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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0.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K-336 '운천역' 개통(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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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의 새로운 역 하나가 개통하여 정식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경의중앙선 운천역' 인데요, 다만 이 운천역은 문산 - 용문(지평) 구간을 오가는 경의중앙선 열차의 운행 계통이 아닌

2020년 3월 28일에 개통한 문산 - 임진강 구간을 오가는 경의선 임진강 셔틀열차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역으로

경의중앙선 본선 운행과는 아무런 관련도, 영향도 없습니다. 그냥 기존 임진강 셔틀 중간에 역 하나가 추가된 게 전부에요.

 

다만 운천역은 완전 신설역은 아니고, 과거 DMZ트레인, 그보다 더 이전, 경의선이 통근열차가 다니던 시절 있었던 역으로

2004년에 개통하여 2019년까지 영업운전을 했던 수도권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간이승강장 역사였습니다.

DMZ트레인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로 인해 영업 중지가 되고 경의중앙선 임진강 셔틀이 생기면서 폐역될 뻔한 역사가

지역 주민들과 파주시의 요구로 폐역되지 않고 경의중앙선 전철역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마침내 이제 개통을 하게 된 것.

(경의선 임시승강장 시절의 운천역 : http://ryunan9903.egloos.com/4433808)

 

2019.12.8. 수도권의 마지막 임시승강장 기차역, 폐역을 앞두고 있는 경의선 운천역(雲泉驛)

기왕 군 부대 온 김에 예전부터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일단 문산 읍내로 빠져나온 뒤 여기서 환승으로 58번 마을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중.. . . . . . 58번 마

Ryunan9903.egloos.com

 

원래 12월 17일, 개통일에 한 번 맞춰서 구경가볼까 했습니다만, 왠지 그 날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 같고

제 일정상 가볼 여건이 되지 않아 당일 방문은 하지 않고 이틀이 지난 12월 19일 월요일 오후에 한 번 찾아가 보았습니다.

...사실 여기를 굳이 간 이유는 뭐 다른 건 없고, 문산은 제가 군 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해서 좀 애증이 남아있는 동네라

예전 군 생활 하던 시절에 봤던 풍경이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했던 것도 컸거든요...^^;;

평소 이런 거 찾아다니는 취미가 있어 간 것도 있지만, 군 생활 시절의 경험 때문에 호기심에 찾아간 것이 더 크긴 합니다.

 

 

운천역이 개통할 때, 경의중앙선 시각표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하던 사람들이 몇 있었고 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기존 임진강셔틀은 평일 하루 4회(상하행 각 2회), 주말 하루 8회(상하행 각 8회) 운행하는 것이 전부라

사실상 평일에는 열차가 2회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인지라 운천역 개통으로 열차 운행 횟수에 조정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쉽게도 열차 운행 횟수에는 조정이 없었습니다. 기존 임진강셔틀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역이 추가된 것 뿐이에요.

 

임진강이야 근처에 임진각 외에 사람 사는 거주지가 없어 저것만으로 어떻게 유지가 된다지만 운천역의 경우 크진 않아도

근처에 마을이 있어 마을 주민들이 열차 이용을 어떻게든 하긴 할텐데 약간의 조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쉽게도 앞으로 큰 이슈가 생기지 않는 한 이 열차 운행 횟수가 크게 바뀌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은 경의중앙선으로 연결된 열차라도 문산 - 운천 - 임진강 구간은 별도의 운행 계통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노선도상으론 쭉 이어져있어도 문산역에서의 환승이 필수입니다. 이렇게 열차 타는 승강장도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경의중앙선 타고 임진강을 가려면 일단 문산역으로 와서 내린 뒤, 임진강 셔틀 타는 승강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주말에는 열차가 좀 더 있긴 합니다만 평일엔 임진강행이 하루 2회, 첫차, 그리고 그 다음 열차는 막차입니다.

16시 55분에 문산역을 출발하는 임진강 행 셔틀이 오늘의 막차.

 

 

차내 전광판에 떠 있는 '임진강행'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볼 수 있는 수도권 전철 행선지 중 가장 보기 힘든 귀한 행선지가 이게 아닐까 싶던...ㅋㅋ

 

저는 평일, 그것도 월요일 오후라 열차에 사람이 저 말고 없을 줄 알았어요.

그 철도 개통 소식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도 거의 주말에 다 다녀갔을 거고 그럼 좀 여유있게 혼자 보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정말 의외로 딱 봐도 동네 주민은 아니고 새로 개통한 역사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온 사람들이 몇 보이긴 하더군요.

