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11 타이완, 타이베이(台湾, 台北)>
(9) 타이완 사람의 아침을 책임지는 또우장과 요우티아오, 용허또우장(永和豆漿)
. . . . . .

타이완에서의 2일차 아침.
오늘은 날씨가 좀 괜찮을까... 싶은데, 아주 맑지 않고 살짝 구름이 껴 있다. 그래도 어제 내리던 비는 그쳐있어 다행.

호텔 창문 너머 뷰... 가 그렇게 좋진 않은데, 바로 맞은 편 창문이 그대로 다 보임.
이 방 천장에 곰팡이가 핀 것도 자연 채광이 잘 들어오지 않고 습한 날씨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싶더라.

우리가 묵는 '리허 호텔 한커우' 는 아침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밖으로 나옴.
멀리 신광 미츠코시 백화점이 보이는데,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우리 호텔까지의 거리가 대략 이 정도라고 보면 될 듯.

호텔 앞 교차로의 아침 풍경.
이 곳을 오가는 차는 그렇게 많지 않음.

타이완 사람들은 아침을 집에서 해 먹기보단 밖에서 간단히 사 먹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일찌감치 문 열고 장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종류도 꽤 다양하다.
이런 만두집도 아침 일찍부터 문 열고 영업하고 있는데 돼지고기 만두라... 어우 순간 넘어갈 뻔 했어.

우리가 찾은 집은 아침부터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어떤 식당.

'용허또우장(永和豆漿)'
시먼에 위치한 아침식사 전문 식당으로 타이완 사람들이 아침으로 먹는 딴삥을 비롯하여 고소한 콩물인 또우장,
그리고 그 또우장에 찍어먹는 튀김빵인 요우티아오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특히 이 곳은 시먼이라는 목 좋은 위치 때문에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아침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이기도 하다.
영업 시간이 굉장히 특이한데, 저녁 9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후 2시 30분까지 영업. 24시간은 아니지만 밤샘영업을 매일 하는 곳.

가게 왼편엔 이용객에 비해 극히 협소한 테이블이 몇 놓여있고 가운데 음식이 놓인 매대, 그리고 오른쪽이 오픈 주방.
왼쪽에서 줄을 서서 메뉴를 주문한 뒤 계산을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아 먹으면 되는데 사람 붐빌 땐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바깥 인도 쪽에도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상당히 협소해서 포장한 뒤 호텔 가서 먹는 게 나을 수 있는 수준.

벽에 붙어있는 용허또우장의 메뉴판.
대개 아침식사 파는 식당들의 경우 음식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밥집이라 해도 현지인들의 방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

조금 조악하지만 한국어 표기도 함께 되어있어 어느 정도 메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 앞에 쌓여있는 길쭉한 튀김빵이 바로 '요우티아오'
우리나라의 꽈배기와 비슷한 튀김빵으로 별도의 간이 되어있지 않은 저걸 잘게 찢어 두유(또우장)에 담가먹거나 찍어먹는다.
이렇게 튀김빵을 곁들여 두유를 먹는 것이 타이완 사람들의 보편적인 아침식사라고 한다.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엄청 혼잡하고 시끌시끌한 건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한다.
사실 여기 외에도 이런 식의 아침식사 파는 식당은 타이베이 시내에 꽤 많기 때문에 좀 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다른 가게를 찾아가는 것도 좋다. 특히 내가 타이베이에서 좋아하는 아침식사 식당인 '메이얼메이(美而美)' 체인도
타이베이 시내 곳곳에 매장이 있기 때문에 좀 덜 복잡한 분위기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싶다면 그 가게를 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타이완 아침식사 전문 식당, 메이얼메이 : https://ryunan9903.tistory.com/3069)
2024.6.1. (7) 타이베이 사람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작은 가게, 메이얼메이(美而美) / 인생 첫 11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7) 타이베이 사람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작은 가게, 메이얼메이(美而美) . . . . . . 우리가 묵는 숙소, 호텔릴렉스1는 차와 커
ryunan9903.tistory.com

이거 대체 뭐지...;;;
음식 주문하고 결제 진행하는 방향 안내인데 번역 왜 이래...ㅋㅋㅋ
졸지에 식당에 아침 먹으러 왔다 성공의 첫걸음을 내딛은 뭔가 진취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래도 다행히 좀 일찍 와서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바로 잡을 수 있었음.
아까 위에 붐비는 사진은 다 먹고 나갈 때 찍은 것. 사실 우리가 왔을 땐 그렇게 안 붐볐는데 이내 줄 설 정도로 꽉 차더라.
테이블 회전이 자주 되고 실내가 협소한데다 직원들이 다 바쁘기 때문에 테이블이나 바닥이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다.
그냥 뭐 그렇겠거니... 하고 물티슈 하나 꺼내서 능청스럽게 슥슥 알아서 닦아놓는다.

