼직한 뼈가 붙어있어 '뼈삼겹' 이라 부르는 듯 합니다.
살짝 소금만 찍어 고기 본연의 맛만 즐기는 것도 괜찮고...
이렇게 명이나물, 와사비 등을 올려 쌈으로 즐기는 것도 더 말할 것 없이 훌륭하며...
살짝 불에 구운 미나리와 함께하는 것도 향긋함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네요.
확실히 어떤 식으로 먹든 고기가 좋으면 전부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듯 합니다. 진짜 맛있다고 느꼈던 삼겹이었어요.
뼈삼겹을 즐긴 뒤 다음은 양념갈비로 전환.
양념갈비는 뼈가 붙은 갈빗대 외에도 양념에 절인 목전지가 함께 나옵니다. 약간 명륜진사갈비처럼 말이지요.
양념갈비도 노릇하게 구워서...
처음 뼈삼겹만큼의 감동은 아니더라도 양념도 절묘하게 배어있고 보드랍게 씹히며 감도는 식감이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냉면과 함께 먹어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할 만한 맛입니다. 양념고기도 상당히 훌륭한 편이에요.
뼈 부위는 속까지 잘 익게끔 아주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이렇게 잡고 뜯는 매력이 있지요. 이거 귀찮아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더 좋습니다.
왜냐면 다들 뼈를 먹지 않기 때문에 이 맛있는 부위를 제가 독차지하게 되니까...^^;;
식사 메뉴로는 비빔냉면(7,000원) 주문.
비빔이라곤 하지만 거의 반은 물냉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양념이 자작하게 담겨 나오는 것이 특징.
고명으로는 오이채와 무생채, 그리고 삶은 계란 반 개가 올라가는 단촐한 구성입니다. 아 참기름도 넉넉히 둘러져 있고요.
얼핏 매운 물냉처럼 보이는데 비벼놓고 보면 확실히 비빔냉면이 맞습니다.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순 없지만 약간 함흥식 비빔냉면과 비슷해 보이는 비주얼이네요. 냉면 자체가 꽤 괜찮아요.
고깃집의 냉면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맛.
좀 전에 아껴놓았던 숯불고기는 이렇게 냉면에 싸서... 마지막 한 점까지 가장 맛있는 방법으로 즐겼습니다.
아니 뒤에 보이는 브이 손가락은 뭔데...;;;
물가 싸기로 유명한 노량진에서 정상 가격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로 붐벼 줄 서서 들어가야만 하는
뼈삼겹 전문 고깃집 '다독이네 숯불구이'
직접 먹어보니 그 명성이 충분히 이해갈 만큼 정말 훌륭했습니다. 맛있는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가야되겠더군요.
기본 고기 단위가 200g이라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대도 나은 편이니 진짜 맛있는 고기와 김치의 조합을 맛보려면
한 번 찾아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 빼고 모든 게 다 만족스러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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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독이네 숯불구이 2호점 찾아가는 길 : 서울특별시 동작구 만양로18길 15 1층(노량진동 148-57)
2024. 5.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