 

 

문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다음역 운천 도착 안내 전광판을 띄우며 임진강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문산역에서 운천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분. 그리고 두 역 사이의 거리는 3.8km로 꽤 긴 편입니다.

 

 

오후 5시 1분. 평일 임진강행 막차를 타고 운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운천역 승강장에 내려 찍은 운천역 역명판. 참고로 이 역은 천장에 매달린 달대식 역명판 없이 기둥형 역명판이 전부.

 

 

운천역에 대기 중인 임진강 셔틀열차. 차 안에 있는 대부분의 승객이 운천역에서 내린 것 같긴... 합니다.

하긴 이렇게 추운 날, 이 시간에 임진강역 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

 

물론 대부분의 승객이라고 해서 그 수가 많은 건 아닙니다. 10명이 뭐야, 한 4~5명 정도 내렸나...

 

 

운천역 스크린도어 위에 붙어있는 역명판.

운천역은 수도권 전철에서 몇 안 되는 1면 1선(승강장, 선로가 하나밖에 없는)구조라 열차가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게 특징.

물론 6호선 응암루프 구간이나 2호선 까치산역, 혹은 장암역처럼 선로와 승강장이 하나밖에 없는 역이 더 있긴 합니다만

이 역들은 종착역이거나 혹은 열차가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승강장에서 양방향으로

열차가 전부 다니는 수도권 전철역은 운천역이 유일하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왼쪽 오른쪽 다 다녀요.

 

 

운천역이 추가된 경의중앙선 최신 노선도.

예전에 개통한 민통선 내 도라산역은 경의중앙선 열차가 들어가긴 하지만 일반적인 여객운행을 하는 역이 아니기 때문에

경의중앙선 노선도에는 별도로 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거긴 교통카드 갖고 탈 수 없는 역이기도 하고요.

 

 

평일 하루 네 번 열리는 스크린도어 문이 닫히는 중.

 

 

운천역 승강장은 4량 길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임진강 셔틀열차가 현재 4량(4칸짜리 열차)으로 다니거든요.

8량 구조로 만들어진 다른 역사들과 달리 열차 길이에 딱 맞춰 만들어진 구조.

 

 

임진강을 향해 출발하는 경의중앙선 셔틀열차.

열차 바로 앞에 철도건널목이 있어 열차가 다 지나갈 때까지 특유의 철도건널목 경고음이 계속 나왔습니다.

 

 

승강장 한 쪽에 개찰구가 설치되어 있고, 개찰구를 통해 나가자마자 바로 역사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왼쪽에 나가는 곳이 표시되어 있긴 하지만 왼쪽 통로를 거치지 않고 그냥 직진해서 바로 앞으로 나갈 수 있어요.

장애인 휠체어 또는 유모차 등이 통과할 수 있는 전용 개찰구, 그리고 비상시 직원과 연락할 수 있는 비상문도 있습니다.

 

 

역사 밖으로 나와 찍어본 운천역 개찰구.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승강장과 연결되는 모습.

 

 

개찰구 바로 옆(승강장 기준 오른쪽, 주차장 기준 왼쪽)엔 1회용 교통카드 판매, 충전기와 함께 보증금 환급기가 있습니다.

굳이 이런 역에 두 대의 발매기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한데, 한 대 고장시 예비용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나가는 곳' 안내를 따라 경사로 내려가면 대합실과 연결되는데요,

아까 이야기했듯 굳이 여기로 나가지 않아도 역사 밖으로 나가는 건 가능합니다. 바퀴 있는 것 들고 이동할 땐 이 길로.

 

 

바깥 역세권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에 대해선 표시되어 있지 않고 '버스 타는 곳' 안내 하나만 덜렁 있네요.

뭐 그도 그럴 것이 역세권이라 해 봤자 길 건너편에 운천3리 작은 마을 하나 있는 게 전부라...

 

 

대합실에 설치되어 있는 열차 도착 안내 전광판.

17시 19분에 문산으로 돌아가는 열차가 오늘의 마지막 열차입니다. 좀 전에 제가 탔던 열차기도 하지요.

그나저나 평일엔 10시 54분 이후 17시 1분까지 중간에 열차가 단 하나도 없는데 저거 계속 켜 놓고 있나 모르겠네요...;;

굳이 열차도 없는데 잠깐동안은 꺼놓고 있지 않아도 되나... 싶지만, 그래도 영업시간엔 켜놓는 게 맞겠지요.

 

 

대합실 내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

역사 구조 및 열차시각표, 그리고 수도권 전철 노선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역 주변 안내도는 따로 없네요.