또우장 세 개, 그리고 딴삥 두 개와 요우티아오 세 개.
또우장 두 개엔 X 표시가 되어있는데 X 표시는 설탕을 넣지 않은 것, 표시가 안 되어 있는 건 설탕 넣은 것.

딴삥 찍어먹는 양념 소스, 그리고 채썬 생강을 넣은 간장.

타이완 사람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딴삥(蛋餅)'
밀가루 전병 위에 계란, 그리고 취향에 따라 치즈, 햄, 참치 등 다양한 재료를 올려 돌돌 말아먹는 음식으로
또우장과 함께 타이완 사람들의 아침식사로 널리 사랑받는 음식이다.

밀전병을 구운 뒤 한 입 크기로 먹기좋게 잘라 그 위에 소스를 살짝 뿌려 내어주는데, 이러면 소스 따로 안 부어도 될 걸 그랬어.
우리는 치즈 들어간 딴삥 하나, 그리고 햄 들어간 딴삥 하나 이렇게 주문했다.

치즈와 계란이 쫄깃한 밀가루 전병, 그리고 달짝지근한 소스와 어우러지면서 호불호 하나도 생기지 않는 맛.

이게 엄청 특별한 맛이냐 물으면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소스 하나 빼곤 진짜 예상가는 뻔한 맛이긴 한데
어, 좋네... 하면서 관성으로 먹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다. 두께도 얇아 부담스럽지 않고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다 익숙하고...
그냥 우리나라 사람들 아침식사로 간단하게 토스트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이런 것 아닐까 싶을 정도. 여튼 꽤 매력적이다.

요우티아오(油条 - 튀김빵)는 길이가 워낙 길쭉해서 별도 그릇을 담아줄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비닐 봉지에 대충 담아준다.
튀김빵이 갓 튀겨져 나올 때가 있는데 그 때 맞춰 집어야 갓 튀겨진 따끈따끈한 튀김빵을 먹을 수 있다.

크기가 엄청 큰데, 사실 이거 부피에 비해 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되게 가벼움.
표면에 검은깨, 그리고 흰 깨를 뿌려 마무리했다. 그리고 빵에 간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만 먹으면 사실 아무 맛도 없음.

요우티아오를 먹기 위해선 이 또우장(豆漿 - 두유)이 필수.
또우장은 단맛, 달지 않은 맛, 그리고 뜨거운 것, 차가운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달콤한 맛 + 뜨거운 또우장 선택.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내 기준 타이완 아침식사 두유는 달콤하고 따끈따끈한 게 최고다.

두유를 넘치기 직전까지 가득 담아주기 때문에 뚜껑의 실링 벗길 때 조심할 것.
이게 말이 뜨거운 거지 실제로 핫 아메리카노처럼 엄청 뜨거운 건 아니고 먹기 딱 좋은 정도로 따끈따끈하게 나온다.
단맛은 베지밀 B 정도의 단맛? 그냥 두유만 후룩 마셔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단맛.

요우티아오를 이렇게 또우장에 푹 찍어서...

튀김빵 속에 두유가 완전히 스며들게 만든 뒤 먹으면 되는데, 이것 역시 딴삥처럼 정말 별 거 없는 맛인데 묘하게 맛있음.
이걸 막 점심이나 저녁으로 먹는다면 심심할 수 있는데 아침으로 먹기 때문에 빛을 발한다.
튀김빵인데도 느끼하지 않고 부담없이 먹기 좋은 맛. 딱히 대단하진 않은데 역시 그냥 계속 먹으면서 뱃속을 따끈하게 채워주는 맛.
이런 자극적이지 않은 맛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타이완 사람들의 아침식사로 더 사랑받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 소스 따라놓은 건 손도 안 댔다. 아까워라;;

중화권 국가들을 보면 이렇게 가게 안에 불상이라든가 제단을 설치해놓은 것을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타이완도 마찬가지라 이 가게에도 안에 제단이 마련되어 있고 거기에 공물이 바쳐져 있었음. 그냥 문화라고 생각하면 될 듯.

다 먹고 나오니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차 매장엔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조금 일찍 나온 덕에 아주 편한 좌석은 아니더라도 비교적 여유있게 앉아서 먹고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타이베이 최대 번화가 시먼의 아침식사 전문식당 '용허또우장(永和豆漿)'
타이완 사람들의 로컬 아침식사를 맛보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
하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진 곳이라 이 북적거림이 싫다면 다른 아침식사 식당을 찾아가도 좋다.
어짜피 대부분의 아침식사 파는 식당 메뉴가 비슷하고 맛의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하기 때문에
적당히 밖에서 봤을 때 현지인들 밥 먹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먹어도 좋을 것이다. 타이완 아침식사 문화 꼭 체험해보기를!
(용허또우장(永和豆漿)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KYgYKGoEH2sdiN1P6)
용허또우장 · No. 30號, Section 2, Hankou St, Wanhua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8
★★★★☆ · 아침식사 전문 식당
www.google.com
= Continue =
2025. 5.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