아 그리고 사진은 없습니다만 역무실이 대합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장실은 대합실이 아닌 건물 밖에 별도로 있고요.

 

...그나저나 여기 근무하는 역무원은 진짜 심심하겠다(...)

 

 

운천역의 유일한 출입구인 1번 출입구 전경, 그리고 그 안의 대합실.

 

 

건물 밖에서 바라본 운천역.

붉은 벽돌로 타 역사에 비해 아주 아담하게 지었는데, 건물 자체는 너무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게 잘 지은 것 같아요.

한때 유리궁전이다 뭐다 해서 비판도 많이 받긴 했습니다만, 울산 동해선 역사라든가 이번 운천역 같은 신역사 건물 보면

나름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보기 좋게 건물을 잘 짓는 것 같습니다. 여튼 운천역은 생각보다 꽤 정겹게 잘 지은 듯 해요.

 

 

역사 앞에 작은 광장같은 게 있는데,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차량 이용시 광장에 차를 대 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겠지만 주차요금 같은 건 받지 않고요. 애초에 여기서 주차요금을 받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됨.

그리고 역사 밖 큰길로 나가면 바로 앞에 버스정거장이 있어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저 정거장은 문산 시내 방향 정거장.

반대편으로 가려면 길 건너 버스를 타야 합니다. 물론 길 건너엔 마을이 거의 없어 타는 사람또한 별로 없겠지만...

 

 

운천 3리 버스정거장.

 

 

운천 3리 앞에 서는 버스 노선은 총 13개로 굉장히 많아 보입니다만, 저거 다 가짜니 조심할 것(...)

물론 노선번호만 있고 실제 운행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058A, 058A(임진각) 버스 제외한 93번대 버스는 전부 하루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만 운행하는 버스들입니다. 실질적으로 여기서 환승이 가능한 버스는 058A가 유일.

 

저 중 93번 버스는 민통선 안에 위치한 대성동으로 들어가는 버스고 저 같은 외지 사람들은 절대로 거길 갈 수 없습니다.

 

 

기존 (구) 운천역 임시승강장은 완전히 철거된 건 아니고, 약 반 정도는 그냥 방치된 채 남아있습니다.

오른쪽의 신역사 빼고 왼쪽에 조그맣게 버스정거장처럼 보이는 건물 하나 있잖아요. 그게 기존 구 운천역 승강장 대합실.

 

 

멀리 마지막 열차 들어오는 걸 기다리는 운천역의 모습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지금은 저렇게 불이 밝혀져 있지만, 문산 가는 마지막 열차가 출발하면 해도 지고 역사 건물들도 전부 꺼지겠지요.

 

 

문산 방향으로 조금 걸어 이동을 했어요. 운천 3리 정거장에서 문산 방향으로 한 500m 정도 걸었나?

 

 

이 곳은 운천 3리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운천 2리' 정거장.

운천 3리에서 바로 버스를 갈아타도 되는데 굳이 운천 2리까지 이동한 이유는...

 

 

운천 2리에는 정차하는 버스가 좀 더 많기 때문(...)

좀 전의 운천 3리와 달리 여기선 058B, 058B(임진각)이라는 버스가 더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이렇게 된 건 파주 마을버스 058번이 네 개의 운행 계통으로 다녀 각자 노선이 조금씩 달라 생긴 문제인데요...

 

 

운천 3리, 그러니까 운천역 정거장에서 다음 버스를 갈아타려면 약 2~30분 정도를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선 운천 3리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는 058B 버스가 곧 도착한다고 안내에 떠서 좀 걸어서라도 빨리 이동하려 한 거죠.

 

 

뭐 그렇게 058B번 버스로 환승해서 다시 문산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문산역에서 저녁도 먹고(문산 삼거리부대찌개가 맛있대서 꼭 한 번 먹어보고 싶긴 했거든요)

느긋하게 문산 구경도 좀 하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저녁 약속이 있어 급히 문산역 가서 서울 돌아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자주 다니지 않는 서울역행 4량 셔틀열차가 걸렸네요. 저거 타고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이 날 날씨가 상당히 추웠는데, 다행히 열차 안은 따뜻해서 노곤노곤함을 느끼며 기분 좋게 집으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은 운천역이고, 군 생활을 이 근처에서 했다 이외엔 특별한 연고도 없는 지역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머릿속에 갖고 있던 궁금증을 이렇게 풀기 위해 다녀온 것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나름 괜찮은 하루였습니다.

 

2022. 12.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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